애칭이라는 것.

오늘 미국에 사는 친척동생에게 메일을 받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초등학생 때 가족이 모두 이민을 간 여자아이인데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외국에 갔기 때문에 우리말은 잊어버리지 않았지만 한글의 경우는 쓰면서 간혹 문법적인 문제로 난항을 겪는다고 하더군요. 이번에 보내온 메일에도 일부 명사 등은 매우 자연스럽게 영어로 쓰여져 있었습니다; 저 애 동생의 경우는 자기 누나보다 또 4살이나 연하이기 때문에 말도 빠르게 하면 못알아들을 정도고......

그런데 그런거야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니까 전혀 새로울게 없었는데 이번에 메일을 보다보니까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람에 대한 호칭 문제였는데요. 동생이나 몇몇 친한 친구들을 매우 자연스럽게 애칭으로 부르고 있더군요.(이 아이도 동생도 둘다 영어 이름이 있고 그걸 주로 쓰는 듯 메일에서도 동생 이름이 왔다갔다^^;)

그걸 읽다보니까 '아, 우리나라에는 애칭이 쓰이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외국에서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애칭을 사용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문화의 차이라는 건 참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우 애칭이 없는건 일단 이름이 짧다는 점과 이름의 어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주 드물게 있는 길고 긴~ 순우리말 이름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은 대부분 3글자, 더 짧으면 2글자이고 간혹 가다 4글자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친한 사람은 성씨 빼고 이름만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더 짧아지는데 이걸 굳이 더더욱 줄여서 부를 필요성도 없고, 또 우리나라 사람 이름은 글자 하나만 빼먹거나 변형해도 대단히 느낌이 이상해져버리니;;; 결국 우리나라에서 이름을 변형해서 부르는 경우는 대부분 놀림의 의미가 강한 별명의 경우죠.

그에 비해 온라인으로 오면 외국이름 같은 닉들을 쓰는 경우가 많고, 이런 닉을 짧게 줄이거나 변형해서 부르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예를 들면 제 닉인 '로오나'도 다들 '로나'라고 줄여 부르고 있고) 즉 우리나라 사람도 상황이 되면 얼마든지 애칭을 사용한다는 이야기. 그것이 감정에 의해서든 필요에 의해서든 말이죠.

덧글

  • 앞치마소년 2005/05/11 00:14 # 답글

    음, 저 같은 경우는 이름이 '성호'라서 '호야'라고 불린 적이 있었지요.[창 잡는다고 머리 길어지는 그 호야가 아닙니../퍼억-] 그런 식의 애칭 정도는 있어요~.
  • 시즈카 2005/05/11 00:14 # 답글

    에.. 뭐 짧게 부르긷 하는데요 = ㅅ=;.. 이름이 '상현' 이라면 흔히 현아~ 현이~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 Sion 2005/05/11 00:15 # 답글

    .....로나와 판의~ 판타지~ 라이프~~~>_<)/ (퍽퍽퍽!)
  • 여름공주 2005/05/11 00:25 # 답글

    저도 온라인에서는 보통 '여름'이라던가 '나쯔' 등으로 불리지만.. 실제 이름은 거의 줄여서 불리는 경우가 없군요...;;
  • 메타트론 2005/05/11 00:38 # 삭제 답글

    전 이름이 네글자라 이래저래 놀림을 많이 당했죠

    그런데 집안에서는 이름길다고 한글자, 혹은 끝에 두글자만 불려지고 있습니다.

    라그에서도 아이디 길다고(제육천 메타트론) 메타콘...이라던가 메타군...혹은 제육이...라고 불리는데, 이게 뭐가 길다는겨 oTL
  • 마나 2005/05/11 00:49 # 답글

    발음 복잡한 한자로 이름짓는 일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사람뿐만이 아니라 한국사람들까지 헷갈리게 만드니;
  • 칼군 2005/05/11 01:23 # 답글

    저같은경우 친구들이랑 놀다보면 친구들이 제 성만 부르더군요...(어이, 황! 이라던가... 황씨입니다.)
  • 월광하소영 2005/05/11 01:50 # 삭제 답글

    으음 내 닉은.... 줄이기가.... 월광이라고 하면 너무 흔하고~ 하소영이나 소영이라고 하면 여자같고.....[신체건장하고 올해 11월에 군대가는 청년] 어쩌지??
    / 앞치마소년 그만화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결말이 멋지더군요
  • 소심쟁이 2005/05/11 01:52 # 삭제 답글

    저도 닉때문에. 소이. 소심이라고 불리기도 하죠ㅣ
  • 엘루아 2005/05/11 05:16 # 답글

    뭐, 굳이 '줄임말'이 애칭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위의 분들 예처럼 이름 마지막글자를 애칭으로 부르는 게 우리나라식 애칭......
  • 리칼 2005/05/11 11:04 # 삭제 답글

    저는 오프에선 민탱(..) 온라인에선 칼 또는 칼칼이라 불리지요 -ㅅ-;
  • 사일런트 2005/05/11 11:51 # 삭제 답글

    후우.... 저는 오프에선...... ......
    [.....] 섀런.. 이라고 불리우는... 괴상한 처치입니다 ;;
    사일런트를 혀굴려서 발음하면 섀런이 된다나요? --;
  • Κ″realDv 2005/05/11 14:55 # 답글

    전 그냥 진 이라고 불립니다. 본명도 진이고 이전 닉네임도 진이었거든요 -_-;;
  • 체루하 2005/05/11 19:26 # 답글

    저도 윗 덧글들 처럼 마지막 이름으로 가끔 부르던데요. 아니면 발음을 재미있게 바꿔서 부른다거나. 귀여운 여자아이들은 자기들이 마음대로 만들어 불러요-고등학교땐 꽤 많았는데^^;
  • 설아 2005/05/11 20:07 # 답글

    저도 제 이름 끝글자(라고 해도 성 한글자에 이름 두글자인데..= _=;;)를 따서 솔아~혹은 솔이야~라고 불린답니다... 사실 '설아'도 그렇게 불린 이름들 중 하나예요;
  • 로오나 2005/05/11 21:23 # 답글

    앞치마소년// 그렇군요. 요괴소년이셨군요.(...)

    시즈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요 :)

    Sion// Sion과 아글의 야오이 라이...(퍼버버벅!)

    여름공주// 필요성, 어감 두개의 복합적인 문제지요 한국이름은.

    메타트론// 메타콘이라니 오묘한데요.(...)

    마나// 그녀의 이름은 김즐쀍이라던지.(...)

    칼군// 외국식 호칭의 세계를 살아가고 계시군요!(...)

    월광하소영// 아니 근데 월광하소영 자체도 충분히 여성스러운데요_no

    소심쟁이// 소이라니 소이탄!?(이봐)

    엘루아// 단순히 줄임말의 문제뿐 아니라 어감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름은 변형이 까다로워요. 변형하면 '완전 다른 이름'이 되어버리거나 혹은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 되니까요.

    리칼// 탱칼하시군요.(응?)

    사일런트// 사랑이 담겨있...(퍼버버벅!)

    Κ″realDv// 허억! 그런 만화틱하고 소설틱한 이름이!!!(왠지 자주 보이는 외자이름 '진' 그러나 현실에선 거의 볼 수 없음;;;)

    체루하// 으흠~ 제 주변에선 그런 경우를 거의 못본 터라 :)

    설아// 술 이름 같아요.(...)
  • 케이샷 2005/05/11 23:57 # 답글

    제가 부르는 애칭은 그냥 부르기 편하게 부르는[불리우는] 별명이 애칭이되어버리고... 그것은 가끔 가슴에 비수를 찌르는....[orz..] 별명에 좌절합니다..
  • 로오나 2005/05/12 10:35 # 답글

    케이샷// 애칭과 별명은... 역시 미묘~하죠.(특히 본인에게)
  • 월광하소영 2005/05/12 15:49 # 삭제 답글

    헛! 여성스럽던가?? 난 도둑스러운 아이디를 만들려다 탄생해서 몇년간 써온건데...._no 달月 빛光 아래下 작은小 그림자影으로 적어서 바로 직역해서 달빛아래작은그림자 라서 월광하소영인데...... 도둑스럽지 않나요??
  • 로오나 2005/05/13 00:52 # 답글

    월광하소영// 아뇨 척 들으면 '왠 처자 이름인가?'라는 느낌이...
  • 월광하소영 2005/05/13 01:45 # 삭제 답글

    으으 몇년이나 써왔는데다가 나름대로 마음에 드는데 이제와서 바꾸기도.......
  • 로오나 2005/05/13 20:25 # 답글

    월광하소영// 아니 그거 갖고 바꿀 생각을 하실 것까지는; 저도 로오나라는 닉 때문에 종종 여자로 오해를 받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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