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2 -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실버경:스파이더맨 2!

본래 영화를 볼 때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 지났을 때 보는 것이 요즘 나의 패턴이지만, 스파이더맨은 개봉 다다음날 보고 말았다. 원흉은 바로 실버경! 옆에서 봤다고 질러대는데 참을 수가 있어야지;

개봉 다다음날이라고는 해도 목요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좌석도 좋은데 잡고 봐서 일단 자리배치나 기타등등의 여건으로 인해서 영화에 몰입할 수 없는 사태는 없었다.(솔직히 영화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특히 애들이 없는 시간대에 즐기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대단히! 높았다. 1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고편이 그 기대치를 한없이 올려놓았던 것 같다. 덕분에 스파이더맨2는 일단 '2004년도에 개봉할 영화 중에 가장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다. 매트릭스 리로디드 때도 그랬지만, 영화를 이렇게까지 기대하고 있으면 그 영화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아, 재미있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좀 못했어'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2는 그렇지 않았다. 엄청나게 높은 기대치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스파이더맨2는 최고다! 스파이더맨2는 2004년도 최대의 기대작이었던 것에서 2004년도에 본 영화 중 최고의 영화가 되었고, 아마 올해 이 영화를 능가하는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뭐 나와준다면 관객으로서 매우 고마운 일이겠지만 일단 내가 앞으로 나올 영화들 중 기대작으로 꼽는 영화들 중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그런데 내가 영화정보에 그렇게 밝은 것도 아니니 하나쯤은 있을지도?)

흔히들 1편만한 2편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스파이더맨2는 1을 능가한다. 구성, 드라마, 볼거리 모든 면에서 1과는 비교도 안 되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볼거리면에서는 '그동안 기술이 이만큼은 발전했어!'라고 외치는 듯하고, 그것을 관객을 압도하는 연출의 영상으로 만들어낸 샘 레이미 감독의 기량은 마치 '전작은 예고편이었어'라고 말하는 듯하다.(그리고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가장 처음 시작은 전작의 시작과 같은 음악과 함께 거미줄이 얽힌 화면 사이로 전작의 스토리가 정지화상으로 요약되어 나와준다;) 전작의 최대볼거리는 이번에는 기본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스파이더맨의 최대매력이라면 역시 다채로운 앵글을 통해 자아내는 풍부한 공간감이라고 생각하는데(스토리적 매력 말고 일단 화면에서) 전작에서는 이걸 많이 아끼는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풀로 보여준다. 게다가 그 퀄리티는 전작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홍보사에서 말하는 시네마 롤러코스터~란 말에 전혀 이견이 없을 정도랄까?

그런데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나는 1편보다 나은 2편을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배트맨이라든가, 미이라라든가, 시스터 액트라든가, 나홀로 집에라든가, 엑스맨이라든가, 에일리언이라든가, 미녀삼총사라든가, 터미네이터라든가, 슈렉이라든가, 반지의 제왕이라든가... 생각해보니 정말 많잖아?(이외에 2가 더 재밌었던 영화가 생각나는 분은 리플로 달아주시길~)



자, 그럼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분이 듬뿍 함유된 이야기.


2편에서도 스파이더맨은 너무나도 서민적인 영웅이다. 집세를 못내서 집주인에게 닥달받고, 스파이더맨 활동을 하느라 사랑하는 여자에게 미움 받고, 차에 치일 뻔한 애들을 구하느라 피자배달시간에 늦어 직장에서 짤리고, 수업에 늦어서 교수에게 한심하단 눈길을 받는 피터 파커를 보면 이건 뭐 거의 작살이다. 너무나도 불쌍하다. 그리고 완벽하게 공감이 간다. '아, 저쯤 되면 나도 영웅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싶을 거야 확실히.' 이러한 심리적인 갈등 때문에 피터는 일시적으로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잃어버리기까지 한다. 수십미터도 넘는 고층빌딩 사이를 신나게 날아다니다가 거미줄이 안나와서 지상으로 추락할 때의 아찔함이란! 그렇게 떨어지고도 '아이고 아파라'로 끝나는걸 보면 '거 몸 한번 튼튼하구만.'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실로 강철의 맷집! 게다가 이런 장면이 영화 중에 참 많이 나오는데... 후반부 각성 직전에 '난 할 수 있어!'라고 슬로우모션으로 분위기 잔뜩 잡아가면서 건물 사이 뛰어넘으려다가 떨어지는 장면은... 너무나도 뻔해서 개그가 안된 케이스.(차라리 그때 각성시켰어도 괜찮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으니;) 그보다는 능력을 잃어버려서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다가 다른 사람과 마주쳐서 뻘쭘한 그 장면 정말 웃겼다^^; 특히 '가랑이가 껴요'는 압권! 또 역시 개그라면 만화와 똑같은 이미지로 유명한 신문사 사장님도 멋지다. 스파이더맨이 사라진 상황에서 폭주하는 옥토퍼스를 보며 '내가 어리석었다. 그는 영웅이었어...'라고 말하던 사장님께서는 그 직후 사장실에 걸려있는 '버려졌던 스파이더맨 의상'을 피터가 되찾아가자 '역시 그놈은 악당이야!'라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뭐 개그는 그렇다 쳐도 메리 제인에게 공연에 못간 이유를 말하다가, 끊어진 전화에다 대고 '사실은 내가 스파이더맨이야. 우리가 왜 함께 할 수 없는지 알겠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안쓰러웠다. 거기에 결정타로 숙부가 죽을 때의 진실을 숙모에게 고백했다가 숙모의 경악어린 시선을 받고 스파이더맨을 폐업하기에 이르렀을 때의 심정이란; 그래서 그 후 피터가 능력도 없어진 상황이니 곁에서 사건이 일어나도 무시하고 길가에서 먹거리를 사먹으면서 '자신의 삶'을 살지만 결국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화재현장에 있던 어린아이를 구하고,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사하는 숙모의 말로 다시 마음을 다잡은 뒤, 메리 제인이 잡혀가는 것을 결정타로 삼아 각성할 때는 '아아, 다시 돌아왔구나!'라고 마음 속으로 응원을 보냈던 것이다.

어쨌거나 스파이더맨의 '갈등'은 1때보다 한층 심화되어 스토리를 지배하고, 그 이유 또한 1때보다 한층 더 공감이 가는 것들 뿐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게 이러한 갈등요소들을 배치한 감독의 역량은 확실히 탁월하다. 게다가 이런 것들만 배치했다가는 자칫 짜증만 잇빠이~나는 상황이 될 것을 알았는지 그 사이사이에 볼거리도 확실하게 배치하여 지루함이 전혀 없도록 만들었으니.(예를 들어 옥토퍼스가 은행에서 스파이더맨과 치고받은 뒤―이 부분에서 '젠장, 돈지랄 배틀이냐'라고 생각했다; 돈주머니를 던져가며 싸우는 그 모습이라니!―피터의 숙모를 납치했을 때 그것을 구하는 부분. 결국 스파이더맨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숙모를 잡아냈을 때, 나는 영화를 보면서 첫번째 전율을 경험했다) 이미 성공한 물건의 후작이면서도 단순히 이야기의 스케일을 확장시키고 일을 벌려서 볼거리만 나열하는 식의 작품을 만들지 않고 충실하게 스파이더맨-피터 파커란 인물의 내면적인 갈등과 그것이 해소되어 각성에 이르는 과정을 그려낸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엔간하면 3에서는 또 삽질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1에서 결의하고, 2에서 한번 갈등을 겪었으니 3에서는 다른 구도를 보여줘야지, 또 같은 갈등을 반복한다면 이건 전작에서 해탈하고 다음작에서는 또다시 머신떼쟁이로 돌아가는 카자미 하야토가 될 뿐이다.(다행히 이놈도 사포SIN에서는 완전 해탈했지만) 다행히 3의 적이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드러난 지금, 3의 갈등구조는 2와는 다른 것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다시 하기로 하고...

스파이더맨2의 매력 중 하나는 역시 닥터 옥토퍼스라는 적의 존재다. 원작의 옥토퍼스에 비해서 헐리웃의 자본과 기술이 결집되서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그는 정말로 멋지다! 일과 사랑 모두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피터의 우상이었던 천재 옥타비우스~는 결국 실험에 실패하고, 인간에 가까운 지능을 가진 암유닛에 외려 뇌를 지배당해 닥터 옥토퍼스가 되고 마는데... 실버경이 감상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핵융합 '따위'보단 이거 발명으로 노벨상을 받아야하는거 아닌가 싶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이 암유닛을 이용해 연출되는 액션은 스파이더맨2의 백미다. 그런데 실험실패 후 수술실에서 닥터 옥타비우스가 눈을 뜨고 암유닛이 제멋대로 폭주해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모조리 때려눕히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피 한방울 안 튀었는데도 왜 그리 섬뜩하던지-_-; 셈 레이미 감독이 원래 공포영화하던 사람이라 그런가... 이쪽 연출이 상당히 잘된 것 같다. 그러나 이 부분은 13살의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연출은 절대 아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인터뷰를 보면 그는 스파이더맨을 13살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닥터 옥토퍼스를 내보내면서 많이 고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가 닥터 옥토퍼스의 '방어력'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했는데(암유닛의 위력은 그렇다 치고 본체는 인간일 텐데 어째서 그렇게 맞고도 멀쩡하냐-라는 의문) 이것에 대해서는 커그에 해답이 올라왔다.

Four Mentally-controlled electrically powered, telescoping, titanium steel tentacles attached to a stainless steel harness which Otto wears on his body. Each tentacle has 3 single-jointed pinchers. Able to move at 90 feet per second, with his harness, Otto also possesses superhuman strength...He is also the worlds leading authority on Nuclear Radiation and is a bona-fide genius. Octavius also has employed an armored body suit that enables him to breathe underwater.

커그의 백핸드님의 번역:오토가 입고 있는 스테인레스 철 갑옷에는 4개의 마음으로 조종할 수 있는, 그리고 망원경과 같은 원리로 길이가 조절되는 티타늄 팔들이 박혀있으며, 이것들에 전력이 공급되어 움직인다. 각 팔마다 3개의 뾰족한 손가락들이 있으며, 각 손가락은 하나의 관절을 축으로 움직인다. 오토는 그의 갑옷을 착용했을 때 초속 90피트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으며, 초인적인 힘을 자랑한다. 그는 또한 세계적인 핵방사선의 권위자이며 엄청난 천재이다. 옥타비우스는 또한 수중에서도 호흡할 수 있게 해주는 갑옷을 사용한다.

...그의 맷집의 비밀은 그 갑옷에 있다는 것.(갑옷은 역시 복대인가!?)

옥토퍼스의 암유닛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액션은 그동안 CG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또한 그는 스파이더맨의 적으로서 굉장히 어울리는 존재다. 거미줄을 이용해서 빌딩 사이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과 암유닛을 이용해 빌딩을 자유자재로 오르는 옥토퍼스. 또한 그의 암유닛은 스파이더맨의 입체적이고 빠른 움직임에 대응하기에 유용하다. 그렇기 때문에 스파이더맨도 그를 상대로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론 닥터 옥토퍼스가 전작의 그린 고블린에 비해서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다들 그린 고블린의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을 하는데, 솔직히 그 자신과 그린 고블린이라는 인격의 차이가 너무 극명해서 그런가, 그 두가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에서 별로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내가 1때에 '연기력 좋군'이라고 생각한 것은 주인공 피터 파커역의 토비 맥과이어였다. 왕따 범생에서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얻고 차츰 변화해가는 모습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소화시킨 그의 연기력을 보면서 '훌륭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여담이지만 숙부가 죽기 직전, 강도가 도망치는걸 그냥 보고만 있은 후 '나랑 상관없잖아요'라고 말하면서 사악하게 씩 웃던 그 모습은 지금도 뇌리에 박혀있다-_-;)

2에서도 토비 맥과이어의 연기는 좋다. 그외에는 압류통보를 받고 울먹이면서 피터에게 용돈을 쥐어주려고 하던 숙모의 연기 또한.(이 할머니는 현재 수십미터에서 낙하하는 장면의 스턴트를 직접 해내고 그 직후 '한번 더 갑시다!'라고 말해서 제작진을 놀라게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닥터 옥토퍼스의 연기는, 평생의 꿈이 계산 미스로 인해 실패하며 사랑하던 아내까지 앗아가버리고, 암유닛에 의해 자신이 지배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했던 제어칩이 망가지면서 그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매우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단지 실험실패로 인해 극단적으로 변해버린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충분히 납득이 가는 계기를 부여해주고 '모든 것을 잃은 이상,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폭주해가는 그의 모습은 나에게는 그린 고블린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게 다가왔다.

닥터 옥토퍼스가 된 그는 해리를 협박해 트리듐 결정을 얻어내려고 하고, 해리는 그에게 스파이더맨을 생포해오는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킨다. 그래서 그는, 숙모의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아갈 때 메리 제인과 만나서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던 피터를 급습해서 스파이더맨을 데려올 것을 요구하는데~(예고편에서 나온 바로 그 장면이다. 역시 히로인은 악당에게 잡혀서 영웅을 불러들여야 하는 법) 이때 메리 제인을 빼앗긴 피터가 각성하는 부분부터는 정말로 전율이다. 후반 25분은 그야말로 그때까지 쌓였던 모든 것을 폭발시키면서 최고스피드로 달려간다. 내용면에서도, 볼거리면에서도 최고다. 그것은 예전 헐리웃식의 무식한 액션도, 그렇다고 홍콩 인력을 수입하면서 만들어진 중국 무협식 액션과도 다른 스파이더맨만의 액션이다. 거미줄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과 4개의 암유닛을 이용해 독특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옥토퍼스의 대결은 정말로 '스파이더맨만의 것'이다.

그리고 또 피터가 각성할 때 안경 너머로 보이는 시야가 뚜렷해지는 것, 즉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능력이 돌아왔음을 알리고 부숴진 안경을 버리고 가는 장면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그 후에는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며 치고받다가... 옥토퍼스가 폭주시킨 전철을 멈추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스파이더맨인데... 이 부분 좀 고개를 갸웃했던 것이... 잘 기억이 안나지만 1편에서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은 분명 그린 고블린이 힘으로 끊었던 적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거미줄을 여기저기 묶고 그걸 양팔로 지탱해서 폭주하는 전철을 멈추다니...;(뭐 굉장히 멋진 부분이긴 하지만 약간 의문이 들었다)

스스로 가면을 벗어던졌기에 전철 승객들에게 정체가 탄로나지만, 그들이 기절한 스파이더맨이 추락하려는 것을 붙잡아서 눕혀놓고 '내 아들보다도 어리잖아' '평범한 아이야'라고 말하는 부분, 거기를 지나 아이들이 가면을 주워와서 피터에게 건내주면서 '비밀 지킬게요'라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찡~했다.(이 부분에서 웃었다는 사람도 많긴 한데) 뭐 그 직후 사람들이 보호하려고 나선 것도 허무하게 옥토퍼스에게 잡혀서 해리에게 갖다바쳐지긴 하지만; 뭐 결국 해리는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피터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해 고뇌하다가 결국 '그린 고블린의 비밀방'을 발견해버리는데...(해리가 비밀방을 발견하다니,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냐?;) 이건 너무 3 예고가 노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역시 이 부분은 좀 맥빠졌다. 그래도 해리가 2대 그린 고블린이 되어 적이 된다면 2와는 확실히 다른 갈등구조가 될 것이라는 점은 희망적이지만. 다들 '3에서는 베놈을 내보내줘!'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베놈은 판권이 마벨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영화에 나오기는 판권문제가 너무 복잡하게 꼬여있다고 한다; 고로 이후에도 베놈을 영화에서 보기는 좀 어려울듯.(아쉽긴 하구만~)

뭐 결국 옥토퍼스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 스파이더맨은 그를 제압하고, 마지막에 제정신을 찾은 옥토퍼스에게 '사람은 옳은 일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할 때가 있다. 그것이 꿈일지라도'라는, 스파이더맨2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를 담은 대사로 그를 설득하여 그 스스로 폭주상태로 들어가는 핵융합기계를 멈추게 한다. 이때 핵융합 기계를 해체해서 물에 빠뜨리면서 '괴물로 죽진 않을 거야'라고 말했던 옥타비우스 교수의 모습이 꽤 인상깊었다. 역시 그는 내게는 그린 고블린보다 훨씬 인상적이고 멋진 악역이었다.(여러면에서)

최후의 결전 과정에서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메리 제인에게 탄로나고, 피터가 스파이더맨이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음. 역시 사랑은 못 이루나?'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메리 제인은 결혼식날 신랑을 차버리고 웨딩 드레스 차림으로 달려와버린다-_-; 이건 일단 이야기상에서는 해피 엔딩이지만 나는 역시 신랑이 불쌍했다. 딱히 성격이 나빴던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 망신을 당하다니;(뭐 신문사 사장님 아들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이봐, 요리사. 캐비어는 따지마!'라고 말한 사장님이 너무 멋지긴 하지만서도;;;

어쨌건 스파이더맨2는 단 하나, 3을 너무 노골적으로 예고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흠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영화다. 본인은 며칠 후에 한번 더 볼 생각. 극장 가서 두번 이상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나저나 충격적인 것은 3의 개봉일이 2007년 5월 4일이라는 것! 너무 늦잖아!; 년에 하나씩 개봉하는 헤딩포터 시리즈를 본받으란 말이다! 당겨! 소니 픽쳐스으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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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Vanilla 2004/07/05 02:40 # 삭제 답글

    스파이더맨2 저도 보고 왔어요...재미있었어요^^
    그런데...3편 개봉일이 너무 늦네요-_-;
  • 다인 2004/07/05 03:54 # 답글

    오늘 두번 보고 왔습니다 -_-
  • 잠본이 2004/07/05 16:09 # 답글

    몸이 튼튼해진 거야 복대로 설명한다 쳐도...
    얼굴을 두들겨맞아도 멀쩡한 건 어째서일까요;;;;;
    (문어박사님 멋지긴 한데...고블린에 비해 좀 비중이 적어보여서 안스러웠음)
  • verisimo 2004/07/05 18:05 # 답글

    안녕하세요, 로오나경. 처음 인사드립니다;

    음, 저도, 엘리베이터 강추 (....) 여러면으로, 서민들이 공감할 부분이 많았지요. 그리고..해리가 악당이 되면... 잠본이님 말씀처럼, 반은 피터 잘못이겠지요;
  • 로오나 2004/07/05 23:20 # 답글

    잠본이// 수중에서 호흡도 할 수 있게 해준다니까 모든 것은 복대의 신비로! 초인적인 힘을 가지면서 아예 피부코팅이 되는게 분명해요!(...) 그리고 비중에 대해서는... 전 사실 본문에 쓴대로 모든 면에서(그러니까 드라마적인 면에서도) 문어박사님이 더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별로 할말은 없군요.(사실 문어박사님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렬해서 과연 3에서 홉고블린 따윌 적으로 내세워서 이 이상을 어떻게 보여줄려고? 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verisimo// 확실히 지금은 그거보다 이게 중요해! 는 좀 심하다는 느낌이었지요; 그렇다고 설명하고 갔으면 핵융합으로 도시가 날아가던지 메리 제인이 죽던지 둘중 하나의 비극은 일어났을 듯함.(...)
  • 잠본이 2004/07/10 23:31 # 답글

    피부코팅, 그거 좋구만요. ;-)

    일단 홉고블린은 그린고블린 2세(해리)와는 별개 캐릭터라 나올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캐릭터는 정체를 감추고 주인공 약올리는 재미로 한 몇년 버틴 바 있어서 1편짜리 극장판보다는 tv시리즈에 어울리는 놈이죠. (94년판 애니에서도 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으니...)
  • 샐리 2004/07/14 02:01 # 답글

    척추에 융합되면서 혈도를 타통, 기경팔맥이 뚫린 게 아닐까요? 복대는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만, 아무튼 갖다붙일 요소가 이래저래 있으니 적어도 6백만불의 사나이보다야 말이 된다고 봐야겠지요.
    감상문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도 세번째 보고 이제 네번째 보러 가려고 할 정도로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감상문을 보니 그 때의 감동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르네요. 트랙백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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