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치 윈도우 태블릿, 서피스 고 2주 사용기


마이크로서피스의 10인치 윈도우 태블릿, 서피스 고를 질렀습니다. 2주 정도 됐군요.

지른 이유는 '여행시에 가져가서 작고 가벼운 노트북 대용품이 갖고 싶다'였습니다. 지금까지는 작업용으로도 쓰는 삼성 노트북9 올웨이즈 15인치를 들고 다녔습니다만, 이게 실질 크기는 웬만한 13.3인치 노트북 수준에 1.18킬로 무게라고는 해도 기간이 짧은 여행 때 들고 다니기에는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역시 언제든지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이 필요했기 때문에 좀 더 작은 물건을 찾아봤어요.


전멸했더군요.


2년 전까지만 해도 10인치 윈도우 기기 선택지가 이것저것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없어... 2018년형인 서피스 고를 제외하면 2017년형인 갤럭시 북 뿐이야!

서피스 프로를 비롯해서 12인치대에는 좀 선택지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쓰는 노트북 사이즈를 생각하면 12인치를 사긴 좀 애매한 느낌이거든요. 정 선택지가 없다면 12인치로 갈 생각이었지만, 2018년형이긴 해도 서피스 고라는 선택지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믿었던 마이크로소프트에 발등을 찍힌 것도 이유가 되었습니다. (..)

서피스 이벤트에서 USB-C 고속충전 기능을 달아준 서피스 고 2세대를 발표해줄 거라고 믿었건만, 내년 크리스마스에 나올 예정인 물건이나 발표해놓고(쿠리에 프로젝트가 부활했다는 점에선 반가웠지만) 서피스 고와 서피스 북이 버려질 줄이야.

물론 아직 버려졌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요. 내년 초쯤에 아무렇지도 않게 발표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얼마 후면 떠나야 하는 여행길에 노트북 역할을 할 수 있는 10인치 기기를 갖고 가고 싶었고, 그래서 서피스 고를 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윈도우 기기를 지른 것은 지금의 작업용 노트북을 지른지 2년 4개월만의 일이군요.



박스 구성은 심플합니다. 서피스 고 본체, 설명서, 그리고 전용 어댑터로 끝.


서피스 고. 기존 서피스 시리즈가 그랬듯이 지문 잘 안 묻어나고, 단단한 느낌의 질감이 좋습니다. 이 질감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부분.


노트북9 올웨이즈 15인치와의 크기 비교. 확실히 아담한 느낌입니다. 메인과 서브의 크기 차이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고 흐뭇해하는 중.


서피스의 특징, 각도 조절이 자유자재인 내장 킥 스탠드도 건재합니다. 예전에 서피스를 참 잘 베껴놓았던(...) 클론 기기인 레노버의 Miix700을 썼기 때문에 이 킥 스탠드에는 익숙해요. 다른 태블릿과 달리 별도의 거치대가 필요없이 세워두고 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습니다. 특히 윈도우 기기이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무릎 위에 올려두고 쓰기도 좋음.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세팅. 지금은 단종되어버린 K810. 요즘도 잘 팔리고 있는 K380에 비해 고급형 라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 써본 블루투스 키보드 중에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기도 하지요.

서피스 하면 타입커버가 세트라는 느낌이지만, 서피스 고의 타입커버는 사전조사차 지인의 것을 빌려서 써본 결과... 아, 이거 안 되겠어... 라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키감이 너무 심하게 튕기는 느낌이고 오타율이 심했거든요.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하지만 좋은 블루투스 키보드를 갖고 있는데 굳이 그걸 또 비싼 돈 주고 사서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까지 하기는 싫어서...

2주간 써본 결과 이 세팅으로 무릎 위에 두고 쓰기도 나쁘지 않고, 비행기 안에서 쓰기도 괜찮아서 흡족했습니다.


맨 처음 세팅을 완료하고 나서 보니 용량이 이렇게 남는군요.

참고로 램 8GB, SSD 128GB 모델이에요. 드롭박스로 공유하는 용량이 꽤 크기 때문에 64GB 모델은 선택지가 될 수 없었음. 64GB 모델은 램이 4GB이기도 하고요.



서피스 고는 기본적으로 윈도우10S가 깔려있습니다.

쓰던 앱을 하나도 쓸 수 없는 윈도우10S 같은 쓰레기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윈도우10S는 윈도우 스토어에 올라온 앱만 사용 가능합니다) 곧바로 윈도우10 홈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어차피 무료 업그레이드 가능하게 되어있는데 윈도우10S 같은 걸 기본으로 깔아두지 마라, 좀...

30만원대 이하의 저가형 노트북 샀는데 이게 깔려있으면 모를까, 비싼 거 샀는데 깔려있으니 빡침.


포트 구성은 불만스럽습니다.


전용 충전 포트, USB-C 포트, 3.5mm 이어폰 단자, 그리고 킥 스탠드 안쪽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있는데...


일단 풀 사이즈 USB 포트가 하나도 없는 게 큰 불만사항입니다. 윈도우 기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쯤은 어떻게든 넣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USB-C의 경우, 이걸로도 충전이 되긴 합니다.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서 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고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아요.

이래서 2세대가 나와서 USB-C 고속충전을 지원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이놈들은... 흑흑.


USB 포트가 필요할 때는 폰에다 하듯이 어댑터를 이용해서 연결하고 있는 중.


서피스 고만 지르기에는 허전해서 지른... 건 아니고, 서피스에 풀 사이즈 USB 포트가 없어서 블루투스 마우스가 필요한 김에 지른 서피스 마우스.

지인이 쓰는걸 보니 괜히 디자인이 멋있어 보여서 '서피스 고에는 서피스 마우스가 어울리지!' 라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질렀습니다. (...)



이쪽도 박스 구성은 매우 심플합니다.



AAA 배터리 2개가 들어갑니다. 미리 들어있어서 따로 구입할 필요는 없어요.


페어링하고 써보니 매번 켤 때마다 연결속도가 꽤 빠르고, 감도도 좋았습니다. 전에 제가 썼던 블루투스 마우스보다는 훨씬 좋군요.

하지만 역시 마우스가 납작해서 쓰기 편하진 않아요. 디자인은 그럴싸하고, 납작하고 가벼워서 휴대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요.


파우치도 하나 샀습니다. 가격은 만원 정도인데 크기가 딱 맞는 느낌에 안감이 부드럽고, 두툼해서 떨어뜨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게 좋더라구요.



카페에서 세팅하고 작업도 좀 해봄.

10인치 화면으로 작업하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넷북 쓰던 그 시절... 그 시절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 1.3킬로그램 무게로 7~8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넷북이 혁신이었죠. 요즘은 그거보다 훨씬 더 크고 성능 좋으면서도 더 슬림하고, 더 오래 쓸 수 있는 노트북이 넘쳐나지만.

15인치 노트북 쓰다가 10인치 화면을 보니 아무래도 작고 답답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세로로 세워서 쓰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킥 스탠드가 있는데 그거 놔두고 매번 그러는 게 귀찮아서 결국 그냥 가로로 쓰고 있어요.

그래도 역시 이 사이즈가 충분히 작업용으로 기능한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블로그 포스팅은 물론이고 제 본업인 장문의 글 작업도 매끄럽게 할 수 있으니까요. 며칠 전까지 대만 여행을 다녀오는 동안에도 기대했던 것만큼 잘 썼어요.


배터리는 뭐, 딱 예상한 만큼 합니다. 제 작업환경에서는 5~6시간은 연속사용이 가능하더군요.

다만 웹브라우징을 노트북 배터리 먹는 하마 크롬으로 하는 순간 배터리가 급락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되도록 엣지를 쓰게 됩니다. 엣지로 하다 보면 불편한 곳들이 있어서 그런 곳은 결국 크롬 켜고 하지만.

배터리에 관해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절전시의 배터리 세이브였습니다. 여행 다녀와서 일부러 슬립모드로 한 사흘쯤 다시 안 켜고 놔둬봤는데 30%도 깎여나가지 않았더군요. 예전의 윈도우 태블릿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부분이지요.


전자책 뷰어로도 꽤 좋습니다. 전자잉크를 쓴 리디 페이퍼는 눈이 편안하기는 하지만 전환속도나, 크기 때문에 만화를 보기는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소설은 리디페이퍼로 보고, 만화는 오래된 아이패드를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서피스 고가 그 역할을 물려받았습니다. 사실 만화 보기에는 4:3 화면비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3:2 화면비인 서피스 고는 아이패드 대비 약간 작게 봐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쪽이 신형이라 훨씬 빠릿빠릿하니까요.


종합적으로, 꽤 만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부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10인치 태블릿 라인업을 끊어버리지 말고 다음 세대를 내줬으면 좋겠군요. 내년 말에 나오는 서피스 듀오로 대체할 생각인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듀얼 디스플레이 달린 물건의 가격이 저렴해질 리는 절대 없을 것 같아서, 비교적 저가형인 10인치 태블릿을 대체하기는 좀...




덧글

  • RuBisCO 2019/10/30 16:54 # 답글

    저렴한 윈도우즈 태블릿이라면 이제 아쉬운대로 현재 중국 ODM 들이 만들고 있는 스냅드래곤 기기들이 있기는 합니다.
  • 로오나 2019/10/31 01:36 #

    웬만하면 이제 거기까진 가고 싶지 않아서... 서피스 고 후속기를 계속 만들어주길 바랄뿐입니다-_-;
  • nenga 2019/11/01 02:23 # 답글

    서피스 네오가 어느 포지션으로 나올지...
  • savants 2019/11/06 02:51 # 답글

    마우스는 전 서피스아크마우스 쓰는데 이게 카페나 도서관같은 곳에서 쓰기는 좋더군요. 휠도 적응되면 뭐 쓸만하고요
  • 로오나 2019/11/10 00:31 #

    저도 한동안 썼었는데 휠 적응하면 쓸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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