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피카츄 - 복슬복슬한 피카츄가 귀여워!




제작 발표가 났을 당시부터 관심 갖고 있었던 영화입니다. 예고편을 보고는 '오, 이건 보러 가야지'라고 생각했고 시사회 평도 딱 제가 기대한 방향이었기 때문에 얼른 가서 보고 왔어요.

심야에 보러 갔기 때문에 관객이 적었습니다. 애들이 없었습니다.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영화를 애들 관객이 가득한 관에서 보는건 여러모로 힘든 일이니까요.


게임 원작의 실사화 영화입니다. 포켓몬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 이야기는 20년 이상 구축되어온 포켓몬 세계 속에서도 꽤 이질적인 이야기에요.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어 포켓몬 배틀을 하며 모험을 떠나는 일반적인 포켓몬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하드보일드한 탐정 아저씨 목소리로 말하는(하지만 그 목소리는 주인공에게만 들리는) 탐정 모자를 쓴 피카츄와 소년이 버디를 이루는 필름 느와르풍의 스토리는 게임으로 나왔을 때도 제법 화제가 되었고, 그리고 실사화 소식이 발표되더니 착착 제작이 진행되어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원작 게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진 않았습니다. 저는 포켓몬 캐릭터들(몇몇 포켓몬 한정)을 좋아하긴 하지만 포켓몬 컨텐츠를 깊이 즐긴 사람은 아니거든요. 포켓몬 게임들은 안 했고, TV판 애니메이션도 슬렁슬렁 보다 말았고, 극장판 애니메이션 두어 개를 번 정도니 그야말로 수박겉핥기로만 포켓몬을 아는 사람 되시겠습니다.


어쨌든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한 가족 어드벤처 영화에 필름 느와르와 포켓몬을 끼얹었더니, 피카츄가 귀엽고 적당히 볼만한 오락영화가 나왔어요.


하지만 만약 포켓몬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혹은 예고편을 보고 피카츄의 귀여움에 끌리지 않는다면 딱히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느끼진 못할 겁니다. 애당초 그런 영화니까요.


내용은 어설픈 곳도 있고, 여기서는 대체 왜 이러나 싶은 부분도 있고, 얘네 왜 이렇게 멍청한가 싶은 부분들도 있고, 이건 너무 편의주의가 강하다고 생각되는 곳도 있어요. 하지만 게임의 실사화라는 기원과 작품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런 문제들은 실소하며 넘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볼거리 면에서는 그렇게 스펙터클하거나 액션을 즐기는 영화는 아니에요. 중간에 스펙터클한 부분이 있긴 한데, 그 부분은 솔직히 이 영화 제작비가 그런걸 만들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추측하게 만듭니다. 배경이 너무 합성티가 나서 살짝 괴롭더군요.

하지만 역시 피카츄가 귀여워요. 그리고 분량이 많진 않지만 원작 재현의 액션 연출들도 제법 볼만했습니다.


영화 분위기는 꽤 뻔뻔합니다. 할리우드에서 만화를 실사화할 때는 어떻게든 만화적 요소를 실사에 어울리는, 현실적인 느낌으로 가공하려고 애쓰다가 원작의 매력도 못살리고, 그렇다고 새로운 매력을 창출하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죠. 비주얼이든, 설정이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습니다.

실사 영상이 기본이지만, 그 속에서 뛰어노는 포켓몬들을 딱히 실사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만들어내려고 발악하지 않았어요. 원작 디자인대로 구현해놓고 뻔뻔스럽게 사람과 어울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완전한 실사 영화라기보다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혼합물처럼 보여요.


물론 그런 와중에도 이 영화만의 빛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바로 털입니다!


역시 포유류는 털빨! 애니메이션에서도, 게임의 컷씬에서도 볼 수 없었던 털 복슬복슬한 버전의 피카츄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매끈한 애니메이션 디자인을 복슬복슬하게 만들 경우 과연 그 귀여움이 유지될 것인가? 뭐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이렇게 했다가 실패 사례도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성공입니다. 털 복슬복슬한 피카츄는 짱 귀엽습니다!


아, 피카츄 한마리 기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절로 드는 디자인이라구요. 게다가 표정도 어찌나 귀엽게 잘 만들었는지.

현실에 털빨 귀여움 폭발하는 생물들이 많기에, 이 영화 속 피카츄의 복슬복슬함은 리얼한 귀여움을 자랑합니다. 현실적으로 지저분해졌을 때의 느낌도 잘 살아나고요.


그런 피카츄가 라이언 레이놀즈의 목소리로 말한다는 점이 이 영화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이 피카츄 캐릭터가 꽤 좋았어요.


영화는 쿠키 영상이 없습니다. 마무리가 워낙 깔끔해서 딱히 속편이 나올 여지가 안 보이기도 해요. 정확히는 속편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럼 핵심 아이디어를 써먹을 수가... 아니, 뭐 그것도 인기 많으면 어거지로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흐음.



영화를 보고 나서 피카츄 배를 쓰다듬으니 매우 행복함.



덧글

  • 미르 2019/05/10 20:23 # 삭제 답글

    라이언 레이놀즈요??데드풀 목소리로 말하는 피카츄라니 갑자기 엄청 보고싶어지네요(.....)
  • 로오나 2019/05/10 20:33 #

    인터넷에 데드풀 피카츄 드립이 난무하게 된게 이 영화 캐스팅 때문이었죠.
  • 로그온티어 2019/05/10 20:26 # 답글

    근데 저 귀여운 피카츄 안에 속이 뻘건 아저씨가 있습니다!
    PG13이라 망정이죠, 테드처럼 19금 갔다면 ... 어윽(?)
  • 로오나 2019/05/10 20:33 #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 아즈마 2019/05/11 00:43 # 답글

    소닉을 까기 위해서라도(?) 보러 가야 하는데...orz
  • 로오나 2019/05/11 16:03 #

    그건 딱히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 서성거리기 2019/05/12 10:46 # 삭제 답글

    소닉 명확한 1패.. 제발 그래픽 수정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로오나 2019/05/13 18:11 #

    세가가 '이거 세가 영화 아님'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별로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 DAIN 2019/05/13 18:56 # 답글

    피카풀, 겡키데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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