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구입 & 열흘 사용기


리디북스의 e북 리더기, 페이퍼 프로. 저는 e북을 태블릿도 아니고 폰으로 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딱히 구매할 생각이 없는 기기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갔을 때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 여행에 같이 갔던 일행 두 명이 모두 리디북스 페이퍼를 갖고 갔기 때문이죠.

5시간 정도 되는 비행시간 동안 폰을 들여다보기 있기는 피곤해요. 인터넷 연결이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는 일이 적기도 하고요. 미리 준비해서 e북 리더기로 책을 보고 있던 두 사람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여행 중에 리조트의 풀사이드의 선베드에 누워서 이걸로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우아해 보이던지! 부럽더라고요.

거기에 최근 구매한 e북 중에 텍스트 형식이 아니라 이미지 형식으로 나온 책이 있었던 것도 한몫 했습니다. 글자크기 조절이 안 되는 책은 폰으로 보기는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서 샀습니다.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일행들이 쓰던 리디북스 페이퍼와 고민해볼 생각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쪽은 이미 단종되어서 애당초 선택지가 없더군요.

정가는 24만 9000원입니다만 마침 리디북스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습니다.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 강철의 연금술사 완전판 18권 전권 = 21만 9000원이었어요. 꽤 매력적인 조합이라 이걸로 구매했지요. 여기에 플립커버 케이스 3만원을 더해서, 총합 24만 9000원을 썼군요.


박스의 구성품입니다. 리디북스 페이퍼 본체, 간단한 메뉴얼, 충전용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오른쪽 위의 박스는 옵션으로 구매한 플립커버 케이스고요.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본체입니다. 전면 후면 모두 심플한 디자인이에요. 전면은 태블릿 기준으로 생각하면 베젤이 좀 넓은 감이 있습니다만, 독서용으로는 베젤이 이 정도는 되는 편이 적절한 느낌입니다. 디스플레이도, 후면부도 무광이라 지문이 잘 안묻어나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공식 페이지의 스펙입니다. 전반적으로 구형 페이퍼에 비해서 스펙이 향상되었습니다만, 제가 구형 사용자가 아닌 관계로 그 차이를 체감하긴 어려운 부분이고...

배터리 용량이 구형보다 훨씬 줄어들었는데도 사용시간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띄는군요. 일단 지금까지 사용하는 동안은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진 못했습니다.


기기 하단부에 있는 충전용 USB 포트. 비교적 최신형임에도 USB-C 포트가 아닌 것은 불만입니다. 다음 세대가 나오면 그때는 바뀌겠지요.


우측면 상단에 있는 전원 버튼. 누르면 슬립 모드와 사용 모드가 전환됩니다. 근데 플립커버를 씌우면 어차피 커버를 열고 닫는 것으로 전환되기에 쓸일이 없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최대 32GB까지 지원합니다.

기본 내장 스토리지는 8GB인데, 충분한 용량은 아닙니다. 특히 만화책을 많이 산 사람이라면... 거기에 운영체제와 앱이 먹는 용량이 꽤 크니까요.



기기 전면 좌우에 버튼이 달려 있습니다. 굳이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지 않고도 페이지를 앞뒤로 넘길 수 있는 버튼들이죠. 이 버튼 위치는 세로 모드로 쓸때는 편한데 가로 모드로 회전시켜서 쓸때는 좀 불편합니다.


플립 커버 케이스 장착. 케이스는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워낙 디스플레이 내구도가 종잇장이라는 말을 들어서 그냥 샀습니다. 게다가 여행 중에 가방에 처박아놨다 꺼내는 일이 많을테니 있는 편이 좋을 것 같았어요.


펼치면 바로 활성화되고, 덮으면 슬립모드로 들어갑니다. 디스플레이 쪽과 닿는 면은 천 재질이에요. 개인적으로 뒤로 넘겨서 쥘 때는 좀 불편한 질감입니다. 매끈한 편이 좋아요.


만화책과의 크기 비교. 플립커버 케이스를 씌운 채로 일반적인 작은 사이즈의 만화책과 비교하면 이 정도입니다.


큰 사이즈의 만화책과 비교하면 이 정도입니다. 7.8인치라는 사이즈가 생각보다 크진 않죠.


화면은 마음에 듭니다. 픽셀밀도가 300ppi라서 소설을 볼 때도, 만화책을 볼 때도 충분히 선명해요.

터치감은 별로에요. 스마트 기기처럼 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옛날 기기를 쓰듯이 좀 더 꾹 눌러줘야 반응하는 느낌.


간단한 제스처만으로 라이트 밝기와 화면 색온도를 조절 가능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손가락 하나로 화면을 위아래로 쓸어주는 것만으로 라이트 밝기 조절, 같은 동작을 손가락 두 개로 하는 것만으로 색온도 조절 가능)

스마트 기기들과 달리 충분히 밝은 환경에서는 아예 라이트를 꺼두고 종이책을 보듯이 볼 수 있다는 점은 e북 리더기의 장점이지요. 확실히 눈이 훨씬 덜 피곤합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느낌 차이 때문인지 좀 더 차분하게 볼 수 있는 느낌도 들어요. 스마트 기기에 비해 반응이 느린 편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읽고 끝내는 소설 연재물보다는 여유를 갖고 보는 단행본을 보는데 더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화면전환이 느리지요. 그리고 때때로 페이지가 전환되었음에도 전 페이지의 잔상이 흐릿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거슬립니다. 컬러로 스캔되었을 페이지도 흑백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e잉크의 장점과 단점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습니다. 감안하고 써야 하는 부분이지요.


만화책을 볼 때, 한페이지씩 보면 화면이 꽉 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양면 모드로 보면 어떻게 될까 좀 걱정됐는데, 양쪽 페이지가 아주 깨끗하게 맞물리더군요. 이것과는 별개로 만화책마다 스캔 퀄리티는 천차만별이긴 합니다만 그건 기기의 문제가 아니니까 어쩔 수 없고...

크기가 크기인 만큼 만화책을 양면 페이지로 보기에는 좀 작은 느낌이긴 합니다. 하지만 휴대성을 생각하면 이 정도가 한계라는 느낌도 들어요. 더 크면 책 보기야 좋겠지만 e북 리더기라는, 용도가 한정된 기기로서는 휴대성 메리트가 떨어질 겁니다.


만화에 비해 소설은 양면 페이지로 보기도 좋습니다. 페이지당 들어가는 글자수가 줄어들긴 하지만, 어차피 대부분의 e북은 글자 크기를 조절 가능하니까요. 게다가 적당히 크게 세팅해두고 봐도 딱히 레이아웃이 거슬리는 느낌은 안 들었습니다. 소설책 중간에 표가 들어가는 경우만 아니라면요.


사서 열흘 정도 써봤고, 그동안 오사카 여행도 다녀왔는데 꽤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집에 욕조가 있었다면 방수 기능이 없다는 점이 좀 불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욕조가 없는 집에 살고 있다 보니 그 점도 불만요소가 안 되는군요. 앞으로도 e북 중에 집에서 좀 차분하게 읽고 싶은 책이 생기거나 아니면 여행갈 때 활용할 것 같습니다.




덧글

  • 컴덕후시밤 2019/04/01 00:45 # 답글

    메모리카드는 FAT32로 포맷하면 보다 고용량도 이상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128GB나 256GB 사용에 이상 없었네요.
  • 로오나 2019/04/01 01:20 #

    오, 그렇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 아즈마 2019/04/01 08:19 # 답글

    베젤리스+폴더블 기능이 이북 리더기에 추가될 날이 오면 좋겠는데 말이지요...(먼산)
  • 로오나 2019/04/01 12:49 #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 핑크 코끼리 2019/04/01 08:36 # 답글

    항상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그래도 물건 들고 다니는게 많은데 저걸 과연 들고 다닐까 해서 안샀는데 여행용이라면 또 솔깃하게 되는군요...
  • 로오나 2019/04/01 12:50 #

    여행에서도 저걸 쓰는 타이밍이 딱 정해져 있으니까요. 비행기 안, 리조트나 료칸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간, 혹은 여행지에서 버스나 열차 타고 장거리 이동할 때...
  • 컴덕후시밤 2019/04/01 22:07 # 답글

    일광욕할 때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뜨거운 햇살 아랫 맛폰 보기는 좀 에러지만 전자잉크는 잘 보이죠. 실생활이건 여행이건 타이밍이 정해져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였ㅇㅆ습니다.
  • 로오나 2019/04/02 01:17 #

    아, 그런 장점도 있죠 확실히.
  • savants 2019/04/02 00:43 # 답글

    전 페이퍼 라이트 쓰는데 아무래도 삽화가 많은책이나 만화는 로딩이 느려서 그냥 아미레로 보게 되더군요.

    물론 소설 볼때는 이북리더기만한 물건이 없죠.
  • 로오나 2019/04/02 01:16 #

    로딩은 확실히 좀 거슬리긴 하죠. 근데 그냥 책장 넘긴다고 생각하고 그런 감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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