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도쿄 #5 오밤중에 롯폰기에서 처묵처묵한 이야기


공연을 보고, 모리타워 전망대에서 야경 보기를 실패한 저는 정말 배가 고팠습니다. 이 날 늦게 일어나서 오후에 플리퍼스에서 팬케이크 먹은거 빼고는 물이랑 커피만 마셨거든요, 흑흑.

어디든 좋으니 뭔가 먹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트위터에서 채다인님이 롯폰기의 밤 늦게까지 하는 가게들을 찾아서 추천해주시길래 가보기로 함!




롯폰기의 하카타라멘 아카노렌(博多麺房 赤のれん). 진하고 짭짤한 육수에 단단한 느낌이 드는 면을 쓰는 곳으로 괜춘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배고파하던 저한테는 가뭄의 단비 같은 가게였어요. 새벽 5시까지 한다는 점이 압도적 강점.

단점은 생맥주가 없다는 것과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것. 왜 안 생맥주요... 흑흑.



커피나 한잔 하고 싶어서 주변을 기웃거려봤는데, 그나마 연 카페 비슷한 무언가는 맥도날드 뿐...



그래서 이 날도 또 갔습니다. 롯폰기 츠타야 스타벅스.


한국보다는 훨씬 따뜻해도(이 시기에는 항상 10도 이상, 큰 차이가 날 때는 20도 가까이 일본이 더 따뜻했어요) 밖에 앉아있기에는 쌀쌀한 날씨였는데 밖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난방기구들을 주변에 배치해둬서 자리가 있는 곳들은 따뜻하더라구요.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때에도 사람이 바글바글. 그만큼 공간이 매력적이기도 하고, 이 근방에는 맥도날드 24시간 점포 빼고는 심야 영업하는 카페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여긴 새벽 4시까지 하니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메리트였지요.



카페에서 노는 김에 아까 전 요도바시 아키바에서 산 오토 렌즈캡 액세서리를 LX100 II 에 합체.

솔직히 디자인적으로는 보기 안좋아요. 그래도 편의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니 어쩔 수 없죠. 수동 렌즈캡을 채택한 뒤 오토 렌즈캡 액세서리를 3200엔에 파는 파나소닉 이 나쁜 놈들...


어쨌든 전날에 이어 이 날도 좋은 밤이었어요.

비록 모리타워 스카이덱이 내 뒤통수를 치긴 했지만!

그까짓거 스카이트리 나온 다음에는 일본 전망대 높이 2위로 떨어졌고! 오사카에 하루카스 300 나온 다음에는 이제 빌딩 형태로도 1등 아니니까! 흥핏쳇이다!


커피 좀 마시고 쉬다가 나와서 밤거리를 걷다 보니 도쿄타워가 큼지막하게 보이길래 삘받아서 걸어가서 보기로 함. 모리타워에서 야경과 함께 보긴 글렀으니 가까이서 보기라도 하겠다는 충동이 치솟아서 그만 ㅋㅋㅋ




충동적으로 왕복 2.6킬로를 걸어버렸습니다. 결국 도쿄타워에는 이번에도 올라가보지 못했고, 야경의 도쿄타워를 고층 전망대에서 보지도 못했지만 심야에 조용히 빛나고 있는 도쿄 타워를 주변에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은 기분.


어쨌든 꽤 많이 걷다 보니 땀이 좀 나서 야키도리에 생맥주 하면 끝내줄 것 같은 컨디션이 되었는데...



가는 길에 롯폰기 돈키호테가 있어서 한번 들러봄.


입구 센스 대체 뭐얔ㅋㅋㅋㅋㅋㅋ


피카츄 실내화 이 미친 귀여움 대체 무엇?

눈을 반짝이며 바로 지르려고 했으나...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사이즈가 딱 한 종류였다는 것. 245 사이즈 하나뿐이기에 눈물이...


지하의 술코너에 가보니 다양한 술술술. 이때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가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와인 같은 것들을 많이 팔고 있었어요.



돈키호테는 군고구마도 팔고 있습니다! 돈키호테 마스코트가 그려진 포장이 귀여움.


저는 신나서 돌아다니긴 했는데, 사실 롯폰기 중심가는 밤에 혼자 돌아다니기 좋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흥가거든요. 밤에도 환하고 편의점도 꽤 많다는 점은 좋습니다만, 일단 밤이 되면 유흥업소 즐비한 곳에 덩치 좋은 흑인 삐끼들이 바글거리는 상황이다 보니 좀 무서움.


어쨌거나 그런 롯폰기 유흥가 한구석에 위치해 있던, 야키도리 모에 (YAKITORI 燃)에 먹고 마시러 갔습니다. 여기도 채다인님이 정보 주셔서 찾아가봤어요.

가게가 별로 없는 골목에 있는 데다 빨간색 조명이 야리꾸리해서 흠칫. 야키도리 전문점에 왔는데 가게 외관이 왜 이렇게 야리꾸리하지?


하지만 좋은 가게였어요. 혼자 가서 먹기에도 분위기 괜춘하고, 영어 메뉴판도 있고, 카운터석에 앉아서 바로 앞에서 꼬치가 구워지는걸 즐길 수 있는 맛있는 꼬치구이집. 새벽 2시 45분에 음식 라스트오더를 받고, 새벽 4시까지 영업하는 곳이에요.


심야에 한참 걷고 와서 꼬치구이 구워지는 걸 보면서 생맥을 마시니...


캬아! 끝내주는 맛!


정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일본에는 생맥주 마시러 가는 거죠.

산토리 마스터즈 드림은 처음 마셔봤는데 맛있더군요. 맛있어서 한잔 더 마심.



심야에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리비가 천엔대로 좀 비싸긴 한데, 꼬치구이는 300엔대고 생맥은 800엔대로 도쿄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카드결제도 되고요.


이렇게 여행 이틀째는 공연 신나게 즐기고, 오밤중의 처묵처묵으로 맛있게 마무리.



(다음편에 계속)


덧글

  • 진보만세 2019/02/02 23:56 # 답글

    그러고 보니, 퇴근 때마다 도쿄타워를 가까이 바라보며 걷던 세월이 꽤 되었음에도 직접 올라간 적이 없네요.. 그리운 도쿄 야경사진 감사합니다 ^^
  • 페이토 2019/02/03 01:26 #

    원래 자기사는 도시 타워는 안올라가는 법ㅎ
  • 로오나 2019/02/03 05:13 #

    저도 언젠가는 올라가보고 싶군요 ㅎㅎ
  • DukeGray 2019/02/03 19:14 # 답글

    산토리 마스터즈 드림은 아주 좋죠.
  • 로오나 2019/02/03 19:39 #

    이번에 처음 마셔봤는데 정말 좋더군요. 생맥주가 이거인 가게가 여기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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