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도쿄 #1 나리타 공항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롯폰기로


2018년 12월 5일부터 12월 7일까지 일본 도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도쿄 자체는 네 번째 가는 것이라 신선한 기대감은 없었어요. 하지만 이 여행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죠.


생전 처음으로, 혼자서 떠나는 일본여행이자 해외여행이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혼자 여행다니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꾸준히 해외 여행을 다녔지만 혼자서 가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지요.

이 여행 전에 다녀온 7박 8일 시코쿠 여행이 '일본은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끼리만 가도 괜찮은 여행지'라는 것을 확인한 과정이었다면, 이 도쿄 여행은 '일본은 일본어 모르는 나 혼자서 가도 괜찮은 여행지'라는 것을 확인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제가 혼자 여행 가서 잘 놀 수 있는 타입인지는 전혀 미지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꽤나 흥미진진한 경험이었어요.


지금까지 딱히 혼자 여행가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 적이 없으면서 이런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는... 일본에 자주 혼자 가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덕질 때문입니다. (...)

그렇다고 아키하바라로 대표되는 2D 서브 컬처 덕질은 아니고, 여러 일본 가수들의 콘서트를 보러 다니다 보니 여행 횟수가 많이 늘어나고, 몇 번이고 간 도쿄 갈 일도 많아지고 해서 여행 파트너 구하기가 점점 빡세지기 시작... 그래서 이건 그냥 2박 3일 정도로 혼자 놀러다닐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본 여행이었지요.



여행날 집에서 나오자마자 마주친 동네 고양이. 밥 내놓으라고 냥냥거려서 '드, 드리겠습니다...!' 를 시전하고 출발.


인천국제공항 도착. 여기서 누군가를 만나서 같이 수속을 밟는 게 아니라 혼자서 착착 진행하다 보니 묘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코스였어요. 제가 나리타 공항에서 두 번이나 피를 봤고, 그 다음에 하네다 공항 맛을 보고 나니 되도록 하네다로 가고 싶긴 했는데 이때는 왕복 비행기표 가격이 두 배 이상 차이나는 바람에 그만;



밥 먹으러 푸드코트 왔더니 치맥 헌터라는 치맥 파는 가게가 눈에 띄는군요. 역시 한국은 치맥의 나라.


역시 공항밥은 비행기 보면서 먹어줘야 제맛이죠. 새우완탕면 주문했는데 주문이 다 중식집으로 몰려서 20분 대기... 배고팠는데!


하지만 10분도 안되어서 나온 완탕면. 이런 거짓말쟁이... 좋은 거짓말이다. (....)

완탕면 맛은 그냥저냥함.


제주항공을 탔습니다. 저가 항공 중에서는 제주항공을 가장 자주 타는 편. 제주항공의 좌석은 저가항공다운 좁고, 충전 포트 없고, 디스플레이도 없고 무릎담요 등도 안 주는 좌석이고 서비스야 뭐, 기내식은 없이 물이나 주는 정도죠.

일본-한국 무료 위탁 수하물은 15킬로그램. 전 29인치 캐리어를 갖고 다니면서 일본에서 쇼핑을 많이 하는 경우가 있는지라 15킬로그램으로는 좀 힘들 때가 있습니다.


도쿄로 렛츠 고. 도쿄는 의외로 일본 여행지 중에서 꽤 비행시간이 긴 축에 속하죠. 보통 2시간 10분~30분 정도니까...

한반도 서쪽에서 일본열도 동쪽까지다 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데, 그래도 왠지 다른 데보다 가까운 이미지가 있어서 처음 갈 때는 '어?' 했었어요.


참고로 이 날은 비행기가 30분 넘게 연착해버렸습니다. 바로 지난번 시코쿠 여행 때도 갈 때 연착이었는데 이번에도 연착이라니... 으으, 비행기가 장시간 연착하면 귀중한 여행시간을 도둑맞는 기분이라 빡침.




어쨌든 나리타 공항 도착. 착륙한 시점에서 이미 오후 5시 반... 일본은 해 져서 캄캄한 시간대였습니다.


나리타 공항도 반년만. 오랜만에 왔더니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3터미널에는 푸드코트에도, 면세구역에도 카페라고는 카페베네 밖에 없어서 깜짝 놀랐거든요! 아니, 왜 일본 공항을 한국 카페 프렌차이즈가 점령하고 있는건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카페베네가 빠지고 다른 가게가 들어섰더라구요.


나리타 공항은 제3터미널에서 나와서 또 공항 안에서 이동하기 위한 버스를 타야 하는 점이 번거롭습니다. 갈 때도 올 때도 마찬가지라서 공항 내 이동시간을 염두에 둬야 해요.


나리타 공항 올 때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탔는데, 이번에는 스카이라이너를 탔습니다. 딱히 이걸 타고 싶어서 탄 건 아니고, 이번에는 메인 이벤트가 롯폰기에서 열려서 거기로 숙소를 잡았더니 구글 지도가 스카이라이너 타고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왕복으로 사면 외국인 할인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4700원! 게다가 이거 완전 끼워팔기입니다. 스카이라이너 왕복권만 사면 4700엔인데 외국인 할인이 적용 안 되고, 최소한 도쿄 메트로 24시간 이용권을 같이 끼워 파는 세트를 사야 외국인 할인이 적용되어서 4700엔!

게다가 이놈들 카드 결제 안받고 현금만 받아서 더 빡침. 아오, 외국인 관광객 상대로 무슨 짓이야, 이게?


결론적으로 스카이라이너 왕복권 + JR을 비롯한 몇몇 노선은 못타는 도쿄 메트로 24시간권 세트를 구매시 외국인 할인이 적용되어서 4700엔입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외국인 왕복권 4000엔인데! 투덜투덜투덜... 뭐, 이 여행에서는 그럭저럭 저 24시간 이용권 써서 갈 수 있는 곳만 다녔기 때문에 본전 이상은 뽑았습니다만.


사실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쿄역으로 가서 거기서 다른 일반 열차를 롯폰기역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일본 각지의 특급열차 중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네임드인 스카이라이너를 한번은 타보자는 마음에, 그리고 갈아타는 히비야선은 도쿄 메트로 24시간권 사용가능이라서 이번에는 스카이라이너 샀습니다. 여러분은 그냥 나리타 익스프레스 타세요, 흑흑.

어쨌거나 나리타 익스프레스든 스카이라이너든 살때는 꼭 왕복권으로 사는 게 좋습니다. 오는 티켓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적고, 그만큼 싸지니까요.




그래서 탔습니다. 스카이라이너!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앞이 뭉툭한 디자인인데 비해 이쪽은 찌를듯이 날카로운 디자인이라서 상당히 대조적이네요.


참고로 나리타 익스프레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롯폰기 역까지만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먼 거리. 나리타 공항이 도쿄 시내에서 멀긴 멀어요.

문제는 제가 하네다 공항으로 갔을 때도 숙소 위치가 애매한 이케부쿠로라서 나리타 공항과 비교해서 딱히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못느꼈다는 점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건 이케부쿠로가 워낙 위치가 애매한 지점이라 그렇고, 시나가와 부근에 묵으면 하네다 공항까지 20분도 안 걸리는 엄청난 편의성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와 마찬가지로 열차 각 호마다 뒤쪽에 캐리어 선반이 있어요.





좌석은 나리타 익스프레스에 지지 않을 정도로 넓어서 꽤 쾌적함. 아래쪽에 전원 콘센트도 있고요.

제가 철덕도 아니면서 일본 방방곡곡에서 장거리 이동하는 특급 열차를 꽤 많이 타본 편인데, 스카이라이너의 좌석 넓이는 나리타 익스프레스와 더불어 일본 특급열차들 중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정말 넓어요.




참고로 화장실이 있는 열차 칸이 따로 있는 대신 화장실 넓이도 꽤 넓습니다. 어차피 한명밖에 못들어간 열차 안 화장실에 왜 이만큼이나 공간을 할애한 건지 살짝 의아할 정도.


우에노에 도착, 스카이라이너 왕복권과 함께 강매당한(...) 도쿄 메트로 24시간권으로 히비야선을 타고 롯폰기 역을 향하여...

이 히비야선이 우에노에서 롯폰기까지 가는 동안 이번 여행 때 가려고 했던 긴자, 나카메구로를 다 지나서 이 여행 때 좀 편했습니다. 아키하바라도 가는데 아키하바라는 이 여행에선 딱히...


히비야선 전차의 디스플레이 안내에도 매우 자연스럽게 한국어 안내가 뜹니다. 히비야선만이 아니라 저렇게 디스플레이로 안내를 띄우는 전차는 다들 그래요.



롯폰기 도착... 비행기도 30분 넘게 연착했고, 또 롯폰기까지 이동시간도 꽤 길다 보니 이미 저녁이 되었어요. 롯폰기는 처음 와보는데 역시 도심의 번화가라 밤에도 환합니다. 일본 지방도시 여행 가보면 밤에 깜깜해지는 경우가 꽤 많죠.


이번 여행에서 묵은 롯폰기의 아카사카 요코 호텔.

공연장이랑도 가깝고 롯폰기역이랑도 가까워서 골랐는데 실제로 가보니 역에서는 가깝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구불구불 좁은 내리막길을 와야 해서 짐 끌고 오기 빡세! 그냥 걸어갈 때는 상관없는데 무거운 캐리어 끌고 갈 때는 힘듬. 돌아가는 날에는 택시를 부르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이 호텔은 어메니티 중 일부는 로비에 있어서 가져가게 되어 있어요. 전부는 아닙니다. 면도기랑 칫솔 등은 방에 있음.


특이한 점은 투숙객은 생수를 이런식으로 무료로 가져가게 해놨다는 것. 이런 방식은 처음 봤어요.




금연 싱글방 예약했고 체크인할 때 확인까지 했는데 와보니 트윈이라 당황. 근데 보니까 침대 두 개 중에 한쪽 침대 베개만 빼놨어ㅋㅋㅋㅋ 이거 뭐얔ㅋㅋㅋㅋ

트윈 기준으로 보면 좁은 방입니다. 하지만 싱글이니 오케이! 신난다!



침대 밑에 공간 있어서 캐리어 두면 된다는 안내가 있는데... 과연 좁은 공간에서 캐리어 두긴 좋습니다. 침대 퀄리티는 그냥저냥.


침대 사이에 책상이 놓여 있는데, 작습니다.


TV 작음. 공기청정기 없음. 냉장고 엄청 작은데 내부는 호텔 냉장고 중에서는 처음 보는 구조였어요.

와이파이 속도는 나쁘지 않음. 콘센트 위치는 요즘식으로 딱 침대 맡에 있는 그런 편리한 구조는 아니지만 그래도 침대에서 커버 가능한 곳들이라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이 호텔은 방음이 잘 안 됩니다. 밤에는 옆방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_-;



화장실은 좁아요. 일본 저가 비즈니스 호텔 특유의, 좁은 곳에다 꼭 세면대 욕조 변기를 다 꾹꾹 눌러담아놔서 볼일보다 숨막힐 것 같은 그런 화장실임-_-;


그리고 저녁에 체크인했을 때 단체로 온 중고등학생 운동부로 보이는 애들이 같은 층 복도에서 계속 시끄럽게 굴어서 짜증나는 일이 있었는데, 이건 호텔 직원이 와서 조용히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어요.



(다음편에 계속!)


덧글

  • 에스j 2019/01/23 20:01 # 답글

    토쿄에 걸치지도 않은 토쿄 나리타 국제 공항. 서울에 걸치지도 않은 서울 인천 국제 공항. ㅠ_ㅠp 어째 하네다는 김포 같은 포지션인 듯합니다. 유럽도 싱글 예약하더라도 트윈 룸에 침대 하나 안 쓰는 개념이던데, 일본에서 침대 하나로 방을 넉넉하게 쓰려면 세미더블룸을 예약해야되더라고요. 예약하다가 더블베드면 더블이지 세미더블은 뭔가 해서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던 적도 있었지요. 으하하하하;;
  • 로오나 2019/01/24 00:16 #

    등급이 좀 이상한 경우가 많죠. 더블쯤 해야 혼자 넉넉하게 잘만한 경우가 많고...
  • 듀얼콜렉터 2019/01/24 06:35 # 답글

    저도 10년전에 일본에 가기전에는 일본어를 잘 못해서 가기가 두려웠는데 막상 가게되니 진짜 몰라도 여행 다니는데 크게 문제가 없더라구요, 전 덕질 위주라 여행이라 특히 더 그러네요 ㅎㅎ

    나리타 익스프레스 이용하기 전에는 그냥 전철타고 나리타에 갔는데 편도 2시간 걸리는데 한번은 출국시간에 늦을뻔 한적이 있어서 나리타 익스프레스 타봤더니 너무 좋아서 그 이후론 그것만 이용합니다. 근데 확실히 하네다가 넘사벽이더군요, 하지만 하네다가 미국에서도 더 비쌀데가 많아서 나리타를 완전히 버릴수가 없습니다 쩝
  • 로오나 2019/01/24 13:31 #

    요즘은 구글 지도랑 번역기 두개만 있으면 대부분의 상황에 대응 가능하기도 하고요.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좋긴 하죠.
  • pyz 2019/01/24 19:08 # 삭제 답글

    언제부턴가 하네다로만 가서 나리타는 가본지 너무 오래되긴 했는데 스카이라이너가 저렇게 변했군요. 예전에는 되게 뭉툭한 모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참고로 제가 기억하는 옛날은 스카이라이너 안에서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
  • 로오나 2019/01/24 19:41 #

    정말 엄청나게 옛날인 거 같은데요 ㅋㅋㅋㅋ
  • 코리안 2020/04/22 23:58 # 삭제 답글

    하네다공항행에 비하여 나리타공항행 저가항공사들이 훨씬 싸기 때문에 결국 인천~나리타 구간을 티켓팅 하게 되는데, 나리타공항에서 도쿄도심은 인천공항에서 서울도심만큼 먼 점이 가장 큰 문제인데, 스카이라이너 열차를 타면 닛포리역 및 우에노역까지 36분~44분만에 도착하고, 스카이라이너가 비싸지만 도쿄서브웨이티켓과의 결합상품을 구입하면 스카이라이너 열차도 편도 1,990엔꼴로 타는 셈이 되며, 도쿄서브웨이티켓이 도쿄의 80%는 커버함으로, 나리타공항에서 도쿄도심으로 빠르고 쾌적하게 진입하고 도쿄서브웨이티켓으로 도쿄지하철 13개 노선을 정해진 시간내에 무제한 많이 이용하는 것이 아주 좋은 도쿄 여행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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