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메라 큰 지름! 파나소닉 LX100M2 개봉기


2년만에 새 카메라를 질렀습니다. 그동안 애용하던 LX10이 워낙 막 굴려서 그랬는지 슬슬 맛이 가버려서 그만... 센서가 맛이 갔는지 같은 자리에서 미동도 안하고 사진을 연속으로 찍어도 괴랄하게 다른 결과물이 연속으로 나오는 아티스틱한 카메라가 되어버렸습니다. 내 카메라가 불치병이라는 예술가병에 걸리다니! (틀려)

2년간 LX10을 꽤 만족하면서 써왔기 때문에, 다음 카메라를 뭘로 고를지는 꽤 고민되는 문제였습니다. 파나소닉이 LX10 후속기를 내줬다면 별 고민이 없었겠지만 이놈들은 2년이 지나도록 후속기를 안내줬습니다. 그렇다고 LX10을 한번 더 사자니(지인이 자기 것은 별로 안 써서 깨끗한데 중고로 사지 않겠냐고 권했는데) 그건 싫었어요. 2년이나 지나서 새로 사는 건데 아무래도 신형이 쓰고 싶더란 말이죠.

근데 이런 기준으로 보면 1인치 센서를 쓴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 중에는 소니 RX100 시리즈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장도 어느덧 RX100 시리즈의 경쟁자가 다 죽어버렸다 보니...


문제는 RX100 M5 가격이 LX10보다도 훨씬 비싼 100만원대고, 벌써 전세대 구형이고, 그런 주제에 터치스크린도 안 들어가 있었습니다.

최신형인 RX100 M6은 망원을 우선시하다 보니 렌즈 밝기를 희생시키면서 M5까지와는 좀 다른 카테고리라고 봐도 될 변화가 나와버렸죠. 저한테는 아예 논외였습니다.


제가 요즘 카메라를 가장 많이 쓰는 때는 여행 갔을 때인데, 이것도 사용습관이 좀 변했습니다. 요즘은 폰카가 워낙 좋아져서 주광에서는 거의 폰카로만 찍고 이건 카메라로 좀 찍어봐야겠다 싶은 상황에서만 카메라를 꺼내게 되더란 말이죠. 야간에는 카메라 사용빈도가 꽤 높아지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보면 예전에 비해 카메라를 훨씬 덜 쓰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장 빠르게 찍어야 할 상황에서는 어차피 폰카로 해결한다면 그럼 예전보다는 좀 휴대성에 대한 기준을 느슨하게 봐도 될 것 같았어요.


그럴 때 눈에 들어온 모델이 새로 나온 파나소닉 루믹스 LX100M2였습니다.


이미 1세대가 사용자들에게 호평받은 모델이었고, LX10이나 RX100의 1인치보다 더 큰 4/3 센서가 들어가 있으면서 렌즈 교환식이 아닌 컴팩트 카메라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해외 출시가에 비해 국내 판매가도 비싸지 않았고, 1세대와 비교할 때 외형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스펙적으로는 상당히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서 이 카메라를 질렀습니다. 카메라에 백만원 돈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기본 구성품입니다. 외투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는 컴팩트함을 자랑하는 LX10보다는 확실히 크고 무거워서 그런가, 번들 스트랩이 핸드 스트랩이 아니라 목이나 어깨에 걸기 좋은 스트랩이라는 것에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플래시가 따로 작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에 좀 당황했음;


LX10에 비해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드는 볼륨감과 디자인. 특히 렌즈 부분이 그렇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오른손으로 쥐게 되는 부분이 가죽 처리되어 있는 부분인데, 이건 디자인적으로도 눈에 띄고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좋은 그립감을 제공합니다. LX10 대비 상당히 마음에 드는 차이점.

1세대 때는 블랙과 실버, 두 가지 색상이 존재했었는데 2세대는 블랙 하나로만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불만스러웠던 부분입니다. LX5 때 화이트를 썼었고, LX100 실버도 저 LX5 화이트랑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파나소닉이 이런 계통의 색을 상당히 예쁘게 뽑거든요.


LX10과의 비교. 바디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이 크기 카메라에서 저 정도 차이는 꽤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부피도, 무게도 그래요. 렌즈 파트가 확실히 크게 튀어나와 있어서 종합적인 차이는 꽤 크죠. 주머니에 넣기에는 좀 어색하고 목에 걸고 다니는 쪽이 더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무게는 배터리, SD 카드 장착시 LX10이 310g, LX100M2가 392g으로 82g이나 되는 차이가 있습니다.

LX100M2의 렌즈는 24-75mm 광학 3.1배줌으로, LX10의 24-72mm 광학 3배줌보다 약간 더 커버리지가 넓습니다. 이 점은 제 취향이지만 조리개가 F1.7-2.8로 LX10의 F1.4-2.8보다 최대 밝기가 떨어지는 건 아쉬운 부분이에요. 실사용에서 이 부분을 어떤 식으로 체감하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이렇게 찍어놓고 보니 제 LX10이 참 만신창이긴 하군요. 새삼 얼마나 막 굴렸는지 느껴집니다. 2년만에 고장났다고 타박할 게 아니라 이렇게나 러프하게 굴려댔는데도 2년간 잘 굴러간 것을 칭찬해야 할 것 같아요. 수고했어, LX10...




LX100의 특징 중 하나는 수동 렌즈캡이라는 점입니다. LX5 이후로 수동 렌즈캡은 처음이군요. 그동안 썼던 RX100 M2, LX10 모두 자동 렌즈캡이었죠.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데다 아날로그 감성이 새로운 만족감을...


...주기는 개뿔이! 완전 불편합니다. 요즘 시대에 컴팩트카메라에 수동 렌즈캡이 웬일이냐고오오오오!


투덜투덜 하면서 기본 구성품 중 하나인 렌즈캡 스트랩으로 본체와 연결해둡니다. 안 그러면 금방 잃어버릴 테니까요.

핸드 스트랩은 전에 쓰던 걸 썼습니다. 기본 동봉되어 있는 건 목에 거는 스타일이다 보니...


사실 자동 렌즈캡 액세서리를 구매할 예정이었습니다. 수동 렌즈캡을 채택한 다음 자동 렌즈캡 액세서리를 정품으로 따로 팔고 있는게 정말 우습긴 하지만, 이건 구 LX 시리즈 때부터의 유구한 전통이라... 근데 한국에는 아직 2세대용 자동 렌즈캡이 따로 나오지 않아서 1세대용 자동 렌즈캡을 쓰더군요. 하지만 1세대와 비교했을 때 외형이 거의 변하지 않았고, 렌즈는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자동 렌즈캡도 그대로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카메라 구매처에서 같이 주문을 하니 '블랙은 재고가 다 떨어졌고 실버만 남았는데 괜찮겠느냐'는 소리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당연히 취소했습니다. 여기다가 실버를 달아놓으면 얼마나 보기 흉할지 상상만 해봐도 소름이 끼칠 지경. 젠장. 파나소닉에서 LX100M2도 실버 컬러를 내줬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텐데...


다음주에 일본을 가는데, 그때 빅카메라에 들러서 있는지 살펴볼 생각입니다. 설마 일본 제품인데 거기에는 있겠지;



기본 조작계는 익숙한 파나소닉계... 라고 하고 싶은데 좀 다릅니다. 기본 구조 자체는 같아서 자동 모드로 찍을 때는 LX10 쓰던 감각으로 써도 문제가 없는데, 다이얼이 의미하는 바를 잘 모르겠어요. 이건 매뉴얼 보면서 공부 좀 해야겠습니다.


뒷면입니다. LX10과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전자식 뷰파인더가 있다는 점입니다. 뷰파인더가 툭 튀어나와 있는 점도 부피를 크게 보이게 하는 요소지요.

저는 뷰파인더가 있는 카메라 써보는 게 처음인데, 센서가 있어서 뷰파인더 보고 있으면 LCD가 자동으로 꺼지는 별것도 아닌 기능을 신기해하고 있는 중. 근데 뷰파인더로 보는 감각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LCD 보고 촬영할 것 같아요.


LCD는 터치스크린입니다. 1세대보다 해상도도 올라갔다고 하는데, 저는 1세대를 써보지 않았으므로 체감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LX10 쓰다가 이걸 보니 별 차이는 안느껴져요. 터치스크린 조작계는 익숙하기 때문에 헤매는 일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파나소닉 조작계는 꽤 직관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소니랑 파나소닉 양쪽을 써보니 그렇게 느낍니다. 뭐 소니는 그 비싼 가격에도 RX100 M6 전까지는 터치스크린도 안넣어준 무시무시한 놈들이지만.

다만 LX100은 수동 렌즈캡에 있어서 제게 또 하나의 옛날스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는데, 그건 바로 디스플레이가 고정형이라는 점입니다. LX10은 틸트가 되어서 편했는데 더 비싸고 더 크고 더 무거운 이 녀석은 틸트가 안된다니! 그 정도는 넣어줬어야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얼마나 큰데... 흑흑.


측면에는 HDMI 포트와 마이크로 USB 포트가 있습니다. 올해 그것도 하반기에 나온 모델인 주제에 USB-C 포트가 아닌 점이 불만입니다. 슬슬 좀 USB-C로 넘어가자고!

아, 참고로 LX10도 이러더니 LX100M2도 카메라를 쓰는 동안에는 충전이 안 됩니다. 충전하려면 카메라 전원을 끄고 있어야 해요. 이것도 꽤 큰 불만점입니다.


참고로 플래시도 수동입니다. 수동으로 전개하고, 다시 집어넣고... 이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플래시가 별도 파츠로 존재하기 때문에 조립을 해야 해요.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 컴팩트 카메라를 쓸 때 편의성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 좌절스러운 부분입니다. 다행스러운 건 제가 플래시 쓰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겠지만...


전원을 켰을 때 렌즈는 이 정도 튀어나옵니다. 위쪽은 기본, 아래쪽은 줌을 한계까지 당겼을 때.


이번에는 수동 렌즈캡이라 렌즈 필터를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맞나?)이 있었기 때문에 렌즈 필터를 하나 샀습니다. 검색해보니 자동 렌즈캡을 장착할 생각이라면 이 코킨 43mm 슬림 필터 말고는 아예 선택지가 없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전 사실 선택지가 없어서 고민할 필요 없는 상황을 더 좋아합니다. (...) 선택지 많으면 갈팡질팡하느라 힘들다고!

직구로 4만 5천원 정도 하는 중국산 제품인데, 그래도 나름 가격대가 있는 물건이라 그런가 무슨 화장품 케이스 생각나는 동그란 알루미늄 케이스에 담아서 왔습니다.


코킨 43mm 슬림 필터 장착! 렌즈 프론트링을 제거하고 장착하는 부분은 잘못 하면 부서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 좀 헤맸습니다. 렌즈 필터 장착해보는 것도 처음이라서 불안불안했고... 하지만 결국 문제 없이 해결함. 장착해놓고 보니 원래 한몸이었던 것처럼 이질감 없이 달라붙어 있군요. 이제 일본 갔을 때 오토 렌즈캡만 사서 붙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몇 장 시운전 삼아서 찍어봤습니다. 전부 자동 모드로만 찍었고, 별도의 가공 없이 가로(혹은 세로) 900픽셀로 리사이징만 한 사진들입니다.

그러고보니 LX10과의 차이점이 하나 더 있군요. LX10은 사진이 기본 3:2 비율이었는데 LX100M2는 4:3 비율입니다. 사실 블로그용으로 쓰기에는 후자가 더 좋긴 해요.



이건 오늘 민방위 교육장 다녀오는 택시 안에서 찰칵. (...)


폐허 느낌이 물씬.


고양이! 이 요망한 밥달라냥이들. 제가 카메라를 사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고양이 사진인지라 개시부터 매우 흐뭇. 집에 오는 길에 마침 밥달라냥이 치즈 모녀가 달라붙어서 사진 좀 찍고 모델료로 간식을 줌.


쌓인 낙엽을 좀 땡겨서 찍어봤습니다. 아래쪽은 최대줌으로 땡겨서 접사로 찰칵! 나쁘지 않은 느낌이에요.


덧글

  • eggry 2018/11/30 22:37 # 답글

    아니 카메라를 어떻게 굴리면 2년 만에 맛이...라고 하려다가 사진 보고 경악 ㅋㅋㅋ 이정도 전투형은 흔히 볼 수 없는데.
    뷰파인더는 뭐 익숙하지 않으면 쓰기 불편하겠지만 햇볓이 셀 때는 액정이 안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쓰시게 될 듯.
  • 로오나 2018/11/30 22:39 #

    제가 진짜 좀 심하게 막굴리는 편입니다 ㅋㅋ 케이스고 뭐고 없이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써댔으니... 평균적으로 2~3년 정도면 구동계가 맛이 가거나 뭐가 깨지거나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컴팩트 카메라를 쓰는 것이기도 하고.

    뷰파인더는... 아, 그런때 써먹을 수가 있군요. 써보질 않아서 생각을 못했네요.
  • shaind 2018/12/01 09:29 # 답글

    흠. 이정도라면 m4/3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살지 말지 고민되는 수준이네요.
  • 로오나 2018/12/01 22:12 #

    센서야 같은 규격이니 휴대성을 생각하신다면 고려해볼만할 겁니다. 교환되는 렌즈 때문에 쓰고 계신거라면 그럴 필요 없을 것이고...
  • 타누키 2018/12/01 11:44 # 답글

    진짜 전투형이시네요. ㄷㄷ 이렇게 점점 카메라를 큰걸로~ ㅎㅎ
  • 로오나 2018/12/01 22:11 #

    사진 찍어놓고 보니 제가 생각해도 좀 심하게 막굴리긴 함 ㅋㅋ
  • lunic 2018/12/02 00:31 # 답글

    네오프렌 렌즈파우치 같은 거 하나 추천드립니다. 물건 가격이 배송비랑 맞먹는데 저런 카메라 넣기에도 괜찮은 사이즈라....
  • 로오나 2018/12/02 01:19 #

    아, 괜찮아 보이는군요. 이번에는 목에 걸고 다니는 일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이거 꽤 유용해 보이네요 ㅎㅎ
  • lunic 2018/12/02 15:50 #

    LX100은 의외로 경통으로 먼지 들어가는 이슈가 많이 보고되었거든요. mk2도 렌즈부는 거의 그대로인 만큼 살짝 더 잘 관리하셔야 할 겁니다.
  • 다물 2018/12/02 21:35 # 답글

    괜찮은 똑딱이 하나 사고 싶으면 LX100이 거의 유일한 선택지이긴한데, 이것저것 맘에 안드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보여서 못지르고 있습니다.
    툭 튀어나온 뷰파인더, 불편한 수동렌즈캡, 움직이지않는 LCD등... M2에 바란게 많았는데 안바뀌고 나왔더라고요.
  • 로오나 2018/12/02 21:44 #

    1세대 대비 성능이 올라가고 터치스크린이 추가된 정도죠. 특히 틸트와 오토캡 부재는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똑딱이로 보면 선택지는 몇개 더 있긴 합니다. 제가 쓰던 LX10도 있고 최신형을 바란다면 RX100 M6도 있고... 이 둘은 더 작고,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요.
  • YGG 2018/12/03 08:22 # 삭제 답글

    지름 축하드립니다! 제가 한 번쯤 써보고 싶었던 모델들을 다 써보셨네요 부럽습니다ㅠ
    같은 가격대라면 G1X mark 3가 있는데, LX100M2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 로오나 2018/12/03 17:50 #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1. 캐논은 1년된 구형
    2. 디자인
    3. 파나소닉이 더 익숙해서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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