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 반짝반짝한한 티살롱에서 애프터눈 티 세트를 '르살롱'


회현에 있는 레스케이프 호텔. 19세기말의 파리를 모티브로 한 부띠크 호텔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요. 여기 간 것은 7층에 입점해 있는 티살롱 르살롱에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수요미식회에 나온 걸로도 유명한 디저트 전문점 메종엠오에서 런칭한 찻집이라고 합니다. 메종엠오는 안가봤기 때문에 르살롱에 갈 때는 딱히 어떤 특정한 기대를 갖지는 않고 갔어요.


레스케이프 호텔은... 들어가자마자 잠깐 이세계에 진입한 느낌에 흠칫했습니다. 정말 각잡고 컨셉을를 구현해놓은 공간이더군요. 번쩍번쩍해요. 해외여행 가서 이런 곳에 들어갔으면 '오, 근사한데~'하고 말았을 텐데 애프터눈 티세트 먹으러 갔다가 정작 찻집에는 가기도 전 1층부터 이런 공간에 들어서게 되니 살짝 당혹스럽긴 하더라고요.


목적지인 르살롱이 있는 7층도 호화찬란한 이미지. 르살롱만 있는 건 아니고 다른 가게도 있습니다.


유명한 헬카페의 분점도 있는데 이 가게 분위기 어쩔 거야, 대체 어디가 헬이야?

참고로 본점은 이런 분위기 아니라고 합니다. 여기는 어디까지나 레스케이프 호텔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맞춘 거라고.


스위트룸 숙박객만 이용 가능하다는 라이브러리는 공간 전체가 포토존으로 꾸며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마법학교의 도서관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공간이네요.

이용은 스위트룸 숙박객만 가능하지만 구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해서 우리 말고도 여러 손님들이 와서 신이 나서 사진 찍고 그랬어요.


사실 제가 가장 놀란 건 화장실 갈 때였습니다. 세상에... 여기 화장실 대체 뭐얔ㅋㅋㅋㅋ


이 정도로 작정하고 컨셉에 충실하다 보니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관광 온 것 같아서 꽤 재미있었어요. 흥미로운 공간을 파는 가게들이 꽤 있는데 여긴 호텔 전체가 그렇다 보니 가게 안에 있을 때만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테마파크의 특정 테마 구역을 구경하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더군요.

다만 너무 컨셉이 강하다 보니 그 컨셉을 즐길 뿐, 고오급스러운 서비스를 기대하는 공간에 있다는 느낌은 오히려 옅어지는 감도 있었지만요. 그리고 고오급함을 느끼기에는 전반적으로 공간이 너무 좁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공간을 넉넉하게 쓰고 있다는 여유로운 느낌이 없다는 건 큰 단점으로 보였어요. 좀 더 넓게 지어진 건물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르살롱의 내부 공간은 입구 좌우로 길게 뻗은 구조로 생각보다 가게가 크고 좌석이 많은 편입니다. 당연하지만 여기도 참 반짝반짝한 분위기. 테이블간 공간도 넉넉하고, 좌석도 편안해서 좋았어요.

레스케이프 호텔 전체적인 분위기와 달리 여긴 좁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길쭉한 구조라 크게 넓다는 느낌도 없지만 독립된 가게로서는 충분한 느낌이긴 해요.


기본 세팅. 고오급한 기분.


메뉴 사진은 클릭하면 와방 커집니다. 카페 메뉴는 바로 옆에 있는 헬카페에서 공수해오는 게 특징이에요.

보통 찻집의 애프터눈 티세트는 예약제인 경우가 많은데, 르살롱은 예약제가 아닙니다. 예약을 안 해도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특이하더군요. 무조건 와서 주문해야 해요.

구성도 좀 특이해요. 애프터눈 티세트는 인당 1만 8천원. 근데 이 세트에는 차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애프터눈 티세트 1만 8천원 + 차는 따로 주문하는 구조라서 좀 어리둥절했어요. 차까지 합치면 실질적인 가격은 만원을 더하면 되겠습니다.

하긴 이런 숙박비도 결코 싸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반짝반짝한 호텔에서 고오급한 티살롱을 표방하는 곳인데 애프터눈 티세트가 18000원이면 많이 저렴한 느낌이긴 하지요. 하지만 애프터눈 티세트라고 하면서 티푸드와 차를 따로따로 주문시키는 이 구조는 상당히 해괴하고, 좋지 않은 인상입니다.


물티슈는 말을 하면 줍니다. 처음부터 주진 않더라구요. 전반적으로 서비스는 딱 할 것만 하는 느낌이고 그 이상을 하진 않는 느낌. 예를 들면 물잔에 물이 비었다고 알아서 채워주진 않습니다. 이 정도 고오급한 분위기면 거기까지는 챙겨줘도 좋을 것 같은데...


2단 트레이로 나오는 티푸드. 3단 트레이가 아닌 건 실망이었지만 새장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꽤 귀여워서 좋았어요. 3명분을 늘어놓고 보니 꽤나 호화로운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 호화로운 느낌이 애프터눈 티세트의 만족감 요소 중에 하나지요.


차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습니다. 일단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는데 둘의 나오는 타이밍도 한참 따로따로인 건 좀 너무했습니다. 티푸드에 손대기도 애매해서 차 나오기까지 좀 기다렸으니까요. 아무리 애프터눈 티세트가 실제로는 차가 안 들어간, 티푸트 세트에 불과해서 차랑 따로따로 주문을 받더라도 이 둘은 비슷한 타이밍에는 나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차를 너무 연하게 우려 나오는 것도 별로였습니다. 손님한테 우리는 타이밍을 맡기지 않고 자기네가 생각한 최적의 세팅으로 나오는 거야 좋았지만, 그 최적의 세팅이 영 밍밍하더란 말이죠. 그리고 티살롱을 표방하면서 차 종류가 너무 적은 것도 큰 단점이에요. 홍차 4종 + 허브티 3종이 다라니 이거 좀...


귀여운 새장 모양 2단 트레이에 나오는 애프터눈 티세트(라고 쓰고 티푸드 세트라고 읽어야 하는)는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은 수준. 하지만 이거 맛있다 싶은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미니미니한 버거 모양의 쁘띠 브리오슈 사레 샌드위치는 귀엽긴 한데 맛은 그냥저냥이었고, 아래쪽에 크림 브륄레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유자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디저트는 맛있었어요.


그리고 금박 올라간 토마토 수프도 맛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레스케이프 호텔의 테마파크스러운 분위기도 구경할 겸, 예쁘고 고오급한 공간에서 우아한 분위기도 즐겨볼 겸 해서는 가볼만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적인 매력이 아닌, 찻집으로서는 차와 다과가 만족감을 주지 못했어요.


위치는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코앞입니다. 언덕길에 있는 레스케이프 호텔 입구로 들어가서 7층에 가면 됩니다.

애프터눈 티세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화번호는 02-317-4002


덧글

  • 홍차도둑 2018/10/28 22:18 # 답글

    타이밍 말고도 차와 곁들이로 음식이 나올 땐 음식의 본래 맛보다 다르게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것의 '주'를 어디로 둘거냐에 따라 달라지긴 합니다.
    그런지라 '차'가 아닌 '음식'이 메인이라면 또 달라지는거라...
    언제 함 가서 봐야겠네요.
  • 타누키 2018/10/28 23:10 # 답글

    와 인테리어 대박이네요~
  • 다물 2018/10/29 16:57 # 답글

    인테리어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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