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이 카페가 벌써 10년이 넘었어! '델 문도'


오랜만에 가봤습니다. 홍대 델 문도(del mundo). 정말 눈에 띄지 않는 골목 구석탱이 그것도 2층에서 꾸준히 영업하고 있는 가게에요.

아는 사람은 아는 가게지만, 사실 이 가게가 제가 안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장사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홍대 부근에서 한 가게가 10년을 장사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죠. 하지만 델 문도는 한창 인터넷 문화 초창기에 홍대에 카페나 일식 문화 등이 유입되던 그 시절부터 장사를 한 가게고, 그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해서 더더욱 신기한 기분이 들어요.


가게 앞에는 가챠 기계. 요렇게 봐도 카페 입구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드는 것도 여전합니다.


문에는 영업 중이라고 써붙이고 있지만요.


오랜만에 왔는데, 오랜만에 온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한 2년만에 온 것 같은데) 시간이 비껴간 것 같았어요. 이 뭔가 공사가 덜된 것 같은, 한때 유행했고 지금도 어느 정도 유행이 남아있는 것 같은 가게 인테리어에 정리가 덜 된 것 같은 카오스함도 살아있는 가게 분위기가 그대로더란 말이죠.

델 문도는 초창기에는 커피 안 파는 카페(지금은 팔아요)로 유명했어요. 인터넷 문화 초창기에 유명했던 일본인 나오키 상이 하는 가게로 잘 알려졌었는데, 그 후에 나오키 상은 일본에서 다른 사업을 시작해서 가게를 접으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오픈 초기부터 죽 델 문도에서 일했던 스태프 분들이 델 문도가 문을 닫는 게 싫어서 사장님이 되어 델 문도를 계속 꾸려나가고 있다고 해요.

어쨌든 홍대의 옛날 분위기를 기억하는 사람 입장에서는(지금은 변해도 너무 변했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가게입니다. 뭔가 구석탱이에 짱박힌 아지트 같은 느낌도 들고요.


델 문도는 음료 메뉴만이 아니라 카레라이스 등의 식사 메뉴도 하고 있어서 밥이랑 카페를 한번에 다 해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저는 이 날은 밥 먹고 갔기 때문에 음료랑 디저트만 주문했지만.


슈퍼 레모네이드(8000원)를 주문했더니 이렇게 앞에서 직접 레몬을 갈아서 넣어주셨습니다.

잘 섞어서 마셔보면 그렇게까지 슈퍼하게 시진 않아요. 이거 처음 나왔을 당시엔 엄청 신 느낌이었는데, 그 후로 신맛 계통 음료에도 파워 인플레가 일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시게 느껴지네요. 그 사이에 카페 업계에는 100% 레몬 쥬스도 나오고 그랬으니까요.

옆에 나온 건 8월 한정 드링크였던 히비스커스 소다(8000원)였는데... 제가 히비스커스 차를 딱히 싫어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건 별로였습니다. 으윽, 시큼털털해 이거...


카렐차펙 코니 뷰티허브티. (6000원) 이것도 8월 한정 드링크였는데 그 이름처럼 뭔가 마시면 뷰티-해지는 느낌. 이게 뭔 소린가 싶은데, 이름과 설명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머릿속에 형성되어서 그런가 진짜 그런 기분에 빠졌습니다. 향도 꽤 좋아요.



밀크 캬라멜. (5000원) 캬라멜 + 우유의 조합은? 네, 차가운 캬라멜 우유맛입니다. 럼이 들어간 버전도 있지만 전 그냥 이런게 마시고 싶어서 주문했어요. 이런거 좋아하거든요.


안닌도후. (3500원) 향신료 향 같은게 너무 강해서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이...


말차 안미츠. (9000원) 8월 한정 디저트였는데,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복숭아가 좀 두드러지게 안 어울렸고, 작은 그릇에 욱여넣은 느낌이라 먹기 불편해서 좀 별로였어요.


캬라멜 푸딩 케익. (5500원) 이거 상당히 일본스러운 디저트 메뉴였습니다. 캬라멜 커스타드 푸딩 + 케익 조합인데 꽤 좋았어요. 위쪽 층이 젤라틴 좀 들어가서 탱탱한 일본식 푸딩층이고(한국에서는 '옛날식' 푸딩 느낌일까요) 아래쪽에는 촉촉한 케익 시트인데 이 둘의 조합이 약간 이질감이 들면서도 신선하게 맛있어요. 캬라멜맛도 잘 어울리고요. 간만에 눈이 반짝.



위치는 여기. 상상마당 쪽의 골목 구석에 처박혀있어서 잘 찾아봐야 합니다^^;

전화번호는 02-336-0817

영업시간은 11:30 - 22:00 고 요즘은 휴일이 비주기적이라고 하니 공식 트위터 (링크) 를 보거나 전화해보고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덧글

  • fthero 2018/10/22 14:59 # 삭제 답글

    델문도? 라고 하니 뭔가 낯익은 이름 같은데 뭐였지 싶었어요.
    나오키상이 있을 때에 가봤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스태프들이 이어 받아서 운영중인거군요. 오래간만에 소식 들으니 반갑네요.
  • 로오나 2018/10/23 19:30 #

    지금도 여전해요. 나오키상은 없지만...
  • 행인 2018/10/23 11:33 # 삭제 답글

    델문도, 나오키상 모두 그리운 이름이네요.
    나오키상이 했던 라멘집을 딱 한 번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로오나님께서 '한때 유행했고 지금도 어느 정도 유행이 남아있는 것 같은'이라고 하셨는 데,
    제 느낌은 나고야 커피숍(きっさてん)에 살짝 힙스터 취향을 반영한 것처럼 보입니다.
  • 로오나 2018/10/23 19:30 #

    나고야 쪽은 한번 가봤지만 그런 곳을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네요.

    홍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한창 유행했었죠. 사실 지금도 강남 등지에 가면 '공사하다 만 것 같은' 스타일의 인테리어 많이 보여요.
  • dARTH jADE 2018/10/23 13:17 # 답글

    아.. 없어진 게 아니었군요!
  • 로오나 2018/10/23 19:31 #

    아~주 예전에 한번 옮기긴 했는데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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