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큐슈 #8 쿠마 BAR 멋져! 구마모토 밤의 처묵처묵


2017년 4월 후쿠오카-구마모토 여행기 8편!


일본 큐슈 #1 햇살 좋은 봄날 일요일의 후쿠호카

일본 큐슈 #2 전망 최고였던 니시테츠 인 후쿠오카 호텔

일본 큐슈 #3 올빼미 카페와 유쾌한 라멘 가게

일본 큐슈 #4 야나가와에서 뱃놀이했다

일본 큐슈 #5 하카타 포트타워와 나미하노유 온천

일본 큐슈 #6 하카타 역 포켓몬 센터, 그리고 구마모토로

일본 큐슈 #7 구마모토 노면전차와 무너진 구마모토성


에서 이어집니다.


구마모토성을 보고 돌아올 때쯤에는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은 슬슬 가게들이 닫는 분위기더군요. 일본답게 폐점시간이 빨라요.


해가 저물고 밤이 되었을 때,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에서 올려다보는 구마모토 성. 아직 복구공사 중이고 딱히 근사하게 라이트업을 해주는 게 아니라서 무슨 B급 호러물의 한장면처럼 찍힘. (...)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 중앙의 무대는 밤이 더 볼만하군요. 아무것도 없지만!


여기서 파는 당고가 구마모토 전통요리라고 해서 먹어봄. 그리고 가라아게 꼬치는 그냥 비주얼상 맛있어 보여서 충동구매.

근데 가라아게 꼬치는 그게 마지막이라면서 가격을 좀 깎아주긴 했지만(원래는 하나에 300엔인데 2개 400엔으로 깎아줌) 데워주질 않아서 식은걸 먹고 있자니 그 돈조차 아까웠어요-_-;

그리고 당고는.... 음. 이건 따끈했는데 먹어보니 그냥 참... 관광지 토산품 맛입니다. 전혀 맛있지 않아요. 한번쯤 먹어볼만한 특색이 있는 것도 아님.


그래서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에 대해서는 별로 안 좋은 인상만 남았습니다. 여기서 일행이 당장 입을 반팔 티셔츠도 필요하고 해서 쿠마몬 티셔츠도 한장 샀는데, 나중에 돈키호테 가보니까 똑같은 걸 400엔 정도 싸게 팔고 있어서... 관광지 바가지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임을 배웠습니다. 흑흑.


아, 그리고 여기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카드결제는 안 됨.


밤이 되어 나오니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 입구 쪽은 조명 때문에 예뻐서 찰칵찰칵.


그리고 그곳에는 앞에 웬 길냥이가... 사람 손도 받아들여주는 싹싹한 녀석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갖고 다니던 차오츄르로 꼬셔보니 완전 좋아 죽음. 준비된 자는 승리한다!

전 일본 가면 이상하리만치 고양이랑 인연이 없는 편이었는데 이 여행에서는 고양이를 꽤 많이 본 편이에요.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코쿠테이 라멘이라는 곳이 유명하다길래 가봤는데 택시비는 1000엔 정도 나왔어요. 올때는 도보 + 노면전차로 저렴하게 왔지만, 이 코쿠테이 라멘이 좀 구석진 곳에 처박혀 있어서 처음에 택시 타고 가길 잘했습니다.


가게는 바 좌석과 테이블 좌석이 적당히 있는 편. 공간이 좁지 않아서 좌석 배치가 빽빽하지 않은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코쿠테이 라멘은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참 훈남이시더군요. 웹에서 리뷰 보면 사장님 훈남이라는 이야기가 많던데 직접 보니 정말 훈남이었음.


생맥주가 메뉴에 없길래 혹시 생맥주 있냐고 물어보니까 있다고 그러더니병 맥 갖다줘서 으잉? 이거 말고 생맥주! 라고 이야기했지만 말이 잘 안통해서 그냥 포기하고 병맥 마심. 흑흑.


코쿠테이 라멘은 비주얼이 꽤 강력했습니다. 맛도 괜찮았구요. 내용물이 푸짐하고 계란 노른자 2개가 올라가 있는 걸 따로따로 먹을 수 있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만족감의 절대치로만 보면 후쿠오카에서 먹은 라멘들이 더 위이긴 했습니다. 구마모토도 라멘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이 여행에서는 여기 말고 다른 집은 먹어보지 못하고 와서 좀 아쉬움.


사이드 메뉴인 주먹밥이 짭쪼름하고 라멘과 먹기에 좋았어요.


많은 일본 라멘 유명점들이 그렇듯 여기도 자기네 라멘을 인스턴트화해서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깨알 같은 쿠마몬!


그리고 여기도 카드는 안 됨. (...) 후쿠오카에 이어 구마모토 역시 카드력이 매우 낮습니다. 큐슈의 카드력은 일본 최약체인가!


도보 + 노면전차로 가라시마초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숙소로 가기 전에 선로드 신시가이로 들어가서 아케이드 번화가를 구경했어요.


입구부터 쿠마몬이 활약 중. 아케이드가 엄청 넓고 가게도 많으며, 정말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밤에도 영업 중인 가게가 많은 게 좀 신기했어요. 한국이라면 번화가가 밤에도 붐비는 게 신기한 일도 아니겠지만 일본 그것도 지방에서는 밤만 되면 다 닫아서 쓸쓸한 분위기인 경우를 일반적으로 봐왔으니까요.


아케이드 중심가를 걷다 보면 군데군데 옆으로 빠지는 골목들이 있고 이쪽으로는 술집들이 많았습니다.


밤에도 사람이 바글바글. 지방도시라는 생각이 안들 정도에요.


그리고 길가다 쿠마몬 캐릭터샵을 발견! 이 인형이 세워진 곳 2층이에요. 이 날 하루만으로도 이미 쿠마몬에게 푹 빠지는 덕통사고를 당해버린 우리는 이걸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구마모토에서는 쿠마몬 말고도 종종 이 성 캐릭터를 볼 수 있는데, 이게 구마모토 성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쿠마몬이 나오기 전까지는 구마모토 시 마스코트 역할을 했던 듯.


그리 넓진 않았지만 다양한 쿠마몬 캐릭터 상품으로 꽉 차 있던 샵이었습니다. 나중에 가본 쿠마몬 스퀘어 쪽보다 여기가 더 알찼을 정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여기 갔을 때는 이미 마감시간이 가까워오는지라(밤 9시까지 영업) 내일을 기약하며 머그컵 하나만 사고 나왔어요. 컵덕컵덕...


하지만 이건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쿠마몬 USB 메모리는 정말... 이건 아닌 가격이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4GB는 너무하잖아-!


일행이 여행 중에 가볍게 신을 신발 하나 사고 싶다고 해서 돈키호테에 들러봄. 천엔 정도 되는 저렴하면서 괜찮은 신발이 있어서 놀람. 싸다!

전 가는 김에 차오츄르나 살까 했는데 한국에서 사는 거에 비해 너무 애매하게 싸서 미묘하더라구요. 130엔이었으면 샀을텐데 150엔대... 으으음.


돈키호테에도 쿠마몬 상품들이 그득그득함. 쿠마몬 킷캣이라거나 쿠마몬 휴대폰 받침대라거나 쿠마몬 USB 충전기라거나 기타등등...

쿠마몬 티셔츠도 팔고 있었는데,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에서 똑같은 티셔츠를 산 일행은 돈키호테가 400엔이나 더 저렴한걸 보고 대좌절. (...)

사쿠라노바바 죠사이엔... 잊지 않겠다... (부들부들)


번화가에도 쿠마몬!


식당광고에도 쿠마몬!


쿠마몬이랑 상관없는 가게지만 구마모토니까 간판부터 쿠마몬!


편의점에도 쿠마몬!


노면전차에도 쿠마몬!


어딜 가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쿠마몬. 구마모토는 쿠마몬의 왕국이 분명합니다. (진지)

정말이지 구마모토 전체가 무슨 쿠마몬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 들 정도에요.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았죠. 과연 캐릭터 하나로 지역의 위상이 바뀔 정도로 대박을 친 곳답다고 감탄함.


그리고 또 별난 가게를 발견하고 빵터짐. 쿠마 BAR라니 이거 뭐얔ㅋㅋㅋ

선로드 신시가이 쪽에서 들어가서 맥도날드가 있는 코너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금방 있는 가게입니다. 이날 하루 완전 쿠마몬 덕통사고를 당한 우리는 이런 가게를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봄.


그리고 들어가보고 또 빵터짐. 여기 재밌어! 쿠마몬을 테마로 한, 카페도 아니고 바라니!


바에는 커다란 쿠마몬 인형이 앉아있어서 그 옆에 앉아서 어깨동무하고 술마실 수 있습니다. 저는 구마모토 가서 쿠마몬이랑 술마시고 온 사람이라구요! (...)


쿠마몬 캐릭터 상품도 팔고 있는데, 여기서만 파는 오리지널 상품도 있어요. 술병 같은 건 뒤에 보면 쿠마 바라고 프린트가 되어있는걸로 봐서는 이 가게 한정 맞는 듯. 개인적으로는 쿠마몬 볼링공이 빵터지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쿠마몬 얼굴을 볼링공에다 프린트해놓으니 엄청 잘 어울리더라구요.


한국어 메뉴판도 있습니다. 바텐더 말로는 한국인은 거의 온 적이 없었다고 신기하다던데(특히 이때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구마모토성이 무너져서 관광객 수도 줄어든 시기였고) 그런데도 한국어 메뉴판이 갖춰져 있는 점이 재밌음.


이 가게는 자리비가 500엔. 삿포로에서도 겪었는데 일본은 술집에서 이렇게 자리비를 내는 게 보편적인 모양이에요. 딱히 주문하지 않아도 자리를 차지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금액을 내야 하고, 그러면 기본 안주를 내주는 식입니다.

그리고 음료는 거의 다 500엔 정도. 600~700엔짜리도 있긴 합니다. 안주도 500엔 정도.


물티슈도 쿠마몬!


밖에 입간판에 프린트를 붙여서 광고하고 있던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문해봄. 진한 초콜릿맛이더군요. 이건 그냥 소프트 아이스크림 콘을 쿠마몬 컵에다 넣어둔 것뿐이었어요=ㅂ=;


알콜 버전이 있어서 일행은 그걸로 주문해봤더니 그냥 똑같은 거 위에다 소주를 따로 줄뿐. 그걸 그 위에다 끼얹어서 먹는 거라서 실망.


구마모토 특산 술 중에서는 쿠마몬 캐릭터가 박힌 것들이 있음. 일행은 리딩은 안 되지만 일본 사람들한테 종종 일본인으로 오인받을 정도로 일본어 발음이 좋은데, 전체 일본어 실력으로 보면 디테일이 약한 편이라서 종종 대화가 잘 안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파고 번역까지 써가면서 바텐더랑 이야기를 나눴는데 꽤 재밌었어요. 특히 일행이 워낙 적극적인 성격이라 옆에서 듣다가 중간중간 끼어드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음.


그렇게 먹고 마시다 보니 한 7000엔 정도 나왔군요. 기분이 좋아서 야금야금 추가 주문도 하고 이 가게 한정의 유리컵도 하나 사고 그랬더니 그만...


쿠마 BAR의 명함.


쿠마 BAR는 쿠마몬 덕통사고의 날의 화룡점정이었습니다. 살짝 취해서 완전 좋은 기분으로 편의점에서 저지 밀크 푸딩이랑 생수를 사서 돌아옴.

참고로 편의점 저지밀크 푸딩은 다른거 다 필요없고 기본 맛이 짱인듯.

이렇게 또다시 저지밀크 푸딩으로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 같았으나 페이크! 후쿠오카에 이어 이번에도 새벽에 깨버렸습니다.

일행은 잘 자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새벽 2시쯤에 혼자 나가봄. 선로드 신시가이는 아직도 불켜져 있더군요.


아무래도 새벽이 되니까 닫은 가게가 대부분이고 좀 한산해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때까지도 영업하는 가게들이 좀 있었다는 뜻이죠. 심야 영업이 기본인 술집들만이 아니라 아예 24시간 영업하는 식당들도 있었어요. 맥도날드도 24시간 영업이고 해서 이 부근에 호텔을 잡으면 밤에 먹고 마시고 노는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일본 여행 중에는 처음 만나본 환경.


24시간 영업정 중에 스시집과 소바집 둘중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소바집에 감.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혼자 식당 가서 혼밥해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고기 소바가 있어서 그걸 주문함. 소, 중, 대 3가지 사이즈가 같은 가격이더라구요. 하지만 야밤에 많이 먹긴 그래서 가장 작은 걸로 먹었음. 의외로 꽤 맛있었습니다. 특히 완전 몰랑몰랑한 온천달걀이 얹어나오는 게 좋더라구요. 제가 요런 온천달걀 엄청 좋아해서=ㅂ=


삿포로 생맥주도 한잔 마심. 이 날 저녁에 생맥주를 못마셨던 울분을 여기서 풀었습니다. 야식과 함께 하는 생맥주 너무 좋아!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홋카이도 치즈 푸딩을 삼. 이건 거의 치즈 케이크 수준이었어요. 푸딩치고는 퍽퍽함에 도달할랑 말랑 하는 그런 식감이 인상적이었음.


배를 채우고 술도 마시고 혼자서 새벽의 번화가를 산책할 겸 구경하다가 돌아와서 잠들었습니다. 이걸로 정말로 여행 3일차 끝.


우리는 원래 다음날 아소산에 갈 예정이었으나 쿠마 바에서 바텐더의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구마모토에 갔는데 구마모토 지진의 여파로 큐슈횡단특급이 구마모토-아소 구간은 끊어져 있더라구요. 확실히 지진 대미지로 인해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한 관광은 꽤 문제가 있는 상태였어요. 지금은 회복됐는지 모르겠군요.

버스로는 갈 수 있었지만 버스로는 왕복 4시간 이상 걸리는 데다 돌아오는 마지막 버스가 꽤 이른 시각에 있어서 일정이 너무 위태로웠고, 또 숙소에 들어와서 알아보니 당시 아소산은 현재 분화구 1킬로미터 출입통제 상태라서 분화구를 볼 수가 없더라구요. 아소산은 아직 활동 중인(즉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화산임에도 올라가서 그 화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포인트이기 때문에, 이게 금지된 상황이라면 굳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갈 메리트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결국 이때는 아소행을 포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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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허허.. 중학생때 2017/11/13 00:26 # 삭제 답글

    본 아소산이 마지막이 되려나....
  • 로오나 2017/11/13 01:47 #

    검색해봤더니 아소산은 지금은 화구 관람이 가능한듯합니다.
  • 2017/11/13 14: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1/13 15: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냥이 2017/11/13 17:17 # 답글

    여기저기 다 구마몬이네...고양시의 고양고양이, 저걸 배워라~!
  • 로오나 2017/11/13 15:31 #

    구마모토 서프라이즈는 지역경제 살리기의 모범사례로 여기저기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렇게까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뿐...
  • 은이 2017/11/13 15:51 # 답글

    월드 오브 쿠마몬! 에 다녀오셨군요!!!
    근데 맛집에 택시타고 다녀오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전 아직 동선 근처의 걸어갈 수 있는 영역까지말고는 엄두가 안나더군요.
    고양이... 하니 전 여행가면 도시 여행 아닌 이상 꼭 고양이를 보고 만지고 오더군요..
    유럽갈 때 마저 고양이랑 놀다 올 지경이니 -_-).. 흠..
  • 로오나 2017/11/13 16:43 #

    시간대도 미묘하고 길도 잘 모르겠고 해서...

    일본택시는 처음엔 벌벌 떨었는데 한번 타기 시작하니 아, 몰라! 하고 그냥 계속 타게 되더라구요. (...)

    고양이 건은 부럽네요. 전 여행 가서 고양이랑 놀게 되는 일이 거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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