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큐슈 #5 하카타 포트타워와 나미하노유 온천


2017년 4월 후쿠오카-구마모토 여행기 5편!


일본 큐슈 #1 햇살 좋은 봄날 일요일의 후쿠호카

일본 큐슈 #2 전망 최고였던 니시테츠 인 후쿠오카 호텔

일본 큐슈 #3 올빼미 카페와 유쾌한 라멘 가게

일본 큐슈 #4 야나가와에서 뱃놀이했다


에서 이어집니다.


1시간의 뱃놀이를 마치고 오하나 하선장에서 내려서 나오는데... 음. 하선장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이 건물은 뭔지 모르겠어요. 옆에 왠지 기념품 상점도 있고, 그거랑 또 붙은 식당도 있고 했던걸 보면 뭔가 관광 포인트였던 것 같기는 한데...


혼자 배를 몰고 가시는 뱃사공 할아버지. 낮은 다리를 통과하기 위해 몸을 크게 수그리시는 모습.


달랑 세 명이서 배 하나를 독점하고 뱃놀이하는걸 보니 부러움. 우리도 저랬다면 남들 뒤통수 신경 안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


이쯤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셔틀 버스를 타고 야나가와 역으로 갑니다.


근데 실수로 딱 역에서 내린 게 아니라 역에서 두어 정거장 떨어짐 지점이 내렸음; 어차피 다자이후 텐만구 가기는 덧없는 꿈으로 사라져버린 시간대라, 기왕 야나가와에 왔으니 여기에서 유명하다는 장어덮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여행 첫날 치카에에서 한번 배신감을 느꼈지만 다시 한번 트립 어드바이저를 믿고 원조 모토요시야라는 가게를 찾아가봄.


왠지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만드는 동네였습니다. 햇살 좋은 날이라 그냥 걸어다니면서 동네 구경만 하는데도 나름 재미있더라구요. 객관적으로는 별 거 없는 동네지만...

근데 보다 보니 작든 크든 거미줄처럼 곳곳으로 뻗어나가 있는 수로 때문에 여기 사는 사람들은 불편하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당장 개인주택인데 현관문 앞에 수로가 지나고 있어서 다리를 놓고 지나다니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


그런 동네를 구글 지도의 안내에 따라 걷다 보니 목표로 했던 가게에 도착.

그리고 우리는 절망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이 가게, 휴일이었습니다. (...)


으아아아아아, 트립 어드바이저! 여기 가라고 추천만 하고 휴일이 언젠지도 안 가르쳐주다니 모든 게 계획된 함정이었냐아아아아!


이 일을 계기로 두번 다시 트립 어드바이저 따윈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흑흑.


거의 다 닫은 시골 도로 주변길을 터덜터덜 걷다가 장어덮밥을 파는 곳일 줄 착각하고 지금 막 오픈 준비하고 있던 술집에 들어감.

여기서부터 일행의 거침없는 대화력이 빛을 발하는데...

이 가게 사장님한테 '우리가 이런 사정이라 굉장히 우울함! 야나가와의 추억을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맛있는 장어덮밥집 좀 추천해주세요!' 하고 막 이야기해서 사장님이 진짜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대단한 행동력!


그래서 갔습니다.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맛집 2호, 우나기노 토미상!

관광객하고는 거의 인연이 없는 것 같은, 동네 친화적으로 보이는 가게였습니다. 할머니랑 할아버지 부부가 하는 가게인 듯 하고 차로 배달도 하고 있던데 아무래도 그게 주수입원이 아닐까 싶음.


관광객하고는 별 인연이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관광지 가게라서 그런가, 입구 쪽에서 의무방어전처럼 기념품처럼 보이는 것들을 팔고는 있었음.


내부는 전좌석 좌식인데 의외로 좌석이 좀 되는 편.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 메뉴판 그게 뭔가요 우걱우걱!

그러기는커녕 메뉴판에 사진조차 없어서 알아볼 수가 없다! 참고로 이때 함께 간 일행은 말하기 듣기에 과감한 행동력과 사교성을 더해 엄청난 파워를 발휘했지만 리딩은 안 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가게에서는 철저하게 까막눈 모드! 서빙하시는 할머니께 물어봐서 주문을 정함.


물수건. 그리고 옆에는 이쑤시개통.


기본으로 나오는 차는 녹차.


생맥주가 없는 가게였습니다. 맥주를 마실까 말까 하다가 햇살이 강한 날에 뱃놀이도 하고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해서 그런가, 좀 땡겨서 병맥을 주문함.


확실히 배달용으로도 좋아보이는 통에 나옵니다.


카드 결제도 안 됐고 가격도 싸진 않아서, 장국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150엔일 정도였지만 식사는 만족. 달달하지만 싼맛이 아니라 세련된 단맛 양념이라 맛있었습니다. 원래 목표로 하던 가게를 허탕치고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맛집이라는 스토리가 더해져서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지만요.


밥먹고 나니 좀 피로감이 몰려왔고, 여기가 의외로 야나가와 역에서는 좀 많이 걸어야 하는 지점이라 택시를 탔습니다. 가게에 말하니 택시도 불러주시더라구요. 여기서 야나가와 역까지는 거의 기본요금으로 끝남. 640엔.


야나가와 역에 도착하니 해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2층에서 보는 석양이 느낌이 좋았어요.


슬슬 학생들도 학교 끝나고 하교할 시간인지 역에서 많이 보이더군요.


이것저것 꾸며놓은 게 많았던 야나가와 역.


뭔가 아이돌이 지역 홍보하는 뮤직 비디오를 틀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행 다녀오고 나서 한 반년쯤 지난 얼마 전에 우연히... 다른 아이돌 정보에 첨부된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야나가와 관광 PR 비디오 'SAGEMON GIRLS'라는 3인조 그룹이더군요 ㅋㅋ

오타쿠들이 좋아할 법한 캐릭터로 홍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지역 아이돌까지 일반화된 일본의 관광 마케팅은 보다 보면 꽤 재밌는 구석이 많아요.


텐진 역까지 가는 특급을 기다리면서 해가 다 저물어갈 무렵의 역을 찰칵.


그리고 또 한시간쯤 걸려서 텐진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야나가와에서 뱃놀이하고 나서 다자이후 텐만구를 가볼까 했기 때문에, 다자이후 텐만구를 못가게 되니 어딜 갈지 고민. 저녁 무렵에 가서 놀만한 곳이 어디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베이사이드 플레이스(하카타 부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텐진 역에서 그리 멀지 않고 늦게까지 영업하는 동네였거든요.


텐진 역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베이사이드 플레이스. 캄캄해지긴 했습니다만 수족관도 아직 영업 중이었습니다.


수족관을 갈까 말까 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하카타 포트타워에 올라갔어요. 타워 높이 100미터, 전망대는 70미터 높이에 위치한 곳으로 일본 곳곳에 있는 전망대 타워들 중에서도 낮은 편입니다. 아마 가장 낮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만 이 하카타 포트타워는 압도적인 장점이 하나 있어요.


입장료가 공짜입니다!


이 여행 전에 갔던 삿포로에서 비싸게 전망장사하는 걸 겪다 와서 그런지 이런 걸 공짜로 운용 중이라고 하니 신선한 충격.



올라가보면 전망대층은 왠지 시뻘건 조명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이는 색깔을 내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근데 전혀 전망대를 즐기기에 좋은 분위기를 내는 조명이 아님;


그리고 안에 불빛이 많아요. 지도나 역사 등등을 벽면에 설치해두고 밤에는 벽면 통째로 빛나는 곳들이 많아서 유리창에 빛이 비치니 야경 감상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게다가 잘 보면 유리창에도 격자 무늬가 있어서 카메라로 사진 찍기도 안 좋음.


그래도 공짜인 데다가 야경도 꽤 볼만해서 부담없이 가서 구경할만한 곳입니다.


하카타 포트타워에서 내려와서는 부두의 바닷가를 좀 산책했습니다.


여객선을 장노출로 찍어봤더니 뭔가 UFO스러운 사진이 나옴.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때와 달리 부둣가를 걸으면서 보는 풍경은 그렇게 멋진 야경은 아닙니다. 그래도 불빛이 있어서 나름 사진 찍으면서 놀 만한 포인트들이 있었어요.


이렇게 바닷바람 좀 쐬고 나서는 하카타 포트타워 바로 옆에 있는 나미하노유 온천에 갔습니다. 지하 800미터에서 끌어올리는 100프로 천연온천수로 운용되는 온천시설이라는군요.


이용료는 이래요. 여기는 또 카드 결제가 됩니다. 그러고보니 일본 여행하면서 료칸과 상관없이 운영되는 온천시설들은 대부분 카드 결제가 되었던 것 같네요.


건물 내부입니다. 이런저런 먹거리를 팔고 있고 안쪽에는 식당도 있어요. 마사지 서비스는 좀 관심이 있었는데 이미 시간이 끝나서 못받아봄... 흑흑.


일단 온천을 즐겼습니다. 규모가 아주 크진 않은데 시설이 나쁘진 않더군요. 바깥에 있는 노천탕이 좋았는데, 지붕을 막아놔서 료칸 노천탕 같은 정취는 없었지만 그래도 바깥으로 노출된 공기가 시원해서 좋더라구요. 재미있는 건 노천탕 쪽에 대형 TV를 벽면에 설치해놨다는 거였습니다. 일본 예능 프로가 나오고 있었는데, 뭐 일본어는 못 알아들어서 그냥 분위기만 즐겼습니다만.


온천욕하고 나오면서 식당 쪽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먹어봤어요.

생유 아이스크림이라고 해서 사먹어봤는데 꽤 맛있었어요. 홋카이도급으로 맛있어서 '큐슈 아이스크림도 제법이군!' 하고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맛있게 먹어치우고 돌아오는데 구석탱이 벽, 잘 안 보이는 곳에 이런 게 있더군요.


홋카이도 아이스크림.

......


홋카이도급인게 당연하지. 홋카이도 아이스크림인데.


속였구나, 큐슈! (...)



그렇게 온천욕 즐기고는 택시 타고 텐진으로 슝. 목적지는 이치란 라멘과 더불어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라멘집 중 하나, 잇푸도 라멘 본점.


텐진 도착. 가게 근처에 내리니 1000엔 나왔습니다.


의외로 작았던 잇푸도 라멘 본점. 사실 택시를 탄 건 시간 문제가 컸습니다. 여기까지 왔을 때 이미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거든요. 잇푸도 라멘 본점 영업시간이 밤 11시까지라는데, 이게 밤 11시에 라스트 오더라는 건지 아니면 그때 폐점한다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불안했어요.


다행히 밤 11시에 라스트 오더였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가게라 그런가 영어 & 한국어 메뉴판도 있더군요. 여기도 카드 결제는 안 됐지만...


아무리 봐도 돼지바로밖에 안보이는걸 팔고 있었음.


덜어먹을 반찬이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 가게는 이런 게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반찬은 생강절임이랑 콩나물 무침인데 콩나물 무침이 매콤해서 라멘에 곁들여먹기 좋더군요.


당연한듯이 생맥주를 주문하고 시작하는 우리들. 크으, 일본 생맥주 너무 좋아! 일본 여행의 낙입니다.


기본 메뉴인 원조 시로마루 모토아지 라멘. 제가 이치란을 먼저 먹어서인지 이치란이 생각나는 맛입니다. 다른 곳의 돈코츠 라멘과 비교할 때 이치란과 잇푸도는 국물이 진한 돈코츠맛이면서도 좀 더 고기고기한 맛으로 입맛을 돋구는 공통점이 있어요. 거기까지는 비슷한 뉘앙스고 마무리가 다른 느낌인데, 이치란이 맵고 자극적인데 비해 잇푸도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다 먹고 나서도 비교적 부담이 덜한 느낌이라 그런지 잇푸도 쪽이 더 취향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일행이 먹은 잇푸도 카사네아지 라멘은... 음. 닭곰탕 맛이었습니다. 그냥 그렇더라구요. 나쁘지는 않았는데 원조 시로마루 모토아지랑 너무 비교가 되어서 일행은 눈물. 제거 막 뺏어먹었음.


교자도 주문하고 맥주를 추가 주문함. 맥주... 크으, 맥주 너무 맛있어요. 한국에서도 아사히 생맥주를 팔지만 일본에서 먹는 아사히 생맥주는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간사이에서는 가게 마다 편차가 좀 있는 느낌이었는데 큐슈에서는 가는 집마다 맥주가 고르게 다 엄청 맛있었어요. 너무너무 맛있어서 막 마시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 가게도 카드 결제는 안 되어서 후쿠오카의 절망적인 카드력을 재확인시켜주었지만(...) 어쨌든 엄청 기분 좋게 식사하고 나왔습니다.


밤의 텐진역.


야간에만 영업하는 하카타 라멘 포장마차들. 이것도 하카타 명물이긴 한데 결국 이런데서 먹어볼 생각은 안했군요. 구경하고는 싶지만 딱히 이런데서 파는 라멘이 더 맛있을 거라는 환상은 없어서...


나카스 강가를 산책하면서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나카스 강가에 비치는 불빛들이 예뻤어요.


다녀와서는 방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을 즐기면서 저지밀크 푸딩으로 여행 2일차를 마무리. 어느 편의점에서나 살 수 있는 저지밀크 푸딩은 참 좋은 푸딩입니다=ㅂ=


다자이후 텐만구는 마지막날 돌아올 때 시간이 남으면 가기로 하고(하지만 결국 못갔음) 다음날은 이제 후쿠오카를 떠나 구마모토 여행의 시작.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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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에라 2017/11/09 23:22 # 삭제 답글

    여권도 없는 주제에 일본을 언제 갈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은 생맥주가 맛있다...
    트립어드바이저는 믿지 말아라... 끄적끄적...

    중간에 분노가 너무 절실하게 느껴져서 웃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더니...
  • 로오나 2017/11/10 00:57 #

    이 일이 있고 나서 여행사에 다니는 지인과 트립어드바이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전적으로 서양인들에게 기준이 맞춰져 있으니 숙박업소는 믿되 식당은 믿지 말라고 하더군요-_-;

    여권은 딱히 해외 갈일 없어도 그냥 만들어두시는게 좋습니다. 언제 떠나게 될지 알 수 없는 것, 그것이 인생....
  • LionHeart 2017/11/10 10:59 # 답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일본 맛집 사이트인 구루메 사이트의 추천도 못믿겠더군요. 일본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맞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지라...특히 땅이 우리나라보다 커서 지역간 음식맛의 차이도 은근히 상당한 것 같고 말이죠.
    몇 번 실패한 뒤로는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이 아닌 일본인 로컬 푸드를 먹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한국인이 올린 여행기 등에서 언급된 음식점을 찾고 있습니다.

    숙박업소도 일본 료칸의 경우에는 트립 어드바이저에 낚인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양인들은 traditional한 것에는 사족을 못쓰는지라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게 평가되는 것 같아요.
  • 로오나 2017/11/10 14:10 #

    타베로그는 별점 조작이 좀 있다던데... 뭐 전 사실 이거 안보고 적당히 찔러본데나, 아니면 지인이 조사해서 간데들이 맛있고 괜찮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체로 3점대 초반 뭐 이 수준이던데. 오타루의 스시집들은 점수가 상당히 높은데 비해 별로였고-ㅅ-;

    트립어드바이저는 여행사 다니는 지인이 비추천한 이유도 그거였습니다. 서양인들은 일본스러운 것이면 점수를 높게 준다고;
  • 2017/11/11 20:5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1/12 02: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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