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노트8 지름 & 개봉기


갤럭시 노트8 질렀습니다. 작년 노트7 폭발 사태 이후 1년 좀 못되는 기간 동안 LG V20을 써왔는데 결국 다시 노트 시리즈로 돌아오게 되었군요.


1년 만에 갈아타게 된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일단 1년쯤 썼더니 V20이 눈에 띄게 버벅거리기 시작해서 스트레스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른 부분에서 약간씩 느려지는 거야 별 상관없는데 카메라에서 버벅거림이 발생하는건 치명적이었습니다. 제게 있어서 폰카는 비싼 폰을 사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고, 그래서 카메라 앱을 불러왔을 때와 사진을 찍을 때 지속적으로 버벅거림이 발생하는 것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그걸로 촬영 타이밍을 놓친 적도 여러번이다 보니 더 이상 안되겠다 싶더군요.

어떤 신형 폰으로 갈아탈지는 좀 오랫동안 고민한 문제입니다. 최종적으로 노트8을 선택했지만 V30도 꽤 진지하게 고려했습니다. 비록 V 시리즈의 정체성을 집어던지기는 했지만 꽤 매력적으로 보이긴 했으니까요. 디자인적으로는 노트8보다 확실히 우위였습니다. 노트8은 컬러가 꽤 처참했기 때문에(용달블루 부들부들) 색깔면에서는 무조건 V30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기기 자체가 가볍고, 배터리 타임 평가가 노트8보다 우위였고, 플랫 디스플레이라는 점도 저를 흔들었습니다. 쿼드DAC라는 무기는 건재했으며 G6 때와 달리 방수방진과 무선충전을 다 탑재해서 이제 탑재된 기술 면에서는 삼성에 꿀릴 게 없었죠.


하지만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매장에서 몇번 갖고 놀아본 바로는, 매장 전시품 기준으로 노트8 쪽의 반응속도가 체감상 더 빨랐습니다. 다른 부분 말고 카메라 앱의 실행속도와 촬영속도에 있어서 말입니다. 이렇게 되자 V20이 1년만에 카메라 앱에서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여준 경험이 V30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V20을 쓰기 전에는 죽 노트 시리즈를 써왔다는 점도 중요했습니다. 노트1 -> 노트 4- > 노트7 (...) 을 거쳐서 V20으로 갔던 저는 1년간 필기 기능이 없다는 사실에 꽤 많은 아쉬움을 느껴왔습니다. 그리고 노트8은 노트7 때와 달리 터지지 않았죠. 대신 배터리 타임이 좀 아쉬운 폰이 되고 말았지만.


만약 V30이 세컨드 스크린을 달고 나왔다면 선택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V20을 쓰는 동안 세컨드 스크린은 너무나 잘 써서 노트8로 바꾸고 하루 지난 지금도 세컨드 스크린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V20의 후속기라기보다는 G6의 개선판이 되어버린 V30에는 그게 없었죠.


결과적으로 카메라가 가장 큰 선택의 이유가 된 셈입니다. 노트8의 망원 렌즈보다는 V30의 초광각 렌즈가 제게는 더 매력적이었고(줌은 어차피 카메라로 해결하기 때문에, 카메라로 커버할 수 없는 초광각이 좋았던), 이번에는 광각 렌즈의 주변부 왜곡이 V20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고민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속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삼성 디지털 프라자에서 지른 2대의 노트8. 아버지가 아직 노트4를 쓰고 계셨고, 아버지도 그림을 그리시는 일을 하셨는지라 필기 기능 사용빈도가 높으셔서 차기 폰도 노트 시리즈를 원하셨기에 제거 지르는 김에 아버지 것도 같이 질러드렸습니다. 저는 블랙, 아버지는 오키드 그레이.


박스 개봉. 박스는 노트7 때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노트7 박스는 끄트머리가 자석으로 달라붙게 되어있었던 반면 노트8 박스는 그런게 없군요.


노트7 때는 자체적으로 보호 필름이 붙어나왔는데 노트8은 그런건 없습니다. (그래도 기본 필름은 구매처에서 서비스로 붙여줬음) 하지만 대신 아예 박스 안에 투명 케이스가 하나 들어 있군요. 부록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아예 박스 구성품 안에 케이스가 들어 있다니 이건 좀 특이한 구성이네요.


투명 케이스와 메뉴얼을 제외한 내부 구성품들입니다.


S펜 팁 교체용 집게+ 스페어 팁 5개
2가지 투입의 USB-C 젠더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충전 어댑터 (USB-C 충전 케이블)
AKG 번들 이어폰
이어폰 캡 2세트


가 들어 있습니다. 사실 고속충전 지원하는 휴대폰에 고속충전 지원하는 어댑터를 넣어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애플의 아이폰 8 / 8+ 가 있다 보니 딱히 메리트가 아니었던 부분조차 메리트가 되었습니다. (...)


구성 면에서는 노트7 때와 거의 비슷합니다. 노트7 때와의 차이점이라면 역시 AKG 번들 이어폰이겠죠. 삼성이 엄청난 거액으로 오디오 명가 하만을 인수했으니 그 성과가 플래그쉽 폰에 도입되지 않는다면 꽤 허무한 일이었을 겁니다.

LG는 이미 한참 전, 쿼드비트 때부터 번들 이어폰 음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이후 쿼드DAC를 도입하고 뱅앤올룹슨과 협업까지 하면서 사운드 측면에서는 삼성보다 확실히 앞서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했지요. 그에 비해 삼성 번들 이어폰은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AKG 로고가 똬 박혀서 달라졌다는 느낌을 주는군요. 하루 정도 써본 결과로는 확실히 이전 번들 이어폰보다 좋은 소리를 내줘서 흐뭇합니다.

단 불만점도 있는데, 그건 이어폰 자체가 아니라 박스 구성 부분입니다. 노트7 때는 이어폰을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서 줘서 휴대시에도 보관이 편했는데 이번에는 그런게 없어요. 좋은 이어폰 넣어줄 거면 이런 점도 신경 좀 써주지 전보다 퇴보하다니...


하루 정도 써본 바로는 디자인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대체로 기대한 만큼 마음에 듭니다. 노트7 때만큼의 만족감은 없지만 그건 터졌고 이건 안터졌으니까 됐어요. (먼 산)



이번에는 예약판매로 산 게 아니라서 별로 받은 게 없습니다. 나중에 재고 들어오는대로 다이어리형 케이스나 따로 챙겨주기로 했고, 보호 필름이랑 이 5000mAh 배터리 정도만 받았군요. 근데 보조 배터리는 이미 집에 많은 데다가 이건 고속충전 지원하는 모델도 아니라서 그냥 주니까 받았다 정도.


하루 써본 간단한 감상은...


카메라 반응은 매우 빠릿빠릿하고 듀얼 카메라는 확실히 쓸모가 있습니다. 실내에서 조명 때문에 그림자가 지기 때문에 곤란했던 부분, 좀 멀리 떨어져서 광학 줌이 되는 카메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폰카만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죠. 다만 광각 렌즈에 비해 망원 렌즈 쪽의 사진 퀄리티가 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지문센서는 처음 발표 됐을 때도 욕나왔고, 매장에서 실제로 손가락을 대보고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데 실제로 써봐도 좀... 아, 이런거 갖고 쓸데없는 고집 좀 부리지 말라고! 어떻게 적응해서 쓸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제발 다음 세대에는 타사처럼 카메라 아래쪽에다 붙여놨으면 좋겠습니다.

홍채 인식은 정말 좋아졌군요. 노트7 때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개선되어서 안경 쓰고도 잘 되고 어두운 데서도 잘 되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빅스비 버튼은 정말 배치가... 지문 센서보다 더 짜증나네요. 짜증내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활성화 방법이 여럿 나와 있는데 삼성 측에서 이걸 못하게 업데이트로 막고 있다는 점은 욕나오는 일입니다. 기기 자체적으로 이걸 카메라 버튼으로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지문센서 위치상 폰을 왼손으로 들고 쓰는 게 편한데, 정작 카메라 불러내는 방법은 오른쪽에 있는 전원버튼 두번 누르기라는 점은 도저히 좋게 봐줄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선택하신 오키드 그레이. 나쁘지 않은 색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근데 S8 때까지에 비해서는 뭔가 물빠진 느낌인데다 비슷한 계통인 V30의 퍼플이 훨씬 이뻐서 문제지...


개인적으로 그래도 노트8 컬러 중에서는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 블랙. 폰은 별로 블랙을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블랙 말고 선택지가 없었던...


근데 이거 지문 너무 잘 묻어서 짜증남. 블랙은 지문 묻으면 엄청 티나서 더 짜증남. 아오...


사용기는 한 일주일쯤 써보고 나서 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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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kip 2017/10/13 18:49 # 답글

    갤8 쓰고 있는데 지문 인식 위치야 1주일정도 렌즈에 지문칠하다 보면 적응됩니다. 노트도 비슷하겠죠. 오히려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라서 편해진달까나.
    근데 빅스비 버튼은..왼손으로 쥐면 정확히 엄지 닿는 위치에 있어서 가끔 딥빡이 -_-
    노트도 왼손으로 쥐면 딱 엄지 닿는 부분에 있더군요.빅스비가 말귀를 잘아듣냐면 그것도 아니라서 반쪽짜리 구글 나우보다 좋은것도 모르겠고..

    빅스비가 시대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이면 얘기는 달라졌겠지만 스마트폰 음성인식 비서들이 멍청한건 어쩔수 없는게 현실이니(...)

    얘들이 말년병장 꼬장 받아들일 정도로 발전되기 전까진 이런거 강제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 로오나 2017/10/13 19:07 #

    지문질하다 보면... 이라는 점이 참 슬프군요. 전 굉장히 살살 적응 중입니다... 후...

    빅스비 버튼은 여러모로 딥빡 배치인듯-_-; 아 이런거 좀 하지마...
  • Skip 2017/10/13 19:12 #

    저도 방금 안건데 빅스비-설정에서 빅스비 버튼 작동 설정 할 수 있네요.
    꾹 눌렀을때만 동작 하는걸로다..

    사용자가 게을러서 미안했다 빅스비 ㅠㅜ
  • 요다카바 2017/10/13 18:46 # 답글

    저는 블루입니다.... 그레이 예약한줄 알았는데 블루라고 하더라구요. 신청하고 확인을 안 해놔서... 용달블루. 근데 쓰다보면 정듭니다.

    저도 7폭발때문에 소니 엑스페리아 쓰다가 눈에 띄게 버벅여서 노트 8 샀습니다. 디자인만 빼면 정말 나무랄게 없는 좋은 폰인거 같습니다.

    지문 위치는 의외로 쓰다보니 카메라는 안 건들게 되네요.

    빅스비는 의외로 쓸만해요. 손전등 키기 귀찮을 때나 기본어플 킬 떄 편합니다. 근데 굳이 버튼을 만들필요가 있었나...? 싶네요
  • 로오나 2017/10/13 19:06 #

    제가 블랙을 고르긴 했지만 노트8 최고의 히트 컬러는 블루긴 하지요. 용달 블루로 시즌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

    디자인은 아무래도 좀... 색만 잘 뽑았어도 이런 느낌은 아닐텐데. 뒤가 못생겨보이는 건 지문 센서 위치도 크게 문제가 있고요.

    빅스비는 음... 그냥 밀고 싶었던 거죠. 지문센서 위치처럼 그냥 '우리가 이런걸 밀고 있어!' 라는 의미로밖에는;
  • 자유로운 2017/10/13 20:16 # 답글

    성능은 좋지만 디자인은 7이 더 좋았다라는 느낌이네요.
  • 로오나 2017/10/14 11:31 #

    7이야 터지는 거 빼면 그 세대에선 완전체였죠. 터져서 문제지. (...)
  • 자유로운 2017/10/14 19:31 #

    안터지는 FE는 한 세대 이전 기종이 되어서 슬플 뿐입니다. (FE 유저)
  • 하니와 2017/10/13 22:53 # 삭제 답글

    카툭튀가 아니네요!!!!
  • 하얀삼치 2017/10/16 10:35 # 답글

    빅스비 쓰는데 너무 편해서 좋습니다... 앱눌러서 키는거보다 빅스비로 실행시키다보니 앱 위치도 못외움 ㅋㅋㅋ

    빅스비 위치가 자주쓰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위치여서 앱 종료 시킬때도 아래 올려서 뒤로 가기 버튼 누르는거보다 걍 빅스비 누르고 앱종료 라고 말하면 되는 편안함..


    처음엔 빅스비 버튼 욕 엄청했는데, 인간이 적응의 생물인지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네요...



    지문 인식 위치도 케이스 끼면 딱 손 놓기 편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전 폰이 노트4여서 그지같은 지문인식 아니란것에도 만족.
  • 이글루스 알리미 2017/10/23 08:13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0월 23일 줌(zum.com) 메인의 [허브줌 테크]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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