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 완전수록판 - 두꺼워! 그러면서도 컴팩트해!



데스노트 완전수록판. 그것은 데스노트 전12권을 단 한권으로 묶어버린다는 실로 변태적인 기획의 결과물.

아무리 생각해도 실용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기획인데, 세상에는 종종 이런 기획이 실현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책은 읽는다는 실용적인 목적 말고도 컬렉터의 욕망을 꿰뚫는 그런 요소도 있기 때문에 성립하는 게 아닐까.

과거 일본에서 이 책이 나온다고 했을 때 '으악, 저런걸 진짜로 낸단 말야?' 하고 놀랐던 적이 있는데 설마 그게 한국에도 정발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대원씨아이 측에서 책을 제공해주시겠다고 연락을 해오실 줄은 더더욱 상상도 못했습니다. (...)

네. 따라서 이 포스팅은 또 오랜만에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서 작성하는 리뷰 포스팅 되시겠습니다.



택배를 뜯어보고 나서 처음 느낀 감상은 '의외로 컴팩트하다'였습니다. 척 봐도 보기 불편할 정도로 두꺼운 책입니다만, 만화책 12권 분량을 한권에 전부 담았다고 생각하면 의외로 두께가 얼마 안되는 거에요.


게다가 책 사이즈 자체가 일반적인 만화책보다 작습니다. 일본 만화책은 한국 만화책보다 판형이 약간 더 작은데, 이 데스노트 완전수록판은 일본 만화책 사이즈에 맞춰져 있거든요. 그래서 이만큼이나 두꺼운데도 손에 들어보면 의외로 컴팩트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물론 그것과는 별고로 절대치가 두꺼운 책인 데다 들어보면 확실히 묵직해서... 커버에 넣은 채라면 무기로도 쓸 수 있겠다는 느낌은 듭니다. (...)


커버에서 꺼내보면 본책은 일부러 스크래치를 낸 것 같은 블랙으로...

보통 이런 컬렉션은 양장본으로 내기 마련입니다만, 이 책은 양장본이 아닙니다. 양장본이었다면 훨씬 더 무겁고, 더 크고, 더 비싸졌겠죠. 마지막이 특히 중요한 부분이겠군요.


다만 양장본이 아니라면 과연 책을 이 두깨로 만들었을 때 내구도를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펼치는 것만으로도 쩍 갈라져버릴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이 두께를 위한 특수제작기술 - PUR제본방식이 도입되었다는 이 책은 놀랍게도 여러번 펼쳐도 전혀 갈라질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PUR제본방식은 한국에서는 제작이 불가능한 방식이라 전량을 일본에서 특수제작, 원서와 동일한 공정으로 작업되었다는군요. 책등 부분이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 소재가 쓰였다는 것 같은데 여러번 펼치고 넘기면서 봐도 전혀 갈라지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놀랐습니다.


12권 분량을 한계까지 압축한 것 같은 두께와 일반적인 한국 만화책보다 더 작은 컴팩트함, 그리고 넘겨볼 때 불안하지 않다는 점이 더해지자 이 책은 의외로 '책장에 꽂아놓기 위한 컬렉션'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읽을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물론 무게가 무게이니 만큼 들고 보기는 어렵고 무릎에 쿠션을 놓고 본다거나 하는 스타일을 강요받게 됩니다만.


12권 분량이 저 두께로 압축된 것에서 예상할 수 있듯 이 책은 종이질이 정말 좋습니다. 구판하고는 아예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매끈매끈한 표면이 기분 좋을 정도고, 그러면서도 한장한장의 두께가 너무 얇지도 않아서 넘길 때 쉽게 구겨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인쇄질도 구판보다 훨씬 좋아서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군요

덧붙여서 구판의 오역을 전부 수정하고 번역에 맞춘 그림 수정을 다시 하는 등, 전페이지를 새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구판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특별 단편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 데스노트 - L : Change The WorLd 개봉 당시에 그려진 것으로 본편 완결 후 3년이 지난 시점을 그립니다.


결론적으로 데스노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봅니다. 종이질과 인쇄질이 일반 만화책보다 확연히 좋고, 38000원이라는 가격은 12권 전권을 따로 사는 것보다 저렴하며, 단순히 책장에 꽂아넣기 위한 컬렉션에 그치지 않고 (휴대성까진 무리지만) 집안에서 뒹굴면서는 충분히 '읽는 책'으로서의 편의성도 존재하니까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바로 컬러 페이지 문제입니다. 컬러 페이지를 컬러로 인쇄해서 넣었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을텐데, 이 책은 전부 흑백 인쇄로만 만들어졌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는군요. 모든 컬러 페이지를 컬러로 넣고 부록으로 기존 단행본의 표지 일러스트들까지 컬러로 넣어줬다면 이 책의 소장가치는 더더욱 높아졌을 텐데...


그리고 책을 받고 읽어보면서 새삼 놀란 점은 바로 데스노트의 작화입니다.

내용이야 당시에 신드롬을 일으켰을 정도니 말이 필요없고(지금 다시 봐도 역시 1부에 비해 2부가 많이 아쉽지만) 작화는 이 만화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된, 즉 완결된지 11년이 지난 작품이라는 것이 안 믿어질 정도입니다. 오바타 타케시 선생의 작화는 이 당시 절정에 달해 있었어요. 10년 정도의 세월로는 낡았다거나 이제 보니 그렇게 아름다워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는, 그런 수준을 초월한 경지입니다. 이후의 작품들에서 변화시킨 작화가 매우 아쉬워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덧글

  • 나르사스 2017/09/14 15:52 # 답글

    써서 죽이는게 아니라 패서 죽이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벼운가 보네요.
  • 로오나 2017/09/14 15:53 #

    아뇨. 별로 가볍진 않아요. 들고 보는건 무리고 무릎에 쿠션을 놓고 올려놓고 보거나 하는 식으로 봐야 합니다. 다만 양장본으로 두꺼운 책을 모아두면 펼쳐놓고 넘겨보는 것 자체가 꽤 큰 스트레스가 되는데 이건 놓고 볼 때는 의외로 별로 불편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
  • 2017/09/14 15: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9/14 16:0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타마 2017/09/14 16:13 # 답글

    12권을 줄인것 치고는 정말 얇(?)네요!
  • 로오나 2017/09/14 17:30 #

    놀라울 정도죠.
  • TokaNG 2017/09/14 16:59 # 답글

    나온다는 소식에 살까? 싶다가도 두꺼운 책은 제본이 쉽게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서 말까 했는데, 제본이 튼튼하다면 사야겠군요!
    12권 분량인데도 책 두께가 별로 두껍지 않다는 점에서 이미 종이질의 고급화는 예상했었는데, 번역이나 수정도 새로 되었다니 더더욱 필구 쪽으로...
    12권짜리 단행본은 인쇄가 번진 곳도 많아서 되게 불만이었는데, 잘됐습니다.
  • 로오나 2017/09/14 17:30 #

    종이질이나 인쇄질은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두권 정도로 나눠서 출간해줬으면 더 보기 편했겠다 싶기도 한데 이건 또 한권으로 모았기에 의미가 있는 기획인 거겠죠.
  • 도서정가제 싫어요. 2017/09/14 17:12 # 삭제 답글

    저런두께를 견딜수 있는 제본기술이 있었군요. 드래곤볼도 유년기, 천하제일 무도편, 사이어인편, 인조인간편, 마인부우편으로 저런식의 두께로 재발매 해줬으면
  • 로오나 2017/09/14 17:30 #

    그 점에서는 일본이 출판 선진국이긴 한가 봅니다. 일본에서만 가능한 제작공정이었다고 하는걸 보면...
  • 개발부장 2017/09/14 17:49 # 답글

    태블릿 전자책에 익숙한 저로서는 가로 2페이지씩으로 찍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드네요. ...가만, 그러면 위로 넘겨야 하나.
  • KittyHawk 2017/09/14 19:05 # 답글

    제본 기술로 조치를 취했다지만 저대로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합니다. 차라리 양장본이었다면 부담없이 샀을 텐데...
  • 단 쿠로토교 신도 2017/09/15 01:56 # 답글

    데스노트 한 큐에 모으고 싶은 소원을 이 책으로 이루었네요.
  • 다물 2017/09/15 13:19 # 답글

    두꺼운 책을 보면서 항상 성경책 만드는 종이로 책을 만들면 얇아서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소장용으로 가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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