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플래그쉽 스마트폰 V30 발표


LG가 플래그쉽 스마트폰 V30을 발표했습니다. LG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주목받는 플레이어 중 하나이며 그렇기에 V30 또한 삼성의 갤럭시 노트8 만큼은 아니지만 사전에 많은 것이 유출되었습니다. 그래도 갤럭시 노트8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스포일러를 덜 접하고(그렇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본편을 보는 기분이긴 하군요.



디자인은 상당히 잘 뽑은 느낌입니다.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전면도 매끈하고, 특히 후면은 V20의 느낌을 계승하면서 갤럭시 노트8보다 훨씬 잘 뽑아놨네요. V20 때의 공돌공돌한 투박함을 잘 다듬어놓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면이 매끈하면서도 플랫 디스플레이인 만큼 노트8의 엣지 디스플레이보다 실용성은 한수 위라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V20에서 가장 큰 변경점은 G6과 같은 풀비전 디스플레이가 채용되면서 세컨드 스크린이 없어졌다는 것. 그리고 방진방수와 무선 충전 기능을 넣는 대신 배터리 교체식을 포기하고 배터리 일체형으로 만들었다는 것.

2세대에 걸쳐서 구축한 V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그냥 내다버리고 사실상 '사이즈가 좀 더 큰 G6' 같은 기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시리즈의 아이덴티티에서 비롯되는 고유한 사용성을 좋아하던 저 같은 V20 사용자로서는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고, 그렇기에 그냥 고유한 특성을 모두 잃은 요즘의 플래그쉽 하나를 보는 기준으로 이 기기를 보게 됩니다. '다른 부분이 좀 못해도 이런 특성이 좋으니까 이걸 산다' 이런 메리트는 잃고 그냥 다른 기기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경쟁하게 되는 것이죠. 뭐 지금까지 V 시리즈가 그렇게 많이 팔리진 않았으니 이런 선택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만-_-;

또한 LG가 아이덴티티로 밀어왔던 IPS 디스플레이를 포기하고 OLED를 투입한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오래 전부터 폰은 OLED에 올인해온 삼성과 경쟁할만할 것인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노트8이 매 시리즈마다 그래왔듯 이번에도 역대 최고의 폰 디스플레이 평가를 경신한 상황이라 경쟁자가 너무나 강력합니다.



스펙적으로는 좀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일단 노트8의 램이 6GB인데 비해 V30은 램이 4GB만 들어갔죠. 그래도 전처럼 AP가 한세대 뒤쳐지는 일은 없었습니다만.


6인치 사이즈이면서도 6.3인치 사이즈인 노트8보다 1.3mm 정도나 더 얇고, 40g 가까이 가볍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G6와 비교해도 사이즈는 더 큰데도 더 얇고 더 가벼워졌습니다. 가끔 수치상으로만 보면 왜 그렇게 얇게 만들려는지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얇게 나온 폰을 만져보면 얇게 만드는 것의 메리트를 알게 되기는 하죠.


일체형으로 바뀐 배터리는 노트8과 같은 3300mAh인데 LG가 배터리 타임 면에서 별로 좋은 평가를 듣지는 못해왔는지라 이번에는 어떨지...

교체식 배터리가 일체형으로 바뀐 것은 (저를 포함한) 교체식 배터리 애호가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를 다 얻었다면 그건 충분히 괜찮은 트레이드오프라고 할 겁니다. G6는 모두 얻지는 못했던 것, 삼성 플래그쉽 폰들은 일찌감치 투입했던 것... 그것은 방수방진과 무선충전 2가지입니다. G6 때는 방수방진만을 얻고 무선충전은 도입하지 않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주었죠. 국내시장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삼성 플래그쉽 폰들은 이미 일찌감치 다 갖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LG는 V30에 와서야 그나마 온전한 경쟁력을 다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체인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LG가 삼성보다 한수 뒤쳐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지문인식과 안면인식을 탑재했지만 홍채인식은 없기 때문입니다. 갤럭시 시리즈의 홍채인식은 이에 대응하는 은행 서비스 등에 있어서는 확실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다만 지문인식에 대해서는 지문센서의 위치만으로도 V30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


사운드에 대한 것은 LG가 꾸준히 내세워온 강점이며, G6와 마찬가지로 32bit Hi-Fi Quad DAC가 탑재되었습니다. 이것은 이미 V20 때부터 애호가들에게 인정받아온 부분이므로 굳이 노트8과 비교할 것도 없는, V30을 선택할만한 메리트가 되어줄 것입니다.


카메라에 대한 것은 LG는 대단히 강력하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렌즈에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를 사용해서 투과율이 더욱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요. V20 실사용자로서 삼성 쪽과 비교할 때 V20 때부터 좀 아쉬웠고, G6 카메라 역시 평가가 아쉬웠으며, 이번에도 그 점은 별로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전보다 더 나아졌겠지만 삼성 쪽도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고, 그걸 뒤집을 만큼의 발전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일반 화각 + 초광각의 조합을 취하고 있는 점은 광각 + 망원의 조합인 아이폰이나 노트8과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둘 중 어느 조합을 선호하는가는 일단 취향의 영역이겠죠. 다만 샘플이나 리뷰들을 보면 일반화각의 사진은 G6 대비 향상된 퀄리티를 보여주는 반면 초광각의 사진은 영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소프트웨어 보정으로 왜곡을 좀 더 열심히 잡아주고 퀄리티를 높이면 꽤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라 V20 부터 이어져온 부족함이 많이 아쉽네요.


일단 V30의 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F/2.2, 화각 90도)로 실망스럽습니다. 전면 카메라도 대체로 800만 화소 이상을 탑재하는 추세인데 LG는 500만 화소에서 올라가질 않는군요. 렌즈 밝기도 어둡고요.


후면 듀얼 카메라는 1600만 화소 메인(F/1.6, 화각 71도) + 1300만화소 초광각 (F/1.9, 화각 120도)의 조합입니다. 노트8이 듀얼 카메라 모두에 OIS를 탑재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LG는 손떨림 보정에 대해서는 홍보를 하고 있지 않은데... 사전에 나온 정보들을 보면 노트8과 마찬가지로 듀얼 카메라 모두에 OIS가 적용된 것 같긴 합니다.


V30의 메인 카메라(일반 화각)는 G6와 마찬가지로 1/3인치 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소니 IMX351 센서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1/2.8인치 센서를 탑재했던 V20 때보다도 센서 사이즈가 작아진 것입니다. (참고로 노트8의 메인 카메라 센서는 1/2.55인치로 이 둘 모두보다 큽니다) 신형 센서라면 물론 전보다 더 나아진 성능을 갖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센서 성능은 물리적 사이즈가 많은 것을 좌우하며, 아무리 소프트웨어적으로 향상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하드웨어적인 한계를 우려하게 만듭니다. 플래그쉽 폰들의 카메라 기준으로 볼때도 G6와 V30의 이 센서 사이즈는 작은 축으로 아이폰과 동급(...)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현재 플래그쉽 폰 카메라를 이야기할 때 아이폰과 동급이라는 것은 절대로 칭찬이 아니죠.


초광각 카메라는 더 심각한데 G6 때보다도 센서 사이즈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실망스럽군요.


다만 동영상 촬영에는 꽤 강력한 무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영상 촬영시 후보정을 할 수 있도록 LOG(LG-CINE LOG) 촬영을 지원한다는군요.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메리트도 있고 아쉬움도 있는 제품입니다. 기존의 V 시리즈는 사라지고 G6의 후속기 혹은 변종에 가까운 새로운 플래그쉽 폰만 남았습니다.

남은 건 이제 가격이군요, 노트8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할텐데, 이 점에 대해서 LG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LG 폰 기준으로는 제법 잘 팔렸다는 G6는 89만 9천원으로 90만원대를 넘기지는 않았죠. V30도 이 수준을 넘기지 않아야 가격 경쟁력을 가질 것 같은데...




덧글

  • 로리 2017/08/31 21:27 # 답글

    카툭튀가 되어도 좀 더 큰센서를 썼으면 했는데 말이죠
  • 로오나 2017/08/31 21:35 #

    얇기에 올인하다 카메라에서 크게 잃은... 이 트레이드 오프는 좋은 트레이드 오프 같지 않습니다.
  • 미르 2017/08/31 21:29 # 답글

    V라인과 G라인의 차이는 대체 뭔지.. 그냥 전 모델은 버리는 패인지..
    G6로 갈아타면서 V20은 공기계로 가지고있는데..
    그저께 5개월 만에 업데이트가 뜨는 걸 보니 한숨만 나더군요
  • 로오나 2017/08/31 21:36 #

    매번 나올 때마다 사이즈도 중구난방인 G 시리즈다 보니 그냥 G 시리즈 변종 하나 더 늘었다... 고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던 V 시리즈는 이제 없음...
  • RuBisCO 2017/09/01 02:57 # 답글

    무슨 배짱인지 유럽서 900 유로를 불렀다고 하더군요. 여전히 이전의 교훈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 가녀린 아이스크림 2017/09/01 16:07 # 답글

    음...... 그냥 보급형 라인을 탈까 싶어지네요. 무상하다 무상해
  • ㅇㅇ 2017/09/12 14:12 # 삭제 답글

    분리형을 버리고 결국...결국 마지막(?) 분리형은 V20뿐이군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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