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15 노보리베츠의 지옥계곡


2017년 3월 홋카이도 여행기 15편! 15편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한편 더 가는군요. 같은 4박 5일 일정의 다른 여행기들과 비교해도 묘하게 길어진 이 여행기...


일본 홋카이도 #1 도라에몽이 기다리는 치토세 공항

일본 홋카이도 #2 삿포로 파크 호텔과 T38 전망대의 야경

일본 홋카이도 #3 삿포로 포켓몬 센터와 피자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4 겨울 홋카이도에서 게를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5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 대좌절

일본 홋카이도 #6 유키미쿠 노면전차가 달리는 삿포로

일본 홋카이도 #7 모이와야마 전망대와 징기스칸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8 눈 덮인 항구도시 오타루

일본 홋카이도 #9 오타루의 운하, 오타루의 스시

일본 홋카이도 #10 스누피 쇼핑과 삿포로 맥주 박물관 리벤지

일본 홋카이도 #11 나카지마 공원과 테레비 타워

일본 홋카이도 #12 시라오이의 아이누 민족박물관

일본 홋카이도 #13 일본 택시와 료칸 첫 체험!

일본 홋카이도 #14 노보리베츠 곰 목장


에서 이어집니다.


노보리베츠 곰 목장을 본 다음에는 노보리베츠의 상징과도 같은 명소라는 지옥계곡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약 1만년 전 가사야 마산이 폭발해 형성된 폭열 화구의 흔적으로 매분 3천 리터의 온천수를 용출하는 것으로 유명.


지옥계곡 입구 쪽에는 도깨비 방망이 조형물들이 배치된 센겐공원이 있고, 여기에는 간헐천이 있습니다. 80도 정도의 온천수가 3시간에 한번씩 50분 정도씩 높이 8미터, 총 2000리터 정도의 양이 솟구친다고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갔을 때는 간헐천 볼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기다리기에는 남은 시간이 그렇게까지 여유롭진 않아서 그냥 지옥계곡으로 돌입함.


지옥계곡 입구 쪽에는 큼직한 도깨비상이 반겨줍니다. 푸른 도깨비와 빨간 도깨비가 있는 건 분명 여기에 관련된 설화 같은 게 있겠지요. 여기 말고도 노보리베츠 여기저기에 이 두 도깨비의 모습이 보였으니...

여기까지만 와도 기온이 올라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기에 유황냄새가 섞입니다.


지옥계곡 입구에는 4성급 온천호텔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이 있는데 노보리베츠에서도 가장 유명한 온천호텔 중에 하나. 지옥계곡이 코앞이라는 점에서 정말 압도적인 입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천 수영장이 있는 곳이고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근처에 묵으면 한번 놀러가볼만한 곳인듯.

이렇게 구체적으로 쓰는 이유는, 실은 9월에 다시 홋카이도 여행을 갈 때 가볼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 호텔은 다른데로 잡았지만 온천수영장은 놀러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지라^^;



올라가 보면 관광안내소에서 겨울산책용 신발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어요. 근데 우리는 겨울의 끝자락에 갔기 때문에, 다른데보다 기온이 높은 지옥계곡은 겨울 차림으로는 더워서 외투를 벗고 다녀야 할 정도였고 길도 다 녹아있어서 이걸 빌릴 일은 없었습니다. 하긴 산 위까지 안 올라가서 거기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지옥계곡은... 와. 왜 지옥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보는 순간 더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었습니다. 풍경이 현실의 풍경 같지 않아요. CG로 만들어둔 풍경을 보는 기분입니다.


파노라마 샷. 클릭하면 와방 커집니다.


제단 같은 게 있고... 그리고 계곡 안쪽을 잘 보면 비석들이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돌아보면 입구 쪽에 있는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이 보이는군요. 진짜 입지 한번...


산책로부터 나뉘어져서 지옥계곡 한복판으로 이어진 긴 나무 통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끝까지 따라가보면 여기도 간헐천이 있어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서도 솟구치는 걸 못봤습니다. 여긴 몇분에 한번씩 솟구친다더니 한참 기다려도 안나옴... 간헐천 이 치사한 녀석... 부들부들.


여기서 보는 풍경도 멋졌습니다.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수증기...


산책로도 길게 이어져 있어요. 지옥계곡은 우리가 다녀온 짧게 지옥계곡만 다녀오는 코스가 있고, 거기서 더 깊숙이 가서 산을 1.5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는 등산로를 지나 그 너머의 천연 족욕탕에 발을 담가보는 코스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등산로 1.5킬로미터 왕복할 생각을 하니 힘들기도 하고, 시간도 그렇게 여유 넘치진 않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유황냄새가 진하기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저는 유황냄새가 좋진 않아도 그냥 넘길 만 했지만 일행은 유황 냄새 때문에 컨디션이 확 나빠졌거든요;


밥 먹으러 가기 전에 센겐공원의 간헐천을 다시 들러봤지만 역시나... 이 여행에서는 간헐천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흑.


지옥계곡은 그 자체로 멋진 곳이었지만 그럼에도 좀 아쉬움이 남았는데, 일단 간헐천을 못본 게 첫번째고 두번째는 야간에 와보지 못한 점이에요. 야간에는 낮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고 해서 전날 밤에 와보려고 했는데, 근데 료칸에서 온천욕하고 나니까 급격히 졸려져서 그만... (먼 산)



센겐공원 옆으로는 노보리베츠 온천시장이 있습니다. 그렇게 큰 곳은 아니고 이런저런 식당들이 있는 식당가. 떠나기 전에 밥먹으러 왔습니다.


지옥계곡 앞이라 그런가 염라대왕 사당이 큼지막하게 한 블럭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도리이가 있는 신사가 아니라는 것이 재미있었던 부분.


사전조사를 딱히 안해보고 왔기 때문에 대충 검색해보고... 온천시장이라는 가게와 엔야라는 라멘집 중에서 엔야 쪽을 골랐습니다. 온천시장은 사시미나 사시미 덮밥류가 주력이라 이때는 메뉴가 라멘 쪽이 땡겼던 것도 있고, 온천시장은 김치가 380엔인걸 보고(매우 일본적으로!) 왠지 갈맘이 사라져서 그만.


엔야 가게 내부. 주인 아저씨 한분이 하시는 가게였습니다.


한국어 메뉴판이 있었어요. 관광지라 그런지 가격대는 높은 편.


일행이 먹은 지옥미소라멘. 매운 라멘인데다가 이름에 '지옥'까지 붙어서 얼마나 매울까 싶었는데, 한국인 기준으로는 아주 매운 수준은 아니고 적당히 얼큰한 정도였습니다. 제가 매운걸 잘 못먹는데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고 국물도 무척 진해서 맛있더군요.


제가 먹은 새우쇼유라멘. 새우기름향은 꽤 강한데 간이 꽤 싱거웠습니다. 처음에는 가장 묽은 세팅으로 나오고 진하게 해달라면 액기스를 더 준다고 해서 더 달라고 하니...


소금을 주셨습니다. (...) 근데 그냥 소금은 아니고 조리과정을 거쳐서 내주시더군요.

이걸 넣어서 먹으니까 간이 맞춰져서 훨씬 낫긴 했는데 왜 이런 방식으로 내주는 걸까는 좀 의문. 기본 세팅은 맛있다고 하기 힘들었고, 지옥미소라멘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별로였습니다.


사이드 메뉴로 교자도 하나 먹어봄. 일본 교자 하면 생각나는 그 비주얼. 맛은 무난했음.


참고로 이 가게는 카드결제는 안됐습니다. 쳇.



이걸로 노보리베츠 관광은 끝.


열차 시간이 좀 아슬아슬해서 또 택시를 탔습니다. 결국 노보리베츠에서는 올 때 갈 때 다 택시탐!

편의점앞에 편의점 앞에 택시가 세워져 있어서 기사 아저씨한테 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대기 중이라 안된다고, 1분이면 되니까 기다리라고 하고 콜로 불러주셨어요. 그러자 번개처럼 이 택시가 왔는데...

이 택시 기사 아저씨가 멋졌던 게 우리 앞에 완전히 멈추기 전에 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 뒷좌석을 자동으로 탁 열어주셔서 빵터짐. 일본 택시는 손님이 열 필요 없이 기사가 자동으로 열어줄 수 있는 구조다 보니까 이런 광경도 보게 되더라구요.


첫 등장은 그렇게 다이나믹하셨지만 운전은 얌전하셨고, 또 중간에 신호 멈췄을 때 창밖에 큰 도깨비상을 보고 사진 찍고 있으니까 서행해주시는 친절함을 보여주심.

도중에 료칸에 다시 들러서 맡겨둔 짐도 찾아서 갔는데... 이때 직원들이 신발 신는 입구까지 나와서 큰절을 해서 좀 놀랐어요. 일본 료칸의 상전 대하는 듯한 접객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그걸 실제로 체험해보게 될 줄이야; 대접받는 것도 좋지만 그냥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과는 달리 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온천거리에서 료칸에 들러서 노보리베츠 역까지 택시비가 딱 2000엔 나왔습니다. 일본 택시 미터기는 멈춰 있을 때는 안올라가고 정확히 간 거리로만 계산되는듯? 2천엔 되고 나서 역에 가니까 그래도 그 앞에서 턴해서 서는 거리가 있는데 기사 아저씨가 그냥 미터기를 내려버리셔서 살짝 감동.


노보리베츠 역에서 탈 수 있는, 1시간에 한대 다니는 그 버스. 우리가 놓친 그 버스...


그러고 보면 노보리베츠 역은 작은 역이고, 개찰구도 자동화되지 않아서 역무원이 직접 표를 받는 아날로그 스타일인데 정작 언제 무슨 열차가 있고 하는 상황을 알려주는 현황판은 디지털화되어 있으니 그 언밸런스함이 재미있기도 했어요.


플랫폼에서 우리가 탈 열차를 기다리며 찰칵. 일본은 노선에 따라서는 1, 2량 짜리 열차가 많은 점도 재미있단 말이지요.


시간관계상 우리가 탄 열차는 뭔가 첨단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슈퍼 호쿠토! 그냥 호쿠토가 아닙니다. 슈퍼 호쿠토 9호임. 몇호냐에 따라서 외부의 도장 컬러가 다른 것 같더라구요.


미나미 치토세 역까지 직통으로 가는 슈퍼 호쿠토는 1인당 1600엔 정도였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일본은 다른 물가는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한 경우도 많은데 교통비만은 절대 그렇지 않죠.

슈퍼 호쿠토도 좌석이 편안했고, 티켓 홀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즈란과 달리 콘센트는 없었어요.


판매원이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음식을 파는 것도 재미있었던 부분. 옛날에는 우리나라 열차에도 있었는데 요즘은 없어지지 않았던가.



한번에 치토세 공항까지는 못가고 미나미 치토세 역을 들러서, 거기서 다시 갈아타고 치토세 공항으로 갔습니다. 미나미 치토세 공항에서 치토세 공항까지는 정말 금방이었어요. 이렇게 여행은 막바지로...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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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pyz 2017/08/20 21:52 # 삭제 답글

    저 슈퍼 호쿠토는 삿포로 - 하코다테를 오가는 녀석인데 2월에 저거 타고 하코다테 다녀왔지요. 편도 4시간 반정도 걸리던가...
  • 로오나 2017/08/21 03:42 #

    하코다테가 멀긴 멀더군요=ㅂ=; 9월에 갈 예정이긴 한데...
  • Uglycat 2017/08/21 00:10 # 답글

    일본 철도에 아직도 저런 카트가 남아 있었군요...
    국내 철도 쪽은 열차카페마저 없앤다는데...
  • 로오나 2017/08/21 03:42 #

    저도 슈퍼 호쿠토에서 처음 봤어요. 다른 열차에서는 못봤습니다.
  • 다쿠 2017/08/21 18:11 # 삭제

    아직 KTX에 이것저것 담아서 카트 왔다갔다해요.
    8월13일날 탔던 하행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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