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9 오타루의 운하, 오타루의 스시


2017년 3월 홋카이도 여행기 8편! 운하와 오르골로 널리 알려진 눈 덮인 항구도시이며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이기도 한 오타루에서...


일본 홋카이도 #1 도라에몽이 기다리는 치토세 공항

일본 홋카이도 #2 삿포로 파크 호텔과 T38 전망대의 야경

일본 홋카이도 #3 삿포로 포켓몬 센터와 피자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4 겨울 홋카이도에서 게를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5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 대좌절

일본 홋카이도 #6 유키미쿠 노면전차가 달리는 삿포로

일본 홋카이도 #7 모이와야마 전망대와 징기스칸 처묵처묵

일본 홋카이도 #8 눈 덮인 항구도시 오타루


에서 이어집니다.


수십 년 이상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오타루는 '한때 잘 나갔었지만 지금은 쇠락한' 그리고 그 쇠락한 느낌이 곧 관광 컨텐츠가 되는 작은 도시입니다. 한국에서는 군산이 비슷한 이미지를 주지요. 관광객이 별로 없는 시즌, 그것도 겨울의 흐린 날에 갔더니 쓸쓸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그것 자체가 묘하게 낭만적이기도 했어요.



오타루 관광의 메인 컨텐츠인 오타루 운하. 오타루는 홋카이도의 거점 무역항으로 발전한 도시였으며, 선박들의 화물 하선 작업을 위해 1914년부터 1923년까지 길이 1.3킬로미터에 달하는 운하를 건설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쇠락하면서 운하는 처음 만들어진 목적으로 쓰이는 일이 없게 되었고 이제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중. 오타루에 가는 목적은 대부분 이 운하를 보기 위함이며 나머지는 부가적이라는군요.


오타루 역에서 나와서 정면으로 죽 항구 쪽으로 내려와보면 운하 프라자가 있는 삼거리 양옆으로 운하가 좌우로 뻗어나가 있는 지점에 오게 됩니다. 여기서 운하 프라자를 끼고 도는 방향으로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개 그 반대편으로들 가는 듯. 먹거리부터 시작해서 여행객들이 갈만한 곳이 다 그쪽에 몰려있는데다 운하를 감상하는 측면에서도 그쪽으로 가는 게 나아서인 것 같습니다.


오타루 운하에서 오타루 역으로 올라가는 삼거리.


쌀쌀한 겨울에도 인력거가 운행 중.


외관이 눈에 띄는 관광버스. 이걸 타면 덴구산 쪽으로 갈 수 있다는데, 중심가만 봤기 때문에 탈일은 없었습니다. 고베 이진칸 쪽 관광버스도 그렇고 관광버스가 참 눈에 띄고 예쁜데 제가 이런거 타는 거랑은 좀 인연이 없긴 한듯. 괌에서도 유명한 관광버스를 타지 않았고...


멘홀뚜껑이 귀여워서 찰칵!


길게 뻗어있는 오타루 운하를 따라서 걸어봅니다. 사진 좌측에 보이는 건물들은 전부 오래된 공장과 창고 건물들입니다. 이제는 쓰이지 않는 모양.


오타루 운하 옆은 좋은 산책로에요. 이 시기에는 눈이 얼어있어서 걷기 편한 길은 아니었지만. (...)

아쉬웠던 점은 역시 날씨가 우중충하니 흐렸다는 거. 얼어붙은 겨울의 끝자락에 흐린 날씨도 뭔가 우울하고 쓸쓸한 맛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날이 맑으면 오타루 운하가 하늘을 반사해서 풍경이 근사해진다는 사실을 나중에(여행 끝나고 돌아와서 검색해보다가) 알았거든요. 야경도 멋지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죠.


운하 옆 산책로에 비치되어있던, 특이했던 음료수 용기 쓰레기통.


겨울에도 한가로워 보이는 비둘기.


운하를 따라서 걷다 보면 여러 식당들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것들이 있는 거리로 가게 됩니다.


여기도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규모가 작아요. 하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운하 프라자가 있는데 여기에 또 큰 관광안내소가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창고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대형 식당. 오타루에는 과거 항구로 잘나가던 시절에는 창고로 쓰였던 큰 건물들을 식당이나 상점으로 쓰고 있는 곳이 많아요.


이 거리에 스시전문점 오타루 마사즈시 젠안(おたる 政寿司 ぜん庵)이 있습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이세즈시가 만석이라 못갔지만 그래도 스시를 먹고 싶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왠지 크고 자리도 있을 것 같아서 들어가봤어요. 근데 여긴 자리도 엄청 많은데 만석... 비수기인데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은 거야! 하지만 웨이팅이 그리 많지 않아서 3, 40분쯤 있다 오시면 자리가 있을 거라고 하길래 웨이팅 명부에 이름을 써두고 다시 오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가게였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오타루를 대표하는 스시맛집 중 하나더라구요. (...)


하여튼 일단 다시 구경하러 나옴. 사람이 모여있는 이 다리가 오타루 은하를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하지요.

도시 전체가 한적한 느낌임에도 여기는 제법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 시기에는 중국인 관광객이나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고 거의 다 일본인 관광객이었습니다.


저기서 감상하면 이렇게 보여요. 왼쪽에 보이는 호텔 오타루 소니아는 간판에 무슨 시리즈처럼 II 를 붙여놔서 좀 웃겼음.


오타루 운하에서는 보트 투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리들을 쫓아내며 나아가는 보트의 모습.

후쿠오카의 야나가와도 그랬는데 여기도 그렇군요. 오타루 운하는 직선으로 죽 뻗어있는 구조고 걸어서도 전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보니 보트 투어는 그리 땡기지 않아서 안탔습니다.


보트가 턴할 때는 운하 좌우 폭이 그리 넓지 않아서 한번에 턴하지 못하더군요. 꺾으면서 한쪽 벽까지 갔다가 후진하면서 꺾어서 턴을 해요.


두 대의 보트가 교차하는 광경.


보트가 있는 파노라마 샷.


운하 관람에 대해서는, 나중에 검색해보고는 좀 아쉬운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늘이 맑고 파란 날에는 수면이 거울처럼 반사해서 근사하고, 야경도 근사한 곳인데 우중충한 하늘 아래 쓸쓸한 풍경만 보고 왔으니... (당시에는 그것대로 좋았지만)

이번 9월에 다시 홋카이도 여행을 가면서 오타루에도 갈 예정인데 그때는 날이 맑았으면 좋겠어요.


운하를 충분히 본 후에는 항구 쪽으로 나가보았습니다.


항구의 까마귀. 삿포로부터 오타루까지 참 많이 보이는 까마귀들.


항구 쪽 길에서 볼 수 있는 이 건물은 오타루 지방합동청사. 한국의 전경에 해당하는 직종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풀 무장 상태로 우렁찬 구령을 외치며 훈련 중이더군요. 옆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걸로 봐서는 보여주기용이었던것 같기도 하지만. (...)


항구의 풍경. 항구 쪽은 활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직 산업적으로 굴러가고는 있지만 확실히 쇠락한 느낌이 강한...


오타루는 운하 부근부터는 갈매기가 많이 날아다닙니다. 당연히 항구 쪽으로 나가면 더 많지요.



항구까지 적당히 보다가 밥 먹으러 갔습니다. 아까 전에는 거의 만석이더니 라스트 오더 2시 30분 가까운 시간대에 돌아와보니 자리가 텅텅 비어있어서 느낌이 극과 극!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마사즈시 젠안(おたる 政寿司 ぜん庵)은 오타루를 대표하는 스시맛집 마사즈시의 분점이었습니다. (본점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3대에 걸쳐서 70주년 전통을 가진 집으로 홋카이도에 4개의 지점이 있대요.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지 한국어 메뉴판도 잘 되어 있어서 주문하기 아주 편했습니다.


미스터 초밥왕의 배경이기도 한 항구도시 오타루에서 스시를 처묵처묵.

새우가 큼지막한 게 좋았습니다. 스시 하나하나의 크기도 큰 편.

항구도시라 그런가, 확실히 재료 질이 좋더군요. 일행은 점장추천 세트 기와미(3500엔)를, 저는 가장 비싼 세트인 슈운사이(5400엔)을 먹어봤는데 만족도는 괜찮은 정도. 비싼걸 시켜서 제 기대치가 좀 높았던 건지 약간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그에 비해 일행은 엄청 만족스러워했고...

9월에 가면 되도록 이세즈시를 가서 한번 먹어보고 여기랑 비교를 해보고 싶은 마음.



스시를 처묵처묵하고 나서는 다시 운하를 구경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것과는 반대편... 운하프라자를 끼고 도는 방향으로 가봤어요. 이쪽은 사람이 거의 없는 곳인데 확실히 먼저 보고 온 반대쪽 풍경이 훨씬 볼만합니다. 이쪽은 항구랑 연결되어 있어서 관광용이라기보다는 이 도시 산업과 아직도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주네요.



운하 다 보고 나서 운하 프라자에 들어가봤습니다. 오타루는 유리공예가 유명해서 운하 프라자의 기념품 숍에도 유리공예품이 꽤 있더군요. 유즈(유자) 공방이라는 곳이 유명한 모양이에요. 근처에 점포가 몇 개 있었고, 운하프라자에서 팔고 있는 유리공예품도 거기 것이었고.


오미야게로 사갈만한 먹거리들을 파는 곳.


이 캐릭터 상품도 엄청 많더군요. 아마도 오타루 지역 마스코트 캐릭터인 모양.


요구르트를 하나 사 마심.


참고로 운하 프라자 안의 기념품 샵은 면세점입니다. 5천엔 이상 구매해야 하지만.


나와서 이제 오타루 역을 향해 다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 골목길 쪽에 조금 전에 운하 프라자에서 제품들을 봤던 유즈 공방이 있었습니다.


근데 거기만 있는 게 아니라 오타루 역으로 올라가는 큰길 쪽에도 있더라구요. 떨이판매하는 것 같은 제품들을 밖에 내놓고 팔고 있었음.


그리고 이 사이에는 꽤 높은 아케이드로 이루어진 상점가 오타루미야코도오리가 있습니다. 이 상점가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네요. 아케이드 천장에는 홋카이도 개척 시대의 유명한 인물로 보이는 누군가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음.

상점가는 가게가 거의 다 닫아서 활력이 전혀 없던데, 아마도 제가 간 화요일에 휴무인 가게들이 많아서 그랬던 듯. 다 망해버렸나 싶었지만 지금 검색해봐도 여전히 관광 포인트로 여길 짚어주는 걸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9월에 갔을 때 어떨지 좀 궁금해지네요.


하여튼 이 상점가에도 덕질의 꽃은 피어있었고... (...)


그 2층에 있는, 일본 최초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다는 미소노 아이스크림을 가보려고 했지만 화요일 휴무였습니다-_-;

1919년부터 영업했다고 하니 거의 100년 역사를 지닌 아이스크림집이군요. 근데 그 당시 제법 그대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고 해서 맛 측면에서는 큰 기대는 안 되었던....


오타루미야코도오리 상점가에서 실망을 맛보고 그냥 오타루 역으로 갈까 하다가...


르타오에 들렀습니다. 한국에도 가로수길점을 시작으로 신세계 백화점 등에 들어와 있긴 하죠. 르타오LeTAO라는 이름은 아무리 봐도 오타루OTARU 스펠링을 뒤집어서 말장난한 것 같은데...

르타오는 오타루에 본점도 있고 지점도 몇 개 있습니다. 오타루 역 앞의 이 지점도 그중 하나.


오타루 하면 치즈케이크가 제일 유명한 것 같습니다만 우리는 치즈케이크에는 눈길을 안주고...


치즈푸딩을 삼. 호텔에 들어가서 자기 전에 먹어봤는데 무척 맛있었어요. 치즈푸딩끼리 비교하면 키노토야 치즈푸딩보다 한수 위더군요. 밑에 쓸데없이 캐러멜 시럽 같은거 깔려있지 않은 것도 좋고!

그리고 다른 푸딩과 달리 납작한 용기에 꽉 찬 형태로 포장이 되어서 선물용으로 사들고 가기도 좋음. 캐리어에 집어넣어도 망가질 염려를 할 필요가 없는 푸딩이라... 선물용으로 포장된 버전을 치토세 공항 쪽에서도 팔고 있고요.


미소노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다 못먹었으므로 르타오 아이스크림을 먹어봤습니다. 밀크치즈 반반으로 먹었는데... 오, 치즈 파트가 굉장히 맛있군요. 그냥 치즈 아이스크림 먹을걸 그랬나 싶었을 정도.


이번 9월에 다시 오타루 가게 되면 그때는 르타오 본점을 가보고 싶습니다. 본점 건물이 전망대로도 유명하다길래...


이때는 덴구산도 결국 안 올라갔는데, 오타루에 안 묵는 우리가 가기에는 상당히 멀기도 하고 전날 모이와야마 전망대에서 감동적인 야경을 본 입장에서는 굳이 여기 산 전망대를 고생해가며 올라갈 의욕이 안 났음. 하지만 9월에는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여행이라 가볼 것 같아요.


오타루 역에서 삿포로 역까지는 구간 쾌속을 탔습니다. 그래서 좌석이 일반 전철스러웠죠. 어쨌거나 쾌속이라 시간적으로는 갈때랑 비슷하게 걸렸던 듯.


이번에는 바닷가가 보이는 쪽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가다보면 (유감스럽게도 제대로 사진을 못찍었지만) 역 뒤로 바다가 펼쳐진 광경은 상당히 로망이 있어요. 하지만 보고 있자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바닷가인데 적설량까지 엄청나다니 살기는 참 고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렇게 3일차 오전부터 해질 무렵까지는 오타루를 다녀오는데 썼습니다. 근데 여행 끝나서 나서 알아보니 제가 오타루에서 안보고 온 게 많았군요. 당장 그 유명한 오르골당에도 안다녀왔으니... 여행을 사전조사 없이 가면 이런 일도 생기는 것입니다. (먼 산)

9월에 다시 갈 때는 저때 본 것들은 다른 계절감으로 즐기고 못본 것들도 즐겨봐야겠어요.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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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코토네 2017/08/09 19:33 # 답글

    날씨만 좋다면 운하를 따라 느긋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도시네요. ㅎㅎ
  • 로오나 2017/08/10 01:25 #

    그렇지요
  • Uglycat 2017/08/09 22:29 # 답글

    오르골당에는 안 가셨나 보네요... 오타루 관광의 핵심코스 중 한 곳인데...
  • 로오나 2017/08/10 03:33 #

    저때는 오타루에 대해서 아는게 없이 갔었거든요. 아주 대략적인 정보만 갖고 가서 돌아다니다 온거고 본문에 쓴 정보는 다 돌아와서 검색해본 후에야 안 것이라... 여행을 사전조사 없이 가면 이런 일도 생기는 법.

    9월에 다시 가게 되면 가볼 생각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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