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느긋하고 편안하고 맛있는 '제리코 바 & 키친'


연남동 제리코 바 & 키친. 지인이 괜찮다고 추천해서 가보게 된 가게입니다. 그동안 일요일에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못가보다가(일요일 휴일) 평일 저녁에 약속이 잡혀서 '기회는 이때다!' 하고 가보게 되었습니다만...


예약과정에서 좀 어긋남이 있었습니다;ㅁ;


일단 이 가게,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가게 정보하고 영업시간이 달라요. 사장님한테 물어보니까 거기 나온 정보 다 틀리다고(메뉴도 이제 그거 아니라고) 그거 참고하시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영업시간은 사장님의 사정에 따라서 종종 바뀌는 것 같은데...

가게 트위터 (링크)
가게 페이스북 (링크)

를 참고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하여튼 저는 네이버 정보를 보고 연락해서 예약하려고 했기 때문에 좀 많이 어긋났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가기로 했는데 일월화 사흘이 다 휴일이더라구요. (...)

전날 예약조차 불가능하다... 가게가 쉬어서 전화를 안 받으니까...

그리고 심지어 수목금도 17시부터 24시까지(라스트 오더는 22시) 디너 영업만 하세요.

토요일은 14시부터 19시까지로, 평일보다는 일찍 열고 일찍 닫으십니다.


다른 식당하고 뭔가 영업시간 패턴이 너무 다름. 그리고 좌석이 많은 편이 아니라 예약 안하면 가기 어려워 보입니다.


다행히 당일에 예약이 되어서(홍대 나가는 길에 혹시나 하고 영업시간 시작 때 맞춰서 전화해보니) 갈 수 있었습니다=ㅂ=;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에요. 자리는 얼마 없어요. 주방에서 바로 이어지는 바 자리가 한 5석 정도에 4석 짜리 테이블 하나.

따로 사람을 안 쓰고 사장님 혼자 하시기 때문에 규모상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일 것 같긴 해요.


약간 정돈이 덜 될 것 같은 소품들이 편안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쿠마몬이 있어서 친근감 만땅. 사장님한테 구마모토 다녀오셨냐고 물어봤더니 지인이 한국 다른데서 사다준 짝퉁이라고. (...) 그리고 그날 입고간 제 쿠마몬 티셔츠를 보면서 굉장히 유쾌하게 반응해주셨어요 ㅋㅋ


메뉴는 이래요. 가격대는 홍대와 연남, 연희동 쪽 기준으로는 평균보다 살짝 저렴한 편.


혼자 하시는 만큼 접객도 느긋한 느낌. 서빙이나 주문 받으시는 것도 느긋한 페이스. 손님도 느긋함을 즐길 수 있어야 좋은 것 같습니다. 사장님에게 주문을 넣거나 하면 '지금 무얼 하고 있고, 어떤어떤 작업이 대기 중이다. 이것까지 처리한 후에 해주겠다'고 차근차근 말씀해주십니다.

사장님 말투가 조용하셔서 좀 알아듣기 힘들었어요. 근데 외국인 손님들 접객하실 때 영어로는 엄청 활달하게 말씀하셔서 살짝 놀람. 듣다 보니 영어가 더 익숙하신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오히려 한국어로 이야기할 때 더 조심조심 신중하게 말씀하셔서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 같았달까.



글라스 와인도 스파클링 와인으로 한잔 주문해봄. 글라스 와인 가격은 한잔 7000원, 반잔 4000원으로 저렴했어요.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이었는데 이건 전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마셔본 적이 있었습니다. 탄산은 강하지 않고 적당히 산미가 있는 타입이라 그때도 마음에 들었는데 다시 마셔봐도 괜춘하네요. 여기 음식이랑도 어울리고.

그나저나 와인 글래스가 파랑색이라 깜짝. 파랑색 글래스를 내주는 곳은 처음 봤어요. 와인색을 즐길 수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겠지만 파랑색 와인 글래스 자체가 예뻐서 좋았음.



스키아차타 피자. (16000원) 사장님이 양이 많지 않은 두 사람이면 파스타 하나, 피자 하나면 충분할 거라고 하셔서 추천받고 주문한 메뉴였는데 무척 맛있었습니다! 형태 자체가 흥미로웠어요. 제가 아는 '피자'라기보다는 피자를 응용해서 만든 다른 무언가 같은 느낌. 엄청 얇은 도우로 감싸듯이 만들어서 딱히 잘라먹을 필요도 없고, 루꼴라도 많이 올라가 있고. 4조각 딱 나와서 둘이 두개씩 먹으면 그만이라 먹기 정말 좋았습니다. 마이쩡!


같이 먹으라고 올리브를 주셨어요. 피클이 아니라 올리브. 난 피클이 더 좋은데! (...)

하지만 일행은 올리브를 와방 좋아해서 신나라 하면서 올리브를 독식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올리브 한번 더 내주시고, 또 일행이 독식하고... 흥. 흥핏쳇.


자연 방목 유정란 & 이태리 치즈 파스타. (15000원) 다른 파스타도 있는데 이 파스타를 주문한 이유는... 제가 유정란이 어쩌구 하는 그런 마케팅 수사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광고하면 홀라당 넘어가는 호갱이라구요! (...)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 파스타도 맛있었습니다. 계란맛 진하게 나더라구요. 일행이랑 같이 순식간에 홀라당.


둘 다 양이 적은 사람들이라 배는 이미 찼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한라봉 케이크 주문해봤습니다. 한 조각(6000원)으로만 파는 게 아니라 반 조각(3000원)도 파는 게 좋았어요. 이게 반 조각입니다.

한라봉 케이크는 밀가루를 안넣고 만드셨다고 합니다. 저 파스타에 들어간 자연 방목 유정란으로 만드셨다는데 밀가루 안 넣고 만들어서 그런지 부드러운 식감은 아니에요. 감귤 껍질이 씹혀서 상콤함. 아몬드 넣고 만드셔서 달달하면서도 감귤류의 맛이 살아있는게 괜춘. 냠냠.


예약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으나(...) 기분 좋은 식사였습니다. 이젠 영업시간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 종종 시간대 맞을 때 가보게 될 것 같은 가게에요.



위치는 요기. 전화번호는 02-6214-5041.

영업시간 등은 일단 앞쪽을 참고하시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체크하시는게 안전할듯.



덧글

  • 시에라 2017/08/05 12:50 # 삭제 답글

    메뉴판 보다가 움찔. ... 고향이 인구수 3만명 정도인 지방 소도시라서 가끔 언급되면 움찔움찔합니다. 뒤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텐데 (...)
    근데 우리 동네에 사과가 유명했었나... 마늘이랑 수박 말고는 잘 모르겠던데 orz 서울 와서 보이면 신기해요.
  • 로오나 2017/08/05 17:04 #

    단양에 사시는군요 ㅎㅎ

    저도 단양 마늘은 들어봤는데 단양 사과는 처음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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