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1 도라에몽이 기다리는 치토세 공항


지인과 둘이서 2017년 3월 12일 ~ 3월 16일까지 4박 5일로 다녀온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삿포로-오타루-시라오이-노보리베츠 4개 지역을 놀러다니며 처묵처묵한 기록입니다.


만날 일본 가면 간사이만 갔기 때문에(오키나와도 한번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곳을 가보자! 하고 잡은 여행입니다. 사실은 큐슈에 벚꽃철을 노려서 가려고 했지만 아뿔싸, 일본 벚꽃철의 인기가 워낙 쩔어서 벚꽃 개화 시기가 발표되자마자 괜찮은 숙소가 초토화되어버렸음; 지금까지 여행은 45일 전에 준비하면 충분했지만 인기 있는 시즌은 안 되는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달리 어디 갈데 없나 물색하다가 언젠가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홋카이도를 타깃 록 온. 본래 큐슈를 가려던 계획보다 보름쯤 계획을 앞당겨서 겨울철의 끝자락 여행을 즐기고 왔지요.

홋카이도는 차를 렌트하지 않으면 대자연을 즐기기 어렵다... 는 막연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여행가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갈 생각을 하고 알아보니 삿포로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지역이더군요.


그리고 우리가 다녀온 3월 중순은 홋카이도 여행 시즌으로는 굉장히 인기가 없는 시기였습니다. 어찌나 인기가 없는지 오타루에 가도 사람이 별로 없는 모양새가 확연하더라구요=ㅂ=;

하지만 실제로 가본 입장에서는 꽤나 여행하기 좋은 시즌이었습니다. 특히 저렴하게 홋카이도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일단 삿포로는 적설량이 굉장해서 한번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꼼짝도 할 수 없는 폭설이 빈번한 지역인데, 우리가 간 시기에는 슬슬 눈 내리는 시기는 끝났거든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겨울의 흔적이 완연해서(여러모로 이 동네 적설량이 굉장하다는 것을, 눈 내린 후의 흔적만으로도 넘치도록 실감할 수 있습니다;) 겨울다움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는 싸요! 항공기는 크게 저렴하지는 않았습니다만(아시아나 항공으로 왕복 26만원. 저가항공으로는 23만원대까지는 있었습니다) 홋카이도는 대체로 이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것 기준으로는 꽤 먼 편인 2시간 반 가까이 걸리는 비행시간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숙박은 확실히 저렴했습니다. 그리고 오타루 같은 관광지들이 한적한 편이라는 것도 꽤 좋았지요. 한국인 관광객도 중국인 관광객도 별로 없고 거의 일본인 관광객들이었습니다.



오후 2시 20분 비행기 출발이었기 때문에 늘 그렇듯이 아침 일찍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매번 인천공항으로 오다보니 김포공항을 이용해본 게 언제적인지 슬슬 기억이 안나는군요. 언젠가는 김포에서 출발하는 JAL도 한번 타보고 싶은데, 제가 여행가는 시기에는 싼 표가 안나오더라구요, 쳇.


그리고 공항에 오는 도중 저는 아시아나 항공이 친절하게 보내준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비행기 출발시각이 30분 연장됐다는... 으앙...


잠이 모자라서 공항에서 급피곤해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출국심사 받고 면세구역으로 가서 대충 아워홈 푸드 엠파이어의 PHO에서 에서 완탕면으로 밥 먹음. 아워홈 푸드 엠파이어는 언제 와도 복작거리는데, 이 여행을 간 3월 당시에도 복작거렸지만 7월 현재는 더 심해졌습니다. 오이타 여행 가는데 동일한 푸드코트에 버거킹과 또다른 점포 하나가 입점하면서 공간이 더 줄어들었거든요! 쟁판 들고 좌석들 사이를 들락거리는 것만으로도 꽤 스트레스일 정도임.


언제나 거대한 인천국제공항. 저 끄트머리에 있는 게이트까지...


그리고 비행기 출발. 저가항공 냅두고 아시아나 항공을 탄 것은 최저가였던 저가항공과 비교할 때 왕복 2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났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대가 아시아나 항공이 더 나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타본 바로 아시아나가 저가항공들보다 확실히 편안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캐나다 국적기나 필리핀 국적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코노미 좌석이라도 저가항공보다 훨씬 넉넉한 공간을 주고 서비스 면에서도 훌륭합니다. 슬슬 비행기 탄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무작정 저렴한 것보다는 쾌적함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함.


비행기 창가 자리에 앉았으면 하늘에서 사진 한장쯤은 찍어줘야죠. 물론 사실은 엄청 많이 찍었습니다. (...)


2시간 반도 채 안 되는 비행시간임에도 아시아나 항공은 기내식을 줍니다. 4시간 반 비행이라도 기내식 안 주고 물만 주는 저가항공하고는 클래스가 다른 것이다ㅠㅠ

쇠고기 불고기 덮밥은 나쁘지 않은 맛.


기내식 먹고 잠깐 늘어져 있자니 슬슬 홋카이도의 치토세 공항이 가까워졌습니다. 홋카이도의 얼어붙은 대지! 보는 순간 '오오, 홋카이도에 왔어!' 하는 느낌이 팍 하고 오더군요.


눈 덮인 치토세 공항. 출발시각이 30분 지연됐는데 도착시간은 원래 티켓 끊을 때의 예정 도착시간이었던 17시를 맞췄습니다. 오오...

물론 처음부터 도착시간을 여유있게 잡아놔서 그런 거겠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일몰이 빨라서 이때 이미 석양... 치토세 공항에 비행기 내리자마자 멋진 석양을 보고 찰칵.


그리고 로이스! 그 유명한 로이스 초콜릿의 본거지가 바로 홋카이도입니다. 그래서 치토세 공항은 비행기 내리기 전부터 이 지역에서 로이스의 위엄이 얼마나 쩌는지 실감할 수 있음.

치토세 공항에는 거대한 로이스 존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홋카이도 전역에서 로이스 안 파는 동네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로이스의 파워가 막강합니다.


치토세 공항에 오면 도라에몽을 찍어주는 게 예의라길래 저도 예의를 갖춰봤습니다. 도라에몽은 일본 전역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지만 특히 홋카이도, 그중에서도 치토세 공항에서의 위엄은 다른 곳과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


치토세 공항 3층에는 스마일 로드라고 하는 도라에몽, 헬로 키티를 비롯한 산리오 캐릭터들, 로이스 초콜릿, 그리고 하츠네 미쿠의 홋카이도 한정 버전인 유키미쿠를 다루는 존들이 있어요. 이 존들의 규모가 상당해서 그 자체로 매력적인 관광 포인트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나 로이스의 상품들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지나칠 수 없는 곳이고. 저중에서 하나라도 관심이 있다면 홋카이도 여행 중에 따로 여길 볼 시간을 따로 빼두는 게 좋습니다.

도착한 날에는, 입국심사 마치고 나오니 스마일 로드가 슬슬 문을 닫을 시간이었기 둘러보지 못했고 마지막날 돌아오면서 봤습니다. (18시에 문을 닫고 테마파크 시설이나 카페 등은 대체로 17시에 라스트 오더)


관광안내소에 갔더니 나눠주는 휴대용 가이드북도 도라에몽 혹은 키티.


치토세 공항은 규모도 작지 않고 깔끔합니다. 특히 최근에 가본 오이타 공항하고 비교하면 진짜 훨씬 크고 세련된 느낌.

공항 시설 자체가 아직 새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럴만 했습니다. 원래 구 치토세 공항이 있었고, 지금의 치토세 공항은 1991년부터 문을 연 신 치토세 공항이더라구요. 거기에 국제선 터미널은 2010년에 문을 열었으니 아직 7년 밖에 지나지 않은 거죠.


공항에서 역 쪽으로 가는 길에는 꽤 인상적인 풍경이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슈타이프(Steiff)의 인형이 굉장한 규모로 전시되어 있었거든요. 공항에서 역을 잇는 긴 길의 양쪽을 각양각색의 테마로 빼곡히 채운 엄청난 숫자의 인형들... 저 크기면 가격도 엄청날 것 같은데...


중간에는 키즈룸도 꽤 크게 만들어놨음. 저기 놓인 곰돌이 인형과 원숭이 인형이 어른만한 크기인데 저 크기면 가격이 얼마나 될까...


생각지도 못한 볼거리였습니다. 그로부터 벌써 4개월이 넘게 지났으니 지금까지 있는지 아니면 다른 전시물로 대체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통로를 지나서 역 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무수한 선물상점들이 반겨줍니다. 다시 치토세 공항으로 올 때도 들르게 되는 곳인데 워낙 괜찮은 먹거리들이 많고 시식해볼 수 있는 곳도 많아서 홋카이도 여행 오미야게는 그냥 여기서 사도 됨.


그리고 이중에 통로에 가까운 곳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파는 키노토야라는 가게였습니다.

홋카이도에 오면 무조건 유제품... 그중에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에 여기서 먹어봤어요. 가격은 388엔. 줄서서 사고 먹어봤는데...


와...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습니다! 명불허전이다! 엄청 맛있어;ㅁ;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맛이었어요. 어쩜 이렇게 진하고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사이즈도 꽤나 커서 먹다 보면 살짝 배가 찰 정도. 홋카이도 여행 가시는 분들은 멀리 나가실 것 없이 일단 여기서 하나쯤 먹고 출발하셔도 좋음=ㅂ=


키노토야에서는 푸딩도 팔고 있길래 호텔에서 먹으려고 푸딩을 샀습니다. 나중에 푸딩 먹어보니 와... 이것도 엄청 맛있어요. 유통기한 없으면 한국에 천만개쯤 사가서 매일매일 먹고 싶었음. 치즈 푸딩도 진하고 맛있었는데 우유푸딩의 위엄이 너무 쩔어요.

다만 우유푸딩 아래쪽에는 캐러멜 시럽이 들어가 있는데... 푸딩 본연의 맛이 너무 좋다 보니까 이게 나오는 지점이 오히려 짜증나요. 이런거 없이 순수하게 푸딩만 즐기고 싶었음.


키노토야에서는 치즈타르트를 메인 상품으로 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엄청 맛있는 냄새가 솔솔... 하지만 당장은 아이스크림과 푸딩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다른 지점을 또 보게 되면 그때 사기로 했어요.



선물상점들이 즐비한 이 구역에 포켓몬 스토어도 있어요. 센터가 아니라 스토어인 만큼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지만요. 포켓몬 쇼핑을 노리려면 여기보다는 JR 삿포로 타워의 포켓몬 센터를 노리는 편이 더 낫습니다. 거기 들를 여유가 없었다면 여기가 보험이 되어주겠지만요.


역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유키미쿠 광고물을 발견하고 찰칵. 유키미쿠에 대한 것도 삿포로 곳곳에서 볼 수 있었어요. 뜻밖의 형태로 만나기도 했는데 그건 나중에 여행기의 그 부분에서 다루기로 하고...


치토세 공항역의 JR 티켓 센터에는 외국인 전용 데스크가 있습니다. 한글로 친절하게 써있는데 정작 한국어 하시는 분은 없었음. 삿포로 역에는 한국어 잘하시는 직원분이 있다고 그랬는데 이것도 4개월 전이니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군요.


동물원 관광도 할 수 있는, 버스 티켓까지 포함된 관광 티켓도 팔고 있었음. 초등학생 그림 같은 홍보물이 귀여워서 찰칵.


삿포로 역까지 JR 특급을 타기로 했습니다. 외국인 전용 데스크로 가니까 1070엔 짜리 자유석을 권했는데 그냥 1590엔 짜리 지정좌석을 탔어요. 이때 잠이 모자라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앉아가지 못할 가능성 따윈 남기고 싶지 않았거든요.


JR 특급은 이런 분위기. 6량 열차에서 지정석은 한량 뿐. 좌석은 편안합니다.


캐리어 놓을데도 따로 있고...


앞에 간이 테이블도 펼쳐져요.


티켓 홀더가 있는데, 여기 티켓을 꽂아놓고 있으면 승무원이 와서 검표 하고 스탬프를 찍어주고 갑니다. 요 사진은 스탬프 찍은 사진.


JR 특급으로 한시간 정도 걸려서 삿포로 역에 도착. 삿포로 역은 꽤 큰 역이었습니다. 하지만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고, 한번 갈아타고 3정거장 가면 있는 나카지마 코엔 역인지라 그냥 지나쳐갔을 뿐...


홋카이도 하면 아이누! 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제 세대라면 나코루루를 통해서 이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 것이고, 요즘이라면... 골든 카무이?

하여튼 삿포로 역에 굉장히 아이누스러운 석상이 있어서 찰칵.


그리고 호텔이 있는 나카지마 고엔 역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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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알트아이젠 2017/07/30 22:46 # 답글

    정말 홋카이도도 언젠가 가봐야겠습니다.
  • 로오나 2017/07/30 23:37 #

    정말 가볼만한 곳입니다 ㅎㅎ 좋은 여행지에요.
  • Uglycat 2017/07/30 22:46 # 답글

    전 2015년 말에 다녀왔는데, 그때는 5시경부터 이미 한밤중모드였더라고요...
    그리고 저 역시 신치토세 공항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는데 역시 클라쓰가 다른 맛이었습니다...
  • 로오나 2017/07/30 23:38 #

    정말 클라스가 다른 맛...
  • 엘리 2017/07/31 09:57 # 삭제 답글

    드디어 새 시리즈가 시작되는군요. 매일 로오나님의 블로그에 들르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는 여행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녀온 것 처럼 디테일하고 재밌단 말이죠. 홋카이도도 엄청 기대됩니다 ㅎ (한 여름에 눈 내린 동네 여행기라니 신선하기도 하네요.. 저격 아님 ㅋ)
  • 로오나 2017/07/31 15:49 #

    사진 정리가 빡세다 보니...

    하지만 9월 홋카이도 여행 전에 밀린 숙제를 좀 줄여놔야 하는 위기감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으으...
  • savants 2017/08/01 08:04 # 답글

    북해도 예전에 갔을떄 후라노/비에이-삿포르-오타루-하코다테 가는 미친 일정이었는데 각종 기차는 원없이 탔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여름에도 가려다가 너무 비싸서 못갔는데 흑흑 언젠가 라벤더 제철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ㅠㅠ
  • 로오나 2017/08/01 11:09 #

    제가 9월에 그 비슷한 일정으로 다시 갑니다. 기차는 아니고 이번에는 카 렌트하는 일정이긴 하지만!

    라벤더는 저도 못봤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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