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 카메라 올림푸스 TG5 사용기 - 실망과 만족의 양극단


괌 여행 가기 전에 방수 카메라 올림푸스 TG-5를 질렀습니다. 필리핀 여행 때 스쿠버 다이빙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거든요. 그때 같은 그룹으로 스쿠버 다이빙했던 사람들이 고프로를 갖고 와서 수중촬영을 했는데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죠.

방수 카메라로 검색하면 '카메라'보다는 '캠'이 많이 나옵니다. 고프로도 그렇고 다른 회사의 제품들도 그래요. 하지만 저는 동영상 촬영에는 큰 흥미를 못느끼고 사진 촬영을 하면서 재밌어하는 사람인지라 몇 개 후보를 뽑아봐야했죠.

저렴한 니콘 쿨픽스 X100, 그보다는 한단계 비싸지만 쓸만해 보이는 후지필름 파인픽스 XP120, 3년 전 구형 주제에 뭐 믿고 이렇게 비싼 건지 모르겠는 캐논 D30,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림푸스 TG 시리즈가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중에서 올림푸스 TG를 고른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렌즈 밝기가 F2.0로 후보군 중에서 제일 밝았다는 것. 방수 카메라들은 대체로 가격대비 카메라로서의 스펙은 상당히 떨어지더라구요.

두번째는 괌 여행에 근접한 시기에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 TG-4는 아웃도어 카메라로서 평가가 좋은 모델이었지만 2년 전의 모델이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USB포트로 충전할 수 없다든가 하는 불편함도 있었고. 만약 TG-5가 때맞춰 나오지 않았더라면 후지필름 파인픽스 XP120을 구매했을 겁니다.

세 번째는 방수 하우징을 비롯해서 다양한 주변기기와 결합하는 게 가능했다는 것. 렌즈에 부착하는 링라이트도 있고, 기본적으로는 똑딱이이면서 결합할 수 있는 렌즈까지 나와 있었습니다. 결국 이 주변기기들 중에 아직까지는 제가 구입한게 없었지만!



어쨌든 그래서 올림푸스 TG-5를 질렀습니다. 사은품으로 중국제 플로팅 핸드 스트랩과 샌디스크 32GB SD 카드를 받았어요. 따로 SD 카드 살일 없이 그냥 이걸로 잘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사진 사이즈는 최대인 4000 x 3000 해상도로 설정해두고 찍어도 장당 용량이 2.5MB 전후로 작은 편입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찍어봤는데 3MB 넘어가는 사진을 못봄.


제가 지른 가격은 정가인 56만 7천원으로, 원래 방수 카메라 구매를 생각했을 당시 '메인 카메라는 있으니까 물놀이하러 갈때도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장난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려한 가격대를 크게 넘어갔습니다_no

TG-4는 2년이나 지나서 가격이 30만원대로 괜찮았기 때문에 그냥 TG-4 살까도 몇 번이나 고민함. 하지만 괌 여행이 며칠 앞으로 돌아온 시점이라 이거 가격 내리길 기다릴 여유가 없어서 그냥 질렀죠. 며칠만 기다렸어도 훨씬 싸게 살 수 있었는데! 당장 지금만 해도 판매처가 늘어나면서 50만원대 초반까지 최저가가 보이는 상황... 크흡.

뭐 피눈물이 좀 나지만 그건 그냥 기회비용의 문제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이걸 5만원 더 싸게 샀다면 정작 괌 여행 때 갖고 놀지 못했을 테니까!


박스 구성품입니다. 평범합니다. 카메라 본체, 카메라 색상과 맞는 붉은 스트랩, 배터리 하나, 충전용 케이블과 연결 케이블.

배터리의 경우는 올림푸스 홈페이지에서 정품 등록 이벤트를 하길래 그쪽에 응모해서 하나를 더 받았습니다. 근데 괌 여행하는 동안 꽤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는데 배터리 부족함을 느껴보지 못했어요. 물 속에서는 상시 켜놓고 있다가 발견할 때마다 찍는 식이었으니 구동시간이 꽤 긴 편이었는데도 생각보다 배터리가 오래 가더군요.


배터리 본체. 똑딱이답게 컴팩트한 사이즈입니다. 색상은 레드 / 블랙 두 종류가 있었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레드가 끌려서 레드로 샀습니다. 방수 카메라라 그런가 광학줌을 할 때도 경통이 튀어나오지 않고 저 렌즈 안에서 모든 게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뒷면. LCD는 터치 스크린이 아닙니다. 버튼들은 눌리는 느낌이 확실한 편.


윗면입니다. GPS와 WiFi가 탑재되었음을 강조하고 있음. GPS 탑재로 로그를 기록하는 게 가능합니다. 전 꺼두고 썼지만...


아랫면. 배터리와 SD 카드가 들어가는 곳입니다. 잠금 장치가 2중으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열 때는 저 LOCK를 먼저 열고, 그 다음에 잠금쇠를 열어야 열리는 방식입니다. 닫을 때는 꽤 힘주어서 밀고 잠가야 함.


일반 카메라와 달리 사용시에 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바로 여깁니다. 매번 2중 잠금쇠를 확실히 닫아줘야 하고, 그리고 카메라가 마르기 전까지는 열지 않는 게 중요해요. 저는 다 마른 줄 알고 열었는데 아직 존재하던 물방울이 안쪽으로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기겁하면서 닦아낸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열고 싶으면 꼼꼼하게 확인을 거치게 되었죠.

마르기까지를 기다리는 과정이 꽤 답답하기 때문에, 이 카메라의 경우 스마트폰과의 무선연결 기능이 꽤 쏠쏠합니다. 폰에 올림푸스 이미지 쉐어 앱을 받아서 깔고 연결하면 사진을 불러올 수 있는데 속도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 당장 사진을 옮기기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대량으로 옮기려고 하면 또 꽤 스트레스를 유발할 것 같긴 하지만;



옆면입니다. 충전 그리고 연결을 위한 마이크로 USB 포트와 마이크로 HDMI 포트가 있습니다. 잠금 방식은 아래쪽과 마찬가지로 2중 구조.


카메라를 처음 켜고 언어 설정하고 자잘한 걸 세팅해줌.


테스트로 물에 담가봤습니다. 바다에서 쓸건데 고작 이런데 담가서 제대로 테스트가 되겠냐 싶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확인은 해야 하니까요. 물속에서도 멀쩡하게 작동하는 거 보니 신기방기.


그리고 플로팅 핸드 스트랩과 연결.


이 스트랩은 물 위에 던져놓으면 둥둥 뜹니다. 카메라가 손에서 벗어나서 물에 빠지더라도 건져올릴 여지를 남겨주는 아이템이지요. 수영장에서야 별 상관없는데 바다 위에서는 정말 귀중합니다. 잠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물 밑으로 가라앉아버리면 대책 없으니까요; 바다로 물놀이갈 때는 거의 필수 아이템이라고 봐야겠죠.


이런 식으로 손목에 차고 씁니다. 괌에서 꽤 잘 썼어요.


다음은 일단 괌에 가기 전, 아웃도어 카메라의 진가가 드러나는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인 촬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들입니다. 파나소닉 루믹스 LX10 혹은 LG V20(폰카)로 찍은 사진들과 비교합니다. 모두 가로 1600픽셀로 리사이징만 하고 다른 보정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된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테스트로 저는 TG-5에 꽤 큰 실망감을 느꼈고, 그래서 큰돈 주고 샀는데 후회할 지름을 한 게 아닐까 멘탈이 흔들렸었죠. (먼 산)


비교 사진은 위쪽 TG5, 아래쪽 LX10입니다.









흥미롭게도 이글루스의 리사이징 출력에 맡겨둔 결과물은 종종 TG-5 쪽이 더 좋아보이기도 하는군요. 하지만 실제 사이즈에서는 차이가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사실 센서의 사이즈부터 시작해서 스펙 차가 있기 때문에 LX10 쪽이 더 나은 결과물을 뽑아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TG-5의 사진은 꽤 실망스러웠습니다.


위쪽부터 TG5, V20, LX10입니다. 역시 클릭해서 원본을 봐야 확실한 차이가 느껴지겠습니다만...


일상에서 찍는 사진은, 대체로 폰카인 V20만도 못한 결과물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_-; 렌즈 밝기가 좋다고 광고하는데 주간에 너무 밝게 찍혀서 실제와는 거리가 먼 느낌에 색이 다 날아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장점은 그래도 카메라답게 쥐고 찍는 맛이 확실해서 폰카보다는 훨씬 한손 촬영 자유도가 높다는 점과 광학줌이 된다는 것 정도죠.

이런 이유로 저는 괌 여행 전까지는 TG-5에 꽤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진짜 괜히 산거 아닐까, 환불해버리는 게 나았을까 막 그런 생각을 했을 지경이에요. 하지만 괌 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다음은 괌에 가서 TG-5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역시 가로 1600픽셀로 리사이징만 했습니다. 원본 보시려면 클릭해서 확대해보시면 됩니다.


수영장에서 찰칵찰칵.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야만 촬영 가능한 풍경들을 촬영하는데도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빠져도 되니까! 물에 담갔다 꺼내면 종종 렌즈에 물이 맺히는데 그건 대체로 물에 다시 한번 담가서 씻어버리는 식으로 처리 가능. 손을 대서 지문을 남기는 게 가장 최악의 대응법이더군요.



해변과 바다에서도 찰칵찰칵. 물 위에서 찍는 사진들이 퀄리티가 기대만 못하건 말건... 휴양지의 바다는 그냥 막 찍어도 그림이 되는곳이라 별 상관없더군요. (...)

물론 이걸 작업물로 쓰려는 사람이라면 디테일을 문제 삼겠지만 전 어디까지나 개인 감상용 & 온라인에 게시하는 용도다 보니 충분히 만족할만했습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으로는 촬영 불가능한 상황에 마구 찍어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쾌감이에요! 바다에서 사진 찍는 기분 너무 좋아! 방수팩 안의 폰카처럼 뿌옇지도 않으니 더 좋아! 신난다!


휴양지에서도 야간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TG-5... 뭐 그래도 작게 줄여놓고 보면 충분히 볼만한 사진들.


바다 위에서 비가 와도 부담없음. 비 까짓거 내리라지!


배 끄트머리에서도 부담없이...




그리고 맨 처음 구입목적이었던 바닷속까지도. 스노클링 둥둥 떠서 촬영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다만 물속 촬영시에 좀 문제를 느끼기도 했는데 그건 바로 LCD였습니다. 카메라가 바로 아래쪽을 향하고 있을 때는 LCD 화면이 잘 보입니다만 각도를 꺾기 시작하면 반사광 때문에 마치 거울처럼 안 보여버리더군요. 그래서 거의 감으로 촬영해야 한다는 문제가-_-;


결론적으로 일상에서의 촬영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메인 카메라로 LX10을 쓰는 입장에서는 완전 잉여입니다. 사실 V20의 폰카와 비교해도 대체로 떨어지는 결과물을 보이는 만큼 LX10이 없었어도 잉여였을 겁니다.

하지만 이 카메라를 산 목적, 물놀이를 하는 특수상황에서는 LX10이나 폰카로는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선사하고 그 경험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방수가 수심 15미터까지라서 스노클링이 아니라 스쿠버다이닝을 하게 될 경우에는 거의 본체값과 필적하는 가격을 자랑하는 방수 하우징을 사야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건 좀 더 훗날...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놀러가는 게 확정됐을 때 걱정할 문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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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시에라 2017/07/11 21:17 # 삭제 답글

    터프하단게 참 마음에 드네요. 빨간색도 강렬하고... 위시리스트에 올려놔야겠습니다.
    ... 물놀이 안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시점이라 애매하긴 한데 갖고 싶다...........
  • 로오나 2017/07/12 13:10 #

    산을 계곡 같은데까지 막 돌아다니시거나 물놀이하실거 아니면 쓸일이 없는 ㅎㅎ
  • 자유로운 2017/07/11 22:17 # 답글

    터프한게 좋네요.
  • 담배피는남자 2017/07/12 08:32 # 답글

    터프 초창기 모델을 쓴적 있습니다. 공사현장에서 업무용으로 썼었는데 말 그대로 내구성에만 올인한 모델이었죠.
    LX10은 콤팩트에서 거의 최상급인 제품이라 터프와 비교하긴 좀...
  • 로오나 2017/07/12 14:44 #

    저한테 달리 비교할 모델이 없다보니... 근데 주광에서는 진짜 V20 폰카만도 못한 결과물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_-; LX5 정도는 될줄 알았건만...

    하지만 역시 특수목적의 제품이다 보니 그 목적에서 제값을 하느냐가 중요했고, 그 점에서는 만족이었습니다.
  • Shon 2017/07/26 12:03 # 삭제 답글

    잘읽었네요..
    저도 뽐뿌로질렀으나 v10보다도 못한 카메라.
    믿을꺼는수중카메라..차라리 더저렴한 수.중.카메라를살껄하는후회가듭니다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7/10 08:24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7월 10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테크]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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