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11 이상한 나라공원의 사슴들을 보라


2016년 11월 간사이 여행기 11편! 올빼미 카페 와타와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고후쿠지와 사루사와 연못을 보고, 밥도 처묵처묵하고, 그리고 이제 나라 관광의 대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사슴 천국 나라 공원과 도다이지를 향해...


일본 간사이 #1 전망 멋져! 호텔 오사카 베이 타워

일본 간사이 #2 비 오는 밤의 돈까스와 생맥주

일본 간사이 #3 산쥬산겐도와 철학의 길

일본 간사이 #4 긴카쿠지의 단풍과 야사카 신사

일본 간사이 #5 고오급 찻집 초라쿠칸과 야사카 신사의 마쓰리

일본 간사이 #6 기요미즈데라 라이트업과 Porta Dining

일본 간사이 #7 헤이안 신궁의 신엔(神苑)

일본 간사이 #8 킨카쿠지(금각사)와 실패한 난젠지 관람

일본 간사이 #9 나라 여행, 올빼미 카페 와타와타

일본 간사이 #10 고후쿠지와 사루사와 연못


에서 이어집니다.


보통 사슴공원이라고도 불리는 나라공원은 공원 전체에 사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방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통제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방목해서 '야생 사슴'들을 만나고 만지고 먹이 주면서 놀 수 있는 실로 기묘한 공간입니다. 바글바글한 인간들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누비면서 먹이를 삥뜯는(...) 사슴들이 가득한 그곳은 가보면 뭔가 현실의 풍경 같지 않아요. 나도 모르게 이상한 나라로 가버린 것 같은 그런 감각에 사로잡히게 된다니까요.


참고로 사슴이라고 만만하게 보고 까불면 치여서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 실제로 그런 사고사례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주의문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잘 조성된 공원 곳곳에 수백 마리의 사슴들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사슴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거나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고 나도 그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곳. 근데 사슴이 먹이를 노리고 옷을 물어뜯는다거나 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전년도에 왔을 때는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일행이 사슴 센베를 사서! 사슴들한테 먹이도 줘봤어요. 사슴 센베는 나라 공원 곳곳에서 팔고 있습니다. 아마 나라의 주요 관광수입 중에 하나일 터. 그리고 사슴 센베를 산 일행은 먹이 내놓으라고 달라붙는 사슴들에게 옷이 물려서 침범벅이 되는 경험도 해보게 된 것이었다... (먼 산)


사슴공원을 통해서 도다이지로 향합니다. 도다이지로 가는 길에는 기념품 상점들이 주르륵.

도다이지(東大寺 동대사)는 일본불교 화엄종(華嚴宗)의 대본산이에요. 서력 745년에 창건하였으며 나라대불상으로 불리는 앉은키 16미터의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관광객들이 바글거리는 가운데 그 사이에 사슴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인파 속의 사슴들!


전 여기서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흠칫흠칫하며 사슴들한테 다가갔다가 꺅꺅거리면서 쫓겨다니는 거 보는 게 제일 재밌더라구요! (...)

아, 성격이 나빠지는 것 같아. 하지만 어디서 저런 귀여운 수라장을 보겠어요.


문을 하나 넘으면 도다이지 뮤지엄이 있습니다.


앞에는 나라대불상의 손의 모조품이 있는데 능히 사람이 올라설 수 있는 크기지요. 여기서부터 이미 나라대불상의 짱큼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간식을 파는 카페가 있음. 잠깐 쉬어가고 싶어서 도다이지 뮤지엄에 들르긴 했는데 굳이 입장해서 안을 보진 않고 무료 관람 가능한 것들만 봤어요. 또 오게 되면 그때는 3번째니까 구석구석 보는 의미로 한번 보고 싶긴 하네요. 저 카페에서도 뭐 좀 먹고...


도다이지 바로 앞에는 근사한 호수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이 호수의 섬쪽 수면에 무대를 만들어놨었는데(뭔가 공연을 하려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무대만 봄) 이번에는없어서 호수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루사와 연못도 그랬지만 여기도 거울 같은 수면에 단풍이 비추는 것이 근사해요.


파노라마로 찰카카칵.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와방 커집니다.


도다이지 정문이 보입니다. 그런데 왠지... 척 봐도 공사 중인 것 같은 저 비주얼은 대체 뭐지? 설마 공사중이라 관람 불가는 아니겠지? 하고 가슴이 덜컥.


식겁했는데 다행히 정문을 비롯한 양쪽 울타리벽만 공사 중이고 안은 관람 가능이라서 안도의 한숨. 원래 입구 쪽에 있었던 티켓판매소도 바깥쪽에 간이로 개설되어 있더군요. 도다이지 입장료는 500엔.


공사 중인 벽을 따라서, 그 한구석의 입구를 통해 들어갑니다. 으으, 관광지 공사 중인 거 너무 싫다. 반드시 필요한 유지보수 과정이라는 건 알지만 왜 갈때마다 이렇게 여기도 저기도 공사 중인가ㅠㅠ

그러고보면 이 여행을 다녀온지 반년도 더 지났으니 이제는 슬슬 공사가 끝나지 않았을까.


나라대불상이 있는 대불전. 목조건물 중에서는 세계 최대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보면 와... 진짜 커요.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규모라서 이 건물을 가까이서 보는 것만으로도 여기까지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입구 쪽에서 향을 피우는 사람들.


1년만에 다시 본 나라대불상은 여전히 큽니다! 짱 커! 짱 커서 너무 좋다!

아, 정말이지 안타까워요. 제 사진으로는 이 대불상의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을 전혀 전할 수가 없습니다. 존잘... 존잘이 필요하다!

실물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임팩트입니다. 높이 16미터에 무게는 425톤에 달한다는데, 수치만 보면 그렇게까지 큰 것 같지 않지만 불상이 저런 사이즈라는 것에서 느껴지는 거대함이 정말... 아니, 사실 수치상으로도 앉은키만으로도 건담 정도는 되는군요.

만화 '간츠'를 비롯해서 종종 이 대불상이 일어나서 괴수와 대결전을 벌인다거나 하는 엽기적인 설정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물을 보면 왜 그런 발상을 하게 되는지 이해가 갑니다.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저 거체를 일으켜서 괴수도 한방에 보내버릴 것 같은 그런 위엄이 느껴진다고요! 이 대불상은 그동안 화재 등으로 부분부분이 파손되어서 다시 제작되는 일이 여러번 있었는데, 현재 보존된 것은 1691년에 완성된 것이며 하부는 처음 만들어졌던 부분 그대로라고 하네요.


대불전에는 대불상만 있는건 아니라서 각 모서리에 큼지막한 사천왕상도 있고 기념품샵도 있고...


대불상 구경 잘하고 나왔습니다.


슬슬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가는 가운데, 다시 사슴들.


기울어가는 햇살에 근사한 단풍을 즐길 수 있었던 오는 길.


이렇게 나라 관광을 마친 우리들은 다시 자전거로 JR 나라 역으로 돌아가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다음편에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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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방울토마토 2017/06/15 20:33 # 답글

    사슴센베 끔찍하던데요. 나한테 관심도 없던 놈들이 아줌마한테 100엔 주고 센베를 받는 순간 전부 몰려들어서...
    다른 사람들 보면서 왜 사슴한테 도망치는지 몰랐는데 바로 깨닫게 해주더군요 ㄷㄷ
  • 로오나 2017/06/15 20:34 #

    야생의 사슴들이 인간에게 먹이를 삥뜯는...

    그것이 나라!

    그것이 야생...!
  • 몬토 2017/06/15 22:16 #

    http://montolion.egloos.com/3150132

    가끔 가게를 공격하기도 하고 서로 퍼킷몬 배틀을 하기도 하죠. 무시무시한 곳입니다. 나라는...
  • 북극양 2017/06/15 21:59 # 답글

    사슴이 들이받는 거를 바로 앞에서 봐서 놀랬었드랬죠
    가스가타이샤로 가는 길에서 일본인 커플이 당하던 ㄷㄷ
    센베 갖고 있으면 몰려들어서 전 안 샀는데 기념을 나눠주려던 제 동생은 하얀 블라우스를 잘근잘근 씹혔을 뿐이고 무서운 녀석들입니다
  • 로오나 2017/06/15 23:01 #

    그것이 바로 야생사슴...!

    인간세상에 융화된 야생의 무서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 은이 2017/06/16 09:25 # 답글

    아아.. 사슴이 인간을 삥뜯는 무서운 곳에서 몸 성히 살아오셨군요..+_+
    역시 이곳엔 센베를 든 순간 사슴에게 둘러쌓여 삥뜯기는 사람들 보는게 재일 재미있죠(?!)
  • 로오나 2017/06/16 20:37 #

    뭘 좀 아시는군요. 에헴! (야)
  • fthero 2017/06/19 14:30 # 삭제 답글

    저 불상은 찍지 말라고 경고가 붙어있었는데, 용케 잘 찍으셨군요!
    ..하긴 저도 찍었습니다. 모르고 찍은 다음, 경고 붙은걸 나중에 알아챔...
  • 로오나 2017/06/19 14:36 #

    읭?! 나라대불상 촬영금지였나요? 두번 갔는데 전혀 몰랐... 다들 열심히 찍고 있던데?!
  • fthero 2017/06/19 15:50 # 삭제

    그러게요.. 대부분 안되는건 안돼! 라고 단호하게 금지하던데, 저기는 뭔가 느슨한것 같습니다. 넓어서 단속이 안되니 포기한건지도 모르겠구요.
  • 로오나 2017/06/19 21:35 #

    대부분 정말 눈에 띄게 금지표시가 되어있거나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안돼' 라고 말하는데 저긴 그런게 없었거든요. 심지어 열심히 기념촬영하고 있어도 거기 내부 관리자들이 분명한 사람들도 전혀 터치 안하던데....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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