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 #3 산쥬산겐도와 철학의 길


일본 간사이 #1 전망 멋져! 호텔 오사카 베이 타워

일본 간사이 #2 비 오는 밤의 돈까스와 생맥주


에서 이어집니다.


둘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날 밤에 비가 내려서 아침 날씨가 흐렸어요. 이 날은 상가 쪽이 아니라 로비 쪽으로 해서 한층 아래에 있는 호텔 정문으로 나왔습니다. 도착할 때 온 벤텐쵸 역이 아니라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JR 벤텐쵸 역 쪽으로 가야 했거든요.


아침 7시 40분쯤 일찌감치 나왔어요. 나와서 올려다 보며 찍으니 정말 높아 보이는 호텔 오사카 베이타워.


역 앞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때 일본의 맥도날드는 요괴워치 이벤트 중이었죠. 벌써 7개월 전이지만!


맥도날드만이 아니라 일본 패스트푸드점에 가보면 종종 구조가 묘해요. 그런데 또 모든 점포가 그런 건 아닙니다. 한국이랑 비슷한 구조도 있는데 종종 이런 식으로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구조의 점포들이 있단 말이죠. 특히 1인석들에 힘준 곳들이 그런데, 다른 곳은 아예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된 곳도 있고...


맥모닝을 우걱우걱. 분명한 건, 일본 맥도날드는 어디서 먹어도 한국보다는 평균적인 퀄리티가 훨씬 낫다는 겁니다. 메뉴 자체가 맛있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여태까지 일본 맥도날드 가서 멀쩡한 모양이 아닌 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한국 패스트푸드점은 어느 체인이나 버거 퀄리티가 너무 복불복이 심해서... 짜부러지지 않은 버거 내주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란 말인가.

아,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오사카의 맥도날드는 카드결제가 안 됩니다. (...)

큐슈랑 오키나와도 안 됐었는데, 홋카이도에서는 맥도날드에 안 가봐서 어떤지 모르겠군요. 참고로 필리핀 세부도 안 돼요!


역 앞의 풍경.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인은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출퇴근 시간에는 특히 굉장한데... 간 계절 탓도 있겠지만 오사카는 특히 자전거 출퇴근 및 통학 인구가 많았습니다.


이 날 목적지는 교토입니다. 이 여행에서는 이틀을 교토에 할애하기로 했죠. 고베는 안 가고 오사카, 교토, 나라만 보는 일정이었어요.


언제 와도 크고 번화하고 사람 많은 오사카 역에 들러서 교토역으로...


가는데 엄청 눈에 띄었던, 미래적인 디자인의 열차. 일본여행 갈 때마다 참 다양한 열차가 있어서 새로운 열차 보는 게 재밌긴 합니다.


그리고 교토역 도착.


교토역에서 나오면 교토의 랜드마크 교토 타워가 바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면 교토에도 꽤 여러번 왔는데 교토 타워는 한번도 올라가보지 않았군요. 교토 오면 사적지 구경하느라 바빠서... 언제 한번 올라가보고 싶긴 한데 입장료가 싸지도 않은 주제에 별로 높지도 않고, 전망대 유리가 곡면이라 사진 찍기도 안 좋다는 소리까지 듣고 나니 올라가볼 의욕이 안남-_-;


버스를 타고 첫 목적지인 산쥬산겐도로 향합니다. 이 날 교토에서 버스 탈 일이 많을 거라고 봐서 교토 버스 패스를 샀어요. 버스 안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500엔. 하루 종일 교토의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일본 버스비도 꽤 비싸서 세 번만 타도 본전이기 때문에 교토에서 돌아다닐 거면 사는 게 좋지요.


산쥬산겐도 앞에 교토 국립 박물관이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안 갔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해요. 여기 입장료가 1300엔이나 하는데 내부 공사 중이라 전시구역 2개 중에 하나가 폐관 상태였거든요-_-; 이런 상황이면 도저히 볼마음이 안 나서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습니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교토에서는 교복 입은 학생 행렬과 마주치는 일이 흔해요. 일본 내에서도 수학여행의 메카로 취급받는 곳이라 그렇겠죠. 한국 학생들이 경주 가는 것과 비슷한 감각으로...


그 맞은편, 산쥬산겐도에서도 가까운 곳에 하얏트 리젠시 호텔이 있었는데 건물이 높지 않고 주변에는 대나무들이 좌아악 있는 게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더군요. 나중에 알아보니 5성 호텔이었고 11월 평일 1박은... 음. 트윈룸이 한 50만원대 중반 정도부터 시작? 역시 교토 5성 호텔은 세다... 흑흑.


그리고 산쥬산겐도! 일본 국보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입니다. 금으로 만든 천수관음상이 1001개나 있는 것으로 유명해요. 교토에 세번째지만 두번째까지는 관람 타깃으로 안놓고 있었는데, 그 전에 다녀온 지인이 이거 정말 한번 볼만 하다고 해서 가봄.


입장료는 600엔.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입구에서 신발을 넣을 비닐봉지를 줘요.


안쪽은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공식 사진이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건 정말 눈으로 봐둘만 합니다.


큰 천수관음상 좌우로 500개씩, 총 천 개의 천수관음상이 배치되어 있는 것은 정말 압권. 할말을 잃었어요. 입장료 600엔이 전혀 아깝지 않아요. 천수관음상 하나하나가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요즘 말로 하자면 등신대 피규어 사이즈(...)이기 때문에 스케일이 정말 대단합니다. 새삼 세상에서 가장 볼만한 문화는 역시 그 나라가 돈 많던 시기에 종교 미술로 덕질한 흔적임을 느낌!

보는 내내 사진 찍고 싶어서 금단증상이 부들부들... 이렇게 멋진 것을 그냥 보기만 하라니 잔인하다. 안선생님... 사진이 찍고 싶어요ㅠㅠ


메인 스테이지인 1001개의 천수관음상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나가는 복도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만 찰칵찰칵.


산쥬산겐도 보고 나니 금 반짝반짝하는 이런 기념품이 땡겨서 하나 샀어요.


산쥬산겐도 바깥은 조경이 꽤 잘 되어 있는 편. 가을이라 정원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산쥬 산겐도 건물도 찰칵찰칵. 산쥬산겐도는 '33개의 칸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라는 뜻이라 바깥에서 보고 있노라면 1001개의 천수관음상을 보관해둔 거대한 피규어 박스처럼 보입... (야)


나오는 길에 보니 이런 포스터가... 전통궁도대회 같은걸 하나?


산쥬산겐도를 보고 나서는 긴카쿠지(은각사)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앞선 두 번의 교토행에서 긴카쿠지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기회에 해치워버릴 생각으로!



이때쯤에는 날이 개어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어요. 2015년에 왔을 때도 그랬지만, 이 시기의 교토는 정말 단풍이 예뻤어요. 어딜 가나 단풍이 예뻐서 관광지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긴카쿠지 주변에는 인력거 서비스가 돌아다닙니다.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있더라구요.


교토의 관광 포인트 중 하나인 철학의 길. 난젠지 부근에서부터 긴카쿠지 근처까지 이어지는 길.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서 예쁘기로 유명합니다. 이름은 교토의 철학자였던 니시다 키타로가 이 길을 오가면서 사색을 하던 데서 유래했다는군요.

여긴 컨셉이 딱... 가을에 사색에 잠겨서 걷는 나, 라는 허세를 즐기기에 완벽한 디자인이에요! 명성대로 단풍 시즌에 정말 예쁜 길입니다. 근데 그것도 비교적 사람 없는 구간 걸을 때나 즐길 수 있는 거고, 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보니 사색이고 감성이고 뭐 없음. (...) 그래도 예쁜 장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긴카쿠지에 가기 전에 뭔가 먹기로 결정.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카페 하나긴카쿠 라는 식당 / 카페를 겸하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별 생각없이 가볍게 한끼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오, 여기 좋았어요. 유바로 만든 요리 전문점인데 독특하고 맛있더라구요. 다만 단품 메뉴를 먹고 나서는 정식을 먹는 편이 나았겠다고 좀 후회하긴 했음. 카페 쪽에서는 유바로 만든 디저트를 취급하니 식사 말고 카페 쪽을 목적으로 가봐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리고 카드결제는 안 됨. (...)



밥 먹고 나오면서 이 카페 앞에서 소프트크림도 팔고 있길래 먹었어요. 말차맛 진해서 괜찮음.


그리고 이제 긴카쿠지로 향하게 되는데...


(일본 간사이 #4 긴카쿠지의 단풍과 야사카 신사 에서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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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방울토마토 2017/06/06 21:32 # 답글

    내부촬영이 안되는 이유로 안갔는데 확실히 볼만한가 보군요. 11월에 교토를 한 번 가봐야 할텐데...
  • 로오나 2017/06/06 21:34 #

    정말 한번쯤 볼만합니다. 사진을 못찍은건 정말 아쉽지만 봐둘 가치가 있어요. 이것이 일본 종교덕질 퀄리티! 라고 외치는 천수관음 등신대 피규어 군단. (응?)
  • 알트아이젠 2017/06/06 23:56 # 답글

    오오, 나중에 오사카가면 교토도 꼭 가봐야겠습니다.
  • 로오나 2017/06/07 14:39 #

    교토는 정말 좋습니다. 간사이를 많이 가서 이제 다음에 가면 다른데는 됐고 교토 위주로 갈듯...
  • umma5560@egloos.com 2017/06/07 09:05 # 삭제 답글

    저도 지난 4월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교코에서 본 것 중 최고라고나 할까요.
    유홍준의 답사기 교토편을 읽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나쳤을 곳입니다.
    거기에 활쏘기 포스터가 있는 건 아마도 그곳이 일본 전통 활쏘기와 관련이 깊은 장소라 그럴 겁니다.
    1945년에 나온 <삼십삼간당 활쏘기 이야기>라는 영화를 보면
    건물 끝에 과녁을 두고 반대쪽 끝에서 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상으로는 8,000 번을 쏘고 기록을 갱신한다나 뭐 그런 이야기이죠.
  • 로오나 2017/06/07 15:05 #

    압권이었습니다. 다시 가도 한번쯤은 보고 싶어지는...

    아... 산쥬산겐도의 33칸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일본 궁도하고도 관련이 있었나 보군요.
  • 나르사스 2017/06/07 10:13 # 답글

    JR노선이 많이 나오는데, 혹시 JR미니패스 쓰셨나요? (3000엔)
    철학의 길은 저도 좋아하는 곳입니다. 특히 일정중에 비가 온다 싶으면 일정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꼭 가죠.
    비올때, 그리고 밤에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 로오나 2017/06/07 19:24 #

    안썼습니다. 이번에는 패스... 라고 부를 수 있는건 교토버스패스 하나 쓴듯-_-;

    JR미니패스는 존재자체를 몰랐는데... 흠. 3일 여행이면 꽤 쓸만해 보이네요. JR 이용구간이 많아야 한다는 게 있지만.

    철학의 길은 이 시기 단풍이 예뻐서 정말 예쁘더군요. 하지만 관광객 바글거리는 구간에 가면 예쁨이고 뭐고...
  • 나르사스 2017/06/08 10:28 #

    JR미니패스 예술입니다. 히메지성 + 호류지 한 번 다녀오면 그대로 본전을 뽑고 교토(JR교토역)을 우겨넣어도 가성비 최고죠.
  • LionHeart 2017/06/07 12:40 # 답글

    산쥬산겐도는 정말 볼만했지요.
    활쏘기의 경우 화살이 삽심산간당 천장에 닿지 않고 건물 끝에 있는 과녁을 맞춰야 해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 로오나 2017/06/07 15:15 #

    33칸이 그런식으로 일본 궁도하고 관련이 있나 보군요. 그러고보니 QED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본 것 같기도...
  • 2017/06/07 14: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6/07 15:1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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