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미쉐린 원스타 파인 다이닝 '스와니예'


미쉐린 가이드 2017에서 별 하나를 받은 서래마을의 레스토랑 스와니예. 미쉐린 가이드 전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서래마을 쪽은 다니는 동네가 아니다 보니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만 있었습니다. 사실 이 가게를 기억하게 된 이유는 좀 우스운데, 음식 때문이 아니라 스와니예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였어요. 이름이 참 내 취향이고 코스 요리를 하는, 가격대가 좀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것 말고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가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은 게 가볼 이유가 된 거죠. 참고로 저는 이 레스토랑의 오너인 이준 셰프가 유명인이라는 것도 방문한 후에야 알았답니다. TV를 잘 안보고 사는 사람은 이래요.


4월에 방문한 것을 이제야 포스팅한 것은... 음. 뭐 이런 경우의 이유는 매번 똑같죠. 사진 정리하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보니 그만^^; 도중에 여행까지 겹치다 보니 한도 끝도 없이 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먼 산)

다만 이제 와서 포스팅하기에는 타이밍이 좀 나쁘기도 한데...

5월 28일을 마지막 영업으로, 7월 5일까지 휴무에 들어간 뒤 7월 6일에 재오픈한다는군요. 이유는 내부 보수공사라고 합니다.


오픈된 주방과 바 형태의 좌석. 테이블 좌석도 있긴 있는데 바 좌석이 메인인 것은 좀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스시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지만 아닌 곳에서는 처음이었던...

주방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바 안쪽 공간이 좁은데 비해 서빙하시는 분들은 여럿이라 동선이 꼬이기 쉬워보이는데 그렇지가 않더군요. 최적화가 잘 되어있는 듯해요.


기본 세팅.


그냥 물잔인데 폼나 보임.


당시의 메뉴입니다. 1인당 65000원 짜리 런치 코스. 가격대는 높은 편이죠.


제가 마음에 들어했던 가게 이름의 의미.


물수건을 주시고... 매번 이야기하지만 전 식사 전에 물수건이나 물티슈 주는 가게 참 좋아해요.


무알콜 맥주가 있길래 주문해봄. 사과 / 레몬맛이 있었어요. (병당 8000원) 맥주라기보다는 탄산 애플주스맛. 아이스버킷에 시원하게 담아주는 게 좋았습니다.


다른 일행이 주문한 글라스 와인.


미니미니한 전체 3종. 왼쪽의 참나물과 고사리를 넣은, 무로 만든 만두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른쪽의 크래커도 짭쪼름하고 고소하니 맛있었고.


식전빵은 천연 발효종 빵. 이 가게에서 아침마다 직접 만든다고 합니다. 빵은 맛있었어요. 부드러운 거 좋아하는 사람은 약간 질기다고 생각할 수 있는, 탄력이 있는 타입이었는데 제 취향에선 살짝 벗어난 느낌. 일행 중 한명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참고로 빵은 다 먹으면 더 필요하냐고 물어봄.


식전빵과 같이 나오는 버터. 부드러워요. 무염버터로 만들어놓고 절반은 위에 소금을 뿌려놓은 모양새를 보고 빵터짐.


콜라비 리조또. 위에는 컬리플라워가 올라갔고 아래는 전복과 콜라비.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소스에 밥 대신 콜라비가 들어가서 특이한 느낌. 산뜻하고 전복은 쫄깃해요. 콜라비는... 익히니까 무 같네요, 이거.

재밌긴 하지만 맛은 참 건강한 맛이구나... 싶은 그런 맛이랄까.


관자와 양배추. 위에는 허브, 두가지 처빌과 딜. 밑에는 관자와 애호박과 양배추가 들어갔어요. 애호박의 존재감은 다소 약한 편. 일부러 슬라이스로 넣어서 그런거 같아요. 위에 올라간 허브향이 좋더군요. 양배추는 말랑말랑하게 익힘. 관자는 익힌 정도가 좋고, 큼지막해서 맛있었어요. 관자를 좋아하는데 찔끔찔끔 먹으면 부족함 때문에 짜증이 나는지라 이런 큰 관자 참 좋아요.


다음으로 나온 메뉴가 빵터지게 만들었는데... 아니 글쎄, 랍스터 라면입니다. 코스 도중에 라면이 나오는 것도 황당한데 랍스터로 라면을 만들었엌ㅋㅋㅋㅋ

장난기가 있는 메뉴입니다. 향도 비주얼도 진짜 미니 해물라면으로 밖에 안 보여요. 아래 라면국물처럼 보이는 것은 비스퀴 소스. 근데 내장맛스러움은 별로 없고 꽤 짭짤합니다. 면은 노른자로 반죽하고 손으로 썰어낸 생면 파스타. 위에는 랍스타와 달래가 올라가 있어요. 면 식감은 탄력이 있어서 좋아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코스 중간에 이런 걸내놓는 장난기가 재미있기도 하고, 맛도 꽤 괜춘했습니다. 면도 그렇고 여러모로 라면스러운데 들어간 재료가 고급스럽다는 걸 알겠고, 그래서인지 그 재료맛도 제대로 느껴지고.


이때쯤 와인을 권해서 글라스로 마셔봤어요. 와인은 스페인산 인비저블 맨...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의 와인이라고 합니다. 드라이한 맛.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맛 싫어했는데 와인도 조금씩 마셔보다 보니 즐길 수 있게는 되었다는걸 실감.


메인 디쉬로 고른 이베리코 돼지. 야채 아래로 빵과 오렌지가 있습니다. 고기가 살살 녹아요.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베리코 돼지... 참 좋은 돼지인 것이다...... 매우 만족스러운 메인 디쉬.


한우 투플 안심. 25000원이 추가되는 메인 디쉬입니다. 숙성시킨 투플 안심을 오랜시간 천천히 익히고 소뼈를 이틀간 끓인 소스. 채소 위에 파마산 치즈와 허브브레드를 부숴서 얹음.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었고 소스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 시간과 공을 들여야 나올 수 있는 맛.


뭔가 현대미술적인 플레이팅(...)을 자랑했던 디저트. 디저트 카페에서 이렇게 나왔으면 이게 뭔가 싶었겠지만 코스 요리의 마지막이라면 이래도 되죠.

그린 타르트입니다. 청포도, 그린 올리브, 라임,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사랑초 등의 허브가 올라감. 맛있었습니다. 사랑초가 먹는건줄 처음 알았어요. 타르트 자체가 맛있고 위에 올라간 허브들과의 조합은 디저트 가게라면 이런 식으로 안만들겠지 싶은 독특함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디저트까지 먹고 나면 로넨펠트 티백 혹은 커피를 음료로 고를 수 있습니다.


차와 함께 나오는 쁘띠뿌는 브라우니, 너츠 캔디, 리치 & 라즈베리 마카롱, 망고랑 패션후르츠 젤리. 리치 &라즈베리 마카롱이 새콤해서 맛있었고, 망고랑 패션후르츠 젤리도 몰랑몰랑 부드럽고 확 정신이 드는 새콤한 맛이라 좋았음.


차는 레몬 가향으로 골랐는데 레몬향이 꽤 좋군요. 하지만 여기도 차는 티백까지 넣은 채로 나오는 건 좀... 전 마무리 차에 티백 담근 채로 나오면 흥이 깨지더라구요. 티백을 쓰는 것을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건 주방에서 생각하는 '딱 마시기 좋은 상태'로 우려서 내주는 것까지가 서비스라고 보는지라.


전체적인 서비스는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그 음식을 조리한 셰프님들이 나와서 음식 설명을 해주는 것은 오픈 키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느낌이었는데, 손님 중에서 셰프님들이랑 같이 사진 찍는 분들이 많더군요. 셰프님들이 다 훈남이더라구요.

서빙하시는 분들은 멋진 자본주의의 미소. 다 먹고 일어나니 마지막엔 모두 바깥까지 나와서 인사하는 것에는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놀라기는 했지만 대접받는 기분이라는 것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법이죠.



전화번호는 02-3477-9386. 연중무휴.

런치타임은 12시부터 3시까지. (라스트오더는 1시 30분)
디너타임은 6시부터 11시까지. (라스트오더는 8시)



덧글

  • 알렉세이 2017/05/18 00:07 # 답글

    예약하기 어렵지 않으셨나봐요.ㄷㄷ
  • 로오나 2017/05/18 01:00 #

    제가 예약했을 당시에는 딱히 밀려있지 않았어요.
  • Uglycat 2017/05/20 12:59 # 답글

    이래저래 참 재미있는 레스토랑이네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2017 대표이글루_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