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여행 #2 천둥벼락 치는 탑스힐 전망대



필리핀 세부 여행 #1 가자! 남국의 바다로!


에서 이어집니다.



필리핀 여행기 첫날. 숙소에 짐 풀고 남국의 푸른 바다에 완전 취해서 신난 우리들은 시내로 외출을 했습니다. 첫날 일정은 기사를 포함한 렌탈 택시. 대형 승합차가 와서 우리 일행 5명을 태우고 갔는데 시간당 8천원 정도로 가격이 괜춘했음. 단지 오기로 한 시간에서 40분이 지나도록 안와서 빡쳤을 뿐... 부들부들.



숙소에서 차 타고 아얄라 몰로 가는 길. 남국스럽고 시골스러운 풍경. 이런 풍경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경험은 여행 내내 없었습니다. 거의 숙소에서 차를 불러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저도 그렇고 일행 대부분이 겁이 많아서 딱 관광지로 알려진 곳 아니면 마음대로 돌아다니기가 무섭더라구요; 밤의 분위기가 좀 무서웠는데...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데 거리가 어두워서-_-; 신기하면서도 무서운 풍경이라 밤에는 나오고 싶지 않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진짜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 근데 필리핀에서는 일상입니다-_-; 트럭 짐칸에 사람이 그득그득 타 있는 정도는 딱히 놀랍지도 않고, 이렇게 달리는 지프니가 속도를 늦추는 순간 사람들이 뛰어서 타거나 뛰어서 내리거나 하고 막 매달려서 가고 그래요; 기본적으로 도로에서 달리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차 상태가 그래요)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차 타고 가면서 이걸 보면 진짜 식겁하게 됨.

이 지프티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입니다. 재밌는 문화의 산물이었어요. 원래 미군 지프 차량을 쓰기 시작한 거라 전부 같은 스타일의 차량이라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거기에 지프니 주인이 자기 취향대로 도색을 마구 해서 각자 다른 도색이 나온다는거. 규격적 통일성과 외모의 다양성을 같이 갖추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로워요.


오면서 본 구름이 굉장했어요. 마치 구름으로 이루어진 세계수 같아서 찰칵.


대형 쇼핑몰이라는 아얄라 몰 도착. 그리고 오자마자 보이는 K-펍 BBQ 간판... 와, 자랑스러운 한국 프렌차이즈의 위상인가! 이런거 필리핀까지 와서 보고 싶지 않았어! (...)


스타벅스도 있고... 그외에도 한국에서도 많이 보던 글로벌 프렌차이즈들이 많이 보여요.


아얄라 몰 주변은 여기까지 오는 길의 시골스러운 풍경과는 완전 다른 세상처럼 번화한 도심의 풍경.

도심으로 들어오면 차가 진짜 많이 막힙니다. 또한 교통 자체가 혼돈의 카오스. 오키나와의 반대쪽 극단을 보는 기분이랄까; 사거리에 신호등 하나 없기도 하고 인간들은 차가 속도 내서 달리고 있는데 그냥 무단횡단으로 막 들이대고.... 빵빵 경적을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데 이게 성질이 급해서가 아니라 교통습관의 일부더군요. 다들 경적을 울려서 경각심을 일으켜주지 않으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그런 느낌이에요;


여기 택시들은 뒤에 이렇게 광고 간판을 달고 있는 게 특이했어요.


아얄라몰은 입구에서 경비원이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가방 들고 있으면 검문을 통과해야 함. 안전에 대한 감각이 한국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여기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마트, 호텔 등 곳곳에 경비원들이 있더군요.


아얄라몰은 큰 나무가 인상적. 규모가 크고 현대적인 대형 쇼핑몰입니다. 하지만 여기 중앙 엘리베이터를 타보니 엘리베이터 보이가 있는 게 쇼킹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보이라니! 엘리베이터를 사람을 둬서 운용하다니! 와... 여기 와서 종종 한국 80년대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건 진짜 한국 80년대 같더라구요.

보면서 왜 굳이 엘리베이터 보이를 쓰는지 궁금하더군요. 이게 인건비가 싸서 손님들에게 대우받는 기분을 주기 위해서 고용한 걸까 아니면 한국 80년대처럼 엘리베이터 이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고용한 걸까?


중앙에 공개된 아이들 놀이터가 있었는데 여긴 완전 혼돈의 카오스. 애들이 바글바글... 다들 완전 신나서 놀고 있음.


1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이런 기차가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위층을 지나가다 이게 1층을 한바퀴 도는거 보면 재밌음.


맥도날드. 버거킹이랑 던킨 도너츠 등도 있어요. 매장 바깥 자리를 쓰는 것도 특징.


이만한 대형 쇼핑몰인데도 전부 카드 결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어요. 맥도날드는 안 돼! 어휴, 맥도날드 이놈들 일본에서도 안 되더니 여기서도 안 되다니! 지금까지 한국, 일본, 캐나다, 필리핀 맥도날드에 가본 결과 한국이랑 캐나다는 카드 결제가 되고 일본이랑 필리핀은 안 됐으니 반반이군요.

근데 메뉴 중에 루트비어가... 캐나다 맥도날드에도 있더니 여기도 있다니, 맥도날드의 루트비어 장착률은 한국과 일본 없음, 캐나다와 필리핀 있음으로 역시 반반이군요.


하여튼 쇼핑몰 내부도 더워서 여기서 맥 코크플로트 하나 사서 들고 다녔습니다.


전편에서도 말했지만 아얄라 몰의 환전소가 숙소에서 환전한 것보다 환율을 잘 쳐줬습니다. 숙소에서는 고정 45 환율인데 여긴 47 환율이었음. 뭐 때때로 달라지겠지만요. 참고로 우리가 돌아올 때쯤에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페소가 폭락했었어요.


삼성과 소니 매장이 있어서 구경함. 전편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이때가 갤럭시 노트7이 한창 전세계적으로 펑펑 터져서 난리가 났던 시기이기 때문에... 삼성 매장은 한창 갤럭시 노트7 놓고 프로모션하다가 급히 치운 흔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소니 매장은... 음. 브라비아 TV가 아주 멋지더군요. HDR 지원되는 4K 대형 TV는 참 하나 같고 싶은데... 근데 돈이 없구나...


H&M에 들러서 옷을 한두벌 사고... 지인이 이 보틀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내려와서 어디 앉아서 살펴보니 한글이 참 많이 보이는 물건이었음. (...)


옥상은 공원으로 꾸며놓았고 주변의 식당가가 가게도 다양하고 괜찮아 보였습니다. 여기는 그래도 앉아있을 곳이 있어서 좋았음. 아얄라 몰 돌아다녀보면 먹고 마시는 매장 말고는 앉아있을데가 도통 없어요-_-;

아얄라 몰 내부의 공용 와이파이가 있는데 로컬 전화번호가 없으면 안됨... 관광객 상대로 장사하면서 이런 쪼잔함이라니!


아, 그리고 여기서 또 충격적이었던 것 하나가... 필리핀은 세부 막탄 공항부터 시작해서 어디도 화장실 변기가 자동식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이 아얄라 몰의 화장실도 마찬가지더군요; 그렇다고 막 뚜껑 없고 그런 변기는 아니고 충분히 현대화된 깨끗한 화장실입니다만 그냥 화장실 변기가 자동이 아님;



아얄라 몰 구경하고 쇼핑하고 나올 때쯤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음; 슬슬 어두워져가는 때의 사진이 멋지게 나와서 한 장.


원래는 산 페드로 요새를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 관계상 못봤습니다. 처음에 콜택시 기사가 40분 늦게 온 것도 있고 아얄라 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기도 해서 그냥 깔끔하게 포기.

대신 세부 관광의 명소라는 탑스힐 전망대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여기가 주경도 야경도 다 정말 근사하다고 하더라고요.


전망대 도착. 전망대는 완전 탁 트인 공간이고 허름한 벽을 통과하면 골목상권처럼 작은 가게들이 몇 있더군요. 슬슬 닫는 분위기긴 했지만...

전망대까지 오는 길이 좀 무서웠습니다. 도심을 벗어나서 한참 어두컴컴한 길을 가는데... 으슥한 산길을 계속 올라가니까 다들 막 이 운전기사가 우리가 길도 모르니까 사람 없고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서 슥삭하려는건 아닐까 막 망상이 폭주하고; (숙소에도 아얄라 몰에도 좀 많이 늦게 온 것 때문에 좀 열받았지만 그거 말고는 흠잡을데 없이 일해준 운전기사님, 겁쟁이 관광객이 이상한 의심해서 미안해요ㅠㅠ)

그렇게 해서 도착했는데 입장료 받는 곳에 사람이 없음. 설마 이렇게 먼 산길을 올라왔는데 닫은 건가? 하고 다들 경악하는데 몇 분 있다가 오더군요. 야간이고 비도 오고 해서 손님이 별로 없어서 그랬나.

입장료는 1인당 100페소. 당시 한화로는 2500원이 좀 안 되는 정도.


하여튼 전망이 그렇게 근사하다는 탑스힐 전망대였지만 과연 이렇게 부슬부슬 비가 내릴 때도 근사할지 의문이었는데...




완전 멋지다!



아, 간만에 포스팅에서 빨갛고 큰 글씨 써보는군요. 근데 진짜 완전 멋졌음. 이 사진 정도로는 전할 수 없는 멋짐... 조, 존잘... 존잘님의 사진이 필요하다. 제 갤럭시S7과 RX100 M2와 제 촬영실력으로는 무리였습니다....



와, 야경 진짜 끝내줬어요. 홍콩 여행 가서 그 유명한 홍콩 야경을 본 일행이 홍콩 야경보다 낫다고 평할 정도로. 높은 건물은 별로 없는데 색색들이 불빛을 탁 트인 곳에서 내려다보는게 너무 끝내줬습니다.


더 멋진건 비가 오고 있었다는 것. 비는 약한데 바람 세고 천둥번개 엄청나서... 그런 날씨가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도 엄청 찍었는데 그중 일부만 움짤로... 하늘과 땅을 선명하게 잇는 빛의 선도 어찌나 많이 봤는지. 이거 완전 썬더 브레이크.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무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수효과처럼 번개가 꽈과과광!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문명과 대자연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이 볼거리 하나만으로도 필리핀 여행 뽕을 뽑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했습니다. 평범하게 맑은 날 주경이나 야경을 봤더라도 근사했겠지만 이런 만족감을 얻진 못했겠죠. 정말 운이 좋았어요.

일행 중에는 오키나와 여행 때는 스노클링 때만 완전 맑은 날씨를, 캐나다 여행 때는 최고의 오로라를 불러온 여행 가면 반드시 최고의 경험을 만나는 운을 가진 지인 A씨가 있었는데 그의 전설적인 여행운은 이번에도 건재했습니다!



번개가 그칠 때까지 넋을 잃은 듯 거기에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게 나온 2컷.


전망대를 즐기고 나서는 전망대 부근에 있는 유명한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미스터 A라는 곳입니다.


필리핀 식당 중에는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인 식당.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인 것도 여행지만 돌아다닌 우리들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부분이었어요.


가게 곳곳의 벽면에 게코 도마뱀이 꼬물거리면서 돌아다니는 게 보임. 작고 귀여워요.


이 가게의 메리트는 탑스힐 전망대에서 가까운 만큼, 즉 엄청 산 꼭대기 쪽에 위치해 있는 만큼 아주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전망만으로도 메리트가 너무 높은 곳이에요.


필리핀의 야경에 허세허세하게 건배. (...)


저녁에 왔더니 일부 음식들은 이미 재료가 떨어져서 안되어서 아쉬운 것들이 있었음. 예를 들면 깔라마리랑 라푸라푸랑 그릴드 프라운이 안 되더라구요. 아, 시즐링 블루 마린도 안 됐구나. 흑흑.


그래서 산미구엘의 산지에서 산미구엘부터 마셔주고, 이것저것 먹어줌.


하와이안 피자는 무난하게 좋았는데 알리오 올리오는 당시에 먹은 올리브 오일 파스타 중에 최고라고 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피자 도우만 따로 잘라서 같이 나오는게 특이했음.


스윗 앤 소어 쉬림프, 갈릭 라이스, 깔라만시, 깜바스, 시즐링 튜나 벨리 등등을 처묵처묵. 이중 시즐링 튜나 벨리는 맛은 있었는데 좀 비리더군요. 그리고 별로 참치 같은 느낌은 아니었음. 이거 말고 튜나 팡가도 소스와의 궁합도 좋고 맛있었는데 약간 비리고 조각 중에 하나가 덜 익혀져 나오기도 함. 이걸 보면 참치류는 재료 질이 좀 별로였나...

페스토 감베리티는 바질페스토 향이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지만 술먹으면서 먹기에 겁나 좋은 짭짤함을 자랑했습니다=ㅂ=


한국인 입장에서는 주문과정에서 약간 스트레스를 받을 시스템이었는데 음식들이 대체로 맛있었고 야경 메리트가 너무 높아서 좋은 가게였습니다. 탑스힐 전망대 구경 -> 미스터A에서 식사는 꽤 괜춘한 코스.


여기까지로 첫날 일정은 끝. 숙소로 돌아갔을 때는 다들 피곤해서 씻고 곧바로 뻗어서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다음날부터 오픈워터 교육이 시작됩니다.


3편 - 오픈워터부터 포핸드 마사지까지로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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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Uglycat 2017/02/03 22:43 # 답글

    아무래도 필리핀이 치안이 보통 막장이 아닌 동네라 경비원들이 쫙 깔린 게 아닌가 싶군요(세부 쪽은 그나마 나은 건지 어떤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 로오나 2017/02/03 23:25 #

    그럴 겁니다. 관광객들이 갈만한 곳이나 좀 부촌이라고 할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경비원들이 있어요. 그래서 치안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이런 포인트들 말고는 마음대로 돌아다닐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잘 놀고 왔지만...
  • 역사관심 2017/02/04 06:40 # 답글

    요즘 필리핀관련 흉흉한 소문이 하도 많아서, 제목만 봐도 걱정부터 되네요. 무사히 여행하고 오셔서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차뒤에 붙어가는 저 사람들은;;) (그리고 개코(Gecko)는 귀엽죠 ㅎㅎ)
  • 로오나 2017/02/04 11:54 #

    작년 9월경이라 그런 이슈가 한창 흉흉하기 전이기는 한데^^; 그래도 워낙 겁이 많아서 이동은 전부 콜택시로 하고 여행지와 리조트 말고는 아예 도보로 안돌아다니고 그랬습니다.

    필리핀의 교통 상황은... 무섭고도 신기합니다. 지프니 뒤에 붙어다니는 사람들도, 트럭 뒷칸에 가득가득 타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도 흔한 풍경이에요...

    도마뱀은 귀엽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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