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계의 문제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에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바닷마을 다이어리'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최근 루리웹에서 일본 영화업계의 심각한 현실을 지적하는 그의 인터뷰를 번역한 글을 보게 되었는데... 일본 영화계는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심각하군요.


루리웹 :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대로 가다간 일본 영화는 정말로 끝나고 만다."


암울한 포인트는 바로 이겁니다.


-한국에서는 흥행수입의 45%가 극장에 돌아가고 나머지 55%가 영화제작위원회(출자자)와 제작회사(감독 등 제작자)가 6:4의 비율로 나뉜다. 즉, 흥행성적이 10억엔이라면 2억 4000만엔이 제일 땀을 흘린 제작자들의 손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자금은 다음 작품 준비에 투입된다.

-하지만 일본은 50%가 극장이고, 나머지 50%중 10%가 배급사. 나머지 40%가 제작 위원회로 넘어간다. 대부분 경우 감독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의 시스템을 부러워하고 있는데... 저 일본영화계 시스템을 보니 일본 영화계가 왜 몰락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스트레이트하게 이해되는 느낌입니다. 사실 최근 웹상에서 빈번하게 이슈가 되는(정확히는 일본 쪽의 이슈가 한국 쪽으로 번역되어서 전달되는) 애니메이션 업계도 마찬가지죠.

예술계를 보면 산업으로서 제대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업계가 업계인들에게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주지 못하고 그들의 애정과 보람만으로 어떻게든 존립하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소설 '시어터'를 보면 일본의 연극업계도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불황이다, 어렵다 해도 어쨌거나 확실하게 수익을 올리면서 굴러가고 있는 산업입니다. 돈이 되기 때문에 계속 투자가 되어서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 자체로도, 그리고 그것과 연계된 문화상품들도. 그런데 정작 작품이 히트를 쳐서 돈을 많이 벌어도 제작자들은 그 수혜를 한푼도 입지 못하는 거죠. 근본적으로 시스템이 잘못되어있는 상황이라 막막함이 전해지는군요.

일본 영화가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제작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다른 매체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의 비율이 압도적인 것도(점점 만화 원작의 실사화도 늘어가고) 제작위원회 시스템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관련글)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아주 좋냐 하면 그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근본적인 시스템 면에서 일본 쪽이 굉장히 절망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걸 알 수 있군요.



덧글

  • 로리 2016/11/30 18:39 # 답글

    사실 감독이나 프로듀서에게 책임을 주고 만들게 하면 되는데.. 그런 부분까지 제작위원회가 너무 참견하는 것도 문제인가 보더군요,
  • 로오나 2016/12/01 02:43 #

    투자도 그들이 다 하고 이익도 그들이 다 가져가는 구조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겠죠. 구심점이 있는게 아니라 위원회 구조다 보니 보수적으로 수익성만 우선하게 되고...
  • 솔다 2016/11/30 22:06 # 답글

    헐 한굳을 부러워하더니
  • 로오나 2016/12/01 02:44 #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국 영화판이 크고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도 선전하고 있으니까요. 시스템적으로 일본보다 나은 상황이고...
  • 솔다 2016/12/01 04:50 #

    페이 관련해서는
    얼마 전에 청룡 남우조연상 그...(성함이 안떠오르는데요...) 와따시가아쿠마다(..)
    님 기사 찾다가 일본 후배들한테
    한국 영화계는 피하라고
    돈도 안주면서 부려먹는 곳이라고...
    학을 뗐다던 이야기를 읽어서요 ㅎㅎ;;;
    그 도둑들의 중국 배우도 중국에서는 일케 찍을라고 하면 아무도 참여 안할거라고 하고(스텝들이며 다 혹사시킨다고...)

    ...
  • 로오나 2016/12/01 06:00 #

    세부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고 종종 이슈가 되고 있죠. 한국은 '국제시장'이 영화계 최초로 전 스태프에게 표준근로계약서를 쓴 것으로 화제가 되었을 만큼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일본 영화계는 세부를 따지기도 전에 큰틀부터 망해있다는 것이고...
  • 로오나 2016/12/01 16:34 #

    아, 이거 '곡성'의 쿠니무라 준 이야기인 것 같군요.

    '곡성'의 촬영이 너무 빡세서 쿠니무라 준이 돌아가서 '한국영화 넘 힘드니까 가지 마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루머가 있다고 나홍진 감독이 농담조로 말한 적이 있었죠. 근데 쿠니무라 준 자신은 '곡성' 출연 후 힘들다는 소리는 했지만 또 하고 싶다거나 그 같은 감독이 일본에도 필요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홍진 감독의 제작환경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말이 많이 나온바 있습니다. 배우와 주먹다짐을 한 적도 있고 스태프들과의 마찰도 많았죠. 결과로 다 덮은 느낌일뿐...
  • 자유로운 2016/11/30 22:10 # 답글

    일단 숨을 쉴 수 있게 하지 않으면 결국엔 고사하겠지요. 망하는건 별게 망하는게 아니니까요.
  • 로오나 2016/12/01 02:44 #

    전 저러고도 살아있는게 신기해요. 버블 꺼진 이후 계속 저 체제였을텐데 참...
  • 사회과학 2016/11/30 22:16 # 답글

    일본 영화계가 망했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는데, 저 정도였다니ㄷㄷ
  • 로오나 2016/12/01 02:44 #

    쇠락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는 느낌입니다.
  • Barde 2016/11/30 23:18 # 답글

    구로사와 아키라가 생전에 항상 하던 얘기가, 돈을 안 주니 어떻게 영화를 찍을 수가 없다는 거였죠. 결국 열정페이의 다른 말에 불과합니다.
  • KittyHawk 2016/12/01 00:30 #

    간단히 알기로는 구로사와 감독이 제작을 못한다니까 프랑스 문화관련 부서가 보다 못해 자금을 대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 로오나 2016/12/01 02:45 #

    스튜디오가 사원들에게 수익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니 정말 열정페이가 될 수밖에 없죠.
  • teese 2016/12/01 00:18 # 답글

    세대가 갈수록 인재 질이 떨어지는 이유가 저거였군요.
  • 로오나 2016/12/01 02:45 #

    열정을 갖고 만들어서, 심지어 결과를 내도 돈이 안되는 판은 쇠락할 수밖에...
  • 타누키 2016/12/01 00:25 # 답글

    헐~ 몰랐는데 희한하네요;;;
  • 로오나 2016/12/01 02:46 #

    애니메이션판도 그렇고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한듯.
  • 격화 2016/12/01 00:57 # 답글

    만드는 사람에게 돈이 안가는 시스템은 망조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야말로 의욕을 고취시기고 목표의식을 확고하게 하니까요.
    내가 열심히 해서 좋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익은 다른 사람들이 다 가져가고 나에게 오는게 없다면?

    이건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유능한 사람을 말라죽이는 구조에요.
    결국 깊은 고뇌없이 원작 재현에만 익숙한 숙련자와 열정만 가득한 초보자만 남은 영화계가 될 것이고요.
    그냥 답이 없어요, 이건.
  • 로오나 2016/12/01 02:46 #

    보람만으로 돌아가는 업계들이 있지만 그건 산업으로서 성립하지 못하는, 돈을 벌지 못하는 업계라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건 돈이 벌리는데도 이 모양이니...
  • 봉학생군 2016/12/01 01:29 # 답글

    한국도 제가 보기엔 55프로도 높아 보이진 않아 보이는데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미국은 어떨런지
  • 로오나 2016/12/01 02:48 #

    미국은 기본적으로는 한국하고 비슷할 겁니다. 물론 인건비 처리 등이 한국보다 훨씬 철저해서 그만큼 비용이 높아지지만요. 한국은 '국제시장'이 영화계 최초로 전 스태프에게 표준근로계약서를 쓴 것으로 화제가 되었을 만큼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많았죠.
  • 나인테일 2016/12/01 03:11 # 답글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익이 계속 나고 있다는게 무엇보다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똥망 퀄리티의 제품이 허용받고 팔리는 시장이니 바뀌어야 될 위기의식이 없는거겠죠. 일본 영화는 진짜 소비자들이 너무 이상하다고 봅니다.
  • 글로리ㅡ3ㅢv 2016/12/01 11:51 # 답글

    컨텐츠 제작업이 리스크가 크다보니 그것을 상쇄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인데
    시간이 지나 고도화되면 위험성을 상쇄하기보다 자본수익고도화로 이어진겁니다.

    한국 영화계도 스크린+자본투자계가 영합해서 점점 제작자보다 수익기획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입니다. 점점 볼 영화는 없어지고 해외영화는 돈되는
    것만 극장에 걸리니 극장을 찾지 않게 되는군요.
  • 로오나 2016/12/01 16:06 #

    애니메이션 업계 쪽을 보면 그 자본수익고도화에 의한 제작자 쥐어짜내기는 정말 심각한 듯하고요.
  • 포스21 2016/12/01 13:49 # 답글

    저기... 일본은 제작 위원회에서 감독을 위시해서 배우 , 엑스트라까지 월급을 한국보다 잘 챙겨서 나눠주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댓글에 나온 일본 배우 아저씨도 자기 후배들에게 돈 안준다고 한국영화 찍지 말라고 한걸 테구요.
    그럼 뭐가 문제죠?
    저기 위 댓글에 나온 일본인 청룡 영화상 조연배우 아저씨의 말은 거짓말인건가요? 제가 궁금한건 일본 영화판이
    감독 , 배우 , 엑스트라 , 기타 영화관련 종사자에게 제대로 급여를 지급하는가? 한국에 비해 더 주는가?
    덜주는가? 가 궁금합니다. 일단 그거부터 확실하게 비교하고 나서 문제를 따져 봐야 할거 같네요.

  • 로오나 2016/12/01 16:18 #

    제작의 주도권이 어느쪽으로 가는가, 따라서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 가 일단 문제가 되는 부분이고 저 인터뷰에도, 그리고 제가 따로 링크한 글에서도그 부분을 짚고 있지요. 그리고 월급 잘 챙겨줘도 이게 얼마만큼 돈을 벌건 그 성과를 평가해주는 것 따윈 없다면 과연 그걸 좋게 보긴 어려울 것 같군요.

    청룡 영화상 조연배우 아저씨의 말이야 그 말이 기사화되어 근거로 제공된걸 링크로 가져오신 상황은 아니다 보니 비교 근거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고요. 일본 영화계 스태프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야기는 몇번 본바 있습니다만, 뭐 저도 덧글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도 그런 면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죠.
  • 로오나 2016/12/01 16:34 #

    그리고 다른 분 지적을 보니 그 청룡영화상... 은 '곡성'의 쿠니무라 준 이야기인 것 같군요.

    '곡성'의 촬영이 너무 빡세서 쿠니무라 준이 돌아가서 '한국영화 넘 힘드니까 가지 마라~'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루머가 있다고 나홍진 감독이 농담조로 말한 적이 있었죠. 근데 쿠니무라 준 자신은 '곡성' 출연 후 힘들다는 소리는 했지만 또 하고 싶다거나 그 같은 감독이 일본에도 필요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홍진 감독의 제작환경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말이 많이 나온바 있습니다. 배우와 주먹다짐을 한 적도 있고 스태프들과의 마찰도 많았죠. 결과로 다 덮은 느낌일뿐...
  • 2016/12/01 16: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12/01 16: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포스21 2016/12/01 17:51 # 답글

    로오나 / 결국 영화가 히트 한다고 해서 돈을 더 받거나 할 수 있으려면 계약시 런닝 개런티 조항을 넣으면 되지 않나요?

    제작위원회 같은 데서 갑질을 해서 그런걸 허용하지 않는 건가요?

    그리고 솔직히 영화판에 큰 관심이 없지만 한국영화계에서도 열정페이 문제가 매우 심각해서 주조연급 제외한 단역배우나

    스턴트 등등은 매우 곤궁한 삶은 산다고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일본보다 나은가 봐요.
  • 로오나 2016/12/01 17:59 #

    그 러닝 개런티 조항이 일본 쪽 관행상 허용이 안되고, 따라서 협상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 저 인터뷰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저 인터뷰-그리고 제 포스팅의 골자는 그런 세부보다는 일본 영화계가 큰틀을 이루는 근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부를 보면(현장의 노동현실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영화계는 나쁜 이슈가 많습니다. 근데 일본이 딱히 그에 비해서 낫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열정페이가 아니더라도 단역배우는 곤궁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턴트의 대우 문제는 몇번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크게 이슈되진 못한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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