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오랜만에 63빌딩에 다녀왔습니다. 전에 일을 도와준 지인이 답례로 근사한 곳에서 밥 한번 사겠다고 해서 신이 나서 달려감. 여의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멀더군요. 여름철 땡볕이 최절정이었던 때였는지라 역에서 63빌딩까지 1.7킬로미터 정도의 거리가 지옥의 가시밭길처럼 보여서 그냥 택시를 타는 사치를 부렸습니다-_-;


63빌딩은 하도 오랜만에 가서 좀 헤맸어요. 아래쪽에 있는 수족관도 완전 새단장했더군요. 아쿠아플라넷... 생각해보니 이게 한화 거였죠. 한화가 대한생명에서 63빌딩 인수한 후에 꽤 공들여서 관리를 하고 있는 느낌. 그리고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꽤 많길래 보니까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 같았습니다. 하긴 관광 왔다면 와볼만한 포인트죠.

본관 쪽으로 왔더니 고층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들로 통하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었습니다. 고속 엘리베이터라 59층까지 올라가는데 순식간.


63빌딩 59층에 있는 데다가 63빌딩 위치가 워낙 좋다 보니 전망은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워킹 온 더 클라우드라는 이름이 쉽게 납득될 정도로.
하지만 역시 선팅 때문인지 햇살 비추는 상황인데도 그렇게 안보이는게 흠이에요. 그리고 유리가 두껍고 2중창 이상의 구조라 그런가 사진 찍을 때 렌즈를 붙이고 찍어도 결국은 비추는게 흠. 별로 사진 찍기 좋진 않습니다.
그나저나 야경을 보고 싶군요. 야경은 정말 이쁠 거 같아요. 물론 여기 디너는 코스고, 가격이 아주 자비없습니다. (...) 그래도 이 전망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프리미엄이 붙을 만도 해요.
창가 자리 말고도 자리들이 있긴 한데 저 같으면 여기 와서 창가 자리에 못앉을 바에는 그냥 그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말겠습니다. 진심이에요.
메뉴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저녁은 디너 코스지만 점심은 샐러드바가 기본인데, 구조가 재미있습니다. 가격은 메인을 뭘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그리고 수프와 전채, 디저트까지는 샐러드 바 형태로 부록으로 딸려오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최저가는 49000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참고로 디너 코스는 98700원~23만원까지 자비없는 가격을 자랑합니다. (먼 산)

기본 세팅. 아, 저 발사믹 소스는 기본 세팅은 아닌데 그냥 찍혔군요.

괜춘했던 식전빵.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먹다 만 모습으로 나오는건 아닙니다. 그저 여기가 생각보다 멀고 아래층에서 헤매는 바람에 제가 좀 늦어서 그동안 이런 모습으로... 온전한 모습으로 찍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식전빵.










샐러드 바. 메뉴는 엄청 다양하진 않지만 충실한 느낌. 여기 가기 며칠 전에 빕스에 다녀왔기 때문에 비교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패밀리 레스토랑하고는 정말 비교가 안 되는, 아, 이거 참 단가 높은 메뉴들이 샐러드 바로 모여있구나... 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구성입니다; 실로 고오급스럽다!
특히 구운 야채들이 맛있었어요. 갓 나와서 따끈따끈할 때도 좋지만 식어도 충분히 맛있더군요. 커다란 새송이 구이나 큼지막한 구운 아스파라거스 등을 먹으면서 매우 흡족한 기분=ㅂ=



두 접시 갖다 먹어 주시고... 고오급스럽게 맛있어서 계속 갖다 먹고 싶지만 제 위장은 참 작죠. 흑흑. 아, 저 고구마 수프가 참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먹는 동안 메인이 조리되어서 나왔습니다. 셋이 각각 다른걸 주문했어요. 요건 허브와 마늘을 곁들인 양갈비 숯불구이. (56000원) 맛있더군요. 구운 정도도 적절하고, 양고기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양고기 특유의 풍미가 약간 살아있습니다. 그렇다고 거부감들 정도는 아니고요. 전 너무 깔끔하게 양고기향을 제거해버리면 '그럼 대체 양고기를 먹는 의미가 뭔가?' 싶기 때문에, 이렇게 나오는 게 좋았어요.

저온 진공 조리한 오늘의 생선. (49000원) 참고로 가자미였습니다. 양고기도 좋긴 했지만 이 날 3종류 메인 중에서 베스트는 이거였습니다. 아주 맛있었어요.

그리에르치즈를 곁들인 바닷가재와 호주산 쇠고기 안심 숯불구이. (75000원) 런치 메뉴 중에서 가장 비싼 메뉴였는데 만족감 면에서는 그렇게 높진 않았어요. '모처럼 우리가 한턱 내는 거니까 랍스타! 랍스타를 골라보시오!' 하는 부추김에 넘어가서(...) 골랐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다른 메뉴가 더 낫더라고요. 랍스타는 살도 탱탱하고 껍질이랑 완전 깨끗하게 떨어져서 감탄스럽긴 했는데, 맛은 그냥 맛있네... 로 끝나는 느낌. 같이 나온 안심 숯불구이 스테이크는 고기 질도 좋았고 구운 정도도 적절해서 좋았습니다.
이렇게 뭔가 비싼 거 시켜놓고 시큰둥하게 '랍스터는 맛있긴 한데 그렇게까지 만족스럽진 않네, 흥.' 하는 허세허세한 미식가 놀이를 좀 즐긴 뒤(...) 디저트를 찾아 힘차게 일어났습니다.













디저트는 매우 충실했습니다. 코너에 가서 눈을 반짝반짝. 다른 것도 좋았지만 쿠키나 캐러멜, 캔디를 저렇게 가져다놓은 것은 뭔가 동심을 자극하는 면이 있지요.

하지만 어른이니까 분별력을 발휘해서 적당히 가져다 먹었습니다. 디저트 질도 좋아서 맛있게 냠냠.

마무리로 차가 나옵니다. 커피, 허브차, 홍차, 녹차... 를 물어보길래 녹차를 골랐습니다. 전 레스토랑 오면 꼭 눈여겨보는 점이 하나 있는데 마무리 차를 내올 때 티백으로 내오느냐 아니냐에요. 물론 티백으로 탔는지 어떤지를 섬세한 미각으로 알아낸다는 의미가 아니고(...) 티백을 퐁당 담가 나와서 손님 보고 알아서 우려서 먹으라고 갖다 주는지, 아니면 레스토랑 측에서 마시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한 상태로 세팅해서 내와주는지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그것만으로도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더군요. 여기는 깔끔하게 우려서 내와줘서 좋았습니다.
멀기도 하고 가격대도 높아서 평소에는 와볼 생각을 못했던 곳인데 이런 기회로 와보고 나니... 좋군요. 점심은 퀄리티만 봐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고 전망이 보너스로 따라옵니다. 저녁은 큰맘 먹고 와봐야할 것 같지만, 음식이 좋아서 기념할 만한 날이면 한번쯤 와서 야경을 즐기면서 식사해보고 싶네요.






덧글
그런식으로 나오면 제 안에서 평가급락!
런치 가격은 생각보다 감수할 만 하네요. 물론 뷰값으로.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8월 25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8월 25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08/27 00:2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2016/08/27 17:00 #
비공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