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 역시 롤랜드 에머리히야!




아이맥스 3D로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 상영관 선택에 대단히 만족했어요.


결론적으로 딱 롤랜드 에머리히다운 영화입니다.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다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에요. 잘하던 것들은 정말 잘했고 못하던 것들은 여전히 못하죠. 기대치를 거기에 맞추고 간다면 신나게 즐기다 올 수 있을 거에요. 저처럼.

영화를 보면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중국의 영향력입니다. 요즘 할리우드는 도저히 중국 시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중국인 배우가 작중에 등장하냐 아니냐가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중국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었죠. 이 영화는 그중에서도 아주 노골적입니다. 이 정도로 노골적인 경우는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이후로 처음이에요. 내용적으로는 그 정도로 정신 나간 건 아니고 그냥 중국인 배우도 많이 나오고 중국 쪽을 많이 보여주더라 하는 수준이긴 한데, 역시 최근 할리우드 영화들이 중국 자본 받아서 만들었다고 티내는 방식은 많이 촌스럽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PPL 기법들은 다 어디 가고 한국판 노다메 칸타빌레의 동원참치 PPL이랑 동급으로 노는걸 보고 있자니 참...


여기서부터는 약간씩 스포일러가 섞인 감상 되겠습니다.


20년만에 돌아온 속편입니다. 이 기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농담처럼 들렸죠. 그런데 차근차근 진행되더니 결국 개봉되고 말았습니다.

1편은 당시에 미국뽕 한사발 거하게 들이켰고 윈도우 바이러스로 외계인 모선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엄청나게 까였지만 그럼에도 꽤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런 류의 액션 블록버스터 유행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니까요.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롤랜더 에머리히는 그 사이에 꾸준히 지구를 뒤집어 엎는 재난물을 찍으면서 다른건 몰라도 지구 규모로 엎어지는건 이 감독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재난물의 마스터가 되었고, 이제는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상당히 흥미로운 속편을 들고 왔습니다.

좀 다르긴 하지만 마치 마크로스 같죠. 20년 전에 이 영화 속 우주에서는 지구인들이 매우 폭력적인 형태로 외계문명과 조우했고, 그리고 그들을 쓰러뜨린 후 우주선을 주워서 20년 동안 연구하며 우리 지구하고는 완전히 레벨이 다른 문명 발전을 이룩한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된 평행우주가 이제 외계침략자들의 본진과 2차전을 벌인다니... 이건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는 이미 신선미가 사라진 클리셰지만 장르가 영화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심지어 실제로 20년이 지나서 오리지널 출연진들을 모셔와서(비록 윌 스미스는 출연료 협상에 실패해서 그냥 사망처리됐지만) 찍는다니 이것 자체가 너무 신나는 기획인 거죠.


재난물이라고 표현했지만 반쯤은 거기서 벗어난 영화입니다. 재난물로서의 부분은 정말 멋지고, 롤랜드 에머리히가 다른 모든 부분이 최악일지언정 지구 규모로 부수고 뒤집어 엎는 것을 보여주는데 있어서만은 세계 최고의 능력자임을 증명해줍니다. 예고편에서도 열심히 어필한 외계인 함선이 달 기지를 지나서 지구에 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될 정도에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 구성되어있지 않아요.

전반부는 다가오는 종말의 위협을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나쁘지 않게 그리고 있는데 이건 조금 일찍 나오는 것 같은 이 영화의 최대 클라이맥스 부분을 극대화시켜주는 역할을 괜찮게 수행합니다. 그리고 후반부는 외계인들과 치고받는 전투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공중전도 하고, 백병전도 하는데 지구 쪽도 SF화되어있다 보니 스타쉽 트루퍼스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딱히 눈을 만족시킬 정도로 재미있진 않아요. 클라이맥스는 중반쯤에 나와버렸고 그 후는 그냥 요란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는 보너스 스테이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다만 후반부에서도 마치 거대 로봇 같은 여왕이 달리는 부분은 아주 멋집니다. 51구역이 열리면서 거대 로봇이 나와서 치고 받았으면 이 영화의 평가가 수직 상승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게 많이 아쉽더군요. (반쯤 진담입니다)


인간들끼리의 드라마는 큰 감흥은 없습니다. 그래도 롤랜드 에머리히의 다른 재난 영화보다는 낫다는 느낌이 드는건 구구절절하게 길게 늘어놓지도 않은 것보다도 이 기획 자체가 갖는 속편으로서의 힘 때문이겠지요. 며칠 전에 전편을 복습한 입장이라 그런가, 전편의 배우들이 하나같이 반갑더라구요. 오쿤 박사의 경우는 전편에서 사망한 줄 알았기 때문에 나온 것 자체가 의외였는데, 전편에 비해 여기서는 굉장히 이익을 본 캐스팅이었습니다. 아주 유쾌하게 활약하면서 (아마도 완결편일) 3편으로의 다리 역할을 해요.


계획대로 3부가 나온다면 그건 더 이상 외계인 침공물도 아니고 재난물도 아닌 우주전쟁 SF일 겁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스타게이트'도 연출한 바 있는 감독이긴 하지만 그게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이 영화는 재난씬은 정말 훌륭하지만 전투씬들은 여왕이 웅장한 거체를 과시하며 달리는 부분을 제외하면 영 재미가 없다 보니 기대가 안돼요. 뭐 그래도 나오면 보긴 할 겁니다만.


아,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스포일러 하나 하죠. 이 영화에는 쿠키 영상이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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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농담하는 것 같았죠. 그런데 차근차근 진행되더니 결국 개봉이 눈앞까지 다가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1위로 데뷔했죠. 저도 보고 왔습니다. (감상 포스팅) 1편은 당시에 미국뽕 한사발 거하게 들이켰고 윈도우 바이러스로 외계인 모선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엄청나게 두들겨맞았지만 그럼에도 꽤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 more

  • 무릉도원에서 삼라만담 : 국내 박스오피스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1위 2016-06-28 17:55:32 #

    ... 는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속편 기획을 들고 왔습니다. 이번편도 적어도 지구를 뒤집어 엎는 것만은 역시 잘 합니다. 그거 말고는 잘 못하고요. (감상 포스팅) 줄거리 : 다시, 그들이 온다! 20년 전 최악의 우주 전쟁을 치른 지구. 재건을 위해 힘쓴 전세계는 다시 한번 있을 외계의 침공에 대비한다. 반드시 살아남 ... more

덧글

  • 자유로운 2016/06/24 19:40 # 답글

    어차피 부술거면 이번엔 외계인들의 본거지를 부수면 되잖습니까? 함대전은 적당히 하고 아주 우주단위의 재난극을 만들면 됩니다.

    단 인간이 피해자가 아니란것만 빼면요.
  • 로오나 2016/06/24 22:12 #

    그게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게 문제에요. 장르가 우주전쟁이 되면 그때부터는 기대하는 것이 완전히 달라지죠.
  • 자유로운 2016/06/24 22:17 #

    일단 스타게이트도 그렇고 부수는 것 잘하시는 분이니까 기대해봐야겠지요.
  • 로오나 2016/06/24 22:20 #

    사실 이 문제는 이 영화 속에서 보여준 부분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재난 시퀀스는 훌륭했던데 비해 전쟁 시퀀스는 공중전이건 지상전이건 그리 재미가 없었어요.
  • 자유로운 2016/06/24 23:10 #

    그건 진정 비극이군요. OTL
  • 로오나 2016/06/24 23:14 #

    못하는건 아주 못한다에 전투씬이 포함되어있다는 점은 정말 비극입니다. 요란하긴 한데 재미는 없고, 심지어 구성도 나빠요.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린 마지막 순간에 기적처럼 날아드는 도움의 손길... 이 타이밍이 영화 내에서 한번이면 환호할 수 있는데 매 전투씬마다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하품이 나오죠.

    하지만 빛나는 떄도 있습니다. 바로 여왕님이 달리실 때죠.
  • 자유로운 2016/06/24 23:23 #

    일단 3편을 기다려봐야겠네요. 2편도 보러 가야 하는데 언제가나...
  • 엑스트라 2016/06/24 20:09 # 답글

    어차피 부술 것, 부수는 것도 화려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기대되네요. 오늘 중 봐야되겠다는.
  • 로오나 2016/06/24 22:11 #

    화려하게 부수는 것만으론 정말 끝장을 보여줍니다.
  • 체리푸딩 2016/06/24 22:04 # 답글

    저는 무척 재미없게 봤는데 보는 와중 중간중간 3에 대한 떡밥을 흘리길래 이 영화 3편이 나오면 안돼겠다는 생각에 여왕님의 지구멸망을 응원했습니다;;
  • 로오나 2016/06/24 22:11 #

    롤랜드 에머리히는 잘하는건 아주 잘하고 못하는건 아주 못하다 보니, 아주 잘하는 부분을 재밌게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건덕지가 없죠. 이 영화의 경우 20년 전의 추억이 어떻냐고 영화 감상에 꽤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이고.
  • 코토네 2016/06/25 00:55 # 답글

    3부가 나와서 노획한 외계인 모선으로 모성까지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 로오나 2016/06/26 16:44 #

    외계인 모선은 퀸이 쓰러진 시점에서 다른 퀸 찾아서 떠났고 노획은 안한...
  • 코토네 2016/06/28 00:28 #

    저도 이제야 봤습니다. 외계인 모선 노획은 안 했는데 대신에 외계기술을 습득해서 3부에서 침략한 외계인의 모성을 털러 나가나 보군요.
  • Uglycat 2016/06/26 16:27 # 답글

    저도 오늘 아이맥스 3D 버전으로 보았는데 역시 거대한 스케일로 때려부수는 맛이 일품이었지요...
  • 로오나 2016/06/26 16:44 #

    사실 그게 이 영화의 전부이기도 하죠.
  • minci 2016/06/26 23:04 # 답글

    음.. 저 포스터 구도의 중앙에 있는 대한민국(및 그 북방의 암흑지대)은 배경으로 나오는 곳이 아닌가 보군요.
  • 오오 2016/06/27 08:39 # 답글

    2편에서는 스피어 외계인의 비밀명기 합체로봇이 등장하기를 기원해봅니다.
  • 유나 2016/06/27 14:32 # 답글

    여왕님!!! 여왕님!!!!!!
    .....
    ........너무 멍청한 영화라서 매우 즐거웠음 ㅋㅋㅋㅋ
    그건 그렇고, 묘하게 스피어가 불안해보여서 속편이 나온다면 기대됨. 스피어가 자기말로는 피해자처럼 말하는데, 알고보니 강대한적!...이라는 루트로 갔음 좋겠다.

  • 로오나 2016/06/27 14:40 #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다 보니 그런 반전은 없지 않을까. (...)

    뭐 하여간 작심하고 뻔뻔한 영화라 매우 즐거웠지. 근데 사실 미국뽕 거하게 맞은 전편에 비하면 여러모로 양심을 챙긴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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