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무리한 기획의 결과물



여행 때문에 뒤늦게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워낙 부정적인 반응이 많이 쏟아졌고, 자잘한 스포일러를 지속적으로 당하다 보니 영화의 어느 부분이 안 좋고 어느 부분이 어이없는지 다 알고 갔거든요. 그래서 의외로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그런 고로 스포일러를 아끼지 않는 감상입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될 당시부터 불안요소가 많았던 영화입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감독직을 고사했던 벤 에플렉이 배트맨 역으로 합류할 때까지만 해도 '과연 마블이 확장해나간 것과는 거꾸로 가는 이런 방식으로 잘 될까?' 라는 불안이 팽배했지요. 그 불안이 기대로 바뀐 것은 예고편 공개 시점부터였습니다. 슈퍼맨의 이야기에 배트맨이 끼어들어서 둘이 싸우게 되는 것을 아주 영리하게 세팅한 것으로 보였으니까요. 당시 제 불안은 '다 좋은데 원더우먼 자네만 없었으면 좋겠군'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미친듯이 치솟던 사람들의 기대는 실망과 분노의 외침으로 화했습니다.


저는 이런 반응들을 보면서 마치 돌고 돌아서 처음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영화의 문제점은 아주 많습니다. 일단 배트맨의 캐릭터가 사상누각이에요. 이 영화 속의 배트맨은 너무 부족한 정보와 함께 수퍼맨의 세계로 던져졌습니다. 물론 저처럼 배트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여러 버전의 배트맨들을 본 경험이 있다면 공백을 적당히 채워가면서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배트맨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이 배트맨 캐릭터를 이해하는 게 별로 어렵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영화의 오프닝에 소개되는 배트맨의 기원서사조차도 뜬금없어 보일 겁니다. (덤으로 잭 스나이더는 히어로들의 아버지의 죽음을 어이없어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켄트 아저씨도 그러더니 웨인 아저씨도 왜 이러는지 원)

좀 더 공들여서 새로운 배트맨을 소개했다면 모를까, 모두가 배트맨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나이 들고 지친 배트맨을 등장시킨 것은 닳고 닳은 클리셰에 기대서 작중에서 제대로 된 근거를 구축하는 것을 포기한 것인데... 물론 이 방법은 장점도 있습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배트맨이 어떤 인물인지, 어쩌다가 배트맨이 되는지 각각 다른 버전으로나마 알고 있으니 그걸 또 처음부터 다른 버전으로 시작하는건 시간 낭비처럼 여겨질 수도 있죠.

하지만 그게 젊은 배트맨이라면 모를까, 영화 속에서도 본 적 없는 일들을 두루두루 겪고 난 나이 든 배트맨이라는 건 좀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존재를 곧바로 수퍼맨과 얽으니 굉장히 덜컥거리는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만들 거라면 배트맨 솔로 영화를 따로 만든 후에 합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전 벤 에플렉의 배트맨 자체는 꽤 마음에 듭니다. 육중한 근육질에서 나오는 액션도, 가차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부분도요. 일부에서는 왜 배트맨이 불살의 의지를 관철하지 않고 사람을 막 죽여대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 배트맨을 팀 버튼 버전부터 시작한 제 입장에서는 아무런 어색함도 못느끼겠고 오히려 이쪽이 훨씬 더 납득이 가요. 벤 에플렉이 직접 감독, 각본을 다 맡은 배트맨 솔로 영화는 기대됩니다.


그리고 배트맨의 캐릭터가 사상누각이라는 점은 렉스 루터에 비하면 별로 큰 문제도 아닙니다. 렉스 루터는 보고 있으면 히스 레저의 조커가 할리우드에 남긴 영향력을 실감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뭐 좋아요. 전 딱히 이 해석에 불만이 없습니다. 하지만 렉스 루터의 행동은 문제죠. 얘가 슈퍼맨을 적대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데 슈퍼맨과 배트맨을 싸움 붙이려고 하는 짓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요. 이유도 납득이 안 가지만 수단은 더 큰 문제죠. 로이스 레인이야 대놓고 슈퍼맨 믿고 나대는 민폐 히로인이니 얘를 이용해서 슈퍼맨을 불러들이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갑자기 슈퍼맨 정체를 알고 엄마를 납치해서 협박하는 것도 어이가 없지만, 일찌감치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인 것을 알고 그와 수퍼맨을 싸움 붙이기 위해서 꾸민 계략... 브루스 웨인이 다리 잘린 부하 직원에게 지급한 연금을 1년 반 동안 꾸준히 가로채서 도발적인 메시지와 함께 돌려보냈다는 부분은 대략 정신이 멍해집니다. 왜? 이럴거면 아예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죽인 것은 렉스 루터 아버지가 한 짓이었고 그때부터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하시지?


영화의 초반 10분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도 없이 예고편 보고 기대할 만한 것을 아주 잘 만들어놨어요. 그리고 그 이후 테러 부분까지의 진행도 좋았습니다.

전 이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MCU와 엑스맨 시리즈를 떠올리게 되더군요. MCU에서는 외계인들이 쳐들어와서 도시를 뒤집어놔도, 그 결과 만들어진 지구의 비밀 SF 병기로 또 도시가 초토화되어도 다들 어디서 살인사건이나 테러 한번 터진 정도만의 반응밖에 안 하죠. 하지만 사실 그럴 수가 없잖아요. 엔터테인먼트로서는 그쪽이 좀 더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형태지만, 그건 그냥 어른의 사정을 이해하고 넘어가는 거지 그게 말이 안된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의 슈퍼맨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엑스맨 시리즈의 자비에 교수가 떠오릅니다. 인류가 한 개인의 자비와 선량함에 기대어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요. 전지적인 관점에서 보는 우리들은 자비에 교수가 선한 인물임을 알지만, 그런 그조차도 세레브로로 인류를 멸살시킬 뻔했지요. 게다가 그는 자기 능력으로 타인의 정신을 조작하는 것 자체에는 별로 거부감이 없습니다. 텔레파시로 타인을 자신의 메신저로 쓸 때, 정신조작 당하는 사람의 프라이버시나 의사를 고려해주진 않아요. 저 사람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내 정신을 침탈해서 조작할 수 있다는 걸 아는데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고 이해하는 게 가능할까요?


슈퍼맨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다면,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시스템도 생각해야 합니다. 인류사회의 법을 포함한 그 무엇으로도 폭주를 막을 수 없는 존재를 앞에 두고 그가 선량한 인격자일 거라는 희망만으로 모든걸 해결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건 개인과 개인의 문제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그조차도 믿음이 배신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지요. 이 영화에서 일반들이 슈퍼맨에 대해서 공포와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주 당연하고 현실적이었으며, 슈퍼맨 역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중간에 '슈퍼맨은 순진한 캔자스 농부가 꿈꾼 허상이다' 라는 자조는 문제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는 대사였어요. 렉스 루터가 슈퍼맨에 대한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메트로폴리스 사건을 겪은 배트맨이 슈퍼맨의 존재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갈등과 고찰은 어쨌거나 배트맨과 슈퍼맨을 화끈하게 일대일로 싸움붙여야한다는 절대적인 명제 때문에 무의미해져버립니다. 이 무리한 매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렉스 루터의 만능 음모론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전까지 쌓아올렸던 논리와 리얼리티는 깨끗하게 증발해버리지요. 슈퍼맨도, 배트맨도 영화 속 모든 사람들도 생각하길 포기해버립니다.

그 후는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배트맨과 수퍼맨의 일대일 매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렉스 루터는 만능 음모론을 장착하고, 아무리 배트맨과 슈퍼맨이 화해하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 '네 엄마 이름도 마사 내 엄마 이름도 마사, 고로 우리는 이제부터 소울 브라더! 위아더월드!' 해버리는걸 보자면 그저 실소만 나올 뿐이에요. 그때까지 쌓아올린 갈등과 고찰은 전부 사라져버렸습니다. 마치 단체로 정신조작이라도 당한 것처럼 말이죠.


그나마 액션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액션만으로도 모든 걸 캐리했던 '맨 오브 스틸'보다는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봐도 각 캐릭터의 솔로 영화를 만들기 전에 슈퍼맨 영화 속편에서 저스티스 리그로 확장해나가겠다는 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 저스티스 리그 떡밥은 마치 의무감에 억지로 삽입한 PPL처럼 어색해 보입니다. '어벤져스'의 예고편 노릇을 한 MCU 페이즈1 영화들이나 MCU 페이즈3 영화들의 예고편 노릇을 한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상으로요. 특히 배트맨의 꿈 부분은 정말 거슬리더군요. 사실 저스티스 리그 떡밥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 속에서 꿈을 통한 연출들은 없는 편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예외는 오직 원더우먼 뿐입니다. 예고편을 봤을 때는 '다 좋은데 원더우먼 자네만 없으면 좋겠군' 이었는데 다 보고 나니 '그렇게 생각해서 미안해. 원더우먼. 당신이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였어요. 향후의 솔로 영화를 기대해봅니다.


그렇게 보면 이 영화는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적어도 배트맨과 원더우먼 영화를 기대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그 대가가 저스티스 리그에 대한 기대감을 날려버리는 것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핑백

  • 무릉도원에서 삼라만담 : 2016년 내 이글루 결산 2017-03-20 18:15:56 #

    ... 글루 HOT 포스트 순위 포스트 제목 덧글수 1 신촌 사거리, 고양이 인형탈의 좌절과 부활 51 2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무리한 기획의 결과물 25 3 ASUS, 수냉식 노트북(!) GX700VO 발표 21 4 삼성이 갤럭시 S8에서 3 ... more

덧글

  • Uglycat 2016/03/31 20:25 # 답글

    뜻밖에도 원더우먼이 하드캐리를 시전했던 작품이었지요...
    렉스 루터는 제게는 히어로무비 사상 최악의 트롤러였고...
  • 로오나 2016/03/31 20:36 #

    원더우먼은 참 알차게 써먹었습니다. 설마 이 구도에서 원더우먼 보고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이야.
  • 더카니지 2016/03/31 20:27 # 답글

    MCU와 달리 현실에서의 슈퍼히어로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한게 괜찮았죠. 전체적으로 색감이 무미건조해서 미드 화면이라 비판받는 MCU와 달리 영상미도 괜찮았고요.
    정의닦이라 조롱받고 있는데 솔직히 그정도로 과도하게 비난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아니라고 보거든요.
  • 로오나 2016/03/31 20:35 #

    제가 스포일러를 볼만큼 보고 가서 별로 충격이 없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만큼이나 할 이야기가(주로 부정적으로) 많았던 영화였죠. 예고편 봤을 때의 기대치를 그대로 안고 갔다가 렉스 루터의 만능음모론과 마사 드립을 크리티컬 연타로 맞았으면 매우 분노했을 것 같은지라 그런 반응들은 이해가 갑니다.
  • 잠본이 2016/03/31 22:33 #

    고찰을 하려는 척 하다가 중간부터 그걸 창밖으로 내던져버린게 문제였죠.
    숲스가 (검열삭제)된뒤 반대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보여주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국가유공자 취급을...
  • ㅁㅁㅁ 2016/03/31 22:55 # 삭제

    2회차 찍긴 했는데 보면 볼수록 그런 고찰이 의미가 있었나 싶은지 의문이 들어요...ㅜㅜ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뭔가 정작 필요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마구 엇나가는 느낌...
    결국 엔딩까지 가면 둘의 대결이 이 작품에서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어요....
  • tarepapa 2016/03/31 20:35 # 답글

    ...제목을 원더우먼 비긴즈 : 배트맨 VS 슈퍼맨으로 냈어야 했을듯 합니다.{???}
  • 로오나 2016/03/31 20:35 #

    배트맨 대 슈퍼맨 : 원더우먼의 시작
  • 제트 리 2016/03/31 21:33 # 답글

    원더 우먼이 없었으면, 망했을 거라고 확신 합니다
  • 사과쨈 2016/03/31 21:52 # 답글

    명작이 될 수 있었던 평..작 이라 더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기본 3번은 볼 생각입니다 ㅠㅠㅠㅠ 디씨의 노예....
  • 잠본이 2016/03/31 22:34 # 답글

    완전히 망작이면 차라리 잊어버리겠는데 더 잘할수도 있는걸 이렇게밖에 못했냐~라는 수준이라 참 안타까운 겁니다(...)
  • 더카니지 2016/04/01 00:45 #

    맞아요. 진짜 망작이었다면 판포스틱처럼 광속 외면당해 망하고 잊혀졌겠죠. 조금만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잘될 가능성이 존재하다 보니 너무나 슬퍼요
  • pyz 2016/04/01 01:36 # 삭제 답글

    리그의 모든 히어로를 이미 다 꿰고 있고 아이콘까지 만들어서 정성스럽게 정리해놓은 렉스루터...심지어 원더우먼 판별법이 안면인식이라는거 보면서 거참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저게 가능한거라면 슈퍼맨의 정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주변인들은 뭐가될까요...하여튼 여기저기 너무 깔게 많은 영화였습니다 진짜 딱 하나 원더우먼의 등장과 함께 'Is She With You'가 울려퍼지던 그 순간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군요
  • 로오나 2016/04/01 10:10 #

    그저 히어로덕후...

    뭐 슈퍼맨 정체를 인지하지 못하는건 그러려니 합니다. 슈배맨 기대치가 최고로 올랐던 당시 헨리카빌이 안경 하나 쓰고 뉴욕을 돌아다녔는데 아무도 못알아봤다고 하니. (...)

    하지만 안면인식으로 인식이 되는데 미국 정보부 등이 모르는건 문제가 심각하죠.

    음악은 전반적으로 맘에 드는군요.
  • pyz 2016/04/01 11:42 # 삭제

    근데 또 의외로 히어로물을 전혀 모르는 분들이 극장가면 제일 뜬금없는 부분이 원더우먼이라고 합니다. 배트맨, 슈퍼맨은 워낙에 인지도가 높으니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누군지 아는데 '저 두 남자는 알겠는데 갑툭튀 저 여자는 대체 뭐여?' 라는군요
  • 로오나 2016/04/02 12:31 #

    뭐 지금 30대쯤 되지 않으면 원더우먼의 존재 자체를 몰라도 이상하지 않지요.
  • 카론느 2016/04/01 06:27 # 삭제 답글

    내가너무일찍왔나?
    에서 알아차린사람이 팬보이뿐이란점...(이게 다음작 떡밥인데 이걸 쿠키영상도아니고 중반에 설명없이...심지어 삭제본 제네시스 쳄버에서 체포되던 루터앞의 스테판울프[추정]조차 쿠키영상에 안써먹은 굉장함...)
    그리고 번역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곹통이....
    하지만 다음 캐릭터들의 솔로무비는 기대됩니다.
    문제는 잭스가 담당할 저리 파트....
  • 로오나 2016/04/01 09:56 #

    제가 딱히 미국 코믹스 팬이 아니다 보니 그건 누군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냥 벙찐... 얘 뭐여, 라고만.

    저스티스 리그 떡밥 만들려면 쿠키 정도는 만드는게 낫지 않났나 싶은데...
  • 이런십장생 2016/04/01 08:29 # 답글

    좀 다른 얘긴데 제가 사전정보 없이 갔다보니 원더우먼이 민간인 위장신분으로 나왔을때 '아, 캣우먼인가?' 했지 말입니다.-_-ㅋ 뭔가를 훔치려는 것도 그렇고 배우가 호리호리 해서리 완전 캣우먼 느낌인지라...
  • 로오나 2016/04/01 09:58 #

    원더우먼은 알차게 잘 써먹은것 같아요. 애당초 구성상 배트맨과 슈퍼맨의 이야기에만 집중했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기획 의도 자체가 그거하고 동떨어져 있었던 만큼...
  • 잠본이 2016/04/04 21:54 #

    딱 파티에서 처음 나왔을때 하는짓이나 분위기가 앤 해서웨이판 캣우먼 느낌을 고의로 재현한듯한 생각이 들긴 했죠.
    뭘 알긴 아는데 대충만 아는 관객을 혼란시켜려는 노림수가 아니었을지.
  • 회색의 겐달프 2016/04/01 15:21 # 삭제 답글

    너무나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 하고 싶어하는 화자가 감독이 아닌게 문제랄까요?
    제작진 쪽에서 이거도 넣어라 저거도 넣어라 하는 느낌인데,
    잭 스나이더는 사실 이런 저런 의견을 잘 버므리는데 재주가 있는 감독은 아니지요.
    일직선이지...
    그런데 또 거부하진 않고 이거저거 다 넣어보려고 시도했단게...참...

    아무튼 이런 저런 뒷 이야기를 다 알고 DC 코믹스를 조금 아는 입장에선 나쁘지 않았지만
    독립 영화로만 보면 여러모로 참 애매한 물건이 탄생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원더우먼과 그 OST는 정말 좋았습니다.
    배트맨도 전 이 영화 버젼이 팀버튼 이후 제일 맘에 드는군요.
  • 로오나 2016/04/02 12:30 #

    OST는 저도 좋았습니다. OST에 관한 뒷이야기도 재미있었고.
  • rumic71 2016/04/01 18:15 # 답글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죽인 것은 렉스 루터 아버지가 한 짓이었고 그때부터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거 정말 짱입니다!
  • 잠본이 2016/04/10 23:06 #

    드라마 스몰빌의 라이오널 루터같으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았을텐데 그쪽엔 웨인이 못나오는지라
  • 유나 2016/04/02 16:38 # 답글

    음음...나는 굉장히 만족하고 좋아하는 상황....이라는 소수의견이 되어버렸다.
    이전부터 이야기 했지만, 난 잭 감독이랑 꽤나 코드가 맞아서리...[.........]

    암튼, 라노벨을 기대하고 모인 사람들에게 진지한 순문학 소설을 줘도 큰일인데, 난해한 시집을 던저준 꼴이니 좋은 소릴 듣기 힘들지;;;;;;; 거기다가 영화 자체가 너무너무너무 불친절 하고;;
    극장 2주차 이상 돌아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으니 영화의 만듬세로써는 완전 실격이지. 여러모로 아쉽더라.
    난 마사드립이나, 후반부도 좋았음. 거기서부터는 정말 설명할 생각 하나없이 이미지와 미장센으로 달려버리니 이 감독놈이 미쳤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야길 설명할 생각이 1g도 없어 보였음;;;; 그런데, 난 그게 취향이라 ㅋㅋㅋㅋㅋ
  • 로오나 2016/04/02 18:00 #

    아니 거긴 달리고 자시고 그냥 전반부에 쌓아놓은 가치를 포기한걸로밖에 안보였다. 아예 처음부터 그딴 고찰 따위 없이 단순무식하게 내달리는 영화였으면 이런 감상이 안나왔겠지. 기본 세팅 자체가 수퍼히어로물에 던지는 중요한 질문인데 거기서부터 그냥 '난 생각하길 그만두겠다!'로 빠졌으니 좋은 소릴 해줄 수가 없지-_-;
  • 유나 2016/04/02 18:13 #

    그래?
    난 잘 쌓은걸 거기서 터트렸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매끄럽게 느껴졌달까? 음.... 이건 진짜 보고 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른것 같다;; [이렇게 분분한 해석이 나오는 것 부터가 문제인 영화지..;;;]
  • 로오나 2016/04/02 18:25 #

    어디서 '잘 쌓은걸 터뜨렸다'는 해석이 나오는건지 추측할 수가 없는데... 의문에 대한 고찰을 쌓은 다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도 보여주지 않았고(수퍼맨의 결말로서 거기서 '달아났다'는 느낌은 있네) 갈등과 사고를 통해서 인간성에 대한 확신을 얻는게 아니라 마사 드립으로 해결된게? 그리고 그 전까지의 문제는 다 어디론가 사라진 것처럼 배트맨도, 대중도 다같이 위아더월드한게?

    아 물론 원더우먼에 대한 건 잘 쌓아서 터뜨렸지.

    개인적으로는 전반이 무척 맘에 들었던만큼 안타까운 영화.
  • rumic71 2016/04/02 19:31 #

    제목과 표지가 라노베였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처음부터 시집입니다고 했으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 잠본이 2016/04/10 23:44 #

    제가 보기엔 시집도 아니고 그냥 잘 못 쓴 라노벨을 준것 같더군요(...)
  • choiyoung 2016/04/02 19:56 # 답글

    많은 내용을 담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블루레이로 나온다는 감독판이 부족한 부분을 채울지 궁금합니다.
    (30분 추가라는데 30분으로는.;;;;;;)
  • 로오나 2016/04/02 20:31 #

    근데 지금 구성에서도 꿈 연출처럼 없는 편이 더 좋다고 보이는 곳이 너무 많아서...

    추가되는 30분은 R등급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하니 딱히 서사가 보완될 것 같진 않습니다. 애당초 그걸로 보완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냐 하면, 음... 아무래도 부정적이군요. 만약 해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되겠죠.
  • 듀얼콜렉터 2016/04/04 04:43 # 답글

    개인적으로 잭 스나이더에게 모든걸 맡겨서 이런 참사가 나온듯 싶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마블처럼 캐릭터 관리를 좀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저도 진짜 워낙 초기평들이 안 좋아서 마음을 비우고 갔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았던게 반전이긴 합니다만 전 그나마 배트맨이나 플래쉬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었으니까요, 진짜 여러모로 불편했던 영화인건 확실한것 같습니다.
  • 로오나 2016/04/07 13:17 #

    워너 브라더스 경영진들은 이 영화에 대단히 만족해서 지금 반응에 매우 당황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걸 보면 애당초 그들에겐 그럴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애당초 손익분기점이 8억~9억 달러쯤 되는 시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현실감각이 부족한지 알 수 있는데...

    그린 랜턴 망했고, 워너가 저스티스 리그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해준 맨 오브 스틸은 6억 7천만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DC-워너 작품으로서는 그 놀란의 다크나이트조차도 재개봉을 거듭해가면서 겨우 10억 달러를 넘겼었죠.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재개봉 없이 10억 8천만 달러였지만) 그런데 저 정도 허들을 가져다놓고 나서 못넘었다고 잭 스나이더한테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그건 가혹한 것도 아니고 그냥 기준이 이상한 거겠죠. 소비자도 아니고 직접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경영진이 전작인 맨 오브 스틸이 저 정도 성적이었는데 솔로 영화도 없는 근본 부족한 배트맨을 매칭해놨다고 해서 10억 달러는 당연하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그 시점에서 현실감각이 없는 걸텐데, 그리고 그들은 정말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 듀얼콜렉터 2016/04/07 16:26 #

    그러게 말이죠, 어제인가 기사가 났는데 워너 경영진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겠지만 저스티스 리그는 크게 바뀌는 건 없을것이다 란걸 보고 그냥 모든걸 포기했습니다 ㅋㅋㅋ 그냥 시빌워랑 이번 마블 페이즈 3를 즐기는게 편할듯 싶네요 헐
  • 야채 2016/04/08 13:35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는 원더우먼이 제일 괜찮은 캐릭터로 남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영화의 스토리에 오염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실 원더우먼도 차라리 그 방패 들고 나오는 장면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편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그랬으면 아마 등장했을 때 박수라도 받지 않았을까요?) 그 앞쪽에서 원더우먼의 캐릭터를 설명하려고 나올 때마다 그 나오는 만큼 캐릭터가 손상되는 느낌입니다. 그나마 많이 안 나와서 다행이었지요.

    원작 팬들은 알았던 모양이지만 사실 전 그 꿈 속에서 나온 인물이 플래시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엔딩롤에서 플래시가 나오는 걸 보고 "아니, 플래시가 대체 어디 나왔었다는 거지? 엔딩롤 다 올라가고 나서 쿠키영상에라도 나오나?" 하고 기다려 봤습니다. 그런 거 없더군요. -_-a

    그리고 사실 전 액션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렇게 스토리를 비틀고 수많은 억지를 짜내 가면서 + 예고편에서 그렇게나 그럴 듯하게 분위기를 잡아 가면서 슈퍼맨과 배트맨 싸움을 붙였으면 그게 메인 이벤트가 되어야지요. 그 싸움은 그렇게 졸렬한 액션으로 끝내고 둠스데이와의 전투를 메인으로 잡은 건 좀 황당했습니다. 그럴 거면 둘이 싸움 붙인다고 그 난리를 칠 필요가 없었지요.

    게다가 다음 영화 예고를 하려는 욕심 때문에 둠스데이는 사실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가치가 부정당한 상태였습니다. 원더우먼과 플래시와 아쿠아맨 등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슈퍼맨을 견제하기 위해서 왜 둠스데이가 필요하답니까? 렉스 루터는 이들에 대해서 이미 데이터를 모아서 정리해 놨는데, 그럼 컨트롤하기가 불가능한 괴물을 만들기보다는 우선 다른 히어로들을 포섭했어야지요. 이 인간들이 크립톤 인들이 쳐들어왔을 때는 왜 코빼기도 안 보였는지는 둘째치고라도 말입니다.

    마지막 장면도 뭔가 대단한 분위기를 잡고 있지만, 솔직히 전 "그럼 조드는 왜 고작 목이 돌아간 정도로 죽은 건데?"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2017 대표이글루_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