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 동물덕후 디즈니의 백년 내공



디지털 2D로 봤습니다. 3D 상영도, 아이맥스 상영도 없어서 선택지가 없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원래 상영 포맷에는 3D가 있는 것 같단 말이죠. 3D 상영은 없어도 4D 상영은 있긴 하고, 영상적으로는 가장 멋진 초반의 주토피아 진입부를 포함해서 3D 효과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 같은 부분들이 여럿 보였거든요.


디즈니가 지난 세기부터 쌓아온 내공이 폭발하는 작품입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동물덕후였죠. 동물덕질의 최전선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어왔고 주토피아 역시 그 역사의 첨단부를 써나갑니다.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이 동물 하나하나의 특징을 기가 막히게 잘 살려놔서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질리질 않습니다. 심지어 짧게 지나가는 엑스트라들마저도 말이지요. 충분히 비중을 받은 캐릭터들도 근사하지만 배경으로 소모된 캐릭터들은 아까울 정도에요.


의인화된 동물들 이야기는 많지만 이 세계는 익숙한듯 하면서도 좀 이질적입니다. 일단 진화론을 들고 나왔죠.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동물들은 인간처럼 진화했습니다. 그들은 인간처럼 언어를 구사하며, 인간 같은 문명을 쌓아올렸고, 인간 같은 문화를 즐깁니다.

보다 보면 이걸 SF라고 해야 할지 판타지라고 해야할지 헷갈려요. 주토피아의 도시구성만 봐도 엄청난 기술력이 있거나 아니면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어야만 할 것 같지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도대체 육식동물은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해지잖아요? 작품 속에서는 딱히 드러나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뒷설정으로는 여기에 대한 대답이 마련되어있다고 합니다. 이 세계관상 인간처럼 지성체로 진화한 동물은 포유류 뿐이고 조류나 어류는 우리가 아는 모습이라서 그걸 먹고 산다는 것이죠. 물론 식성 자체가 현실의 육식동물과는 좀 다르게 진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주토피아는 세계 자체로 현대 다문화사회에 대한 거대한 은유이고, 그 안에서 펼쳐내는 이야기는 정석적이면서도 노골적으로 교훈적입니다. 그것도 배경에 걸맞게 아주 현대적이고 PC(Political Correctness)한 교훈을 이야기하지요. 너무 노골적으로 교훈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다 보니 살짝 반감이 들만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은 주디와 주디 부모의 관계처럼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요소들을 잘 배치하고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끌어간 덕분일 겁니다.


전 이 작품의 거의 모든 점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을 꼽자면 어린시절 주디를 위협했던 가해자 여우 기디온의 이야기나 보좌관의 캐릭터 정도가 있겠군요. 하지만 이들에 대한 것을 깊이 파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질 수 있고, 테마의 명쾌함도 흐려졌을테니 이 정도 선에서 그친 것이 작품의 밸런스적으로는 옳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덧글

  • Uglycat 2016/02/24 21:27 # 답글

    '차별과 편견의 극복'이란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진중하게 다룬 게 이 작품 최대 플러스 요소였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단연 나무늘보 플래시였고요...
  • 로오나 2016/02/24 23:23 #

    플래시 정말 최고였죠!
  • 2016/02/24 23:0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오나 2016/02/24 23:36 #

    안 합니다.
  • 2016/02/25 13: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2/25 15:5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근성공 2016/02/28 23:18 # 답글

    4DX를 처음 봤는데 주토피아 진입부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까 기분 정말 좋았습니다. 또 보러 가고 싶을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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