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고급과 B급이 공존한다 '규자카야 모토'


여차저차해서 웹에서 탐스러운 소고기 안주의 비주얼을 보고 '어머! 여긴 가봐야해!' 하고 가본 연남동의 규자카야 모토. 한식주점 '이파리'에서 오픈한, 한우만을 사용하는 소고기 전문 이자카야라고 합니다. 전 아직 이파리는 가보지 않았는데 여기 다녀오니 한번 가보고 시어지더군요.


가게 내부. 자리 좋네요. 주방 앞쪽의 바 자리도 있고 나머지는 넉넉한 4인 테이블. 붙이면 8인 이상도 충분히 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뉴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주류는 그렇다 치고 안주 메뉴들은 보다 보면 상당히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엄선한 1+ 등급의 한우만 사용했다는 고급 안주 메뉴들 사이사이에 뭔가 이상한 것들이 보이지 않나요? 버터밥이라던가, 짜장땅이라던가? 뭐지 이 고급과 B급이 공존하는 혼돈의 카오스는?!

따라서 우리는 실체를 규명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게 보이면 일단 질러주는게 우리네 인심이지!


아, 여기 콜키지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그냥 매장에서 파는 주류를 마시는 게 나을 것 같지만^^;


기본으로 나오는 작고 예쁜 샐러드.


술은 기린 생맥주(10000원)으로 시작해보았습니다. 한잔의 가격대는 좀 높네요.


식사를 먹고 싶었으므로 뭘 먹을까 고민하는 가운데... 일행이 주문한 버터밥. 정식명칭은 규카쿠니 빠다밥. 입에 착착 달라붙네 이거.

엄선된 한우를 사용한 메뉴 사이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어디 한번 들어와봐! 이걸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갈 생각이냐? 하고 도발하는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9000원씩이나 해! 술집이란걸 생각해도 너무 세잖아! 하고 투덜거리면서도 주문했는데...


맛있습니다.


...제, 젠장. 뭐에요 이거? 겁나 맛있어요. 다들 먹어보고는 웃음이 나왔을 정도로 맛있음. 최고급 버터에 세 종류 일본간장을 블랜드해서 만든 장조림이래요. 거기에 몰랑몰랑한 온천달걀이 추가.

B급 감성 가득한 저예산 영화에다 메이저 블록버스터 기술력을 잔뜩 투입해놓은 것 같은 언밸런스함_no 근데 맛있단 말이에요. 다음에 와도 무조건 또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란 말이에요. 고급스러운 비주얼 자랑하는 소고기 안주 전문 술집에 와서 빠다밥을 맛있게 먹다니 이거 뭐야;ㅁ;



전 정석적으로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걸 주문해보았습니다. 육회 호야동. (16000원) 육회와 제철 미더덕회를 얹은 일본식 해물덮밥. 비주얼은 매우 아름답고 육회도 참 맛있는데... 그런데... 미더덕회 때문에 호오가 갈릴 것 같고 저도 썩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어요.

무엇보다 부조리하게 느껴진건 빠다밥이 더 맛있어_no



한우 고로케. (14000원) 고로케에 한우 들어갔다고 하니 뭔가 되게 그럴싸해 보임. 양을 생각하면 14000원은 역시 비싼 느낌. 맛은 따끈바삭한 게 좋았는데 한우가 들어가서 뭔가 확실하게 다른 맛있음이 느껴진다! 하는 건 아닙니다.



함바구 도넛. (18000원) 온천달걀이 올라간 도넛 모양의 함박 스테이크입니다. 이렇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 도넛 모양이라 중간에 구멍이 뚫려있어요. 뭔가 잘라서 먹어보니 소스가 대단히 밥이 땡기는 맛을 어필하는지라 공기밥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온전 달걀과의 조합이 괜춘하네요.



기린 마시고 나서는 저렴하게 OB 생맥주(5000원)으로 전환.



규니꾸들. (1인분 16000원) 원래 여기 온 목적은 이것들이었는데 어째 메뉴를 본 다음부터 관심 포인트가 완전히 딴데로 가있었습니다. (먼 산) 열심히 처묵처묵하다 보니 굳이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할 필요성은 안느껴져서 1인분씩만 주문해서 맛만 봤어요. 적절하게 잘 구워서 예쁘게 담아서 나와서 편하고, 눈으로도 만족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1인분이다 보니 양은 아무래도 적지만.


그런데 그 다음으로 먹은 게 짜장땅. (8000원) 이것도 버터밥처럼 내가 왜 이런데 와서 이런걸 먹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메뉴. 짜장이 한우 들어간 짜장이란 말이에요. 뭐 이리 쓸데없이 럭셔리한 거야. 그리고 그 옆에는 곁들여먹으라고 아무런 장치도 없는 그냥 라면 수프를 담아주시니 낙차가 어마어마해!


문제는 이게 또 맛있다는 거죠. 제, 젠장...



이건 모토 GUMBO. (18000원) 미국 남부지방에서 즐겨먹는, 각종 야채와 고기를 넣고 장시간 조리한 얼큰한 수프라고 합니다.


감상은... 매워요, 이거;


뒷맛이 엄청 맵네요. 밥 없이는 도저히 먹을 수 없었습니다. 밥하고 같이 먹어보니 나름 맛있었음.



열심히 처묵처묵 꿀꺽꿀꺽하면서 이거 뭐야 재밌어 맛있어를 연발하고 있다 보니 꼬치를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꼬치 맛있어요.



위치는 요기. 가격은 높은 편입니다. 열심히 먹고 마시고 했더니 1인당 5만원이 홀라당... 고급과 B급이 공존하는 즐거움이 있긴 한데 고급 쪽의 만족감은 좀 애매한 편이었고, 가격대비로 생각하면 또 갈지는 모르겠군요.



핑백

  • 무릉도원에서 삼라만담 : [연희동] 애기문어 통찜 맛있어! 한식주점 '이파리' 2015-10-30 20:55:40 #

    ... 라서 한 서너명 정도가 적정선인 것 같습니다. 메뉴. 가격대는 높은 편이에요. 콜키지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여기가 전에 포스팅한 규자카야 모토의 본점쯤 되는 곳인데 (그쪽 포스팅) 가격대가 비슷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쪽이 1호점, 그쪽이 2호점 이런 식은 아니고 다른 컨셉으로 낸 넥스트 브랜드라고 봐야겠죠. 술은 막걸리가 주력인 것 같아 ... more

덧글

  • 알렉세이 2015/05/08 18:54 # 답글

    인당 5만원이라니. 히익
  • 로오나 2015/05/09 02:03 #

    가격은 좀 세요.
  • 비로그인죄송 2015/05/08 19:08 # 삭제 답글

    미더덕에는 저런 스타일의 맥주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맛있겠네요
    비싸고 맛좋은 쇠고기ㅠㅋ
  • 로오나 2015/05/09 02:04 #

    근데 고기보다 다른게 인상적이었...
  • sogo 2015/05/08 19:12 # 답글

    으악, 엄청 재미있는 가게네요!
    꼭 한번 가고 싶습니다 ㅠㅜ
  • 로오나 2015/05/09 02:04 #

    여러모로 재미있는 가게였습니다.
  • 키르난 2015/05/08 20:04 # 답글

    가격이 아름답지 못한 것은 역시 한우가 원인인가요. 하지만 빠다밥이 참으로 궁금하야...=ㅠ=
  • 로오나 2015/05/09 02:04 #

    빠다밥이라니 한우 쓰는 소고기 전문 주점에서 이게 무슨 소리야!

    ...근데 맛있단 말이죠. 젠장.
  • DukeGray 2015/05/08 21:32 # 답글

    빠다밥을 이길만한 밥 메뉴는 솔직히 많지 않죠.
    거기에 미더덕처럼 애매한 재료라면 어쩔수 없을거 같아요.
  • 로오나 2015/05/09 02:04 #

    육회만 덮어놨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 창천 2015/05/08 21:47 # 답글

    한우가 들어가니 가격이 역시...
  • 위꼴 2015/05/08 22:36 # 삭제 답글

    뭐, 뭐죠 이거? 마치 최고급 한우 안심으로 패스트푸드 버거를 만든 것 이상의 언밸런스함과 충격의 도가니와 혼돈의 카오스가 손에 손 잡고 몰려오는 듯한 전개는?
  • 로오나 2015/05/09 02:05 #

    도저히 지르지 않고 버틸 수 없었습니다...
  • 통나무군 2015/05/09 13:32 # 답글

    뭐랄깤ㅋㅋ 강북멋쟁이 노래가 머리속에 흐르네요-ㅋㅋㅋ 쓸떼없는 고퀄리티 강북음식점.ㅋㅋㅋ맛있을것같아요bbb
    조만간 가봐야겠네요
  • anchor 2015/05/14 10:03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5월 14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5월 14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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