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 MCU의 교통체중



아이맥스 3D로 보고 왔습니다. 근데 3D 효과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개봉 초기부터 호평과 혹평이 많이 갈리는 편이었는데, 덕분에 기대치를 많이 줄이고 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기대를 많이 하고 갔으면 실망했을 겁니다. 감상을 정리해보면 장점보다는 단점에 대해서 훨씬 더 할 말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꽤 피곤합니다. 사전지식을 굉장히 빡빡하게 요구하는데다가 작품 내에서도 너무 많은 정보를 다루고 있어서입니다.

아이언맨
아이언맨2
토르 :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아이언맨3
토르 :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까지 쿠키 영상까지 빠짐없이 본 입장인데도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생뚱맞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토르가 환영의 샘을 찾아가는 부분은 정체가 뭔지 모르겠어요. 설마 TV 드라마 시리즈인 에이전트 오브 실드와 연관된 부분인가요? 아니면 개별 영화의 블루레이에 추가된 에피소드라는 마블 원샷?


수현이 연기한 닥터 조는 어벤져스 팀원을 제외한 조연 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수준의 비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상하게 영어를 할때는 자연스럽다가 한국어를 하면 어색하게 들리더군요. 분명히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이질적으로 들리는건 다른 곳에서는 다 영어를 구사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비중은 무척 높았습니다. 열차가 존재하지 않는 노선을 달리고 있다거나 내부가 이상하다거나 서울 내에서 이 동네에서 골목을 돌았는데 저어기 머나먼 동네가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장면만 빼면 뭐... 이런건 어느 나라에서 로케를 하건 그 동네 사람들은 같은 감상을 공유할 것 같은데, 어쨌든 보면서 한국인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악역인 울트론은 캐릭터성이 영 좋지 않았어요. 성격은 찌질하고, 그런 주제에 약하기까지 해요. 상황이 어벤져스를 궁지로 몰아넣었을지언정 울트론이 무서운 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화끈하게 강하기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비전의 존재는 정말 생뚱맞았습니다. 이런 놈이 원작 코믹스에 있으니까 추후에 써먹기 위해 내보냈다는 느낌이 물씬 드는데, 설정상으로 보면 울트론과 대극을 이루어야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별로 작중에서 의미있는 배역이 아니에요. 디자인도 영 꽝이었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가뜩이나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에서 쌓아올린 것들에만 집중해도 소화할 게 산더미인데 이렇게 생뚱맞게 튀어나오는 것들까지 있으니 이거 진짜... 자비스는 그냥 자비스인 채로 냅두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가뜩이나 퀵실버랑 스칼렛 위치만 해도 어지럽구만.


대체로 인물들의 드라마 부분은 좀 지루했는데 이 문제의 핵심은 헐크와 블랙 위도우의 여러모로 뜬금없는 로맨스였습니다. 이 둘이 로맨스만 찍으려고 하면 지루하더군요. 호크아이가 사실은 유부남이고 애도 몇명이나 있었습니다, 하는 것도 신선한 충격이라기보다는 엥? 뭔소리야? 하는 느낌이 더 강했고.


영화 전체적으로 블록버스터다운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참 박진감 넘치지만 지루한 구간이 많아요. 화면에서는 요란하게 달리고 때리고 부수고 있는데 몰입감이 높은 구간이 별로 많지 않은 거죠. 이유는 모든 장면에서, 거기에 있는 모든 인물들에게 다 비중을 주려고 하다 보니 산만해져서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액션 파트에서 아이언맨도 보여주고 캡틴 아메리카도 달리고 헐크도 폭발하고 토르도 날뛰는데 호크아이도 쏴대고 퀵실버도 뛰어다니고 스칼렛 위치도 활약하는데 블랙 위도우도 빠지지 않습니다...... 보다 보면 좀 장면마다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퀵 실버의 액션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쪽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쪽에서도 초스피드를 활용하는 부분을 나쁘지 않게 연출했지만 역시 저쪽의 완승이라는 느낌입니다. 이쪽이 못했다기보다는 저쪽이 너무 잘했죠.


개인적으로 액션 파트 중에서 좋았던 곳은 두 부분입니다.

서울 추격전 파트는 한국인으로서 감상 포인트 자체가 다른 파트와 완전히 달랐으니 제외하고, 일단 초반 히드라 거점 습격 시퀀스입니다. 이건 딱 영화 시작하자마자 이 영화에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부분이라 좋아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역시 헐크 vs 헐크 버스터죠. 이 부분은 베로니카가 인공위성 궤도에서 낙하해오는 것부터 도시를 인정사정없이 부숴가면서 맞붙는 액션이 멋지기도 하지만, 저 둘에게 모든 비중이 집중되어서 집중도가 높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도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와... 하여튼 다른 친구들이 같이 활약하는걸 계속 교차식으로 보여줬으면 영 별로였을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이 제작진의 역량 부족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태생부터가 과체중에 소화불량 상태였을 뿐. 관객에게 요구하는 사전 정보의 양이 너무 많고, 따라서 작중에서 소화해내야 할 정보도 훨씬 많아졌는데, 거기에 이 영화 안에서 추후에 전개될 MCU 작품들에서 써먹을 떡밥들도 던지느라 정신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MCU 작품들을 잘 따라오던 입장에서도 굉장한 피로감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TV 드라마인 에이전트 오브 실드를 포함, 원작 설정까지 파고 드는 사람들이라면 감상이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굉장히 코어한 팬층이겠지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가 나오기 전에 좀 정리를 할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아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실질적으로 세번째 어벤져스 영화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거기서 지금까지의 어벤져스 멤버 중 몇몇은 은퇴하면서 관객들이 감당해야 할 정보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 겁니다. 추후에 마블이 어떻게 교통정리를 해나갈지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영화사상 전례 없는 프로젝트를 실행해서 성공해나가고 있는 그들인 만큼 좋은 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덧글

  • rumic71 2015/04/29 20:53 # 답글

    환영 장면은 향후 토르3탄과 연관된다고 합니다.
  • 로오나 2015/04/29 21:11 #

    이전에 나온 것도 아니고 토르3인가요? 완전 뜬금없네...
  • 잠본이 2015/05/03 22:24 #

    토르3과 연관되는건 환각 속에서 헤임달이 '우린 이미 다 죽었어 이색히야 너땜에 아스가르드가 엉망 된다고' 뭐 이러는 부분이겠죠.
    로오나님께선 완다가 보여준 환각 얘기가 아니고 셀빅과 이상한 샘물 찾아가서 어푸푸하는 장면이 뜬금없다고 하신 것 같은데요...그 부분은 제가 봐도 '언제 저런게 나왔냐' 싶을 정도로 개뜬금...게다가 셀빅은 천문학자지 저런거 연구하는 사람도 아닌데

  • Uglycat 2015/04/29 22:48 # 답글

    이번 편은 팬서비스 성격이 강하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다른 관련작품들을 봐야 '제대로' 보이는 것들이 많았고...
  • 로오나 2015/04/29 23:14 #

    팬서비스 성격이 강한 거야 작품 특성상 당연한 일이고... (애당초 어벤져스란 기획 자체가)

    결과물이 별로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 위꼴 2015/04/29 23:07 # 삭제 답글

    어디선가 봤는데, 정확하진 않습니다. 그저 카더라 통신이라고 여겨주시면 됩니다.
    토르가 본 환영의 샘은 인피니티 웰이라고, 저걸 타노스가 이용한다는 말도 있더군요. 인피니티 젬들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요.
    하지만 영화 보는 관객은 그딴 거 상관없고, 저도 어벤져스2 보면서 저게 왜 나오지? 이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로오나 님이 지적하신 포인트는 모두 제가 느낀 부분과 일치하네요. 특히 호크아이 가족 나오는 부분은 미치도록 지루했습니다. 차라리 데오퓨처럼 집중해야 할 캐릭터와 그렇지 않은 캐릭터를 구분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어벤져스2는 그렇진 못했지요.
    아무래도 감독 욕심이 아닌가 하는......(먼 산)
  • 로오나 2015/04/29 23:15 #

    캐릭터 드라마는 좀 짧게 쳤으면 좋았을 것 같고, 액션들은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고...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 꿈꾸는드래곤 2015/04/29 23:09 # 답글

    일단 상영시간 맞추려고 한시간이나 잘렸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정보가 많은것보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시간이 촉박한게 문제였다고 보는지라.
  • 로오나 2015/04/29 23:51 #

    전 울트론이라는 적이 그만한 시간을 할애해가며 상대할만한 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러닝타임이 대폭 커트됐다고 들었는데 그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문제는 내용 배치의 밸런스였고, 작중에서 다룬 정보 중 그저 추후에 써먹기 위한 떡밥으로서만 존재하는 것들은 쳐냈으면 훨씬 집중도가 높아졌을 거라는 점이지요. 뭐 영화 구성이 좀 더 느슨하게 자잘한 에피소드로, 여러번 기승전결을 가진 구조로 만들어서 두 편으로 나눴다면 사정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울트론은 대폭 보강되었어야 할 것이고.(인피니티 워에서는 이런 구성을 기대해볼 수는 있겠지요)
  • 꿈꾸는드래곤 2015/04/30 00:06 #

    추후 떡밥을 쳐내야하기에는 어벤져스2가 페이즈3 영화들이 부담해야할것까지 짊어진 부분이 있어서 어렵다고 봅니다. 시빌워나 블랙 팬서는 물론 토르 시리즈같은경우는 어벤져스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니까요.
  • 카론느 2015/04/30 00:25 # 삭제 답글

    내부팀원들 인간관계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었다는 느낌입니다...
    퀵실버는 도대체 왜......
    비전같은경우 이럴거면 후반부에 좀더 띄워줬어야했지않았을까...
    토르의 경우 마지막 쿠키영상과 어벤져스1의 로키와 타노스의 관계.토르 2의 토르와 오딘의 마지막 장면.그리고 토르 1편에서 보물고에있던 인피니티 건틀렛의 존재까지 합치면 견적이 나왔죠. 토르파트부분에있어서는 제법 알찼습니다.
    헐크의 경우 저작권이 묶여있기때문에 단독영화불가로 이런 전개는 어쩔수없었다는느낌...
    매의눈과 과부거미는 진짜 아무래도좋았습니다.
    미국대장님의경우 작중 전개만따지자면 본인영화 3편에서 윈터솔져 추적으로 들어가도 좋을탠데 들리는소식은 그게아니라...
    결국 토니의 토니만을 위한 토니의 영화
  • 로오나 2015/04/30 15:23 #

    그냥 이후에 나올 영화들을 위한 떡밥 투척... 을 하느라 정신없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ㅅ-;
  • rumic71 2015/04/30 17:55 #

    퀵실버도 폭스때문에...
  • 오오 2015/04/30 01:27 # 답글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개봉일에 달려갔죠. 그 결과로 실망도 크더군요.
  • 로오나 2015/04/30 15:23 #

    저도 당일에 봤으면 그랬을 것 같습니다. 기대감을 조절할 기간이 있어서 다행이었죠.
  • silever 2015/04/30 07:41 # 삭제 답글

    어벤저스2를 보고 느낀 건, 토르랑 캡틴 아메리카가 1편 봤을 때 느낌 딱 그대로였습니다. 차기작 위해서 떡밥만 던진 그냥 볼만한 영화. 이미 어벤저스는 마블 월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을 당연하게 요구하고 있고 그런 사전지식 있는 분들은 그냥 타노스만 기억에 남게 되죠.

    그리고 퀵실버는 과연 압도적일 정도로 엑스맨 쪽이 좋았습니다. 그떄 쓰인 타임인보틀 노래는 지금도 귀에 생생해요.

    결정적인 문제점은 울트론. 어벤저스에서 로키란 악당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알게 된 케이스. 나름 강하고, 위트 있는 악당 넣으려고 성격을 그렇게 잡은 거 같은데..
  • 로오나 2015/04/30 15:24 #

    동의합니다. 토르1, 캡틴 아메리카1, 아이언맨2는 어벤져스를 위한 예고편 노릇을 하느라 개별 영화 퀄리티에 타격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페이즈3에 해당하는 영화들을 위한 예고편 노릇을 수행한 느낌.
  • 라트린 2015/05/01 00:17 # 답글

    에이전트 오브 쉴드 보는 입장에서 드라마 세계관이랑 영화 세계관이랑 연관 되는거 기대하고 갔는데 완전히 따로 놀아요... 드라마 까지 챙겨보는 입장에서 엥? 이럴만한 전개에 완전히 서로 따로 놀고 있어서 당황했습니다..
  • 로오나 2015/05/01 13:41 #

    연계 안됐나 보군요. 음. 찾아보니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후에 조스 웨든이 영화 외의 컨텐츠들은 MCU와 관계없다고 공언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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