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스파이더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링크 : 소니픽쳐스 회장 : 스파이더맨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역시 소니 해킹을 통해서 흘러나온 정보입니다. 소니 해킹 때문에 기밀 정보들이 흘러나오면서 아주 벌집을 쑤신 것 같군요.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건 재미있지만 소니 입장에서는 정말로 크리티컬... 아주 미쳐버릴 지경이겠지요.


위의 링크된 글은 최근 소니 픽처스 회장과 워너 브라더스 회장이 나눈 대화입니다. 대화 내용을 보니 스파이더맨이 워낙 금싸라기라서 절대로 판권을 마블에 돌려줄 수는 없고(당장 전세계적으로 히어로 캐릭터 상품 판매 순위 1위가 스파이더맨인 상황이라고 하니) 그렇다고 이걸 어떻게 해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느낌이군요.

이해가 안가는건 아닙니다. 샘 레이미와의 의견 충돌로 구 시리즈가 폐기된 후로 리부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시작했는데 1편은 반응이 좋았지만 소니의 기대치에는 못미쳤고 2편은 1편보다 못한, 기대 이하의 흥행을 보였죠. 2편의 흥행 때문에 소니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대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원래 2년 단위로 3편, 4편을 연이어 개봉하려던 계획을 중간에 그린 고블린 주니어를 비롯한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시니스터 식스, 베놈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를 끼워넣어서 세계관을 확장하고 3편 개봉일을 2018년으로 미뤄버리는 것으로 말이죠.

하지만 저 대화 내용을 보니 이 계획도 그리 잘 굴러가고 있지 않은가 봅니다.


하반기에 마블 측에서 스파이더맨을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에 등장시키길 바래서 소니와 협상중이라는 루머가 나와서 사람들을 흥분시켰는데 그것도 사실로 밝혀졌군요. 결국 불발로 끝난 것 같지만요. 소니가 마블에게 스파이더맨을 돌려줄 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답을 내야 할 겁니다. 또 리부트하는 건... 그래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몇년 되지도 않았는데 스파이더맨의 기원을 또 처음부터 보고 싶진 않군요.


사실 2편도 소니 측의 욕심이 문제였다고 봅니다. 너무 스파이더맨 월드를 마블 유니버스처럼 확장해가고 싶다는 노골적인 욕심이 작품에 좋게 작용하지 않았어요. (캐릭터나, 마크 웹 감독의 연출도 2편에서는 좋았다고 보지 않지만) 이건 샘 레이미의 트릴로지 3편 때도 벌어졌던 일이죠. 억지로 베놈을 넣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면 3편은 훨씬 나은 물건이 될 수 있었고, 4편 이후로도 샘 레이미의 방향성을 존중하면서 순조롭게 계속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저는 그렇게 굴러가기를 바랐었고.

이게 다 마블이 나쁜 물을 들여서다. (...) 마블의 전략이 매우 성공적이고, 매력적인 것도 사실이지만 초창기에는 그걸 굴리기 위해서 각 영화를 어벤져스 예고편으로 만들어버리는 나쁜 결과도 낳았고 현장에서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 중이죠.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가 증명했듯이, 처음부터 확장할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는 독립성을 추구해서 높은 완성도와 흥행을 다 가질 수도 있고 모든 히어로 프렌차이즈가 마블 유니버스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전 마블 유니버스를 즐겁게 보면서도 모든 히어로 프렌차이즈가 이렇게 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것을 보는게 지긋지긋해요.


하지만 소니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니 심지어 한편마다 2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그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으니까요. 이걸 아주 효과적으로 굴려서 대성공하고 있는 마블이라는 롤모델이 존재하는데 따라가지 않기도 힘들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렇게 하면 더 돈이 될 것 같다... 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죠. 물론 시장은 만드는 쪽의 입장이나 과정이 아닌 결과물만을 평가할 뿐이지만...


재미있는 소식은 또 있습니다. 소니가 스파이더맨에 대해서 진퇴양난으로 궁지에 몰려서 그런지 샘 레이미를 다시 복귀시킨다는 루머가 나왔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을 통해서 보도되었는데, 이후에 기사가 삭제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오보였을 가능성도 있다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제작자로라도 복귀해서 뭔가 흥미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면 좋겠는데...



덧글

  • 계란소년 2014/12/13 13:01 # 답글

    샘 레이미 - 3편에서 망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2편에서 망함
    다음 스파이더맨 - 1편부터 망할까 걱정
  • 로오나 2014/12/13 13:25 #

    샘 레이미 - 3편 흥행은 최고치. 하지만 작품 방향성에 대해서 소니의 개입이 심해서 베놈 등장으로 인해서 혹평. 4, 5편은 제작 진행에 들어갔다가 3편과 비슷한 개입으로 아웅다웅하다 파토.


    어메이징 스파이디 - 2편에서 평 흥행 모두 기대치 미만으로 실패.


    다음 스파이더맨 - 1편부터 망할까 걱정. (...)
  • 지드 2015/02/16 21:09 #

    스파이더맨 3편은 1,2편만큼은 아니지만 평은 괜찮은 편이었고( http://extmovie.maxmovie.com/xe/bestpost/3971088 사실 나중에 가면 오히려 샌드맨이 나중에 나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를 상황으로 변천되기도 했고), 흥행은 당연히 성공했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김영철님께서 다시 미륵이 되지 않는 이상 사람의 진심을 알기는 어려운 일인지라 실제 소니의 원했던 성적이 얼마였는지는 알기 힘든 문제가 있으나(물론 초대박을 원하는 것과, 초대박까진 아닐지언정 성공을 거둔 경우와는 별개의 문제지만) 오히려 시리즈물이 됐다고 장땡이 아니라 소포모어 징크스, 2년차 징크스도 그렇듯 이전과 같은 성공을 계속 거두며 유지시키는 게 쉽지 않다는 내용이 소니 스튜디오 사장이 쓴 저서에서도 나와있기까지 했죠. ( http://www.gruri.jp/article/2013/11191630/ ) 사실 시니스터 식스와 베놈 스핀오프는 개봉 전부터 나온 이야기였으나, 시리즈 장기화 + 확장을 위한 역할이란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
    과거 DC 코믹스가 코믹스로도, 영상화 작품으로도 마블보다 먼저 세계관 공유 작품들을 내며,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잘 보여줬습니다만(물론 지금이야 인터넷의 발달로 관련 정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과거만 해도 인터넷과 같은 편리한 매체의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성공했던 것이라 더욱 의미 있기도 했고) MCU 작품들도 MCU 이전 기존 히어로물이 그냥 다른 영화와 연계 쓸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만든 영화도, 관객들이 알아보기 쉽게 같은 제목으로 내며 성공했던 전작의 유명세에 의지하는 시리즈물도(스탠드 얼론 시퀄이라면 몰라도 이쪽도 독립성에 대해선 오히려 더 할 말 없어지는 사례도 있고) 자주 부진을 겪기도 하는 격렬한 전쟁터인 영화계에서 MCU 작품들은 체계적으로 세계관을 연동시켜내는 고난이도 작업을 이뤄내면서도, 완성도도 준수한 편 이상이라 흥행 성적도 전반적으로 좋고(같은 2000년대에 리붓된 인크레더블 헐크도 2차 시장에서의 추가 흥행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정도)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내며 찬사를 받는 등 영화 프렌차이즈 중에서도 획기적이면서도, 성공까지 거둔 비범한 사례가 되었죠.
    애초에 세계관 공유작은 인터넷 세대처럼 정보 얻기 어려운 머나먼 과거부터도 자주 나타나며 성공을 거둔 스타일 중 하나였고, MCU 이후에도 역시 히어로물로만 한정해도 90년대부터 실사판 역시 성공시켜온 닌자 거북이 시리즈처럼 다른 형식의 히어로물은 다른 히어로물대로 성공을 거두며 각자 알아서 자기 살 길 만들고 있기도 하고(...)
    그리고 링크의 원본 출처도 그냥 유튜브 영상인 것도 그렇고, 무슨 채팅 형식처럼 적힌 이메일 내용도 그렇고,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소니 해킹건 터진 김에 누군가가 지어낸 내용을 퍼뜨리는 것인지 애매해보이네요.
  • rumic71 2014/12/13 13:58 # 답글

    정 주기 싫으면 마블에 임대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크 웹의 스파이디가 수트도, 전투 스타일도, 캐릭터의 정신구조도 월등히 재현도가 높아요. 샘 레이미가 잘 만든 건 스파이디가 아니라 피터 파커 쪽입니다.
  • 로오나 2014/12/13 13:59 #

    영화의 완성도를 가르는 기준이 원작을 얼마나 잘 재현해냈느냐는 아니죠. 원작 팬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물론 호불호는 취향의 영역이고)
  • 지드 2014/12/13 14:38 #

    원작이 있는 작품에 있어서 분명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국내의 고질라 (2014) 과소평가처럼 원작을 모르는 관객일 경우 이를 못 알아보다보니, 신뢰성 잃은지 오래인 네이버 평점이 무슨 진리인 거 마냥 퍼와서 망작으로 평가절하하다가 논파당한 사례도 있었죠. 물론 원작 모르는 이들 뿐만 아니라 원작 팬들마져 외면한 사례도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만 회사 입장에서야 남는 장사 하면 그걸로 OK이니(...)
  • rumic71 2014/12/13 15:14 #

    * 시장에서의 반응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에는 어떤 말로도 토를 달 수가 없겠군요. 저도 그 점만큼은 진리라 여기는지라...뭐 완성도와 흥행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지만.
    * 스파이디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한국 평계에는 (아마추어나 일반관객 레벨까지 포함해서) 과하게 내러티브빠들이 득세하고 있어서 좀 유감입니다.
  • 루나루아 2014/12/14 09:09 #

    저도 이거 동의..
    전 이번 어메이징 2 보면서 이야 스파이더맨 제대로 나왔네......싶었...
    샘레이미의 스파이디는 뭐랄까, 스파이더맨의 탈을 쓴 다른 히어로...
  • ㅇㅇ 2014/12/13 14:02 # 삭제 답글

    마블에 영화 넘기고 공동제작 형식으로 콩고물 받아먹는게 현시점에선 최선책이 아닐까 생각..
  • Joshua-Astray 2014/12/13 14:53 # 답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는 악역이 3명이나 나오는데다가 여자친구 뺐고 빼앗기 놀이를 하더니 다시 그 녀석이랑 협업까지 하면서 정신산만했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기엔 재밌었어요. 약간 용두사미 느낌은 있었죠. 갑자기 집사가 한 마디 해 줬다고 뉴 고블린이 스파이디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다니, 그러면 메리 제인은 왜 빼앗은거야? 뭐 이런 느낌.

    반면 이번 스파이더맨 2는 실질적인 악역은 2명밖에 안 나오는데도(라이노는 빼고 이야기해야겠죠)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가더군요. 리차드 파커의 이야기부터 해리 오스본의 이야기도 지나치게 자세할 정도로… 더군다나 어메이징 스파이디에서는 1편에서 던져놓은 떡밥인 벤 파커를 죽인 강도의 정체, 리자드맨이 다시 흥분하면 변신할 수 있다는 암시, 1편 마지막에 등장한 노신사의 정체 등을 전혀 해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2편에서는 시니스타 식스라는 더 큰 떡밥을 던진데다가 심비오트까지 오스코프에 보관되어 있었고, 그 노신사는 다시 나와서 해리 오스본에게 도움을 주는 등 너무 많은 밑밥을 던져놨어요. 아마 그래서 오스코프가 피터 파커를 감시해왔다는 이야기는 뺀 거겠죠.

    제가 느낀 어메이징 스파이디 2는 소화불량의 느낌이었어요. 메인 악역인 일렉트로의 이야기와 해리 오스본-피터 파커와의 관계는 완전히 따로따로 노는데다가 갑자기 그웬 스테이시는 죽고 막판에 더 큰 음모가 펼쳐지는… 마크 웹이 소니의 간섭이 너무 들어오니까 작품을 제대로 못 만든 듯한 느낌이랄까. 소니가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싶으면 더 이상 감독에게 이렇게 간섭을 해서는 안 되요. 마블도 몇 번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영화를 2시간짜리 예고편으로 만드는 일을 그만뒀는데 소니는 아직도 그러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에요.
  • 카미유 2014/12/13 18:07 # 답글

    시빌워에 스파이더맨이 안나오면 참...
  • Uglycat 2014/12/13 18:51 # 답글

    계륵이 되어버린 겁니까...?
  • マサキ君 2014/12/13 18:52 # 삭제 답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긴 뭘... 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네요-_-
    샘 레이미 감독 시절때 감독만 최대한 존중해줬어도, 못해도 5편까진 갔을꺼 같은데 말이죠-_-
  • ChristopherK 2014/12/13 18:55 # 답글

    정은이 나오는 영화때문에 여러가지로 고통받고 있군요.
  • 비로그인죄송 2014/12/13 21:43 # 삭제 답글

    돌려주거나 빌려주거나 암튼 마블에서 만들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마블 쪽 시리즈도 탄력받을거 같고요
  • silever 2014/12/15 04:21 # 삭제 답글

    소니 입장에서는 마블 스튜디오 라인업에 소니를 넣고 싶긴 할 겁니다. 어벤저스를 거치면 스파이더맨의 인지도는 확 오를 테니까요. 소니 차기작 수익 걱정은 없어질 정도로 현재 마블 영화들의 흥행파워는 어마어마하죠.
    (헐크만 빼고)

    하지만 반대로 어벤저스 덕을 보는 순간 스파이더맨은 결국 인질이 되는 거죠. 소니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고민의 기로에 놓이는 셈. 여기에 문제 하나가 더 추가된 건 마블 영화의 대성공으로 마블 팬이 더 늘어나는 와중에 어벤저스에서 스파이더맨을 볼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 팬들은 소니를 까고 있다는 거죠. 일부지만. 이런 사실은 결과적으로 차기 스파이더맨 배우 섭외에도 적잖게 영향을 줄 겁니다.

    개인적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소니 전자 광고가 너무 심해서..... 여기에 너무 하이틴 로맨스. 나름 퍼포먼스 적인 요소는 매우매우매우 만족했지만 스토리라인으로 들어가자면 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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