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동안 사용해본 아수스 비보탭노트8


와콤 디지타이저가 달린 윈도우8.1 태블릿인 아수스 비보탭노트8을 산지도 어언 40일. 원래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사용기를 쓰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좀 늦어졌군요.

개봉기 때도 썼지만 이 기기를 산 목적은...


'작업이 가능한 태블릿이 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처음에 태블릿을 살 때부터 이런걸 원했지만 갤럭시 탭도, 아이패드도 저한테는 작업용으로 쓸만한 기기는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문의 문서작업을 직업으로 삼는 제가 작업용으로 필요로 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글이 있어야 한다. (한컴오피스 한글)

2. 창모드는 필수다. (여러개의 한글문서창을 띄워두고 그때그때 전환 가능해야 한다)

3. 마우스가 필요하다.

4. 물리 키보드도 필요하다. (아이패드도 블루투스 키보드를 갖추기는 했었지만)


이 조건을 전부 만족시키는 것은 윈도우 태블릿 뿐이었습니다. 요즘 윈도우 8.1-아톰 브레트레일 조합의 8인치 태블릿들이 이것저것 나와있었기 때문에 이중에 가장 나아 보이는 것을 골랐습니다. 포지션이 메인은 아니고 서브이기 때문에 작은 걸로 샀어요. 평소에 일하러 카페로 나갈 때는 노트북을 들고 나가고, 종종 밖에서 사람 만나고 나서 시간이 붕 뜨거나 혹은 중간중간에 뭔가 생각나서 제대로 정리를 하고 싶을 때 쓰려고 샀습니다.


제가 최초의 넷북인 Eee PC 701, 당시에 압도적인 배터리 타임을 자랑하던 Eee PC 1101을 거쳐서 세번째로 구입한 아수스 기기입니다. 앞선 두 기기가 그랬듯이 이번 기기도 저한테는 제법 만족스럽네요.


디자인은 무난한 태블릿입니다. 사이즈가 8인치라 작고 좌우 베젤도 넓지 않아서 한손으로 쥐기 괜찮은 편. 무게는 380그램으로 윈도우8.1 탑재 8인치 태블릿으로서는 무난한 편입니다. 같은 사이즈의 안드로이드 태블릿들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좀 무거운 축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디자인에 불만이 있는데 그건 바로 좌측면 상단에 달린 홈버튼의 존재입니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다가 홈버튼을 박아놨는지 모르겠는데 누르기가 참 불편해요. 위치도 그렇지만 버튼 자체가 좀 뻑뻑한 편입니다. 그냥 화면 아래쪽에다가 정전식 버튼이라도 하나 박아뒀으면 훨씬 좋았을 거에요.


화면은 나쁘지 않습니다. 색감이나 시야각이 괜찮고, 밝기도 나쁘지 않고, 해상도는 1280 x 800이긴 한데 딱히 불만은 없어요. 제가 작은 태블릿 사놓고 데스크탑 모드를 주력으로 쓸 예정이라는 점이 평가에 큰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배터리는 아주 오래 가는 편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저는 여태까지 밖에서 쓰다가 배터리가 없어서 곤란한 적은 없었는데, 그건 폰을 쓰다가 어디 카페 등에 자리 잡고 WiFi가 연결될 때만 써서 그렇고, 폰이 있어도 지하철로 이동하거나 할 때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즐겨 본다거나 하면 좀 빡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좀 시간 오래 죽여야겠다 싶을 때는 되도록 어댑터를 들고 다닙니다. 어댑터도 작고 가벼운 편이라 휴대에 별 부담은 없어요.


후면에 500만 화소 카메라가 달려있지만, 이것저것 찍어본 결과 그냥 달려있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 폰 놔두고 굳이 이걸로 촬영할 메리트를 찾기 어려워요.


내장 스토리지 용량은 64GB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윈도우 깔아두고 쓰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비보탭노트8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였죠. 복구영역을 제외하면 저 정도 용량이 확보되어 있고... 거기에 32GB 마이크로SD 카드를 꽂아서 용량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윈도우 8.1은 이 기기 스펙에서도 쾌적하게 돌아갑니다. 메트로UI에서만이 아니라 데스크탑 모드에서도 마찬가지로, 제가 쓰는 앱들의 반응속도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크롬, 드롭박스, 에버노트, 한글2014로 무겁진 않은 것들이지만) WiFi 연결과 블루투스 페어링도 문제를 느끼지 못했고요.


문제는 태블릿으로서의 활용성이 형편없다는 거죠. 제가 이걸 PC로 활용할 목적으로 샀으니 불만이 없는 거지 태블릿으로서의 활용이 주목적이라면 이것저것 불만이 많았을 겁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메트로UI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요. 웹서핑과 트위터, 메일 확인, 그리고 채팅과 원노트로 필기 정도? 저는 폰이나 태블릿이나 전자책 리더로서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데 국내 전자책 서비스 중에 메트로UI용 앱을 내놓은 업체가 없어요. 만약 이북 리더기로 태블릿을 원하는 분이라면, 적어도 국내 서비스 사용자라면 일단 윈도우 태블릿은 후보에서 제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채팅 앱도 스카이프(기본 탑재)랑 라인 말고는 딱히 메트로UI 전용으로 나온 게 없는 것 같습니다. PC 앱이야 쓸 수 있지만 그걸 키보드 연결 안한 상태에서 데스크탑 모드로 쓰려면 불편함이 작렬하고요. 심지어 동영상 플레이어조차도 이렇다 할 앱이 없어요.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를 쓰던가, 아니면 데스크탑 모드에서 돌리던가... 인데 차라리 데스크탑 모드에서 팟플레이어를 돌리는 게 낫더군요. 아주 미미하긴 하지만 터치 입력 지원을 해주긴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냥 태블릿 모드에서 동영상 보기를 포기할 정도로 불편했습니다.


게임은 해외 게임은 이것저것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만 안드로이드나 iO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임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글화 타이틀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고요. 어떤 게임에 관심을 두냐에 따라서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긴 하겠습니다만...


비보탭노트8에는 와콤 디지타이저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기기 내부에 펜이 수납되는 형식인데 전 이걸 뽑아서 쓰기가 좀 번거로워서 대체로 갤럭시 노트의 펜을 씁니다. 어느걸로 해도 잘 인식되거든요. 메트로UI 쪽에 원노트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필기 용도로는 꽤 활용도가 쏠쏠한 편.


데스크탑 모드의 활용성은, 당연하게도 훌륭합니다. 현재까지 거의 불만 없이 쓰고 있어요. 작은 PC를 쓰는 감각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걸 위해서 이런 주변기기 세팅을 하고 있긴 하지만요. 접어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가벼운 태블릿용 거치대와 노트북에서도 쓰는 마이크로소프트 아크 마우스, 로지텍 K810 블루투스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까지.


비보탭노트8의 외부 확장용 포트는 충전을 겸하는 마이크로 USB 포트, 그리고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으로 끝입니다. 그래서 좀 더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크로USB 포트에 직접 연결하는 USB 허브를 찾다가 발견한 물건이 바로 이 녀석이었죠. 대원MT의 DW-SMT02 마이크로5핀 OTG 허브 카드리더기로 USB 포트 3개에 SD카드 슬롯까지 달려있어서 카메라의 SD 카드를 꽂아도 잘 인식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노트북 수준의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걸 꽂아놓은 채로 충전은 안 돼요.


원노트 뿐만 아니라 오피스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모두 잘 돌아가요. 다만 파워포인트는 이 작은 화면으로 작업하기는 좀 무리가 있고 어디까지나 보는 용도 정도가 한계일 것 같더군요. 전 엑셀을 꽤 쏠쏠하게 쓰고 있는 편이고, 워드는 제가 전에 업무상 오피스 2007을 쓰면서 이를 갈았던 기억 때문에 인상이 나빴는데 오피스 2013의 워드는 상당히 좋아졌군요. 클리어타입 폰트 기술 적용 덕분에 워드를 웹모드로 해서 화면 사이즈에 맞춰서 문단이 정렬되게 하고, 기기를 세로로 세워둔 채로 글자 크기를 적절하게 조절해서 쓰면 장문의 문서 작성도 쾌적하게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제가 한컴오피스 한글에 길들여졌고, 또 hwp 선호도가 높은 업계에서 일하는 게 아니었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거에요.


데스크탑 모드에서는 당연하게도 이글루스 포스팅도 모든 기능을 완벽하게 써서 작성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몇몇 포스팅은 밖에 있을 때 비보탭노트8로 작성했지요.


한글2014를 구매해서 쓰고 있습니다. 몇번 노트북 대신 이걸 들고 나가보기도 했는데 메인 작업용으로 써도 문제없을 정도로 완벽합니다. 화면이 작아서 원래 쓰던 바탕체 대신에 클리어타입 기술이 적용되는 폰트를 골라야 하는 게 좀 번거롭긴 하지만 세로로 세워두면 위아래를 충분히 길게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윈도우니까 창모드를 통해서 여러 개의 문서를 동시에 띄워두고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이 부분이 제가 작업용으로는 결국 윈도우 태블릿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핵심이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문서 작업과 포스팅, 그리고 필기용도로 꽤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이런 기기가 많이 보급되어서 국내 e북 업체들이 메트로UI용 앱을 좀 내놔주고 쓸만한 태블릿 앱도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그럼 그것만으로도 기기 만족도가 세배쯤 더 높아질 겁니다.


덧글

  • 메타트론 2014/06/20 22:23 # 답글

    현재로선 미니 노트북정도의 활용성밖에 없어보이는군요.
    생태계가 거의 없다시피 하니.....그런데 안드로이드나 iso쪽은 완성단계라 과연 경쟁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결론으론, 갤럭시탭이 아직 더 버텨줘야하는군요 ~_~;;
  • 로오나 2014/06/20 23:13 #

    그외에는 원노트 + 와콤 디지타이저의 필기 기능 정도죠.

    미국 쪽에서는 그래도 기본적인 건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정도는 되는 모양입니다만(게임도 그렇고, e북은 아마존 킨들 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의 활용성은 절망적입니다. 메트로UI용 팟플레이어와 e북 앱이나 좀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역시 그 미니 노트북으로서의 활용성 때문에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으니 장단이 아주 뚜렷한 기기 되겠습니다.
  • gene 2014/06/21 00:29 # 답글

    폰트 추천좀 해주세요 ㅎㅎ
  • 로오나 2014/06/21 01:29 #

    전 함초롬바탕이나 맑은 고딕을 쓰고 있습니다.
  • 도루몽 2014/06/21 00:30 # 삭제 답글

    리뷰 감사합니다.
    역시 윈도우쪽 기기는 아직 시기상조였군요.
    아이패드/애플키보드로 몇년 더 버텨줘야겠습니다.
    근데 몇년 기다린다고 메트로가 활성화 되려나요?
  • 로오나 2014/06/21 01:29 #

    이런 8인치 태블릿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기기의 성패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제 마소의 라이센스 정책 변화와 인텔의 적절한 가격설정으로 가격경쟁력도 갖추었고 제조사들이 제품을 쏟아내는건 분명 좋은 조짐이죠. 서피스 프로3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고요.
  • RuBisCO 2014/06/21 00:51 # 답글

    그나마 서피스 RT 보다 검색 결과가 훨씬 더 많군요[...]
  • 로오나 2014/06/21 01:30 #

    그야... (...)
  • genO 2014/06/21 04:05 # 답글

    개인적으로는 약간은 하드하게 포토샵이나 페인터....
    아님 가볍게라도 사이툴 정도의 사용은 어느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지 궁금하네요.
    쓸만하게 돌아가는 놈은 무지무지 비싼 아티브탭 뿐인지...ㅜㅠ
    사이즈는 작더라도 어느정도 쓸만하다면 스케치용으로 유용할듯 한데 말이죠...
  • 로오나 2014/06/21 12:35 #

    사이툴은 쓸만하게 돌아간다고 합니다. 제가 써본건 아니고 다른 분의 사용기에서 본 바에 의하면...
  • mahina 2014/06/21 04:32 # 답글

    휴대용 윈도 노트북처럼 쓸 기기를 찾고 있었는데 무지 마음에 드네요! 전 엑셀 그래프 작업을 많이 해야해서 8인치를 써도 작업이 제대로 될런지 걱정스럽긴 한데.. ㅠ.ㅠ 델의 베뉴인가 베누인가 그거랑 비교해도 무게는 조금 더 가볍고 가격도 좀 더 저렴해서 끌려요. 다만 왼쪽 중하부 가장자리 부근에서 펜 입력시 휘어짐 현상이 보인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수리 대응이 너무 엉망이래서 구입이 망설여지긴 해요. 아무래도 중저가 메이커니 좀 감수해야하는 부분인가 싶기도 하구요.
  • 로오나 2014/06/21 12:37 #

    8인치 화면이 어떤지는 실제로 보고 결정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폰트 조절 등으로 해결 가능한 순수 문서 작업과 달리 일정 이상의 화면 크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니까요.

    말씀하신 증상은 제 기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고...

    음. 그래도 외국 업체 중에서는 아수스 AS가 나쁘지 않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 등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부족하지만.
  • lunic 2014/06/21 05:23 # 답글

    쭉 읽어보니 윈도탭에 대해서는 확신이 드네요.
    딱 하나 남은 건 다음 세대 기종들을 기다리느냐 지금 물건들을 노리느냐.
  • 로오나 2014/06/21 12:34 #

    당장 필요한게 아니면 느긋하게 기다려도 좋을 거라고 봅니다.
  • aaa 2014/06/21 10:44 # 삭제 답글

    그래도 생각보단 한글화된 타이틀이 좀 있죠.
    다만 한글화 해놓고도 한국 스토어에 올리질 않으니...
    윈폰도 그렇지만 윈도도 스토어는 미국스토어가 진리.
  • 로오나 2014/06/21 12:34 #

    스토어는 해당 국가만 검색 옵션을 꺼두면 글로벌하게 다 잡히지요.
  • aaa 2014/06/21 13:37 # 삭제

    기본으로 설정된 언어로 앱을 찾는 옵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 옵션 꺼두면 글로벌하게 나오는 게 맞는데 다 나오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심연'이라는 한글화된 게임은 한국에서는 검색되지 않지만 타국가 스토어에서는 검색되죠.
    한국 스토어에서 abyss라고 검색하면 심연 공략집같은건 있더군요.
    그리고 누크와 같이 한국에서 서비스 안 하는 앱은 검색되지 않는 경우도 있죠. 킨들은 검색되지만...
  • 로오나 2014/06/21 16:53 #

    확실히 Full Walkthrough 만 잡히는군요.

    이건 또 모르고 있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키르난 2014/06/21 16:35 # 답글

    한글 창 두 개 켜놓고 작업하는 것이 멋지네요. 역시 윈도...; 엑셀 작업도 무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끌립니다.
  • 로오나 2014/06/21 16:53 #

    그걸 위해서 샀지요.
  • 불법맨 2014/06/25 12:07 # 삭제 답글

    2014후반기 8.1 폰이 출시된다고하니.. 8.1폰은 아마도 국내도출시도 유력할듯..
    그러면 윈도우앱 생태계가 활성화좀 되겠죠...
    아직은 윈도우태블릿보다는 아이패드나 갤탭이 유리하겠으나 저는 오늘 비보탭 질럿습니다 ㅋㅋㅋ
  • dudco 2014/08/01 12:15 # 삭제 답글

    보고갑니다
  • 방문자 2014/08/15 19:41 # 삭제 답글

    웹서핑에서 플래시가 잘 돌아간다면 넥서스7 팔아버리고 넘어가야겠네요! 안드로이드나 iOS 둘다 플래시가 어정쩡해서; 윈도우 태블릿도 써보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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