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2 농땡이 피우는 말과 아쿠아 플라넷



느긋하게 노닥노닥 처묵처묵 뒹굴뒹굴하러 간 겨울 제주도 여행. 2일차. (1일차 포스팅은 여기로) 여행 중에 실시간으로 하루하루 업데이트하고자 하는 야망은 물처럼 스러지고(...) 어쨌든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방어회와 우연히 발견한 해변의 말들, 그리고 아쿠아 플라넷.


여행 이틀째 날씨도 쾌청! 여전히 숙소 3층방에서 보이는 바다의 정경은 기가 막혔어요. 날씨가 본토에 비하면 참 따뜻해서 내내 영상이었기 때문에 밤에는 문 열어놓고 파도소리 들으면서 술을 곁들여 처묵처묵하고, 잘때도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즐길 수 있었죠. 이번에는 정말 숙소 선정만으로도 엄청나게 득본 기분.


느긋하게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에는 일단 적당한 집에 가서 회를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였던 방어회! 제주도 오면서 목표로 했던 동복해녀식당은 마지막날까지 가보지 못했어요. 수족관이 고장나서 영업을 못한다는 슬픈 소식ㅠㅠ 이 집은 회도 나쁘지 않았는데 익힌 요리들 쪽이 꽤나... 특히 숭어 탕수는 진짜 기가 막혔습니다. 대충 영업 시작할 때쯤에 갔더니 주인 아저씨가 낚시로 건져올려서 아직 팔딱팔딱 살아있는걸 바로 탕수로 만들어주셨다는데 별미였음!


신나게 방어회와 친구들을 처묵처묵하고 나서, 다음 목적지는 아쿠아 플라넷. 아쿠아 플라넷이 뭐하는 곳인고 하니 초대형 아쿠아리움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츄라우미 수족관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곳이라고 해서 좀 기대했어요. 전 츄라우미는 못가보고 오사카에서 가이유칸만 가봤었는데 거기가 너무너무 좋았거든요! '수족관이 이렇게 좋은 곳이었다니!' 하고 인식을 바꾼 뒤 국내의 모 수족관에 가보고 대실망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초대형 수족관이라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가는 길에, 길가에서 농장에서 바로 파는 귤을 사서 차 안에서 처묵처묵. 요건 황금향이었고, 레드향도 하나 샀는데 참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노지 감귤도 서비스로 바로 따서 주셨는데 그것도 맛있었음!


아쿠아 플라넷 가기 직전의 해변이 너무 멋져서 사진 좀 찍으려고 내렸습니다. 바다 멋져! 그리고 바닷바람 엄청 세! 날씨가 분명 춥지 않은데도 바닷바람이 너무 쎄서 오래 있으니 덜덜 떨리더군요. 일행들 다 내려서 덜덜 떨면서도 근사한 바다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주고...


이런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 살다살다 말이 이런 식으로 누워서 쉬는 거 처음 봐! 아파서 뻗은 거라면 몰라도! 처음에는 이거 병든 말인가, 아니면 설마 움직임이 안 보이는데 죽은 거야? 하고 당황해서 보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저쪽에서 다가오면서 목소리를 내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광속으로 일어나서 일하기 위한 대기 자세. (...) 진짜 그 전까지 퍼질러져 있던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벌떡! 일어나는데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음. 와, 저건 완전 간부들 눈 피해서 농땡이피우는 완전 말년 병장의 자태인데! 말이 생각보다 훨씬 영리한 동물이라는 게 실감나더라니까요. 아, 참고로 이 말은 해변에서 관광객들 태우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여기가 아쿠아 플라넷.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위치해 있는데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기대감에 두근두근. 참고로 입장료는 38400원으로 꽤 높은 편입니다. 몇년 전이지만 제가 일본에서 가이유칸 갔을 때보다 더 비쌌으니. 하지만 예약을 통해서 할인가 30800원에 관람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지하를 향해서 나선형으로 죽 코스를 따라내려가면서 관람하는 형식입니다. 크고 아름다운 고래상어는 방생했다고 해서 우리 모두 좀 실망했지만(애당초 여기 들인 과정이 좀 문제가 있어서 환경단체의 비난이 빗발쳤다고 함;) 규모도 상당히 크고 볼거리도 충실하게 차 있었어요. 제가 츄라우미를 안가봐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전 여기 보면서 구성적인 면에서 가이유칸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맨 처음에 반쯤 보고 나서, 공연시간이 되어서 공연장 쪽으로 가서 공연 보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나머지를 관람했습니다.


바다표범들에게 인기만점인 사육사 언니. 좀 나이 들어보이는 한 마리가 옆에 붙어서 '나 한마리만 더! 한마리만 더!' 하듯이 떼를 쓰는 모습이 애교만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다 보니 바다표범 양치질해주는 모습을 캐치할 수 있었습니다. 와!


범죄적인 수준의 귀여움을 자랑하는 펭귄 군단! 우아아아아, 이놈들, 유리창 앞에 와서 고개를 갸웃갸웃 포토타임 포즈 잡는데 왜케 사악해;ㅁ; 얘네들이 뭘 할때마다 다들 심쿵! 모드로 쓰러질듯 휘청휘청.


구조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수조가 아주 깊기 때문에 우리가 애들이 수면 위로 나온 걸 볼 수 있었던 부분에서 복도를 따라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이렇게 된 아래쪽을 볼 수 있어요. 그냥 수조를 아래쪽으로 놓은게 아니라 따로 좁은 기둥을 길처럼 하나 뚫어놔서 거기를 왔다갔다하게 만든 게 재미있더라구요.


또 아래쪽에는 180도 혹은 120도가 수조 유리창인 구간이 있기 때문에 요렇게 아래쪽에서 펭귄들을 볼 수도 있었어요.


요 녀석들은 민물고기 코스에 같이 있던 놈들인데 처음 가봤을 때는 자고 있다가, 공연 보고 나서 오니 활달하게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너무 활달하게 뛰어다녀서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는게 안타깝지만;


공연은 좋았습니다. 싱크로나이즈 공연과 바다코끼리, 돌고래 쇼가 있었는데 싱크로나이즈 공연은 다른건 그렇다 치고 마무리로 로프에 매달려서 보여주는 하이라이트가 멋졌고 바다코끼리는 재주만점이더라구요. 돌고래 쇼는... 뭐 말이 필요한가요? 저 쩔어주는 점프를 보고 황홀해할 뿐이죠+ㅂ+


그리고 이곳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제주의 바다'. 메인 수조를 극장 스크린 같은 가로 23m 세로 8.5의 커다란 관람창으로 볼 수 있는 곳이에요. 어두운 조명에 파랗게 빛나는 이 거대 관람창은 정말 근사했습니다. 여기 앞에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기분. 제가 이 근처에 살았다면 분명 연간 이용권을 끊고 수시로 와서 여기서 시간을 보냈을 거에요.


고래 상어는 없지만 커다란 수조 안에 많은 어종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참 근사해요. 역시 수족관은 기본적으로 일정 이상의 크기를 확보했을 때만 줄 수 있는 매력이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츄라우미 등, 세계 5대 수족관들을 다 한번씩 보고 싶네요.


참고로 이 수조 아크릴의 두께는 무려 622mm라고 합니다. 물이 많으니 당연히 두터워야겠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짱 두꺼움!


아, 그리고 바로 여기서만 먹을 수 있다는 고래상어빵을 사서 모두 냠냠. 인기만점이라 웨이팅이 걸려있었습니다. 그냥 고래상어 모양의 붕어빵이긴 하지만요. 기왕이면 수조에 고래상어가 있었으면 더 기분 났을 텐데 아쉽다...


여기까지 다 만족했지만 마무리에서는 좀 실망하기도 했는데, 해파리 종류가 너무 빈약해서였습니다. 정말 몇 종류 없더라고요. 해파리의 투명하게 빛나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계속 색이 변하는 조명을 틀어놨는데 개인적으론 그것도 좀 별로였고...


아쿠아 플라넷에서 거진 3시간 이상을 보내면서 상당히 많이 걸었기 때문에 나올 때쯤에는 다들 만족스럽게 지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서...


갈치조림과 옥돔구이 등등을 처묵처묵! 점심에는 날것을 먹었으니 저녁에는 익힌 것을 먹는다! 제주에 왔으면 당연히 해산물 러시지!


...그리고 숙소에 와서도 또 파도소리 들으면서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바나나 우유도 마시면서(어?) 노닥노닥 뒹굴뒹굴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이걸로 이틀째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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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yunan 2014/01/16 22:55 # 답글

    순간 말 시체를 찍은 줄 알았습니다...
  • 로오나 2014/01/17 18:09 #

    저도 보고 죽은 줄 알았음
  • 태천 2014/01/16 22:58 # 답글

    말이 저러고 쉬다니...ㅡoㅡ);;
    고래상어빵...고래밥이 결국 저기까지 진화했군요.(틀려!)
    아쿠아리움의 최종촬영병기(응?) 해파리이거늘...
    결국 기승전바나나우유(...)
  • 로오나 2014/01/17 18:09 #

    다들 빵터졌지요.

    해파리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대형 바나나우유 최고!
  • 킨키 2014/01/16 23:01 # 답글

    참 아쉽더군요
    고래상어 보라고 만들어놨을 그곳에 아무것도 없는 썰렁함이란 ㅠㅠ
  • 로오나 2014/01/17 18:10 #

    그래도 볼거리가 충분히 많긴 한데 역시 저만큼 큰 수조인데 왜!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어요.
  • L.D 2014/01/17 03:26 # 삭제 답글

    아쿠아리움이 마음에 드셨다면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어떠신가요? 저도 연회권 끊어서 자주 다녔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요

    제주는 안가봐서 비교하기 뭐하고...
  • 로오나 2014/01/17 18:10 #

    작아요ㅠㅠ
  • 키르난 2014/01/17 15:07 # 답글

    바다표범 다니는 통로를 보니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생각나네요. 아... 거기도 바다표범참 예뻤지..////
    하여간 여기가 그 고래상어 방생하게 만들었던 수족관이었군요. 제주도에서 수족관 갈 생각은 못했는데 기회되면 가봐야겠습니다.+ㅅ+
  • 로오나 2014/01/17 18:10 #

    가볼만 해요. 일본 갔을 때나 봤던 그 즐거움이었습니다.
  • 라비안로즈 2014/01/17 16:04 # 답글

    말이 저렇게 눕는건 첨 봤네요 ㅎㅎㅎㅎ
  • 로오나 2014/01/17 18:10 #

    저도요
  • Uglycat 2014/01/17 23:05 # 답글

    저 역시 저 말 드러누운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땐 시체인 줄 알았심(...)
  • aquaplanet 2014/04/02 08:56 # 삭제 답글

    귀여운 펭귄 ㅎㅎ
    즐거운 아쿠아플라넷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D
    행복한 추억 만드셨나요?
    요즘 아쿠아플라넷은 봄 날씨 덕분에 행복이 넘친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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