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 마침내 도쿄 드리프트로



스포일러분을 듬뿍 함유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전체에 대한 스토리 떡밥에 대한 이러쿵저러쿵이 있으니 안보신 분들은 주의.


감상을 이야기하기 전에, 국내판 제목만 보고는 도대체 몇편인지 알 수 없는 이 시리즈를 정리해보자면...


1편 분노의 질주 (The Fast And The Furious)
2편 패스트 & 퓨리어스2 (2 Fast 2 Furious)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 (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
4편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Fast & Furious)
5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Fast Five)
6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The Fast and the Furious 6)


...입니다. 이미 2편부터 국내판 제목은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있었죠. 사실 원제를 봐도 정리가 잘되진 않습니다. 이쯤 되면 그냥 6, 7, 8로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원제는 그런 식으로 가고 있는데 말이죠. 내년에 개봉 예정인 7편은 과연 국내판 제목이 뭐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언리미티드랑 더 맥시멈 나왔는데 다음은 설마 얼티메이텀?


어쨌거나 4편 이후 성공적으로 부활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4, 5편까지 내내 3편 이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외전격으로 취급받는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가 시간대상 가장 나중이고 1, 2, 4, 5편은 거기까지 도달하는 여정이었던 셈이죠. 시리즈를 죽 보아온 입장에서는 과연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했습니다. 언젠가 도달하기는 도달해야 할텐데, 거길 지나는 순간 몇몇 캐릭터들이 퇴장하면서 다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게 되니까요.

시리즈 6편인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역시 3편 이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4, 5편과 같습니다. 하지만 에필로그에서 마침내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에 도달합니다.


그래서일까, 이번 6편은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정리하려고 발버둥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게 별로 잘된 느낌은 아니에요. 구성이 어땠냐의 문제가 아니고 애당초 전편 에필로그에서 '사실 레티는 살아있었어!'로 시작한 것부터가 무리수였죠. 그리고 이번에는 무려 기억상실증 드립을 치기까지!

이러다 보니까 영화상에서 스토리의 설득력은 별로 없습니다. 레티가 왜 살아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얘가 기억상실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냥 어거지로만 보여요. 사실 얘가 왜 굳이 살아돌아왔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미쉘 로드리게스를 다시 출연시키고 싶어서? 그냥 죽은 걸로 되어서 다시 안나왔으면 훨씬 깔끔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전편인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에서 빈 디젤이 연기하는 돔이 새 연인을 만든 상황이다 보니 얘가 다시 돌아오는 게 애매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결말은 정말 미묘한 느낌.

이건 진짜 막장 3류 신파로 흘러가기 딱 좋았던 이야기인데, 이런 수렁에서 영화를 구원해낸 것은 빈 디젤입니다. 여태까지 산전수전 다 겪어온 주인공답게 돔은 쿨하면서 연륜도 있고, 또한 언제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무게감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그것이 영화가 탈선하는 걸 막아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죠. 빈 디젤과 드웨인 존슨의 캐릭터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스토리가 설득력 없기로는 악역인 쇼의 설정도 한몫 했는데... 얘가 사실은 CIA도 장악하고 있고 러시아 쪽도 배경으로 두고 있으며 남미의 거물도 후원하는 등등 여기저기 못하는게 없는 암흑가의 큰손이라는 설정으로 나오는데 하는 짓을 보면 별로 안 그래 보여요. 거물 치고는 너무 하는 방식이 거하게 한탕 해먹고 튀어다니는 스타일이라서 왜 저러고 사는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런 주제에 패기가 쩔긴 하죠. 런던 한복판에서 러시아군도 자동차로 털고, 미군 기지를 자동차 군단으로 급습하고, 고속도로에서 탱크 타고 질주하면서 사람들도 학살하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싶은 짓이 계속 나오다 보니 얘가 대단한 놈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저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버립니다. 차라리 저런 거창한 설정을 빼고 행동력 쩌는 막가파로 끝났다면 훨씬 나았을텐데...

그리고 중간에 쇼는 그만 꺼지지 않으면 직접 가족을 해치겠다는 협박까지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아무런 대처도 안하다가 당하는 부분은 솔직히 많이 어이없었어요. 거 FBI나 인터폴을 빽으로 두고 있으면 그런건 대처 좀 하지? 하다 못해 다른데로 피신을 시키거나 드웨인 존슨한테 인원 좀 파견해달라고만 했어도 그렇게 어이없이 당하진 않았을 것을. 쇼가 협박을 하는 시점에서 이미 인질을 붙잡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것은 성강이 연기하는 캐릭터 한과 그 연인 지젤입니다. 이 둘은 언제고 시리즈상에서 사망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이었죠. 한이 도쿄 드리프트에서 등장했을 때, 그의 곁에는 지젤이 없었으니까요. 또한 도쿄 드리프트에서 한이 사망한 부분이 이번 에필로그에서 튀어나오면서 마침내 7편이 그 이후의 이야기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아마도 다음편의 메인 악역이 될 캐릭터가 제이슨 스타뎀이라는 건 꽤나 흥미로워요. 솔직히 에필로그 보면서 두근거렸어요. 오옷, 제이슨 스타뎀이 적으로 등장한다니!


이번편에서도 여전히 화끈한 액션들이 난무합니다. 신나는 볼거리 면에서는 유감이 없을 정도로 꽉꽉 채워져 있어요. 이번에도 허세력 폭발하는 액션들은 여전합니다. 분명히 자동차 끌고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탱크가 튀어나와서 고속도로에서 사람들 깔아뭉개면서 배틀하고 미군 기지 활주로에서 날아오르는 수송기도 브레이크! 하지만 전편에서 금고 끌고 달려서 도시를 초토화시켰던 패기에는 못 미치고, 맨몸 액션들은 부분부분들을 놓고 보면 좋은데 양이 너무 많아서 몰입도가 좀 떨어집니다.

뭐 그래도 빈 디젤이 들고 드웨인 존슨이 피니시하는 부분은 프로레슬링 팬이 아닌 저도 절로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미쉘 로드리게스와 지나 카라노의 대결도 살벌한 게 제법 좋았어요. 특히 지나 카라노는 유명 격투기 선수답게 여성치고는 정말 강해보이는 캐릭터라서 여전사 캐릭터로 유명한 미쉘 로드리게스가 막 애처로워보이는 데다가 액션 자체도 살벌함 쩔었죠;


개인적으로 액션 장면 중에 좋았던 부분은 허세력 폭발하는 배틀들보다는 초반의 추격전과, 나중에 빈 디젤과 미쉘 로드리게스가 길거리 레이스를 벌이는 부분이었습니다. 비록 시리즈가 길게 이어지면서 살아남기 위해 범죄 액션 스릴러로 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이 시리즈의 본질이었죠. 초반 추격전에서 여성 악역 캐릭터가 이상한 개조 차로 브라이언을 날려버린 다음 쿨하게 인사하는 부분이 꽤나 인상깊었기 때문에 좀 더 이런 게 나와줬으면 했어요. 특히 막판에 쇼를 맨몸 액션으로 보내버리기보다는 화끈한 레이싱 배틀로 결말을 지었으면 훨씬 멋졌을텐데...







덧글

  • Uglycat 2013/05/31 01:18 # 답글

    저는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액션에 열광하면서 보았지요...
  • nahyetree 2013/06/18 22:10 # 삭제 답글

    얼티메이텀이라고 하신 부분에서 뿜 햇습니다ㅋㅋㅋㅋ 포스팅 너무 재밋엇어요 내가 음..이런 느낌이야 햇던걸 글로 표현해주시궁 속이 다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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