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 : 1%의 우정 - 잔잔하고 편안한



마치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듯이, 잔뜩 몰입해서 흥분하기보다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살짝 손가락을 톡톡 두들겨가면서 잔잔한 흐름을 즐기는 듯한 영화였습니다. 격정적으로 사람의 시선을 붙잡고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눈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감정에 호소하는 것도 아닙니다. 빵 터져서 미친듯이 웃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과장됨 없이 강물처럼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 속에는 분명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있습니다.

전 이 영화에 나온 모든 음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메인 BGM은 이 영화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잔잔하고, 편안하고, 그리고 약간은 나른한 그 음악은 영화관을 나와서도 흥얼거리고 싶어지더군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필립과 드리스가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친구가 되어가는지를 아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뭔가 결정적이고 가슴이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사건 같은 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예상하고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루어지지요. 강물 흐르듯 잔잔하게 진행되면서도 중간중간 설명이 별로 없어서 상상으로 메꿔야 하는 부분들이 존재하는데, 거기가 심하게 비어있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충분히 '아, 이래서 이렇게 된 거겠군'하고 메꿀 수 있는 공백만을 관객에게 던져주고 있어요. 시간순서를 바꿔서 제일 처음에 배치했던 프롤로그가 약간 당혹스러운 구석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마지막까지 정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영화의 디테일적인 면에서도 그런데, 드리스가 속해있는 하류층의 삶은 자칫 지나치게 파고들었다가는 정말 팍팍하고 힘들어서 보면서 부담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충분히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전달하면서도 현실이 이래! 이렇게 더러워! 라고 강조해서 어떻게든 알리려고 난리부르스를 추진 않는, 그래서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딱 조절이 되어있더군요. 그에 대비되는 필립의 삶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가 부자답게 돈을 쓰면서 사는 것도 딱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이에요. 필립 자신이 목 아래는 정말로 까딱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저렇게 돈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인 데다가, 그에게 없는 것과 있는 것을 합쳐서 인간으로서의 그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균형감이 있더군요.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놀란 순간은 역시 마지막의 에필로그 자막 때였습니다. 드리스야 그렇게 놀랍지 않았는데 필립에 대한 자막이 딱 떴을 때 '어엇?'하고 놀라고 말았네요. 거기에 대해서는 또 여러가지 상상을 해볼 여지가 있었는데, 아마 인터넷을 뒤지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왠지 영화로 만난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는 상상을 위한 공백으로 남겨두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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