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은 빠르면 올해 4월부터 일본에 킨들 시리즈를 출시하고 전자책 사업을 개시합니다.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와 협력해서 3G 데이터망을 제공할 것이며 주력 모델은 킨들 터치 3G 모델이 될 예정이죠. 킨들 터치 3G의 일본 출시 가격은 2만엔 이하라고 하는데, 미국에서 WiFi 모델이 99달러고 3G 모델이 149달러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싸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일본 출판사들은 전자책 사업에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고 그래서 일본 전자책 시장은 지금까지는 거의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마존 역시 출판사들과의 협상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바람에 원래 작년 하반기에 진출하려던 것이 반년 이상 늦어지기까지 했죠.
과연 아마존 킨들의 진출이 일본 전자책 시장을 활짝 개화시켜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일본의 출판시장은 북미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며, 따라서 전자책 시장의 잠재력 역시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열심히 투자를 해왔음에도 별로 성과를 내지 못했죠. 아마존이 일본 출판사들과 협상을 마쳤다고 한들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일본 킨들 스토어를 오픈했을 때 어느 정도 컨텐츠를 공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만약 그들이 일본 메이저 출판사들의 컨텐츠를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일본 전자책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는 이것이 막연한 기대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이것을 현실적인 전망으로 바꾸어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일본 메이저 출판사인 고단샤가 올해 6월부터 자사의 모든 종이 출판물을 전자책으로도 동시에 출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관련기사)
물론 저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한다는 조건이 붙는데다 모든 책이 동시 출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고 지연되는 경우도 있을 거라고 하지만... 어쨌거나 다른 출판사는 몰라도 고단샤의 컨텐츠만큼은 전자책 시장에 거의 실시간으로 공급될 것이고 이 물량은 어마어마할 겁니다. 그게 소설이건, 만화건, 기타등등이건 말이죠. 다른 출판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이 흐름을 따라온다면 올해 일본 전자책 시장의 컨텐츠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으로 폭증하겠죠.
일본 전자책 시장이 개화한다면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컨텐츠가 부족하다! 볼 책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설령 우리나라 출판사들의 태도가 여전히 미온적이라 한들 이미 일본 쪽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된 책들의 정발본들이 적극적으로 공급될 것을 기대해볼 수 있겠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전자책 시장의 컨텐츠 역시 극적으로 늘어나겠죠. 개인적으로는 부디 일본 전자책 시장이 크게 성공해서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킨들은 우리나라에도 진출 좀 해줬으면...
덧글
한국책을 좀 읽어보고싶은데 아마존엔 한국어책이 없고.
제발 이게 잘 되서 우리나라책들도 확 좀 열렸으면 좋겠네요.
그럼 고민없이 킨들을 살텐데..
카도카와계열은 원래 자체적으로 전자책 사업에 적극적(스마트폰용 전용 앱 이외에 타사에 제휴를 통한 콘텐츠 공급)이었던 반면, 집/소/코 이 3출판사는 휴대단말에 상당히 미온적이었던 지라 말이죠.
한가지 작은 변화라면, 집영사의 점프SQ.19어플이 최근 9달만에 업데이트가 된 것과, 거의 의미없던 TBS BOOKS어플이 10달만에 업데이트 되는걸 보면서 "뭔가 일이 일어나려나?" 하고있습니다.
볼 책이 있으면 팔릴것이고 없으면 안팔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