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신은 고양이 - 바보 같지만 냐옹냐옹 귀여워!



오로지 고양이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작품. 슈렉 시리즈의 스핀 오프이긴 하지만 전래동화 소재를 마구 갖다가 잡탕으로 버무린 다음 비틀어 꼬아놨다는 것과, 장화 신은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 외에 둘 사이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습니다. 슈렉의 ㅅ 자도 안나오는, 철저하게 장화 신은 고양이의 이야기에요.

용산 아이맥스 3D에서 봤는데 무척 만족했습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답게 3D 상영시에 입체적인 원근감이 아주 잘 살아나더군요. 게다가 아이맥스 3D는 일반 3D 상영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화면이 밝고 색이 화사한지라 흠뻑 빠져서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장화 신은 고양이 '푸스'는 슈렉2 시절부터 자랑했던 폭풍 같은 귀여움을 유감없이 작렬시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를 연기하는 쾌걸 조로 패러디성 농후한 장화 신은 고양이가 지극히 스페인스러운 세계를 무대로 데스페라도 생각나는 바보 같지만 멋있는 스타일로 활약하는 이 한도 끝도 없이 바보 같지만 멋있는 물건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꺄아아~! 장화 신은 고양이!'를 외치며 열광하게 될 뿐. 아, 바보 같지만 멋있다고 하니 생각났는데 개인적으로 중간에 낭떠러지로 마차가 떨어질 때 날개를 펼치는 것까지는 예상해서 그러려니 했지만 말이 빙글 돌아서 수납되는 부분에선 뿜었습니다. 바, 바보 같지만 멋있어...;ㅁ;

내용은 정말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보 같지만 냐옹냐옹 귀여운 것을 어필하는데 전력했습니다. 현상수배범이 된 푸스가 귀여운 건지 멋있는 건지 헷갈리지만 하여튼 와방 좋은 카리스마를 뽐내면서 활약한다. 고양이들이랑 냐옹냐옹 딩가딩가 춤도 추고 아웅다웅하기도 하고 붕붕 날아다니기도 하고... 사실 이게 다에요. 다른 시리어스한 이야기는 어떻게 되건 상관없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그거고 제작진도 그걸 잘 알고 신나게 어필해주기 때문에 관객도 고양이를 보며 하악하악 꺄악꺄악 할 수 있지요.


다만 큰 단점을 하나 꼽자면 스토리상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말하고 걸어다니는 달걀 험티 덤티입니다. 고양이들 보면서 하악하악 꺄악꺄악 하는데 험티 덤티가 튀어나오면 그때마다 짜게 식어요. 커다란 달걀 사이에 쓸데없이 리얼한, 팔자 주름이 튀는 얼굴이 들어가있으니 혐오스러운 느낌이라... 이렇게까지 외모를 비호감으로 만들려고 공을 들일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차라리 좀 매끈한 얼굴이기만 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주인공도 고양이 히로인도 고양이니까 뚱뚱하고 둔해서 왕따당했던, 하지만 똑똑하고 꿈이 있었던 고양이로 하던가... 그랬으면 몰입도가 최저 3배로 증가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어요.

게다가 이 험티 덤티가 왜 들어갔냐를 따져보면 왠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하고 연계해서 그의 최후를 장식하는 마지막 대사를 먼저 떠올려놓고 거기에 맞춰서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단 말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 같지만 멋있는 걸 추구하는 이 작품 속에서, 최후를 맞이한 그를 내려다 보며 미소 짓는 푸스가 날리는 '난 언제나 너의 내면이 황금 같다는 걸 알고 있었지'라는 대사는 진짜 뭐랄까_no 저기서 저렇게 웃으면서 저런 대사 날려도 되는 거야? 마치 엄청 감동적인 장면이라는 듯이 힘줘가면서? 최소한 황금알이 깨지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재탄생하는 험티 덤티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딴거 없음. '장화 신은 고양이' 제작진 당신들의 피는 무슨 색이냐ㅠㅠ


험티 덤티를 보며 얻을 수 있는 교훈 : 머리 좋은 애를 왕따시키지 맙시다. 무서운 미래가 닥쳐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잭과 콩나무 부분은 왜 이게 블록버스터여야 하는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부분이었는데, 우와, 잭과 콩나무가 이렇게나 스펙터클한 이야기였는지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하늘에 닿을 정도로 거대한 콩나무가 순식간에 자라는 건 당연히 스펙터클하긴 하겠죠. 폭풍우가 몰려들어서 마법의 콩에 물을 주는 방식(...)부터 시작해서 순식간에 콩나무가 자라나 하늘로 뻗어나가는 영상이 정말 멋진 볼거리에요. 올해 브라이언 싱어 감독 연출로 개봉하는 '잭 더 자이언트 킬러'가 과연 이거 이상의 볼거리를 보여줄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평과 흥행 양쪽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으니 2편도 기대할 수 있겠지요. 슈렉은 끝났어. 이제 없어. 하지만 장화 신은 고양이는 계속 살아가!







덧글

  • 쵸코찡 2012/01/20 21:12 # 답글

    어제 보고왔는데 귀여워서 쓰러질뻔 했습니다 ㅋㅋ 미야오~
  • 로오나 2012/01/20 22:01 #

    미야옹~
  • 창천 2012/01/20 22:09 # 답글

    먀옹 ~
  • FlakGear 2012/01/20 22:52 # 답글

    귀여워요! 애정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부자가 될 고양이 ;ㅅ; 진정한 캐릭터계의 먼치킨입니다!
  • 로오나 2012/01/21 03:03 #

    그래서 드림웍스는 부자가 되고... (...)
  • 새누 2012/01/23 20:23 # 답글

    진짜 볼만한 작품이었죠. 중간에 미야옹~ 하는 녀석은 엔딩장면에서도 ㅋㅋ.. 엔딩 끝까지 봤는데 추가영상 안나오더군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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