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 살떨리는 팀플레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톰 크루즈는 마치 그 말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30대 중반이라고 해도 먹힐 것 같은 외모는 그렇다 치고 영화상에서 대역도 쓰지 않고 촬영한 온갖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누가 그를 곧 50대라고 믿겠습니까.

상암 CGV 아이맥스에서 보고 왔는데, 이건 정말이지 아이맥스로 봐야 하는 영화였습니다. 아이맥스 촬영분이 굉장히 많을 뿐더러 그 장면들이 하나 같이 다 멋집니다. 현지 로케이션으로 돈 좀 썼다는걸 아낌없이 보여주는 도시 전경부터 시작해서 세계 최고층 부르즈할리파 빌딩에서의, 이건 미친 짓으로 밖에 안 보이는 고공액션을 비롯한 볼거리 부분들까지 안 좋은 부분이 없어요.


크렘린 폭파 장면은 꽤 쇼킹했습니다. 저렇게 된다는걸 알고 보는데도, 냉전시대가 오래 전에 있었던 추억(?)이 되어버린 요즘 세상에서는 좀 낡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는데도 실제로 보니 으악! 아무래도 소재 자체가 러시아와의 핵전쟁이라는 냉전시대의 괴물을 다시 끄집어내어 멸망을 불러온다는 느낌이다 보니 이게 정말 임팩트가 강렬하더군요.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세계 최고층을 자랑하는 부르즈할리파 빌딩 액션 부분은 정말 살 떨립니다. 세트에서 CG 촬영을 했어도 이 퀄리티면 보면서 두근두근거렸을 텐데, 실제로 부르즈할리파 빌딩에 올라가서 톰 크루즈가 저 벽면을 뛰어다니면서 찍었다는 것을 홍보로 뿌려진 라이브 영상을 봐서 알고 있다 보니까 와닿는 임팩트의 차원이 다르더군요. 보면서 막 조마조마하고 가슴이 콩딱콩딱. 개인적으론 맨 처음에 '자기가' 130층에서 창문을 뚫고 나가서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톰 크루즈의 표정은 정말 실제로도 저렇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이거 농담이지? 농담이라고 말해줘. 설마 진짜로 이런 미친 짓을 하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전반적으로 개그 센스가 아주 좋습니다. 유머러스해요. 농담 따먹기를 해서 웃기는 게 아니라, 상황은 진지한데 우리는 웃을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환기시켜줍니다. 병원에서 탈출하다 딱 걸린 톰 크루즈, 부르즈할리파 빌딩을 기어올라가게 된 톰 크루즈, 아무리 봐도 죽고 싶어서 환장한 상황에서 뛰어내려야만 하는 제레미 레너!


모두가 칭찬하는 팀 플레이는 저도 무척 마음에 든 부분이었습니다. 시리어스와 개그가 뒤섞인 상황에서 팀원들은 각자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하며, 누구 하나 버려지는 일 없이 자신의 비중을 확실하게 어필합니다. 그저 수퍼맨 이던 헌터의 원맨쇼를 위한 지원자의 입장이 아니라, 모두 함께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미션이었습니다. 정말로.

그런 의미에서 국장님 너무 불쌍해요. 흑흑. 설마 그렇게 되실 줄이야.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브랜트는 아주 좋네요. 현장에 대해서 모르는 척, 적응 못하는 척 능청스럽게 사무직을 연기하면서도 잘 따라가면서 팀원의 하나로 분위기에 물들면서 진면목을 드러내는 것이. 브랜트가 이단에게 품고 있는 죄책감과 그것이 해소되는 방식도 영화의 뒷맛을 씁쓸하지 않게, 아주 기분 좋게 일어나서 나올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편의 이단에 대한 초기 설정을 보면서 이거 이번편에서 히로인을 교체시키려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서 더 좋더라고요. 언제나 위험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단에게는, 슬프기도 하지만 이런 형태가 최선이겠죠.


다만 이번편에서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역시 적 캐릭터였습니다. 이 양반은 그냥 '불가능한 미션'을 부여하기 위한 미친놈일 뿐이라서 캐릭터성이 영 약하더라고요. 이단과 대립하거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을 어필하는 부분도 없고. 1, 2, 3은 그런 점에선 적의 캐릭터 어필이 확실했는데 말이죠. 특히 시리즈 중 혼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는 소리를 많이 듣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2의 엠브로즈는 제가 본 영화 중 가장 불쌍한 악역 TOP3 안에 꼽는지라 아직까지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인데.(이 남자는 보고 있으면 정말 안구에 습기가...)


어쨌든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이번편을 보고 느낀 것이 벌써 4편이나 됐는데, 이번 한편으로 시리즈를 몇 편이고 더 계속해나갈 추진력이 부여됐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추후 시리즈에서도 제레미 레너는 비중 있는 캐릭터로 나올 것이며, 그와 톰 크루즈가 투 톱 체제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다가 결국은 제레미 레너가 시리즈를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톰 크루즈 없는 영화판 미션 임파서블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왕권교체(?)가 과연 스무스하게 이루어질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특히 제레미 레너는 미션 임파서블만이 아니라 본 시리즈에서도 제이슨 본의 뒤를 이어 주연을 꿰찬 배우인 만큼('본 레거시'는 제이슨 본이 안나오는 본 시리즈로 제레미 레너가 주인공입니다) 이 양반은 이제 007에만 주요 인물로 나오면 3대 첩보물 시리즈를 다 꿰차는 셈인데^^; 전 꽤 마음에 들어하는 배우라서 제임스 본드 역은 무리라도 주요 인물 캐스팅 정돈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이번 4편은 시리즈 중에 최고의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여유가 되면 한번 더 아이맥스로 보고 싶네요.




덧글

  • Uglycat 2011/12/21 18:57 # 답글

    저도 상암 CGV에서 아이맥스 버전으로 보았는데 제대로 만들어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저 역시 악역의 임팩트가 약한 것을 단점으로 지적하는 바...
  • 로오나 2011/12/21 19:00 #

    악역 캐릭터도 제대로 대립각을 세워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재앙으로만 나온게 아쉬웠어요. 오히려 러시아 형사가 더 캐릭터가 확실했죠.
  • 닻별 2011/12/21 19:27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창 밖으로 날라가서 죽은 s.모로가 대체 어떤 꼴이었을지 궁금해요. 130층이면 일단 뭐라도 성할리가 없잖...여튼 정말 잘 만들어진 시리즈라는데는 동감을 담뿍 끼얹겠습니다! 제레미 러너도 무리 없이 잘 끼어들어와서 좋았구요.
    아니 근데 왜 나는 로오나님이 작성하실 셜록홈즈2 리뷰가 더 궁금하지(..........) 원체 물건이라..아아니 여튼 재밌었어요
  • 로오나 2011/12/21 19:44 #

    굉장히, 기록적으로 멀리 날아가지 않았을까요? 상공의 난기류를 생각하면 그냥 떨어지진 않았을 거고 왠지 엄청 먼 곳에.(...)
  • 알트아이젠 2011/12/21 21:38 # 답글

    오, 기회가 되면 아이맥스로 봐야겠군요.
  • 로오나 2011/12/21 21:46 #

    아이맥스 정말 추천드립니다.
  • 無名공대생 2011/12/21 23:06 # 답글

    적이 참 아쉬웠지요. 딱 3명.....(?)
    그래서 처음에 큰 판을 어떻게 뒷수습하나 하다가 용두사미라는 리플을 예전에 남긴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지요.
    크렘린 쪽에서의 웅장한 러시아 음악 등의 그 외의 요소에서는 잘 만들었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었습니다.
    아이맥스 강조를 많이 해주셔서 약간 이쪽으로 보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군요.
  • 로오나 2011/12/22 03:46 #

    아이맥스 촬영분으로만 말하자면, 일단 분량 자체가 제가 본 영화들 중에서 가장 많은 느낌이었습니다.(풀로 아이맥스 해상도 만들어버리는 3D 애니메이션들은 빼고) 그리고 장면장면들 퀄리티가 아주 좋아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아이맥스로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 다물 2011/12/21 23:11 # 답글

    아바타 4D로 보고서 실망했는데, 미션임파서블 아이맥스는 보고 싶어지네요.
  • 로오나 2011/12/22 03:47 #

    아바타는 아이맥스 3D로 봐야 제맛이죠.(...)

    랄까, 사실 전 아이맥스 3D 외의 3D는 정말 돈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칙칙한 색감하며-_-
  • 잇힝 2011/12/22 01:42 # 삭제 답글

    가장 불쌍한 악역 탑3... 나머지 두명은 어떤 악역인지 궁금하네요. ㅋㅋ
    4를 보기 위해... 너무 오래전에 봐서 명장면만 기억나는 1,2와 그래도 다시 한번 봐줘야할것 같은 3...
    몰아서 봐야겠네요 ㅎㅎ
  • 로오나 2011/12/22 03:47 #

    일단 미이라1, 2의 이모텝 선생.(...)
  • 창천 2011/12/22 01:44 # 답글

    이거, 이번 편 놓치면 후회하겠군요. 반드시 보러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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