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데 이거 왜 이렇게 신나는 건가요_no
그래도 저의 삼총사는 이렇지 않습니다. 저의 삼총사는 달타냥과 삼총사가 강아지인 세계명작극장이거나 아니면 아라미스가 한국 공중파 방송 사상 최강의 임팩트를 작렬시킨 전라 목욕씬을 선보인 남장여자란 말입니다!(야) ...하지만 진짜 저랑 비슷한 시대의 분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아라미스 = 남장여자, 그리고 목욕씬'이 연상되지 않을지. 참고로 제 주변 지인들은 확률 95%였습니다.(먼 산)
어쨌거나 예고편 봤을 때부터, 그리고 B급 블록버스터의 큰손(?) 폴 W.S. 앤더슨과 밀라 요보비치의 이름이 나올 때부터 바로 이런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것, 시대상황에 완벽히 부합하는 것, 그리고 얌전하고 고상한 것 따위 다 어디론가 던져버려! 밀라 요보비치가 연기하는 밀라디가 뭔가 정말 그 시대 귀부인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채로 매트릭스 액션으로 함정을 돌파하고 트리플 악셀(?)을 추면서 병사들을 학살하는 장면을 보면서... 아아, 뿅가죽네!
그래요. 왕궁이나 복색을 보면 정말 그 시대스럽습니다. 여자들의 드레스하며, 남자가 타이츠 입고 나오는 것까지 말이죠! 이쪽은 정말이지 눈요기가 팍팍 되서 보는 내내 즐거웠어요. 이거까지 고증이고 뭐고 무시하고 달려버리면 또 이런 맛이 절대 안나왔을 겁니다. 그녀는 참으로 귀부인스러운 복장으로 매트릭스 무협 액션을 펼쳐주시는 것으로 자신의 액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하셨습니다. 브라보! 개인적으론 스토리상 그녀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데다 이중첩자 노릇을 하는 섹시한 매력도 아주 제대로인데 쌍권총 액션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 차림새로 쌍권총도 쐈으면 진짜 퍼펙트한 거였는데ㅠㅠ
그야말로 뭔가 정신줄 놓고 우왕! 신난다! 하고 웃다 보니 끝나있는 아주 좋은 영화였습니다. 폴 W.S 앤더슨 연출작 중에서는 최고로 놓고 싶어요.(그가 제작자나 각본가로 참여한 영화까지 포함한다면 '레지던트 이블2' 정도?)
비행선은 저 시대에 나오는 것도 절대 말도 안되고 하물며 저 크기의 배를 고작 저런 크기의 풍선으로 띄운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되지만, 그런게 무슨 상관입니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했다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물건을 영국 버킹검 공작과 프랑스 리슐리외 추기경이 만들어서 달타냥과 삼총사가 치고 하늘에서 대포로 치고받는데 현실성이나 물리법칙 따윌 따져서 되겠어요? 게다가 두번째 비행선의 첫등장신은... 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리라고 믿습니다. 설마설마 그걸 저지를 줄은 몰랐어요. 폴 W.S. 앤더슨 당신은 역시 사나이ㅠㅠ
내용이야 왠지 원작의 코드는 다 짚으면서 막장으로 막 달리는데, 캐릭터를 다루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철없고 용맹하며 실로 남자다운(여러가지 의미에서) 달타냥이야 그렇다 치고, 프레디 폭스가 연기한 루이 13세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정치고 뭐고 몰라, 패션 신경 쓰면서 징징거리고 내 총사들이 싸움 잘한다니 신나서 어쩔 줄 모르고, 비행선 만들어달라고 떼 쓰는 바보 같은 구석도 왠지 되게 귀엽게 연기했는데 안느가 좋아서 두근두근하면서 달타냥에게 연애상담하는 부분이나, 또 은근히 사실은 알거 다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는 것이 매력적이란 말이죠.
안느의 경우는 자기 시녀인 콘스탄스에 비해 미모도가 좀 딸려서 그냥 귀여운 어린 소녀 왕비구나 싶었는데 그냥 그렇게 끝나지 않게 내버려두지 않는 부분에서 좀 감탄했습니다. 리슐리외 추기경에게 찾아가서 당신 눈을 보면서 듣고 싶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다들 인상깊었으리라 생각해요.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정말 캐릭터가 확 살아나서 그 후에는 계속 다른 눈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안느를 연기한 주노 템플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고담시에 대해 잘 아는 소녀 역으로 나온다는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됩니다.
사실상 가장 큰 그림 속에서의 주인공은 밀라디고(...) 그리고 작은 이야기 속에서 달타냥이 개념없고 저돌적인 초딩스러움을 자랑하며 치고 달리는 가운데 아토스가 그의 멘토 역할을 맡는 구조인데, 역시 아토스의 명대사는 그거죠. 사랑이냐 아니면 조국이냐를 고민하는 달타냥에게 '조국은 놔둬도 알아서 잘 굴러간다'라고 말해주는 거. 저기서 쓰러졌습니다. 이거슨 좋은 가르침이다.
삼총사 캐릭터는 다 좋았는데 정작 여기서 밀라 요보비치와 함께 가장 거물급 캐스팅이었던 올랜도 블룸이 연기한 버킹검 공작은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느낌. 배후의 악역은 리슐리외 추기경이었고 당장 대적해야 할 적은 로쉬포르였으니까요. 마지막 에필로그 영상을 보면 후속작이 나올 경우 제대로 보스 역할을 꿰어차주실 것도 같습니다만, 흥행이 성공한 후의 이야기겠지요. 개인적으론 2편 좀 꼭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근데 아무리 봐도 정작 여태까지의 미청년 이미지에서 살짝 벗어난 멋쟁이 공작님으로 나온 올랜도 블룸 본인보다는 루크 에반스가 연기한 아라미스가 굉장히 올랜도 블룸스러웠어요. 처음 봤을 때는 '어?' 했을 정도로 올랜도 블룸하고 닮게 나온 것 같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분장을 한 건지 아니면 두 사람이 원래 많이 닮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덧글
삼총사 별 기대안하고 갔는데 ㅋㅋㅋㅋㅋ 엄청나게 재미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
토요일날 3D로 재 감상하러 갑니다 +ㅂ+
전 처음부터 이런걸 기대하고 가서... 너무나도 신나게 만족하고 왔습니다!
정말 기분좋게 2시간 달려줘서 대만족 네러티브 부족이니 캐릭터가 많다느니 뭐니 말은 많지만, 어짜피 원작의 기본플롯은 따라가는거고 몇번이고 재탕한 이야기니까 납득할 만한 각색.
그리고, 오프닝이나 중간중간에 나온 미니어쳐는 정말 예쁘더라.
뭐 이 정도로 막 달리는 영화에서 캐릭터를 이만큼 잘 잡아줬으면 네러티브니 뭐니 할건 아닌 것 같은데... 물론 원작하고는 왜곡된 스탠다드 타입 말고는 달나라만큼 거리가 멀겠지만 그건 내 추억속의 삼총사들도 마찬가지고...
개인적으론 2도 나왔으면.
쌍권총씬은 한발 쏘고 재장전 해야하기 때문에 참 볼품 없었을듯 합니다.ㅋㅋ 아니면 권총을 한 5개는 차고 쏘고 버리고 쏘고 버리고 해야...ㅎ
후속작 꼬옥 나오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후속편 기대하고 있습니다 OTL
저도 친구들이랑 보러가봐야겠네요 =ㅂ=)~
웬만큼 괴상한 발명이라도 고대에는 헤론, 중세에는 다빈치, 근현대에는 테슬라를 붙여놓으면 사람들이 다들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라(어?)
전 아직 3D가 별로더라구요. 비싸기만 쓸데없이 비싸고.ㅜㅡ
진짜 3D 영화입니다.
이제까지 3D영화는 아바타와 드래곤길들이기 빼고는
그저 3D 극장 자릿 값 만 올려받으려는 허접한 수작질이었거든요.
안경벗으면 더 잘보인다는 캐리해적4 같은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고,
쿵푸팬더나 트포3 같은 것도 3D영화라는 개념자체를 별로 안 가지고 만든,
'기본은 2D영화인데 3D도 개봉할 수 있다' 정도였다고 봅니다.
일부러 3D효과 티내려 앞으로 확무너가 찌르거나 던지는 걸
의도적으로 만든 씬 외에는 이게 3D 인지 뭔지 모를 지경이죠.
사실 저도 3D영화는 꽤 싫어하는데, 3D 만 골라보는 친구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좀 봤습니다.....
반면 이 삼총사3D 는 작품 전체적으로 ...
3D 이고... 그냥 3D 입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냥 3D 영화인데요?"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바타 마저 몇몇 정글신은 크로스토크로 눈이 아프고
사물의 형태를 따라가는데 버거운 면이 있었는데,
(판도라의 자연계가 네온발광계 색조도 많고 자연의 복잡한 모양들이 있다보니)
그런게 없어서 좀더 편하게 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아바타의 경우는 화면에 심도가 느껴졌고 드래곤 길들이기는 외려 아바타에서 비룡씬 등에서 기대했지만 안보여줬던걸 꽉꽉 채워줬던 작품이고...
삼총사 3D는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아이맥스 3D 개봉을 했다면 보러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노멀 3D만...
역시 콧수염의 영향이 큰 듯 합니다.
http://www.imdb.com/name/nm1812656/mediaindex
사실 비행선이라든가...여러가지로 원작을 무시한 설정들이 난무하지만,
저런데서 깨알같이 원작을 반영해줘서 그런게 눈에 띌때마다 넘 즐거웠어요^.^
그리고 두번째 비행선 뱃머리 클로즈업 해줄때마다 넘 웃겨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던ㅠㅠ.....ㅎㅎ
밀라디는 좋았죠. 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