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처묵처묵하기 여행 #3 (완결)


어제의 2편에서 꼐속. 전주에서 처묵처묵하기 여행 트릴로지 대망의 완결편! ...이라고 해도 사실 별거 없고 그냥 처묵처묵하고 처묵처묵하고 처묵처묵한 이야기지만!


새벽까지 정자에서 술잔을 기울인 후유증으로 아침에는 모두들 늦게... 일어날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9시에는 다 깼습니다. 일어나서 숙소에 비치되어있던 아기자기한 차 세트를 이용해서 따뜻한 차 한잔씩 하고 느긋하게 짐 정리하고 11시에 퇴실.


참다원은 본채와 별채가 따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우리가 묵은 곳은 별채고 이곳이 본채. 일요일은 아주 대놓고 폭염이었기 때문에 걸어다니다가는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받을 상황. 주인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전화로 택시를 불러주셨습니다.


술을 먹었으니 해장을 해야지! 고로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웽이집'에 갔습니다. 전주에 콩나물국밥을 잘하는 3대 명점이 있는데 이름하여 웽이집 삼백집 현대옥이라고 하더군요. 과연 그 명성대로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아주 술술 넘어가더라고요. 원하면 콩나물과 밥은 무한 리필해주기도 하는데 가격은 5000원! 으윽, 가격대성능비를 따지지 않아도 훌륭하지만 따지면 더욱 더 훌륭하다!


모두들 이 집에서도 모주를 팔고 있다는데는 신경을 못쓰고 있었는데, 계산하고 나가려고 하니까 관광객들이 여기까지 와서 어떻게 모주도 안먹고 가냐면서 서비스를 주셨습니다! 우리 일행 여섯명이 두 잔씩 먹을만한 양을 서비스로 주시다니... 첫날부터 계속 실감하는 거지만 저, 전주 인심은 굉장해;ㅁ; 전주에 대한 플러스 이미지가 무한히 상승해버리...는데 팔고 있는 모주 한병을 덤으로 주시기까지하니 이젠 플러스니 마이너스니 따질 레벨조차 초월했닷! 덧붙여서 모주는 첫날 성미당에서 마셨던 것보다 스무스한 느낌으로 제 입맛에는 이쪽이 더 맛있더군요. 얼마든지 마시고 싶어지는 맛이랄까. 물론 막걸리 + 수정과라는 기본적인 느낌 자체는 비슷했지만요.


밥을 먹고 근처에 있는 경기전에 가서 산책 겸 구경 겸 걸어다녔습니다. 공원 같은 느낌이군요, 경기전은. 왠지 큼지막한 나무 옆의 둥글게 형성된 잔디 사이에 버섯 같은게 보여서 어어? 하고 봤더니 실로 버섯스러운 모양의 버섯들이 큼지막하게 자라나 있기도 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의 대나무 숲도 있어서 사진 찍고 놀기도 했습니다. 분위기 참 좋네요, 여기.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면 가끔 일이 안풀릴 때 나와서 산책하면서 예술 게이지를 충전... 할 리는 없겠지만 기분전환엔 좋을 것 같습니다.


날씨가 폭염이라 밖에서 오래 다니다 보니 힘들어서 경기전에서는 오래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길로 이용했는데... 음. 한옥마을의 거리를 걸으면서 볼때마다 신경쓰였던 꾸지뽕 냉면. 이건 도대체 어떤 맛의 냉면일까. 끝까지 확인하지 못했는데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쨌든 시원한 곳을 찾아 '모심'이라는 카페에 가서 수박빙수와 곡물빙수, 그리고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노닥노닥. 수박빙수는 얼음 위에 수박과 아이스크림을 얹어놓은 것뿐이라 좀 실망이었는데 곡물빙수는 꽤 맛있었습니다. 생과일주스는 가격이 3800원으로 서울 대비 확연히 저렴해서 마음에 들었고...


노닥거리면서 배를 꺼뜨...리지는 않았지만(...) 전주를 떠나기 전에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서 유명한 바게뜨 버거를 파는 '길거리야'에 가보았습니다. 가본 소감은... 아, 이거 왜 서울에는 분점이 없는 거야! 대히트칠 것 같은데! 큼지막하면서 내용물이 꽉꽉 차있는 바게뜨 버거 + 탄산음료 세트가 4000원이라는 저렴함을 자랑하고, 맛있어요! 바게뜨가 단단하면서 바삭바삭하고 안에는 층마다 매웠다 안매웠다 하는 내용물이 푸짐하고. 햄버거와는 달리 먹기도 편해서 서울에 지점 내면 히트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갔던 곳이 전주 2호점인 것 같은데 언젠가 서울에 올라올지도...


길거리야까지 들르고 나니 이젠 정말로 헤어질 시간~ 3시 열차를 타고 떠나야했기 때문에 다시 배를 꺼뜨렸다가 마지막으로 뭔가를 먹는다는 야심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흑흑. 더 먹고 싶다. 그래서 택시 탈만한 곳을 찾아다니다가 발견한 전주의 쿨하고 시크한 고양이. ...근데 생긴 거만 시크하지 하는 짓은 카메라를 들이대자마자 곧바로 달려와서 재롱을 부려대고 있었음!


갈때는 새마을호였지만 올때는 무궁화호. 좌석에 앉으니... 아, 가격만큼의 격차가 느껴진다. 뭐 그래도 그럭저럭 편하게 자면서 올 수 있었긴 하지만요. 대충 3시간 반 걸려서 서울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노닥거리다 헤어졌습니다. 1박 2일 동안 아주 잘 먹고 잘 먹고 잘 먹은(...) 만족스러운 일정이었어요. 전주는 꼭 다시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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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比良坂初音 2011/08/30 18:24 # 답글

    그래도 뭐 케튀엑스보다는 무궁화가 더 편해요(....)
  • 로오나 2011/08/30 19:27 #

    아직도 KTX를 못타봐서... 뭐 빠르지만 영 불편하고들 하더군요.
  • 애쉬 2011/08/30 18:40 # 답글

    열차좌석....

    ktx 최고 좁고 최고 불편...게다가 절반은 역방향 크리, 단체여행엔 한 가운데 동반석이 마주봐서 유용
    새마을 최고 넓은 좌석간 거리 최고 넓은 폭....그러나 왠지 무궁화가 더 쾌적
    무궁화 코레일 최고의 좌석 -ㅂ-)b 몸에 착 달라붙는 착용(?)감 졸다가 머리 떨어뜨리지 않을 구조의 헤드레스트

    구지뽕은 요즘 당뇨환자용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기가 좋은....일종의 뽕잎, 차로도 먹는데 냉면도 있군요 ㅎㅎ

    전주 여행 잘 구경하고갑니다.^^ 막걸리 골목에서 통이 거듭되면서 당한다는 안주의 압박을 보지못해 아쉽지만^^ 뭐 그거야 언제 내려가보면 한번 시전을.......해보기엔 동행이 많이 필요해서 늘 놓친다는 ㅠㅠ
  • 로오나 2011/08/30 19:27 #

    음. 전 그래도 새마을을 처음 타봐서 그런지, 무궁화보단 새마을이 편하더군요;
  • 폐묘 2011/08/30 19:05 # 답글

    우와 왱이집이 유명한 곳이었군요. 전 지난 주중에 다녀왔는데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그냥 보이는 대로 들어간 데가 저곳이었는데; 상당히 맛있더군요!! 유명할 만 하네요.
  • 로오나 2011/08/30 19:27 #

    네. 아주 좋아요=ㅂ=
  • 창천 2011/08/30 19:23 # 답글

    역시 우리네 인심은...-ㅅ-)b
  • 로오나 2011/08/30 19:27 #

    전주 인심 브라보!
  • 알렉세이 2011/08/30 21:28 # 답글

    모..모주를 저만큼이나 서비스라니.
    역시 전주인심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일~!!!!!(야)
  • 유리 2011/08/30 21:34 # 답글

    전주 사는데도 처음보는 저 바게트 버거는 무엇인가요...;ㅅ;ㅅ;ㅅ;
  • 칼슷 2011/08/31 01:37 #

    제 기억하기로는 전북대 명물이지예.
  • 유리 2011/08/31 14:01 #

    전북대 코앞에서 자취하고 맨날 거기에서만 노는데 왜 몰랐을까요 어하ㅣㅓㅇ ㅏ찾아봐야지ㅠㅠㅠㅠㅠㅠ
  • 2011/08/30 21: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Taehwa 2011/08/30 22:59 # 답글

    푸하하하핫[..] 이거 저희 가게 찍혔네요 ㅡㅡ;;; 제가 일하고있는곳인데 꾸찌뽕 열매는 그, 뽕나무안에 들어간 열매로 알고있습니다. 면 속에 함유 되어있어요. 제가 만들어요[..] 아니, 저도 만들어요인가[..]
  • SCV君 2011/08/31 00:26 # 답글

    허.. 이미 저 범위는 서비스의 그것을 넘어선 느낌이네요;;
    무튼 글 잘 봤습니다. 전주 인심 대단하네요;
  • LucidDream 2011/08/31 02:30 # 삭제 답글

    아 군대에서 선임이 꼭 전주 놀러오면 먹어보라던 그 콩나물집이 저기였군요

    왠만해서는 택시기사들한테 추천할만한집 가주세요 하면 저기로 간다던데 말이죠

    처음 들었을때 왱이? 이름이 그게 뭐야 잘못들은건가 싶었는데 진짜 왱이집이군요;
  • 틸더마크 2011/08/31 04:34 #

    손님이 벌떼처럼 왱왱 몰려들라고(...) 왱이집이라고 합니다. 으허허.;
    진실 여부는 알수 없...;;;;
  • 틸더마크 2011/08/31 04:42 # 답글

    왱이집은 그렇게 오래된 가게는 아니고, 저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개업한 걸로 기억하는데,
    (홍지서림 골목 일대가 국밥골목이 된게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국밥 무한리필(!)이라는 호쾌한 정책으로 택시기사, 학생 등등으로 입소문이 나서 히트친 집이죠. :)
    물론 맛도 있었으니 히트친거고요. ^^;; 무한리필은 아직도 하나 했더니 하나보군요.

    바로 왱이집 길건너에 있는 동문원도 생긴지는 몇년 안됐지만 왱이집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취향차(...라고해도 콩나물국밥 거기서 거기라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에 따라 동문원을 미는
    원주민(?)들도 많습니다. ^^ 새로 생겨서 그런가 가게가 좀 깔끔한 편입니다.

    현대옥은 원래 주인할머니가 남부시장에서 하시던 가겐데 원 주인할머니가 건강이 나빠지셔서 외지인(으로 알고 있습니다)에게 판권(?)을 팔아서 체인화된 케이스입니다. 요즘 전주 시내 여기저기에 생기고 있더군요. 저는 원판(?)도, 체인도 안가봐서 딱히 뭐라 말하긴 그런데, 원판 시절엔 레전드였다고 들었네요. ^^

    삼백집은 마침 제가 이번에 (한 20년-_-쯤만에) 다녀와서 포스팅해뒀습니다. 놀러와서 구경하세요(광고?)
  • 로오나 2011/09/01 11:25 #

    상당히 간판이 낡은 느낌이었는데도 오래 안된 가게인가요^^;;; 몇년쯤 된 거죠?
  • 틸더마크 2011/09/01 15:24 #

    뭐 그리 오래 안됐다...라고는 해도 저 중고등학교때면 90년대 초중반이니 20년 다돼가죠. ^^;;
    저 고등학교 때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던 걸 기억하니 못해도 15년은 넘었을 겁니다.
    워낙에 삼백집이네 현대옥이네 이런 가게들이 오래돼놔서 상대적으로 오래 안됐다는 얘깁니다. :)
    (삼백집이 1947년 개업이라던가...;;;)
  • KaiEL 2011/08/31 11:21 # 삭제 답글

    제가 전라도 광주사는데 길거리야는 있다죠. 전라도 쪽에만 퍼져있는듯?
  • 로오나 2011/09/01 11:26 #

    아, 그쪽에도 있나요? 서울에도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긴 한데 전주하곤 스타일이 좀 다른 듯...
  • 데미 2011/08/31 12:47 # 답글

    쾌적함은 새마을이 갑이죠. 가격은 무궁화가 갑이구, 자리도 넓구. KTX는 속도지만, 사실은 여승무원님이 갑임.

    전주는 아니고 전북 어디 시골살지만, 서울사람들은 감수성이 참 풍부한거 같아요…. 너무 맛있어해!!
  • 로오나 2011/09/01 11:26 #

    새마을이 제일 편하더군요.

    관광객이라 그렇습니다!
  • 틸더마크 2011/09/01 15:26 #

    그런데 서울유학(?)중인 전주시민 입장에서는...맛있는거 맞는거 같습니다. 어흑어흑 ㅠㅠ
    가끔 전주 내려와서 친구들하고 막걸리라도 한잔 하면 왜 서울은 이런 데가 없어! 하고 열폭하게된다능...ㅠㅠ

    서울이 더 맛있거나 전주에는 아예 없는 음식도 있긴 하지만요! ^^
  • 데미 2011/09/01 17:40 #

    서울 유학갔다 돌아온 혈육이 "서울은 한식의 정크푸드화가 진행된 듯"이라고 말했었슴….
    제 생각에 호남지역 음식은 특별하게 더 맛있다기 보다, 맛없는 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ㅂ.
  • 배길수 2011/08/31 17:55 # 답글

    안주로 먹물버섯 드시면 곤란합니다 고갱님

    솔직히 먹물버섯 저건 먹는거란 느낌이 안 드는데 구라파인들은 먹는다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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