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의 물기를 좍 빼서 마치 된장을 바르듯이 밥 위에 발라둔, 일본에서 절찬리에 대유행 중이라는 지인의 증언이 있는 드라이 카레의 위용. 간만에 홍대의 드라이 카레를 파는 카레 전문점 파쿠모리. 아니, 실은 위치상 홍대라고 부르는 것이 살짝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하고^^;
뀨뀨만화극장으로 유명하신 플로렌스님을 한번 뵙는 김에 드라이 카레는 못먹어보셨다고 해서 파쿠모리로 왔습니다. 이제는 단 두개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뀨뀨만화극장 기념컵을 주셔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저의 컵덕력이 대폭 상승.
플로렌스님이 드신 것은 제가 개인적으로 여기서 제일 좋아하는 메뉴인 파쿠모리 치킨카레.(9000원) 드라이 카레 메뉴에 치킨토핑이 들어간 것뿐이지만 이게 또 맛있단 말이지요. 드라이 카레는 수분을 좍 빼서 마치 된장을 바르듯이 밥 위에 발라놓았고 그 주변을 마치 섬을 둘러싼 호수처럼 묽은 카레가 둘러싸고 있으며 거기에 일본식 닭튀김 가라아게가 들어가있는 메뉴.
드라이 카레라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카레도 좋지만 역시 오자와의 그것이 생각나는 스타일의 가라아게도 아주 맛있습니다. 저는 무슨 메뉴를 먹어도 이 치킨 토핑(2500원)을 따로 시키는데 이런 식으로 카레에 담가져서 나옵니다. 일단 카레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메뉴인 듯.
이 날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신메뉴 카레 우동이 보이길래 한번 먹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만화에서 보면, 특히 여고생들이 나와서 노닥거리는 류의 만화에서 보면 항상 카레우동이 나와서 이건 아무리 조심해서 먹어도 반드시 국물이 튀고야 마는 악마의 메뉴! 로 묘사되곤 하는데 과연 그런지 궁금하더라고요. 전 카레우동을 먹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먹어보니 카레와 우동면의 궁합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카레맛이 깃든 우동면이 술술 잘 넘어가네요. 부족한 단백질은 치킨 토핑으로 채워줍니다. 냠냠. 하지만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반드시 국물이 튀는 그런 메뉴는 아니던데 도대체 왜 그런 주장이 나온 걸까 궁금해져서 플로렌스님과 토론을 벌였음. 아무래도 일본만화 보면 일본인들은 면요리를 후루룩 소리가 나도록 호쾌하게 먹는 게 일반적인가 보던데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그럴싸한 가정이 나왔지만 실제로 어떤지는 모를 일이죠. 어쨌든 카레우동은 별로 국물이 튈 위험성이 지극히 높은 그런 메뉴는 아니었음.
파쿠모리의 위치는 후게츠하고 가깝습니다. 홍대의 주차장 골목을 따라서 주욱, 상상마당을 지나서도 주욱... 상수역 부근까지 가다 보면 있어요.
덧글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
아직도 못먹어봤는데 궁금하네요^^
컵은 엄청나게 탐납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