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에서 평이 별로 좋진 않았지만 다프트 펑크의 음악이 좋고 눈요기는 된다고 해서, 하지만 3D로 보는 의미는 별로 없는 영화라고 해서 2D 상영관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비싼 돈 주고(무려 16000원!) 왕십리 아이맥스 3D에서 보았습니다. 보니까 정말 3D로 보는 보람은 없더군요. 사이버 세계로 들어갔을 때부터 3D로 전개해서 초반에 광원효과가 튀어보이는것은 좋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그야말로 무덤덤해지는데다가 화면에서 튀어나오거나 혹은 화면의 깊이가 느껴지는 3D스러운 부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광원효과를 너무 강조하느라 아주 어둡거나, 아니면 아주 번쩍번쩍 빛나거나 둘중 하나라서 3D 효과로 눈이 혹사당한 것도 아닌데 다 보고 나면 엄청나게 눈이 피곤하군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시작할 때 나오는, 실로 트론스러운 디자인의 3D 효과로 무장한 월트디즈니 로고였습니다. 이거 최고에요. 정말 멋집니다. 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감탄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왠지 이렇게 말하면 영화 본편에는 볼거리라고 할 수 있는 그럴싸한 부분이 없다는 소리 같은데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뭐?) 아, 그나마 바이크 배틀을 벌이는 장면이 볼만했어요. '트론스럽다'고 말할만한 빛과 선으로 이루어진 디자인, 그리고 정말 CG 같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 광원효과도 좋긴 했지만 이건 초반에나 신선하다고 생각해서 좋아할만한 것이지, 계속 보다 보면 무덤덤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걸 활용한 자극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그런게 없어요. 현실세계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물리법칙과 운동능력으로 구성된 액션은 눈을 사로잡는 맛이 없는 데다가 구성도 지루했고, 무척 재미있어질 수 있을 것 같았던 막판의 공중전은 속도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아서 밍밍했는데 거기에 더해서 뜬금없이 중간과정이 전혀 없는 드라마를 터뜨리는 바람에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작중에서 웃음을 준 부분들은 거의 다 옛날 생각나는 아날로그적인 요소들이나, 프로그램 수정하면서 한대 친다거나 하는 부분들.
나올 때쯤에는 캐릭터 이름들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내용에 대해선 할말이 없지만 그저 영화 이미지와 정말 잘 어울리는 다프트 펑크의 음악과, 모든 것이 빛과 선으로 이루어진 트론스러운 디자인만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덧글
3D로 봤다가 별 특별한 영상이 없어서 많이 실망했다능
다펑님들 노래가 워낙 영화분위기랑 잘어울렸고 딱 눈요기 정도였긴하네요~
근데 리얼 트론스러운 월트디즈니 로고 대단하더군요~
얼마전에 라푼젤을 보고나서 본 월트디즈니 로고라 그런지
더욱 트론 영화에 어울리는 로고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ㅇ_ㅇ
주차비 걱정은 없겠다 싶었습니다(......) 가상 세계에서 좋은건 그게 다인가(......)
그 다음엔 ISO가 뭐 어쨌다고? 그러다 끝. 최악은 아닌데 돈 내고 볼 마음은 안드는 영화였어요 ㅠㅠ
솔직히 전반부는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봤지만... 이 디즈니 가족영화 각본은 뭥미.
전체적으로 엉성한 각본 중에 이상하게 세심한 터치가 들어가면 그분들이라 봐야 할 듯
일단 "same team"은 100%임다
http://prologue.com/projects/tron-legacy
여기로 가셔서 로고와 엔드 크레딧 제작 과정도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