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까맣다! 홍대 카페 소스의 블랙 카레

짜장도 아닌 주제에 건방지게 까망색인 카레가 있다, 일본 돗토리현에서 유행했다는 그 녀석의 이름은 블랙 카레! ...할인 티켓 파는 어떤 사이트에서 그 이름을 보고 참으로 심플한 이름이로고, 라고 생각한 저는 이거 한번쯤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레 주제에 까망이라니 궁금하잖아요. 도대체 무슨 맛이 나는지 맛보고 싶어, 왠지 괴식일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지만 한번쯤 먹어보지 않으면!

그런 이유로 블랙 카레를 판다는 홍대 카페 소스를 찾아가보았습니다. 위치는 홍대 정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스타벅스 바로 뒤쪽이네요;(홍대 정문을 마주보고 올라오다가 좌측으로 꺾으면 있는 스타벅스) 겨울이라 야외자리는 텅텅 비어있었지만 날씨가 좋을 때였으면 나름 좋았겠다 싶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스타벅스하고는 상당히 분위기가 다른 외관의 카페.

평범한 좌석들이 있는 1층보다는 왠지 2층에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올라와봤더니 이런 자리가 있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중고 가구들을 가져다가 배치해놓은 것 같은 느낌? 이 자리의 경우는 의자가 꽤 낮은 편이고, 그리고 사실상 2인석이라고 생각해야 할 자리였어요. 왜냐면 두 자리는 앉으면 엉덩이가 푹 꺼졌거든요.(...) 다행히 둘이 왔기 때문에 만족하고 앉을 수 있었지만, 나중에 한명이 더 합류해서 창가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쪽도 참 분위기 맘에 들었어요.

2층은 그외에도 이 바 자리를 비롯해서 구획이 방별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여기나 저기나 다 마음에 들었어요. 다음번에 오면 여기 앉아볼까 생각중.

주문을 하려고 보니까 메뉴판이 무려 네개나 나왔습니다. 뭐, 뭥미? 알고 보니 식사, 음료수, 디저트가 따로따로 나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밑에 깔려있는 저것은 런치메뉴.

런치메뉴는 이랬는데 블랙 카레를 먹으러 온 입장에서는 선택지와 달나라만큼이나 먼 느낌이라 오래 들여다보고 있을 의미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둘이서 블랙 카레와 새우 코코넛 카레를 하나씩 시켰어요.

카레가 나오기 전에 나온 피클. 이 집 피클 마음에 들었어요. 피클이 맛있어서, 그리고 카레랑 잘 어울려서 열심히 먹다 보니 순식간에 홀라당. 한접시 더 달라고 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블랙 카레. 정식 이름은 100년 쿠로카레라고 합니다.(10000원) 이거 보면서 진짜 신기했어요. 색으로 보나 질감으로 보나 아무리 봐도 짜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카레 냄새가 나! 게다가 먹어보면 카레맛이 나!;ㅁ;

먹는 순간 인도에서 춤추는 일본혼혈의 카레미소녀가 떠오르는 맛은 아니었지만 약간 시큼한 단맛이 나는 맛있는 카레였습니다. 양파의 단맛이에요, 이건. 맛만 따지면 별로 맵지도 않고 해서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카레지만 역시 외양과 냄새, 맛 사이의 갭이 재미있어서 즐겁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신기한 거 먹으러 와서 신기한 거 먹었다는 즐거움이랄까. 그리고 카레와 함께 나오는 샐러드는 전부 베이비 채소를 써서 귀여웠습니다. 베이비 채소 비싸지 않나? 하긴 만원짜리 메뉴니까 이 정도는... 하지만 소스가 조금 심심한 느낌이라 아쉬웠음.

그리고 새우 코코넛 카레.(10000원) 정작 이걸 시킨 지인은 익숙한 듯 했지만 저는 처음 먹어보는 스타일의 카레였습니다. 그러니까 이거, 먹어보면 카레 주제에 크림소스 스타일의 맛이 나요. 약간 느끼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먹어보면 스파이시하고 괜찮음. 코코넛 우유로 부드러운 맛을 준다는 게 이런 느낌이 나는군요. 물론 새우님은 언제나 해산물계의 아이돌.

뒤늦게 합류한 후배가 시킨 새우와 브로콜리 제노바 소스의 파스타.(10000원) 이건 제가 먹어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감상은 말할 수 없지만 후배는 엄청 만족스러워했습니다. 쳇. 그렇게 맛있다면 뺏어먹어볼 것을 배가 좀 찬 상태라서 실수했다.(...)

디저트는 스트로베리 푸딩 타르트.(5000원) 그리고 여기에 커피까지 해서 세트가... 음. 7500원이었나? 나름 괜찮은 가격대였지만 이걸 하나 먹어보니 케익류는 영 꽝이라는 느낌이라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커피는 괜찮다는 평이었는데(물론 저는 커피를 안마시므로 이것과 세트로 나온 커피를 마신 지인이) 이건 말하자면 냉장고에 참 오래 있었던 것 같은 냄새와 맛이 나는 그런 케익이랄까.(먼 산)

음료수는 왠지 메뉴판에 녹차계 음료가 너무 예쁘게 찍혔길래 아이스 맛차쇼콜라(6500원)를 시켜보았습니다. 실제 모습도 메뉴판에 지지 않을 정도로 예뻤지만 맛은 아무래도 좀 밍밍한데다가 '쇼콜라'라는 이름에 기대해봄직한 맛을 찾기가 어려워서 별로였음.

이렇게 말하면 밥은 맛있게 먹고 디저트 쪽에서 전멸해버린 것 같은 인상이지만, 마지막에 나온 이 모플이 다시 반전을 일으켜주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였다는 거겠지요. 베리&레어치즈 모플(7000원)은 맛있었어요! 케익과 레벨차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따끈따끈하게 나와서 모플 특유의 쫀득쫀득함이 좋았고 위에 꽂혀있는 작은 파이도 괜찮아요. 듬뿍 얹어져 있는 크림치즈랑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곁들여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셋이서 순식간에 다 먹어치웠습니다. 이 예쁜 모습을 잔혹하게 유린하고 마침내 완전히 섬멸하기까지의 시간은, 스트로베리 푸딩 타르트를 해치우는데 걸린 시간의 1/10 이하였을 정도.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고, 딱 기대한대로의 식사와 마지막에는 모플이 디저트류의 체면도 세워줬기 때문에 생각나면 또 가보는 곳이 될 것 같아요. 다음번에는 후배가 만족스러워한 파스타를 먹어볼까 고민중. 디저트는 고민할 것 없이 무조건 모플이고, 음료는 좀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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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해츨링아린 2010/11/30 21:33 # 답글

    짜... 장...!?
  • 로오나 2010/11/30 21:35 #

    하지만 카레. 레알.
  • 時雨 2010/11/30 21:34 # 답글

    짜장밥...
  • 로오나 2010/11/30 21:35 #

    그렇게 보이는 것은 훼이크.
  • TokaNG 2010/11/30 21:35 # 답글

    엥? 짜장이 아니라 카레인 게 확실합니까??
    사진만으론 냄새도 못 맡으니 알 길이..
  • 로오나 2010/11/30 21:35 #

    진짜임. 레알! 그 갭이 재미있는 메뉴였어요.
  • zirtman 2010/11/30 21:36 # 답글

    매운맛을 예상했는데 그냥 맛있다니.. 아쉽네요(?)
  • 로오나 2010/12/02 18:45 #

    맵다고 써있는데 별로 맵진 않아요.
  • 코로믹 2010/11/30 21:40 # 답글

    짜장밥도 인상적이지만 (..)
    갠적으론 베리&레어치즈 모플이 인상적이네요.
    아이스크림이 큽니다!!
  • 로오나 2010/12/02 18:45 #

    모플 맛있습니다. 추천.
  • 화호 2010/11/30 21:43 # 답글

    헙 짜장인줄...
  • 로오나 2010/12/02 18:45 #

    겉으로만 보면 정말 짜장으로밖에 안보임;
  • 다크엘 2010/11/30 21:45 # 답글

    까만 카레라니 독특하군요. 대체 뭘 넣었길래 저리도 짜장처럼 까만데 스파이시한 맛이 나는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
  • 로오나 2010/12/02 18:46 #

    일단 양파를 갈색이 될때까지 볶았다... 라는 것 외엔 메뉴설명에도 딱히 실마리가 없네요.
  • 도리 2010/11/30 21:46 # 답글

    카페 소스... 저 곳의 디저트, 참 맛있지요...
    (카레 이야기는 안중에 없ㄴ...)
  • 로오나 2010/12/02 18:46 #

    스트로베리 타르트는 영 별로였지만 모플은 아주 좋았습니다.
  • 카이º 2010/11/30 22:00 # 답글

    카페 소스가 일본풍의 디저트카페로 유명하지요
    그 전에 나오키상의 델문도가 좀 괜찮았지만..
    생각보다 마니악한 곳이라 잘 안알려진듯!
    모플은 두 군데 다 하지만 어느곳도 못먹어 봤네요;ㅅ;
  • 로오나 2010/12/02 18:47 #

    델 문도는 멀어서 가면 왠지 거의 1년 단위;

    모플은 두쪽 다 먹어보니 둘 다 맛있습니다. 위에 올라가는게 이쪽이 약간 화려한 맛이 있고 나오키씨 쪽은 진한 느낌?(초콜릿이라던가 안미츠라던가)
  • 카큔 2010/11/30 22:01 # 답글

    검은 무언가를 넣어서 카레를 만드는 것 같은데.........뭐지?????
  • 로오나 2010/12/02 18:47 #

    실마리는... 양파!
  • kaslan 2010/11/30 22:10 # 답글

    사진으로 봐선 영락없이 짜장인데 카레라니!!!
  • 로오나 2010/12/02 18:47 #

    그것이 바로 블랙의 마력.
  • 라쿤J 2010/11/30 22:24 # 답글

    과연 저 검은색의 정체는?!
  • 로오나 2010/12/02 18:51 #

    실마리는 현재 양파 뿐!
  • 2010/11/30 22: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오나 2010/12/02 18:51 #

    그 갭이 즐거운 메뉴죠^^
  • 잠본이 2010/11/30 22:56 # 답글

    >인도에서 춤추는 일본혼혈의 카레미소녀

    언제나 다름없이 센스가 넘치십니다.
  • 로오나 2010/12/02 18:51 #

    중독됐어요.(...)
  • 일우 2010/11/30 23:09 # 답글

    헉, 야채피클 매우 맛있어 보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로오나 2010/12/02 18:51 #

    피클 매우 좋았어요.
  • savants 2010/11/30 23:40 # 답글

    오징어먹물이라도 끼얹나요?
    아 내일 점심은 하나남은 하고다테산 포장 카레나 뜯어야 되나 ㅠㅠ
  • 로오나 2010/12/02 18:51 #

    메뉴설명만 보면 비밀은 양파에 있는 것 같은데... 그이상은 모르겠네요.
  • 새벽달 2010/11/30 23:58 # 답글

    이 카페 티라미슈 강추 합니다.
  • 로오나 2010/12/02 18:52 #

    티라미스가 메뉴판 비주얼이 좀 강하긴 하던데, 다음번에 가면 먹어봐야겠군요.
  • 큐이 2010/12/01 00:17 # 답글

    제노베제 좋네요 ㅎ
  • 불안 2010/12/01 00:38 # 답글

    오늘 홍대 아비꼬 가서 3단계를 먹고는 드디어 한군데 클리어! 라며 즐거워했더니 그 사이 새 퀘스트(?)가...OTL
  • 로오나 2010/12/02 18:52 #

    드라이 카레도 그렇고... 홍대에 카레집이 워낙 많아지고 있어요.
  • Dream Rand 2010/12/01 00:43 # 답글

    여기서 디져트 류 밖에 못먹어봤는데 !!! 당장 점심에도 가봐야겠네요 ㅋ
  • 로오나 2010/12/02 18:52 #

    식사는 꽤 좋았어요.
  • rlaehgund 2010/12/01 08:05 # 삭제 답글

    비주얼은 짜장, 맛은 카레라...
    왠지 기분이 묘할것 같군요 -____-ㅋ
  • 로오나 2010/12/02 18:52 #

    그게 매력이죠.
  • Skullist 2010/12/01 10:03 # 답글

    ...괴식은 아닌데 괴식같은느낌이...
    (대략 '내가 괴식인건 맞지만 날 괴식이라고 부르는것은 참을수 없다!' 라는 느낌이네요;;)
  • 로오나 2010/12/02 18:52 #

    그게 매력이지요.
  • 공주 2010/12/01 20:36 # 답글

    '모플'을 참 좋아하는데 우우... 모플먹으러 가고 싶어요ㅠ
  • 로오나 2010/12/02 18:53 #

    모플 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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