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비엔푸 2권 - 바보처럼 웃으며 죽음을 이야기하는


1권 프롤로그의 모놀로그에 반해서 보기 시작한 만화 디엔비엔푸. 생각보다 빨리 2권이 나왔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프롤로그에 등장한 라스트는 1973년. 1권 시작이 1965년 1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권이 지나도록 시간은 아직 10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1965년 11월인데 이거 도대체 몇권이나 되려나. 일본에는 몇권까지 나와있는지도 궁금하군요.

2권 역시 1권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림에 있어서는 정말 한치의 발전도 없어서 이건 좀 너무한데, 약간이라도 디테일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고, 그렇게 평화롭기 그지없는 웹툰풍 그림으로 그려내는 전쟁 속의 잔혹한 상황은 줄기차게 계속됩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칠렐레 팔렐레 웃고 있지만 주변은 아주 잔혹하게 싸우고 죽고 붕괴해가고 있죠. 그림과 내용, 그리고 주인공과 주변, 그리고 사실적으로 베트남 전쟁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전쟁에는 지극히 일본 만화스러운 초인들이 날아다니는 극단적인 갭이 여전히 마니악해보이는 매력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클레이모어가 터져서 수만발의 쇠구슬이 사방에서 쏟아져도 피해버리고 월남난무를 펼치는 공주님과 그 스승인 천하무적 할머니라니, 와하하, 이거 진짜 한편의 개그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전사로서 죽을 장소를 찾아 베트남에 왔다는 허세간지를 폭발시키려다가 공주님 만나 풀썩 고꾸라지고 만 네이티브 아메리칸 리틀은 그렇다 치고(...) 정말 풍선처럼 가볍게 배경으로 이야기되는, 그렇기에 더더욱 인상적인 스님들의 분신자살과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져지고 스쳐지나가는 당시 베트남 사람들의 비참한 삶, 여동생에 대한 유치한 반발로 객기 부리다 구엔 카오 키의 비밀경찰에게 끌려가서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맞고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 바오, 그런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만화는 앞으로도 주인공 히카루처럼 긴장감 없이 헤헤헤 웃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계속해나가겠죠.

근데 이쯤 되면 정말 궁금하긴 하군요. 과연 1973년의 라스트에 도달하기까지 몇 권이나 더 걸릴 것인지, 그리고 일본에서 이 작품은 어느 정도 페이스로 출간되고 있는지. 혹시 아시는 분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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