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패드로 인해 넷북의 성능이 향상될까?

아이패드가 100만대를 돌파하며 엄청나게 선전하고 있는 현재, 뒤따라서 나올 태블릿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테그라, 스냅드래곤 등의 ARM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를 얹어서 내려고 하고 있죠. 사실 그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윈도우는 ARM 프로세서를 지원해주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아직까지 아이패드만큼 최적화가 잘된 모습을 보여주는 제품이 없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윈도우7을 선택한 HP 슬레이트가 굉장히 눈에 띕니다. 아수스도 Eee 패드를 2종류로, 하나는 ARM 프로세서 + 안드로이드, 또 하나는 인텔 프로세서 + 윈도우7로 내려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스펙이 언급되고 실체까지 드러난 것은 HP 슬레이트 하나 뿐이죠.

근데 문제는 아톰의 성능입니다. 넷북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아톰의 성능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에요. ARM 프로세서들과 비교할 때 절대치로 어떻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윈도우를 XP든 7이든 돌려보면 무겁고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는 거죠. 결국 소비자에게는 스펙의 절대치가 뛰어나냐 아니냐 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이 어느 정도냐가 중요하니까. 윈도우 시리즈를 OS로 사용하는 이상 아이폰 OS를 사용하는 아이패드, 그리고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ARM 프로세서 태블릿들에 비해서는 둔하다는 인상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인텔은 아톰의 성능에 별로 아쉬울 게 없었습니다. 사실 넷북의 판매가 쪼그라들어도 마찬가지일 거에요. 왜냐하면 여태까지 충분히 팔아먹을 만큼 팔아먹은데다가, 그보다 이윤이 많이 남는 울트라씬 프로세서의 포지셔닝에 성공했으니까요. 넷북의 성능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돈 조금 더 써서 울트라씬으로 가세요, 그렇게 말하면 그만이었던 거죠. 노트북 시장에서는 그랬어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북에 이어 태블릿 시장이 열리거든요. 인텔로서는 이 시장을 노리고 공급할만한 프로세서는 아톰 뿐인데 성능이 걸리적거리게 되는 거죠.(울트라씬 프로세서를 쓰는 태블릿들도 예정은 되어있습니다만 가격과 배터리 시간 등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줄줄) 윈도우를 안쓰면 딱히 인텔 칩을 쓸 메리트가 없고, 윈도우를 쓰자니 아톰을 써야 하는데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친구들과 비교하면 체감성능이 너무 떨어져 보이고...

여기에 AMD가 내년부터 퓨전 프로세서로 넷북 시장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침내 넷북 카테고리에서도, 그리고 태블릿 시장이 열리면서 아톰 프로세서에 경쟁자라는 게 생긴 거에요. 인텔 혼자 먹고 등급 나눠서 다 해먹던 시대가 가고 있는 거죠. 전통적인 경쟁자 AMD에, 예전부터 분야는 갈리지만 의식하고 있던 ARM과 겹쳐져서 아웅다웅할만한 분야까지 열리고 있으니 인텔이 여기서 어떻게 대응할지는 정말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현세대 아톰 프로세서인 파인트레일에는 다들 불만이 많은 상황이고, 태블릿에서 쓰기에도 좀 모호한데 그렇다고 HP 슬레이트처럼 모델명이 Z로 시작하는 실버손을 쓰자니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어스타운으로 넘어가면서 윈도우를 쓸 수 없게 되어버렸단 말이죠. 여기에 대한 불만이 자자하여 인텔이 실버손의 후속이라고 할 수 있는 오크 트레일을 발표하긴 했지만 투입된다고 한들 성능에 대한 불만이 없지 않을 것 같고. 과연 인텔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는 꽤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3D를 지원하는 시더 트레일을 좀 더 앞당겨서 내놓는다거나 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어느쪽이건 경쟁으로 인해서 가격대성능비가 좋아진다면 소비자로서는 즐거워할 일이겠지요.

물론 인텔이 꿋꿋하게 마이웨이~를 고집해서 대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윈도우 탑재 태블릿들은 별 재미를 못보고, 내년부터 AMD는 넷북-태블릿 시장에서 인텔이랑 좀 해볼만해질지도 모르고요.




덧글

  • 가라나티 2010/04/29 17:56 # 답글

    음, 개인적으로는 성능 향상도 좋지만 전력 소비쪽에 더 신경을 쓰는 건 어떨까 합니다.
    넷북이 성능이 올라가면 태블릿 보다는 울트라씬하고 비교될 가능성이 높아보여서요...
  • 로오나 2010/04/29 19:26 #

    물론 전력소비에 신경을 쓰겠지요. 다만 여태까지는 넷북 쪽에선 전혀 경쟁자랄 수 있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에 성능향상에 대해서는 굉장히 느긋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1년이 지나 나온 파인트레일은 성능 면에서는 전혀 만족스러운 향상을 보여주지 못했죠.

    그런데 이 아톰 프로세서가 태블릿에 쓰이기 위해서는 ARM 프로세서들과 비교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필연적으로 성능을 올려가야만 한다는 것이죠.
  • 자유로운 2010/04/29 18:09 # 답글

    일단 오크트레일이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주냐가 관권이지요.
  • 로오나 2010/04/29 19:26 #

    파인트레일을 기준으로 생각하면(같은 세대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렇게 성능적으로 큰 향상은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시더트레일을 기준으로 나온다면 좀 더 쓸만한 물건이 되겠지요.
  • AMD가 희망인데 2010/04/29 18:37 # 삭제 답글

    내장그래픽코어의 성능이나 CPU와 GPU의 통합등 기술적으로는 amd가 선전해주면최상인데
    노트북에 이어 넷북까지 인텔에 가려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이젠 arm까지 나와서
    위에선 인텔이 밟고 아래에선 arm이 치고 올라오고..
    AMD 넷북 나오면 산다고했지만 이젠 그냥 포기한지 몇년.. --;
    태블릿이라고 별수 있을까 하는 회의.. 에효..
    amd가 뭔가 낼거 같으면 인텔에서도 또 아톰같은 태블릿용 cpu 낼테고..
    내가 어쩌다 AMD 빠돌이가 되서는..
  • 로오나 2010/04/29 19:28 #

    일단 내년의 퓨전을 기대해보도록 하지요. 일단 아톰급 프로세서는 넷북/태블릿 시장을 다 노리게 되니까 이 부분에서 경쟁붙는게 나름 볼만할 겁니다.

    태블릿용 CPU를 따로 내진 않을 겁니다. 지금 실버손이 쓰이기 시작한 것처럼, 이 후속인 오크 트레일 계열이 투입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성능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본문에 말했다시피 무어스타운은 윈도우 미지원이라 스마트폰과 MID만 노릴것이고...

    역시 AMD의 문제는 아톰처럼 저전력 저발열을 실현하면서 아톰급의 성능 구현을 해낼 수 없었던 것 같더라는 점인데... 이 점을 어떻게 해결하고 나올지가 관건이겠지요^^
  • 천하귀남 2010/04/29 19:22 # 답글

    타블렛이 팔리기는 해도 지하철에 즐비한 pmp는 잡아도 도서관에 쫙깔린 넷북의 잠식은 쉽지않을거라고 봅니다.
    입력과 데이터 처리를위한 부분은 모자라니까요.
  • 로오나 2010/04/29 19:31 #

    이 포스팅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그게 아니라^^; 인텔이 태블릿 시장으로 투입하게 될 CPU는 HP 슬레이트가 보여줬듯이 아톰 계열인데, 아톰 계열을 쓴다면 윈도우를 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고(사실 윈도우를 안쓰면 아톰을 쓸 이유도 없고) 그런데 아톰 + 윈도우 조합으로는 ARM + 아이폰 OS 혹은 안드로이드 조합에 비해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일단 반응속도가 느리니까요. 태블릿 시장이 커진다면 인텔로서도 이 시장을 눈뜨고 ARM에 빼앗길 수는 없을테니까 아톰의 성능을 향상시켜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거지요. 혼자 짱 먹는 바람에 '가격 좀 올리고, 성능향상은 뭐 거의 없어. 불만 있으면 울트라씬 가라구?'할 수 있었던 넷북-울트라씬 때와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고 이 부분이 재미있는 점이지요.
  • 천하귀남 2010/04/29 20:33 #

    개인적으로 윈도우7이외에 하나의 해답이 더있는것이 그냥 XP쓰면 어떨까합니다.
    임베디디용은 2016년까지 출시되니 이런걸 적당히 아톰용으로 한정시켜 출시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아톰계열의 저전력 저발열에 좀더 집중하는건 어떨까 합니다.
  • 로오나 2010/04/29 20:46 #

    XP를 써도 별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진 않습니다. 반응속도 면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이 나와주질 않으니까요. 태블릿의 절대요소인 터치에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고요.
  • 긁적 2010/04/29 21:12 # 답글

    쩝. 저는 새로운 OS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XP나 윈7을 태블릿에 얹었을 경우 최대 장점은 기존 프로그램과의 연동인데, 기존 프로그램들이 태블릿 환경을 고려해서 설계가 되어있지 않지요. 나아가 OS자체도 데스크탑이나 기껏해야 노트북+넷북을 상정해서 설계가 되어있지도 않구요..;; 단적으로 말해 인터페이스가 전혀 touch-friendly하지 않지요. 태블릿은 기존의 장치들과는 새로운 개념을 요하는 플랫폼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에 잘 맞는 OS와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드웨어 명가, MS의 내공방출을 기다릴 뿐. -_-.....)
  • 로오나 2010/04/29 23:03 #

    그 점에는 저도 동감. 윈도우는 기본적으로 태블릿 인터페이스를 위한 물건이 아니고 프로그램들 역시 마찬가지죠^^; 7로 오면서 약간은 터치에 대한 지원이 늘었지만 터치를 기본으로 하는 스마트폰 OS들과 비교하면^^;

    개인적으론 윈폰7을 태블릿에도 쓸 수 있게 라이센스를 열어주던가, 아니면 아예 태블릿 시장을 겨냥한 커스터마이즈 버전을 내던가 그 정도는 MS가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쥰 패드 같은거 내면 나름 재밌을텐데-_-;
  • ㅇㅇ 2010/04/29 22:41 # 삭제 답글

    AMD는 장담컨데 마케팅에서 박살이 날껍니다.
    요태까지 그래왔고 아페로도 계속...

    AMD는 입소문으로만 너무 버텨서 슬퍼요.
  • 로오나 2010/04/29 23:01 #

    근데 성능부터 박살나지 않으면 그게 다행.(...)

    퓨전은 좀 기대해보고 있어요.
  • tory 2010/04/30 06:07 # 삭제 답글

    좀 다른 얘기지만 윈도우 너무 무거워요... 그나마 하드웨어 성능으로 어떻게 버티고는 있는데 익스플로러도 크롬으로 갈아탈까 생각중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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