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감상 쓸 때 이미 한번 이야기했지만, 기본 10초에서 최대 30초 후의 대사와 앵글까지 예지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초마다 영상 때문에 놀라게 되는
영화. 아이맥스 3D에서 본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2회차는 반드시 갈 것이고, 3회차도 갈 것 같은 기분인데 일단 최저 스타리움 3D, 아니면 아이맥스 3D에서 관람하려고 합니다. 그외의 상영관에서 보기가 두려울 정도에요.
아이맥스 3D의 강점이라면 화면이 큰 것보다는 밝고 색감이 화사하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반 3D 상영관은 아무래도 2D 상영관에 비해서 밝기와 색감이 엄청 칙칙한 느낌이 싫었는지라 꽤 놀랐죠. 초반 20분은 3D 영상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느낌도 있었고 이거 별로 예고편으로 보는 거랑 다른 것 같지도 않다고 시큰둥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 후에는 완전히 빨려들어갔습니다. 3D 영화 특유의 화면 밖으로 팍 튀어나와서 닿을 것처럼 놀라게 만드는 그런 감각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영상이 정말 입체감이 살아있어서 눈이 좀 피로하긴 해도 너무 좋았어요. 다만 자막은 좀 짜증났습니다. 이거 도대체 왜 반투명하게 만든거야ㅠㅠ 자꾸 자막을 신경써서 보게 되는 바람에 화면을 놓칠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있더라고요.
스토리는 정말 뻔하고 신선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지만 일단 그 대상이 외계인이 되고, 아바타라는 요소가 끼여들다 보니까 그것만으로도 나름 독자적인 분위기를 갖습니다. 사실 포장을 무시하고 본질만 따져보면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고 그렇죠. 그리고 이 정도로 뻔한 스토리라인을 채택한 주제에 괜히 벗어나보겠다고 쓸데없이 몸부림치지 않고 정중하게,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다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서 차라리 마음에 들긴 하더군요.
제임스 카메론은 30여년 전부터 시작된 조지 루카스에 대한 장대한 열폭의 결과물로(스타워즈가 처음 나왔을 때, 그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거기서 보았고 이후 그것을 넘기 위해 발버둥쳐왔다고 합니다) 거의 편집증적이기까지 한 노력을 기울여 이 영화를 만들어냈는데 그 결과물에는 경의를 표할 따름입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 갑자기 몇년 전 영화 혹은 저예산 블록버스터로 느껴질 정도니 이건 심각해요.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이런 스토리에 감동했다는 것이 분할 지경이지만(물론 제가 뻔한 이야길 좋아하긴 하지만) 압도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영상을 주인공의 시각을 통해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기 몰입하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공감해버릴 것 같아요. 저 푸르딩딩하고 정주기 어려울 것 같은 나비족들이 점차 CG로 만들어진 폴리곤 인형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이기 시작하고 나면 이미
게임 끝난 겁니다. 보다보면 진짜 여주인공 네이티리가 예뻐보인다니까요?
이 영화의 강점은 '재미'보다는 '경이'에 있다고 봅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스타워즈를 넘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을 환경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그걸 넘어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기까지 했지요. 소니에 새로운 카메라를 만들어줄 것을 의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폭풍 속으로 촬영하러 들어가겠다고 아웅다웅하고(결국 못들어갔지만) 모션 캡처를 위한 새로운 기기를 고안해 만드는데 1년 이상을 투자하는 등 첨단기술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이 만들어낸 영상은 설마 2D 시대가 지나고 3D 시대로 이행한 후에 다시금 이런 감정을 맛볼줄은 몰랐던 그런 기분을 선사합니다. 예를 들어 '파이널 판타지7'이 처음 나왔을 때 그 오프닝 영상을 보면서 멍하니 숨쉬는 것도 잊었던 그때처럼. 아니면 '쥬라기 공원'을 처음 봤을 때의 쇼크 쪽이 더 이해하기 쉬울까요? 판도라 행성은 말도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실제감이 있는데다가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는 두근거림이 있으니 반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SF 병기 쪽도 지금과 비교해서 화력 등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부분만 제외하면 높은 평가를 주고 싶은 부분이었는데,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판도라의 자연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좀 의도적으로 그쪽의
이미지를 죽여놨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족보행병기도 그렇고 비행체들도 그렇고 이건 뭐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CG로 만들어진 모형이나 장난감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진짜 실제로 존재하는 물건을 보는 것 같은 질감과 육중함이 대단하더라고요. 하지만 우주여행을 하고 아바타를 운용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 화력이 그 정도인 것은 좀^^; 반면 연구실이나 회의실 등에 있는미래적인 장비들은 좋았습니다. 미래라면 미래적인 느낌 팍팍 내보내주는 것도 보는 맛이죠.
2시간 40분의 긴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말로 말이 안나올 정도로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한 판도라 행성이라는 외계 행성을 나비족 체험 이벤트 옵션 포함해서 멋지게 즐기고 왔습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시간이 허락하면 당장 또 판도라 행성행 관광티켓을 끊고 싶은 기분이군요.
자, 그럼 여기부터는 스포일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의외로 놀랐던 부분은 시작 부분의 무중력 움직임 부분. 애니메이션이 아닌 한 웬만큼 돈 들인 SF 블록버스터에서도 다들 피해가려고 애쓰는 '우주선 내 무중력 공간'을 그냥 만들어버리다니 놀랐습니다. 이 부분은 CG 티가 좀 나긴 했지만요.
개인적으로 리얼함을 딱 느끼기 시작한 부분은 처음 아바타 모드로 들어가서 정찰시에 밀림에서 파리가 웽웽대는 부분. 이 부분 정말 리얼한 느낌이었고 여기서부터 확실히 몰입하기 시작한 듯.
쿼리치 대령은 포스가 아주 대단했습니다. 막판에 그냥 비행선 폭파되면서 끝나지 않고, 굳이 이족보행병기 타고 내려와서 결전을 벌이는 부분이 좋았어요. 제임스 카메론이 뭘 알긴 안다니까요. 여긴 절대 얼버무려선 안되는, 이렇게 반드시 1:1로 맞서줘야 클라이맥스가 성립되는 부분인데 그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악역으로서의 포스가 풀풀풀. 멋있어.
나비족 애들이 그냥 원시부족적인 스타일로 생활하는 인간처럼 보인다는 점은 사실 별로 비난하고 싶지 않은 부분인데, 외려 그들이 너무 영어를 잘한다는 점은 좀 꺼림칙했습니다. 여주인공인 네이티리와 그녀의 모친 정도는 그렇다 치고, 인간에 대한 반감이 심한 쯔테이까지 영어를 너무 잘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차라리 그레이스 박사가 가르친 몇 명 중에 주요 캐릭터를 부각시켜주는 편이 나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비룡을 타는 겁니다. 다 필요없어요. 비룡을 타는 거다! 제, 제길 너무 멋있어!; 게다가 나중에는 토루크 막토로 업그레이드하기까지. 그래, 남들이랑 똑같은거에 만족하면 주인공이 아니지. 역사상 6번째 토루크 막토, '나의 비룡간지는 너희들의 폭풍간지를 넘는 빅뱅간지다!' 그렇게 선언해주며 모두에게 선망의 시선을 받는 제이크의 모습이라니. 근데 이 부분은 뭐랄까, 힘든 여건 때문에 여친의 마음이 흔들리니 기존의 스포츠카를 버리고 훨씬 더 비싸다 못해 유니크하고 섹시한 차를 한대 뽑아왔더니 단숨에 사랑이 회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비룡 라이딩~ 부분에서 좀 아쉬웠던 것은, 1인칭 앵글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카메라 워크를 좀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게 없었던 것. 영화 다 끝나고 나니까 1인칭 앵글로 판도라를 날던데 영화 속에 그런걸 좀 넣었주지, 하는 아쉬움이 들더란 말이죠.
홈 트리 붕괴장면은 굉장했습니다. 그만큼 거대한 나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나비족의 생활습성만 해도 멋진데 이 나무가 붕괴할 때, 겉모양만이 아니고 그 안쪽까지, 부숴진 후의 모습까지도 CG구조물이 아닌 진짜 나무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이렇게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
나비족의 신경접속설정, 그리고 이 별의 모든 생태계가 나무를 통해 호흡하고 상호교류를 이루고 있다는 설정도 멋졌습니다. 이건 분명 SF인데 느낌이 판타지스러운데^^; '교감'이라는 말이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더군요. 하다 못해 동물들하고만이 아니고 나무와도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으니.
사실 그레이스가 주장한대로, 이 별의 생태계는 어마어마한 자원이죠. 이거 잘하면 인간은 불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으니까요. 나비족과 공존하여 그 생태계를 연구하고, 마지막에 생명의 나무가 인격을 옮기는 매커니즘을 해명하기만 한다면 이론상 무한히 아바타 몸을 만들고 거기에 옮겨가는 형태로 불멸의 삶을 이어가는 것도 가능했을 겁니다. 그외에도 그 기술을 연구해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고.
그레이스가 죽었을 때는 예상은 했지만 좀 슬펐습니다. 흑흑. 하긴 미쉘 로드리게스가 맡은 트루디도 죽은 게 정말 슬픈 캐릭터였죠. 노엄 죽이고 둘중 하나는 좀 살려주지. 노엄의 경우는 중반부터 튀기 시작했는데 도대체 언제 그렇게 동료애가 커졌는지 당황스러웠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그레이스가 제이크의 인간 모습을 네이티리가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역할을 한 것 같고, 족장과 쯔테이가 죽어버린 것은 향후에 불편해질 부분을 잘라내서 편하게 만들어버리고자 하는 느낌이 참 노골적이었고;;;
주인공이 인간을 버리고 나비족이 되는 이유는 확실히 좋은 이유로도 나쁜 이유로도 볼 수 있는데, 좋은 이유로 보자면 어쨌든 같은 종을 치면서까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고 나쁜 이유로 보면 지구인 루저였던 주인공이 나비족 위너가 되어서 그 전까지 시달리던 상실감을 모두 채워줄 새로운 삶을 맛보는 바람에 그쪽으로 기울어버렸다는 것이겠죠. 마치 현실에서 아무것도 아니지만 온라인 게임으로 가니 짱이었다, 이런 느낌이 없진 않아요. 하지만 관객으로서 그의 경험을 모두 지켜보고 나면, 그리고 나비족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그렇게 느끼게 되고 나면 그의 선택에 공감하게 되죠. 그것은 분명 주인공다운 선택입니다.
근데 인류가 판도라 행성에 온 게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고 인류 전체가 직면한 심각한 자원문제가 얽혀있다면 이건 이렇게 곱게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진짜 준비를 단단히 하고 전쟁을 하러 오겠죠. 제임스 카메론은 이미 '아바타'의 후속작을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고 하는데 이후의 스토리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인류가 작심하고 쳐들어와서 때려대면 솔직히 막아낼 가능성이 없지 않나-_-;
덧글
초반에 박사가 영어를 가르쳤다는 대목도 있고 - 저는 거기서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제3세계에 널리 퍼뜨렸던 "문명화=미국화"를 떠올렸거든요. (그 미국화의 우등생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뿐이지만...) 그러니 "토착세력 귀족"인 쯔테이는 영어를 잘 해야 아귀가 맞겠죠.;; (쯔테이가 영 찌질하게 능력없는 족장후보자는 아니라는 복선도 되고)
(네이리티가 나타나 흑표범 떼거리로부터 주인공을 구해줘놓고 츤츤거린다, 그러자 주인공)
주인공 - "그럼 난 왜 살려줬는데."
여주 - "...."(머뭇머뭇)
주인공 - "왜냐니까?"
여주 - "...."(아직도 머뭇머뭇)
나 - (속으로)'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제발.'
여주 - "넌... 아주 순수한 영혼을 지녔..."
나 - (입으로) "...오 씨발, 에라이 ㅇㅂ"
즉 식물들이 연결된 위대한 어머니인지 뭐시깽인지가 주인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죽이지 말라고 한거죠.
그후 주인공에게 그 해파리 같은 애들이 단체로 달라붙는 신에서 그걸 확신시켜주고 말입니다.
즉 실제로는 주인공의 능력을 파악한 것은 동물조차 조정하는 식물연결 네트워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라퓨타'에 있던 연구실로 처음들어갈때, 로커에 붙어있던 사진이 입체라는점.
그러니깐, 입체 디스틀레이가 상용화 하고있고 그걸 사진까지 확장했다는 점이 포인트라 재미있었고.
처음에 5년인가 6년인가 걸려서 날아갔다고 나오는 부분도 좀 포인트.
은근히, 그렇게 대단한 하이테크놀로지는 아닙니다. 라고 말해주는것 같아 재미있었어.
그나저나 속편이 나온다면 정말 기대다. 대대적인 침공+행성전체의 반격이 나오지않을까?
떨어지긴 했어도 다시 등장하던데요?(..)
그리고 다른 분 포스팅이나 설정에서 밝혀졌다 싶이 지구 상에서 심각한 생존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더군요;
한번 찾아보심이~
다시 보러 가고 싶지만 돈없고 시간없어서 ㅜ.ㅜ;
무려 민간셔틀을 개조해서 전투선으로 만들고.ㅠㅠ 이족보행로봇도 단순 군용이 아니라 공사현장이나 토굴작업에 쓰이는 용도로 맞춰진 것 같고[이건 예상이지만] 애초에 진짜 무장이 비루하긴 했어요.ㅠㅠ 단순 머신건에 나이프 한자루;;; 아무튼 우월하신 대령님에 대못을 한개도 아니고 두개나 박는 더러운 커플놈들!
저는 최근에 문화인류학을 교양과목으로 들어서 그런지 나비족들을 인류학자들이 연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그 박사팀이 그런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영화에서도 성인식이나 장례풍습이 조금 나왔지만 그 부분도 흥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각도에서보면 판도라라는 거대한 뇌가 인류라는 치명적인 병균을 물리치기 위해 몇몇 병균을 포섭하여 치료법을 알아내고 면역력을 높여 자기 스스로 치유한것으로 볼수도 있겠습니다.
(이딴건 이제 디즈니도 안만든다니까(..))
카메론은 이걸 어쩌자고 그 돈을 들여놓고 이런 일을 저지른 건지 하는 생각이 보고 나서 딱드는게
혹여나 이것 덕분으로 망해도 할말은 없을거임
이미 그런 문제를 떠난 차원으로 가버린 것 같습니다, 정말로.
잔혹성이나, 기타 성인 코드를 넣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제작비 회수가 안 되니까, 모든 연령대를 노릴 수 있는 단순, 감동 식의 스토리 제작은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건, 곳곳에서 보이는 유치함 정도겠죠. 하지만 이 부분도 이해할 수 있는 게, 제작비가 보통도 아니고, 다 찍고 편집하니, 런닝타임이 160분. 괜히 사랑 싸움하거나 혹은 제이크와의 첫 교우 때 이유나, 당위성을 부여한답시고 이것저것 스토리 넣는다고 해서 촬영이 길어지면 대략 난감. 대충 추측되는 제작비와 런닝타임을 계산하면, 1분에 200만 달러가 들어가는 셈인데, 그 때문에 스토리를 단순하게 만들어서, 괜히 늘어질 수 있고, 깊게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은 전부 가치치듯, 쳐낼 수밖에 없죠.
제작비가 많은 영화일수록 대부분 스토리는 단순하게 들어가죠.
원작이 있는 경우도, 원작의 인기에 기대서 주요한 장면만 집어넣고, 대략적인 부분은 많이 쳐내서, 원작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살짝 이해가 안 가거나, 너무 빠르게 이야기 진행이 되는 느낌도 있으니까요.
물론 아바타 가지고 각본상 같은 걸 논하긴 힘들겠죠.
본래 사실 진심으로 지적의 필요를 느꼈던 부분이 따로 있는데 이게 생각 정리가 쉽게 되지 않지 말입니다.
그것이 또 꼴에 주제넘게 거창하기까지 하니 뭔가 3dcg영화의 본질적 정의, 발생 취지, 나아가야 할 방향, 근원적 의문... 뭐 이런거랑 얽혀갖고서 영화 하나가 뭐라고 일부러 골치아픈 이야기인지라.
뭐라고 할까, 이건 2002년작 파이널 판타지 보고도 이런 느낌은 안받았었거든요.
뭐 가없이 완성형에 가까워도 뭔가 육체적으로 말하면 제일 중요한 심장이 빠졌다든가 뇌가 죽었다든가 이런
아바타랑 비슷한 스토리의 영화나 애니는 너무 많으니까요. 그것도 2000년대가 아닌 90년 대에 나온 것들이요.
아바타 보면서 바로 떠오른 건 늑대와 춤을..... 늑대와 춤을만 해도 91년에 개봉한 영화. 온갖 하이테크놀로지를 통해 구현한 영상미, 각종 디자인의 구현은 현대에서도 느끼지 못할 만큼 뛰어나지만, 반대로 스토리는 90년 대 수준이니까, 관객은 괴리감은 느낄 수밖에 없죠. 나사에서나 쓰일법한 기술력으로 재봉틀을 만든 느낌이 났죠. 30초 후의 대사와 앵글이 떠오를 정도면, 할 말 다한 거죠.
더군다나 결말도 솔직히 '다음 이 시간에.' 원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차기작 제작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해놓으면 찝찝하죠.
이 밖에도 전체적인 세계관 설명이 판도라 행성에만 국한되어 있죠. 무슨 돌이 1킬로그램에 천만 달러에 거래가 된다지만, 그걸 어디다 쓰고, 인류는 왜 그걸 필요로 하는지, 그걸 캐러 온 기업은 어떤 기업인지, 이런 전체적인 설정은 두루뭉술하고, 심지어 무슨 스쿨을 만들어서 나비족에게 영어를 가르쳐줬다는데, 그 과정에 대한 설명 같은 건 거의 없죠. "나비 족이 영어를 해야 하는데, 그 이유를 넣기 귀찮으니까 대충 지어내자." 이런 식으로 우겨넣은 느낌.
1. 스토리 존나 유치해 하하하하 웃음나와.
2. 그런데 이건 꼭 봐야해. 귀신이 봐도 줄줄 싼다.
3. 앞으로 다른영화 어떻게 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