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 말마따나 CG로 떡칠한 영화. 진짜 영화 전체에 CG가 넘쳐흐르는데 그것이 현실감을 옅게 하고 특유의 만화적인 분위기를 좍 깔아주는 느낌. 전 정말 재밌게 보고 나왔습니다.2시간 좀 넘는 러닝타임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예전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미이라2'를 보고 나서 했던 말이 '단 1분도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는데 이 영화 역시, 솔직히 보는 사람 흥분시켜주는 면에서는 '미이라2'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말이 어울리는 영화라고 봅니다. 다만 저도 어린 시절 지아이 유격대 피규어를 갖고 있었고 장비와 탈것을 포함한 완전한 세트를 가진 친척형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추억을 이 영화와 매치시켜서 기억하는데는 완전 실패. 하긴 그 장난감을 백스토리 알고 좋아했던 게 아니니까 어쩔 수 없나.
아무리 봐도 일부러 리얼리티와 좀 담을 쌓은 느낌으로 만들어낸 듯한 CG에 대해서는 좀 호오가 갈릴 것 같긴 함. 확실히 뭐가 CG인지구별해내긴 대단히 쉬운데, 조금만 그렇게 보다 보면 그게 얼마나 의미없는 일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 CG 비중이 미치도록 높아서 아예 초반부터 쏟아붓는 그런 분위기가 작품의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느낌이라서. 배경은 현대인데 애당초 CG로 창조된 세계라는 게 눈에 보이는, 그리고 그렇기에 매력적인 스타워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다만 수중전의 경우는 조금만 더 물 속이라는 것을 티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쉽긴 하고. 어쨌거나 파리의 대격전은 엄청 좋았습니다.
배우는 일단 카메오로 출연한 브랜든 프레이저와 미스터 자탄이라는 비중 높은 캐릭터로 나오신 이모텝 형님(...)이 눈에 띄었고 시에나 밀러가 연기한 베로니스도 섹시한 맛은 없었지만 귀엽고 매력적이었음. 특히 안경 쓰고 쿨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딱 눈에 박히는 듯.
그럼 이병헌은? 사실 거의 혼자서 다른 등장인물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 굳이 한국인 눈으로 봐서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가히 군계일학이랄까?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스네이크 아이즈도 딱히 캐릭터적으로 멋지다는 느낌이 안 드는데 비해 스톰 쉐도우는 진짜, 딱히 혼자 옷이 하얘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빛이 나는 느낌입니다. 보다보면 왠지 제작진 쪽에서 그렇게 요구를 했다기보다는 이병헌 자신이 캐릭터 만들기에 신경을 써서 그렇게 연기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액션도 만족스러웠고요. 과거 회상이 여러모로 아스트랄한데, 그 어설프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어는 '어, 생각보다 잘 했잖아?'라는 느낌이었는데 비해 배경이 일본인데 왜 '영어로 말해야지!'라는 소리를 듣는 거야? 차라리 일어로 말하라고 하면 모를까; 뭐 하여간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역시 '네가 여자라면 죽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전혀 지루해할 틈 없이 달려주면서 쾅쾅 쏴대고 펑펑 터지는 신나는 영화였습니다. 역시 스티븐 소머즈. 꼭 성공해서 2편도 나와줬으면 좋겠군요. 우리의 병헌 리는 과연 다음작에서 어떻게 부활해줄 것인가!
덧글
액션영화는 생각없이 재미있으면 되는거니까요!
명색이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ㅡㅡ
꼭봐야지!
앞으로도 괜히 헐크 영화판, 퍼니셔 영화판, 배트맨 영화판같은 다른 시리즈들처럼 리붓할 거 없이 이 시리즈로 3부작 이상 쭉쭉 가길 바랄 뿐입니다.
스토리야 뭐 원작 자체가 완구이자 아동만화라 G.I. 조 특수대원 VS 코브라 테러리스트의 단순한 내용이 될 것은 개봉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고, 솔직히 CG는 처음엔 팬인 저도 당혹스러웠지만(...) 나중에 그게 일부러 만화적인 느낌을 줄려고 비현실적이고 CG 티 나는 컨셉으로 만든 거란 걸 알게되고,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렇게 오버하는 CG가 이 작품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고, 나름대로의 매력과 박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파리 신은 티가 나니, 어쩌니와는 상관 없이 끝내주는 백미인 부분이었죠.
원작 시리즈부터 대인기 캐릭터이자 G.I. 조 소속의 말 없는 닌자인 스네이크 아이즈도 상당한 활약을 보여주어 맘에 들었습니다. 코나미에서 만든 4인용 아케이드 게임에서도 제일 애용했던 캐릭터였는데, 영화판에서도 대인기 캐릭터답게 상당히 좋은 재현도에 비중과 대우로 나와서 더욱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외에도 원작 팬들이면 알아볼 수 있는 팬 서비스들도 풍부하고, 원작 모르는 사람은 그냥 화면 보면서 약간 놀라거나 그런가본다 -하며 넘어갈 내용이지만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겐 제대로 충격과 공포를 주는 전개들이 연속되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국내에선 20대 미만인 분들은 지 아이 유격대 완구조차 접할 일이 없었을 터이니 이런 요소들을 알아본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런지(...)(그래도 감상평들 찾아보니 국내에서도 일부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괜히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그런 의미에서 원치 않는 분들이라면 지금이라도 마우스 휠을 확 돌리시길(...))
- 경계선 -
혹시 모르니 그래도 우회해서 말하자면 배트맨으로 비유하면 원작에선 밑도, 끝도 없는 악당인 죠커가 선량한 개념인으로 갱생하고, 영화 내내 계속 원작의 펭귄인 것처럼 암시를 주던 캐릭터의 정체가 실은 투 페이스 - 였단 식으로 원작 모르는 사람한테는 별 지장 없이 볼 수 있는 장면들이면서도,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원작 팬들에겐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전개들이 연속되더군요(...)
- 경계선 -
리플이 너무 길어서 읽기 곤란하다면 죄송하고, 아무튼 원작 팬으로써 이번 영화판은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부디 이 영화도, 병사마 이병헌씨도 더욱 번창하길 기원합니다.
조커-바○네스
펭귄-마○드벤더
투페이스-코브라코○더
모르고 봤더니 좀 깜놀.
시에나 밀러와 이병헌만 때깔(?)이 다른 느낌이더군요.
이병헌씨는 3탄까지 계약하셨다는 소문이던데, 다음 편에선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그런데 영화내내 발라주던 스네이크 아이를 겨우 무기만 톤파로 바꿨다고 한번도 베지못하고 신나게 썰리는 병헌이횽을 보니 안폭이 ㅠ_ㅠ
...응?
옥션에서 "지아이조"로 검색해보시면 여러제품들 있습니다.
스토리 5점
영상미 9점
이병헌 10점만점에 10점 이었던 영화[...]
전 내내 이병헌밖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