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 새벽에 눈을 떠서 떠올린 것들



방금 전에 새벽까지 잠들지 않는 친구와, 새벽에 일어난 나의 대화.


친구 : 있잖아, 있잖아. 오늘 학교에서 후배랑 이야기를 하는데 걔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냉면을 먹어보지 못했대.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 : 그건 말이지, 스타크래프트를 한번도 해보지 못하거나 디아블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있는 거랑 똑같아. 우리가 보기엔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그런 사람 있지. 의외로 많지.
친구 : 아, 과연.(...)


1. 이럴수가. 저녁부터 밤까지 아무런 포스팅도 하지 못했어. 오늘도 맛있는 곳 포스팅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 누가 블로그 훼인 아니랄까봐 이런 생각부터.


2. 이럴수가. 저녁부터 밤까지 전혀 글을 쓰지 못했어. 오늘 원고 진도 좀 나가려고 플롯도 세부적으로 다시 조정하고 폼 좀 잡았는데.
- 종종 잊혀지는 사실이지만, 나는 글쟁이. 출판공지까지 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 사람들 별로 보지도 않는 광고. 현대판타지 '워메이지'가 청어람 출판사에서 나옵니다. 빠르면 6월, 늦으면 7월 이후가 되겠죠. 굶어죽기 싫으니 6월까진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쓰는 중입니다.


3. 미투데이 참 편한 것 같아.
- 이런 일상의 한마디 한마디를 생각날 때마다 날리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문득 돌아보니 '시시콜콜한 이야기' 카테고리에 포스팅하는 일이 극단적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 어느새 일상을 수많은 소재로 세분화해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정말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일은 점점 사라지고. 근데 억지로 교정할 필요는 못느끼고, 지금 내가 그런 스타일을 원하고 있단 소리가 되겠지. 아무도 강요하진 않았으니까.


4. 봉준호의 '마더'를 보지 않기로 했다.
- 박찬욱의 '박쥐'를 안 본 것과 같은 이유.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내게 있어서 호러영화와 동급의 기피대상이 되었고(늘 말하지만 영화의 질적인 문제와는 하등 상관없다. 어디까지나 취향문제),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아직까진 50 : 50이어서 평을 좀 보고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올라오는 평을 보자니 이거 보고 나서 절대 기분 좋아지는 영화는 아니다 싶어서 오늘 관람계획을 포기. 물론 한주 정도 더 지켜보고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 현실은 어차피 시궁창이고, 하루에 뉴스만 몇 시간 보고 있어도 이 세상이 얼마나 더럽고 기분 나빠지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굳이 영화에서까지 그런 결말을 느끼고 싶진 않다. 여태까지 올라온 감평들을 보면서 내가 느낀 '마더'에 대한 인상은 그런 것이다. 패배주의보다는, 적어도 그런 세상에서 그 개인에게만 한정된 일이라도, 승리를 거두거나 혹은 희망을 주는 영화가 좋다. 그러니까 아무리 힘 있는 영화라도 기왕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희망을 얻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 것. 요즘 같은 세상엔 더더욱 그렇다.


5. 영화는 기왕 볼 거면 디지털관이 좋다.
- 만날 디지털관만 골라서 보고 살다 보니 요즘 디지털관 아닌데서 보면 화질이 탁 튀어서 뭔가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고. 역시 선명한 게 좋다.


6. 1000링크 돌파하고 나니
- 200만 히트가 코앞이다. 어이쿠. 그림 그려야겠네. 근데 글 써야되잖아. 그래도 안될 거야, 라고 말하진 않겠다. 사실 난 안될 거야, 열풍이 싫거든. 안 생겨요, 유행하고 마찬가지로. 사실은 200만히트 그림은 다 그려놨다는 것은 비밀.(야)


7. 여름이 좋은 것은 영화관과 바다뿐이야
- 더워서 헉헉대는 요즘. 아침하고 밤에는 서늘해서 좋은데. 진짜 슬슬 롯데리아로 출근하면서 일해야 하나. 근데 거기에는 콘센트가 없어, 내 Eee PC 701은 배터리 시간이 너무 짧아ㅠ_ㅠ


8. 낙서도 재미있어
- 이상하게, 항상 크게 그려서 선을 깔끔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브러시 두께를 9픽셀로 해놓고 그리는데, 그러면 연습장에 그려서 스캐닝한 것 위에 따라그리고, 수정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처음부터 컴으로 그리는 경우에는 도무지 원하는 모양이 안나온다. 근데 브러시 두께를 5픽셀로 해놓으면 또 마음먹은대로 그려진다. 이거 참 오묘해. 그래서 컴으로 그릴때는 5픽셀로 좀 지저분하게 그린 다음 9픽셀로 깨끗하게 수정하는게 습관이 되어간다. 물론 이번에는 그냥 낙서니까 그런 과정 따윈 없닷. 그나저나 향령 얘는 연습장에는 자주 그리는 캐릭터인데 정작 기념 포스팅 일러스트로 그리는 일은 없네. 아마 처음에 그렸을 때 색이 너무 마음에 안 들게 나와서 그런가. 다음에 그릴때 색 설정을 싹 다시 해야겠다; 계속 그리는 동안 연령대가 좀 어려져서 언니인 은령과 설령과 비슷한 연령대의 외모가 되었다. 머리스타일도 종종 바뀌고.


쓰고 나서 보니 길게도 썼네. 항상 이렇지. 짧게 말하기는 힘들어. 왜냐하면 말하다 보면 어느새 수다스러운 남자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마니까. 게다가 쓰고 그리고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지나 아침이 되었어. 요즘은 너무 아침이 빨리 온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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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rwin 2009/05/29 08:37 # 답글

    3. 전 그냥 휴대폰으로 대충 친 다음 사진 하나 붙여서 이글루로 날려보냅니다. (음?)

    밤은 늦게 찾아오고 아침은 일찍 찾아오지요. 오전 6시에도 밖은 훤하고, 저녁 7시에도 해가 질줄 모릅니다. (먼눈) 게다가 슬슬 더워지지요. 저녁에 운동나가는데 바람이 미지근하더군요... 아 살빼야 하는데 큰일났습니다 진짜... (눈물)
  • 로오나 2009/05/29 08:38 #

    Erwin // 그런걸 요즘 미투데이로 하고 있습니다. 이글루에는 뭐랄까 이 정도는 써야지, 라는 스스로만의 기준이 생겨서...
  • Erwin 2009/05/29 08:44 # 답글

    헐 실시간 덧글인가요 (후덜덜) 전 요즘에 여러개 관리하는 것도 귀찮아서 눈을 좀 낮춰서 하나로 통합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리...
  • 로오나 2009/05/29 08:45 #

    Erwin // 그건 그래요. 제가 지금 이글루스에 두 개, 텍스트큐브에 하나, 미투데이 이렇게 돌리고 있는데 텍스트큐브 쪽은 좀 지켜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할 생각.
  • 히비키 2009/05/29 09:51 # 답글

    저는 27살까지 양념치킨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
  • 로오나 2009/05/29 10:12 #

    히비키 // 저, 전설의 양념치킨 마법사!?(...)
  • 해츨링아린 2009/05/29 11:23 # 답글

    ...누가 게시판에 '제목'으로 마더 스포일러를 터뜨렸음...

    원래 볼 생각은 없었으니 큰 피해는 아닌데 사람 성격하고는... 참...

    '~')a 전 좀 즐거운 영화나 아니면 적어도 해피엔딩(또는 희망)을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해서 박쥐도 마더도 볼 생각이 없었음.

    제 취향은 그냥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다음주에 보러 가지롱요.*-_-*
  • 로오나 2009/05/30 07:41 #

    해츨링아린 // 전 평들 보면서 점점 볼 생각이 없어져서 현재는 그냥 안보기로...
  • SoulLoss 2009/05/29 12:01 # 삭제 답글

    ....여름에 계곡이 없다니....이런 여해파!
  • 로오나 2009/05/30 07:41 #

    SoulLoss // 계곡, 아, 계곡도 좋죠. 사고가 많이 나서 그렇지.(...)
  • 유리도끼 2009/05/29 14:13 # 답글

    수다스러운 남자.. 사실 전 첨에 로오나 님 여성이신 줄 알았으니 뭐 ㅋㅋㅋㅋ
  • 로오나 2009/05/30 07:42 #

    유리도끼 // 종종 오해받습니다. 글에다가 대놓고 '남자!'라고 쓰고 있는데도!
  • 리하이트 2009/05/29 14:34 # 답글

    의외로 스타크래프트를 해보지않은 사람은 많더군요 남성임에도-ㅁ-;;
  • 로오나 2009/05/30 07:42 #

    리하이트 // 네. 아는 사람이면 몰라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많죠.
  • 도리 2009/05/30 10:58 # 답글

    음, <마더>평을 쓰면서 저는 로오나님께서 안보실 것을 예상하면서 썼습니다. 이렇게 쓰면 안보실 것 같은데? 라고 말이죠. (후후)
  • 로오나 2009/05/31 00:16 #

    도리 // 전 단 하나의 평을 보고 관람할까 말까를 결정하진 않습니다. 마더의 경우는 대충 결정하기까지 40개 이상의 평을 찾아보았고, 결정한 후에는 일부러 스포일러를 찾아봤지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아아, 정말 안보길 다행이다.' 사실 거기서 돌아설 수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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