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임 : 인류멸망 2011' 무단편집 사건, 애국 마케팅?

일단 포스터부터 논란이 많았던 '블레임 : 인류멸망 2011'입니다. 일본 포스터에는 독도가 없는데 한국판에는 독도를 집어넣고 한국 크기를 키운 다음 그걸 언론에 공표했었죠. 이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여러가지였는데... '제주도도 넣을까 했다'고 코멘트한 것에 대한 제 의견은 일단 곱게 접어두기로 하고.




이 작품의 수입사인 KTH는 멋대로 편집을 단행해서 결말까지 마음대로 바꿨다가 일본 측의 공식항의를 받고 나서야 다시 원래대로 바꾸는 작태를 보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는데 이걸 언급하지 않고 이 건을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이야기하죠. 이 영화는 일단 정체불명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일본을 덮쳐 멸망으로 몰고간다는 내용을 담은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원래는 바이러스의 피해를 극복한 뒤 등장인물들의 그 후의 이야기가 에필로그로 올라오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KTH 측은 바이러스의 피해상황이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영화가 끝나버리도록 편집했습니다. 관객들이 일본이 멸망하는 배드엔딩으로 이해하도록 바꿔버린 거죠.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는 위의 포스터 수정 건과 합쳐서 보면 너무나도 뻔할 뻔자고;

하지만 기자시사회를 통해 이 사실이 TBS 관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문제가 발생, 당연히 제작사 측에서는 공식항의를 하고 원본 그대로 상영할 것을 요구했죠. 일단 여기서 한번 망신을 당하고 요구를 받아들여 원본 그대로 상영할 것을 약속한 KTH였지만 이미 개봉이 이틀 전으로 임박한 시점이라 일단은 원본의 엔딩부분 2분만을 붙여넣은, 원본 138분 분량 중 21분 가량을 잘라낸 117분 분량의 편집본으로 극장 개봉을 해버렸고 3월 4일이 되어서야 원본이 걸려서 상영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하지만 개봉일부터 시작해서 3월 4일 이전에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전부 21분이 잘려나간 버전을 본 거죠. 이 소식을 들은 저의 감상은...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TBS 측에서는 KTH의 행위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 문제를 경시하거나 묵인할 수 없다고 판단, 법률 고문으로부터 조언을 들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무래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이거 참 세계적인 국가망신이군요 진짜. 참고로 '블레임 : 인류멸망 2011'은 KTH가 수입한 첫 작품이라고 합니다.

KTH 측에서는 TBS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실수가 있어서 벌어진 해프닝일 뿐이며 임의 편집된 사항에 대해서는 TBS의 양해를 구했고, 현재는 일본이 제작한 원편 그대로 상영하고 있다고 말했다는데... 과연 그렇게 말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지-_-; 뭐 저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비교적 조용히 넘어가게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비록 첫주부터 흥행성공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보여준 작품이고 지금은 고작 14개관에 걸려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돈 주고 본 관객들에겐 뭐라고 할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이 영화 안 봐서, 그리고 볼 생각 안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고-_-;

근데 설마 이게 훌륭한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서 기적적인 흥행부활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덧글

  • 시대유감 2009/03/06 22:49 # 답글

    음, DDR을 하려면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혼자 하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 로오나 2009/03/07 12:02 #

    시대유감 // 그러게 말이죠.
  • SilverRuin 2009/03/06 22:52 # 답글

    오오..갑자기 보고 싶어집니다!
    (근데 이거 노이즈 마케팅에 낚이고 있는 건 아니겠죠...)
  • 로오나 2009/03/07 12:02 #

    SilverRuin // 맞습니다.(...)
  • Nooo 2009/03/06 23:15 # 답글

    낚일만한 재미도 없다는 아픔이 좀 있죠...
  • 로오나 2009/03/07 12:03 #

    Nooo // 뭐 애당초 볼 생각도 없었던 영화이긴 합니다만 이건 또 그거하곤 별개 문제니-_-;
  • 리하이트 2009/03/06 23:26 # 답글

    으음 알아도 낚이고 싶어지는 노이즈 마케팅 ㄷㄷ
  • 로오나 2009/03/07 12:03 #

    리하이트 // 다들 욕하면 한번쯤 보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 BBi 2009/03/06 23:44 # 삭제 답글

    시사회 때 매우 어이없게 봤던 결말은 저 제멋대로의 편집에서 나온 것이었군요. 영화 자체의 문제도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이러면 갑자기 원본을 봐줘야할 것 같은 압박이 밀려오네요. ㅠㅠ
  • 로오나 2009/03/07 12:03 #

    BBi // 거기서부터 노이즈 마케팅이 시작되는 거죠.(...)
  • TokaNG 2009/03/07 00:01 # 답글

    아니 꼴랑 배급사가 무슨 배짱으로 감독이 의도한 결말을 마음대로 바꾼다는 거지요??
    이거 좀 무서운듯..;;
    쟤들 영화 배급을 할 의지는 있는걸까요??;;;;
  • 로오나 2009/03/07 12:03 #

    TokaNG // 정말 무서운 수입사임;
  • 해츨링아린 2009/03/07 01:02 # 답글

    ...이거 좀 부끄러운 일 아닌가요?;;;
  • 로오나 2009/03/07 12:04 #

    해츨링아린 // 국제적인 망신이죠. 일본에서 앞으로 혐한파가 거하게 까댈 거리 또 하나 제공해줬습니다;
  • SoulLoss 2009/03/07 01:29 # 삭제 답글

    편집의 패배군요...낄낄
  • 로오나 2009/03/07 12:06 #

    SoulLoss // 이건 패배 그 이상입니다-_-;
  • Merkyzedek 2009/03/07 01:38 # 답글

    KTH 제대로 배급을 할 수 있을려나 모르겠습니다.
  • 로오나 2009/03/07 12:06 #

    Merkyzedek // 그러게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 소시민 2009/03/07 08:24 # 답글

    정말 천박한 민족주의의 발로군요.
  • 로오나 2009/03/07 12:07 #

    소시민 // 답이 없죠.
  • dunkbear 2009/03/07 11:04 # 답글

    추잡하네요, 정말... -.-;;;
  • 로오나 2009/03/07 12:07 #

    dunkbear // 그렇죠-_-;
  • 초록불 2009/03/07 11:28 # 답글

    할말이 없는 저급한 의식의 발로네요. 수입을 하지 말든가...-_-
  • 로오나 2009/03/07 12:07 #

    초록불 // 최소한 직접 만들기라도 하던가, 라는 느낌이죠-_-;;;;
  • 앙탈 2009/03/07 11:44 # 답글

    ...........................
  • 강율 2009/03/07 11:49 # 답글

    하아. 진짜 -_-...
  • 행인1 2009/03/07 13:19 # 답글

    대체 무슨 발상으로 저런 짓을 한건지....
  • 로오나 2009/03/10 02:23 #

    행인1 // 80년대적 발상이라고나 할까요-_-;
  • 천기누설 2009/03/07 13:21 # 답글

    KTH... 영화를 배급하고 수입하는 회사의 정체성을 잃었군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한국이니 일본이니 국가감정을 떠나서 저작권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던 거네요. 저런 무개념들이 어떻게 영화를 하겠다고 나서는거죠?
  • 로오나 2009/03/10 02:23 #

    천기누설 // 그러게 말입니다.
  • 보리초코 2009/03/07 13:21 # 답글

    애초에 그럴 작정으로 수입했다거나? (이건 손 좀 봐서 일본 멸망 시나리오로 가면 좀 팔리겠는걸?이라거나) 진짜 개념은 어디로...
  • 로오나 2009/03/10 02:23 #

    보리초코 // 많은 상상의 여지를 제공하는 사건이죠.
  • 아돌군 2009/03/07 13:25 # 답글

    저도 어제 포스팅했는데.. 진짜 할말 없더군요..

    트랙백 해갑니다.
  • 로오나 2009/03/10 02:23 #

    아돌군 // 2009년 들어서 사람 벙찌게 만드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카바론 2009/03/07 13:53 # 삭제 답글

    아주 병림픽을 하는구나
  • STX™ 2009/03/07 13:58 # 답글

    저런 굉장한 발상을 할 수 있다는건 창의적이라고 봐야하는건지 OTL.....
  • 로오나 2009/03/10 02:24 #

    STX™ // 크리에이티브적인 관점에서 볼떄 그들은 보다 높은...(의미불명)
  • 냥이 2009/03/07 14:03 # 답글

    맙소사... 이 영화 보고 무지 까는 포스팅 올렸는데,
    21분이나 삭제된 버전이었나요!?!?!?

    전체적으로도 잘 만든 영화는 아니었지만, 엔딩은 더욱 뜬금없었고, 사전에 조사한 러닝타임보다도 짧아서 의아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군요.
  • 로오나 2009/03/10 02:24 #

    냥이 // 많은 사람들이 '낚였다!'를 외치고 있더군요;
  • 한우 2009/03/07 14:25 # 답글

    멋있는 마케팅이네요.. 노이즈 마케팅의 타의 모범이 될 사레일지도..
  • Spearhead 2009/03/07 14:26 # 답글

    제5원소의 악몽이 생각나는데요...;
  • Uglycat 2009/03/07 14:26 # 답글

    아주 가관이군요...
  • 나야꼴통 2009/03/07 14:41 # 답글

    첫단추 를 잘끼운 수입사 이니..
    수입하기 쉽지 않을것 같네요.

  • 마법시대 2009/03/07 15:12 # 답글

    중2병스러운 애국심이군요.
  • ZECK-Li 2009/03/07 15:18 # 삭제 답글

    가위질의 나라군요.
  • 미스트 2009/03/07 15:44 # 답글

    이 나라의 '애국'은 꽤 높은 확율로 어딘가 문제가 있는 듯한 느낌이....
    자칭 애국지사들을 봐도 그렇고.
  • 블루드림 2009/03/07 17:25 # 답글

    일본쪽 뉴스에서 먼저 봤는데 참 어이없더군요.
    해피엔딩을 배드엔딩으로 바꾸다니.. 참말로 웃깁니다.
  • 나인테일 2009/03/07 18:29 # 답글

    KTH... 아니 걔네는 왜 갑자기 영화 배급을 한데요...(.....)
    도대체 한국통신이 뭐하러 영화를?....;;;;
  • 저기 2009/03/07 19:28 # 삭제 답글

    한국의 우리민족 만세 개딸질은 정말

    아무도 못말릴 듯^^
  • 둔저 2009/03/07 20:27 # 답글

    고도의 한국안티 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덜덜덜...
    뭐 이런...
  • 解鳥語 2009/03/07 20:40 # 답글

    음모론 하나 ㅡㅡ; 사실 영화가 무지 재미없다. 그래서 제작사와 배급사가 주목을 끌고자 고도의 각본하에 짜고 터트린 쑈다!!! ....그게 아님 대체 이게 뭐야!! ㅡㅡ;;
  • Treena 2009/03/07 21:33 # 답글

    (...) 어쨰서인지 블레임재미없다고 외친 사람들이 알것같은(...)
    21분이나짤려나갔으면 아무리 명작이라도 재미없겠다!
    ...하지만 원본이 재미있을지는 미지수(...)
  • Ryunan 2009/03/07 21:37 # 답글

    저도 3월 4일 이전에 영화 보고 나서 '대체 뭥미...'하고 본 거 무지 후회했었는데... 이거 참;;;;;;
  • 검투사 2009/03/08 09:52 # 답글

    하긴 운동경기에서 일본에 패했다는 것을 마치 "동래성이 함락되었다!!!"는 비보마냥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다보니... 그리고 요즘은 상당히 불경기지요. -ㅅ- 수많은 사람들이 문화비부터 아끼는...
  • 로오나 2009/03/10 02:25 #

    검투사 // 동래성이 함락되었다~! 라니 재미있는 비유군요.(웃음)
  • 모든것의한울 2009/03/08 12:09 # 삭제 답글

    그냥 영화를 새로 만들겠다는 거라도 된답니까.
  • 진사야 2009/03/08 18:06 # 삭제 답글

    그 영화의 품질 여하에 대한 논의를 떠나서, 이건 정말 어이없는 일이에요. 세상에 완제품(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애매하지만)을 잘라먹고 보여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랍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왜 그렇게 영화에 뜬금없는 점프컷이 많았는지 알 것 같기도 해서 마음이 참 뭐랄까.. '털린' 기분이었어요. 이거 뭐 '워낭소리'처럼 개봉관 수가 회생을 할 가능성도 없어 보이고.. 참 영화 국적을 떠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ㅠㅜ
    트랙백 공유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로오나 2009/03/10 02:24 #

    진사야 //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아마 이번주나 다음주엔 사라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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